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러시아, IT 시장 불확실성 고조... 산업 위기 심화
러시아 EMERiCs 2025/01/31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러시아ㆍ유라시아 ”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서방 제재 이후 러시아 IT 시장의 양적 성장과 질적 하락 동시 진행
o IT 시장 규모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 실질적 성장세 둔화 나타나
-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IT 기업들의 대규모 철수가 이어지면서 러시아 IT 시장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2024년 IT 산업 성장률이 전년도를 상회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으며, MTS Web Services는 러시아 IT 시장 규모가 2019년 1.4조 루블(약 20조 4,000억 원)에서 2023년 2.7조 루블(약 39조 3,600억 원)로 증가했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 그러나 일부 통계 자료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9-2021년 연평균 13.5%, 2012-2021년 10년 평균 11.9%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러시아 IT 산업은 2022-2023년 기간 동안 연평균 7.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실질적인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내수 위주의 제한적인 시장 환경과 기업들의 강제적 국산 소프트웨어 구매로 인해 나타난 양적 성장일 뿐, 기술력 향상이 동반되지 않은 성장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o IT 산업 구조의 불균형 심화 및 기술 격차 확대
- 러시아 IT 산업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데이터 처리(호스팅, 데이터 스트리밍 인프라 포함) 두 분야가 전체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등 산업 구조가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 러시아 IT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부문의 비중은 2023년 41%에서 2024년 44.3%로 증가가 예상되는 한편, 하드웨어(24.3%→22.7%)와 IT 서비스(34.7%→33%) 부문은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며, 러시아 IT 산업의 구조적 불균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 파벨 곤타레프(Pavel Gontarev) VK Tech 이사는 현재 러시아 IT 기업들이 ▲다양한 플랫폼 간의 호환성, ▲국산 기술 개발, ▲IT 경쟁력 향상, ▲사이버 보안 등 핵심 영역에서 충분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어도비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철수로 인해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시장이 2022년 기준 전년 대비 50% 감소한 217억 루블 규모(약 3,170억 원)로 축소되었다고 덧붙였다.
□ 수입대체 정책의 한계와 중국 의존도 심화로 인한 IT 산업 자생력 약화
o 국산 IT 솔루션으로의 전환 실패와 중국 의존도 심화
- ‘K2 사이버보안’(K2 Cybersecurity)의 조사 결과, 국산 IT 솔루션 전환 의무화 조치(2024년 1월 1일 기한)에 대한 기업들의 이행률은 15-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부문별로는 공공부문이 43%로 가장 높은 전환율을 보이고 있으며, 에너지·금융 부문이 3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옥사나 보로비요바(Oksana Vorobyeva) MTS Digital CEO는 "서방 기업들의 철수로 6,000-8,000억 루블(약 8조 7,500억 원 ~ 약 11조 6,650억 원)규모의 시장이 개방되었으나, 러시아 기업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 전문가들은 러시아 기업들이 '수입대체'를 중국산 소프트웨어로의 전환으로 이행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일례로, 약 30%의 러시아 기업들이 중국산 소프트웨어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은 최근 정부와 러시아 최대 국영 은행인 스베르방크(Sberbank)에 AI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러시아 IT 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o 국산 IT 솔루션의 품질 및 인력 부족 대두... 시스템 통합 문제 지속
- 이고르 보가체프(Igor Bogachev) 치프라(Tsifra) CEO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오랜 개발을 요구하는 복잡한 제품이며, 현재 러시아 기업들은 소스 코드에 접근할 수 있는 개발자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IT 기업의 약 75%가 러시아산 소프트웨어로의 전환 과정에서 문제점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30%의 기업이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국산 대체품 부재를, 또 다른 30%는 품질 저하 문제를 지적했다.
- 또한,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응답 기업 중 완전한 시스템 통합에 성공한 기업은 10%에 불과했으며, 21%는 자사의 IT 시스템이 '일관성이 없고 복잡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관리시스템 부문에서는 2021년 기준 SAP,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의 60%를 차지했으나, 이들의 철수 이후 적절한 대체 솔루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는 러시아 IT 산업이 질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 정부 지원 축소와 시장 위축으로 인한 IT 산업 구조조정 가속화
o 주요 IT 기업들의 대규모 인력 감축 진행
- 2024년 말부터 러시아 주요 IT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The Bell의 보도에 따르면, Sberbank, VK Tech, MTS 등 대형 IT 기업들이 개발팀 전체를 해고하는 등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IT 채용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인력 감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 Lanit, MTS, Vimpelcom 등 IT 기업들은 2024년 기준 IT 전문가 채용 인력을 15~18% 축소했다. 채용 서비스 업체 Habr.Career에 따르면 전체 시장의 채용 공고는 5% 감소했고 향후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레그 로그비노프(Oleg Logvinov) 로그비노프 컨설팅 시스템 CEO는 "많은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소프트웨어 구매를 연기하고 자체 자원을 활용하여 지원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 정부 지원 정책 축소와 러시아 IT 경쟁력 추락
- 러시아 정부는 2025년부터 IT 기업에 대한 특혜를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현재 면제되어 있는 법인세가 5%로 부과되며, 2027년부터는 여타 산업과 동일한 25%의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키프로스로(Cyprus)의 기업 이전을 막기 위해 도입되었던 3% 세율 혜택도 폐지될 예정이다.
- 한편, 영국 언론 기관 토터스미디어(Tortoise Media)의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AI 구현, 혁신, 투자 부문에서 83개국 중 3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BRICS 회원국인 인도와 브라질에도 크게 뒤처지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계자료가 러시아 IT 산업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Moscow Times, Russian IT Growth Faces an Uncertain Future, 2025.01.06.
IZ, Experts have estimated the volume of the Russian IT market by the end of 2024, 2024.12.27
IntelliNews, No rosy prospects for Russia's IT sector in 2025, 2025.01.27
Meduza, Mass layoffs hit Russian IT workers as businesses try to conceal cutbacks amid claims of a robust economy — The Bell, 2024.12.17.
ET, Putin orders Russian government and top bank to develop AI cooperation with China, 2025.01.02.
TASS, Russia’s IT industry will show an even higher growth rate in 2024 than in previous years, 2024.12.19.
[관련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 및 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전글 | [이슈트렌드] 우즈베키스탄, 중앙아시아 최초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 추진 | 2025-01-24 |
---|---|---|
다음글 | [이슈트렌드] 우즈베키스탄, UAE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새로운 경제 파트너십 시대’ 선언 | 2025-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