중남미

엘리트는 어떤 특정한 사회에 영향력을 미쳐 정책을 결정하게 하거나 결정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면, 정치 엘리트는 정치 영역에서 정치권력을 통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으로 정의할 수 있다. 대부분은 유산을 통한 경우이고, 일부가 자신들의 노력을 통해 엘리트로 성장하기도 한다.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사회에서는 새로운 엘리트들이 형성되거나 엘리트 집단으로 편입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다. 그리고 사회적 변혁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엘리트 집단은 그대로 유지된다. 정치엘리트도 엘리트의 변화와 크게 다른지 않다. 그러나 정치엘리트가 특수 목적을 지닌 계층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을 통해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다. 그것이 정치공식인데, 정치엘리트를 형성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의 정치엘리트이다. 따라서 특정한 정치인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것은 그 사회가 지니고 있는 정치공식에 따라 이루어진다. 룰라 전대통령 이전의 브라질에서고 전통적인 정치공식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정치엘리트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 발전시켰다. 그런데 룰라의 등장은 기존의 정치공식에서 벗어난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 자신이 정치 엘리트로 성장하는 과정과도, 기존의 정치인들이 진입하는 과정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었다.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정치 엘리트들은 특정한 지방 정치에 기초를 둔 정치권력 장악을 통해 중앙에 진출하고, 계층적으로 중상층을 대상으로 하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 심지어 정치가문에서 성장하여 자연스럽게 정치인으로 혹은 정치 엘리트로 진입한다. 룰라 전대통령은 이런 전통과는 구별되는 과정을 거쳐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북동부 출신, 노동자, 노조위원장, 정당인, 정당대표 등을 통해 기존의 체제와는 다른 경로를 통해 대통령으로서, 정치엘리트로서의 위치를 확보했다. 이런 과정에서 룰라 전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은 노동자와 빈민으로 그 동안 정치,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배제되어 있던 대중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도 매우 이채로운 경우이다. 브라질과 같이 이념정당이 자리잡기 어려운 정당정치 현실에서 좌파 이데올로기를 표방한 정당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것도 기존의 정치공식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노동자당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당원들의 높은 충성도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