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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중앙아시아, EU와 사상 첫 정상회의 개최...‘전략적 동반자관계’ 수립 및 대규모 투자 패키지 발표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이혜빈 EC21R&C 연구원 202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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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러시아ㆍ유라시아 ”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 EU-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배경 및 주요 성과

o 역사적인 첫 EU-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 2025년 4월 3~4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Samarkand)에서 유럽연합(EU)과 중앙아시아 5개국(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간 사상 첫 정상회의가 개최됨. 이번 회의에는 안토니오 코스타(Antonio Costa)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하여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이 모두 참여하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함. EU 최고위급 지도부와 중앙아시아 정상들의 참석은 이번 회의가 단순한 외교적 포럼이 아닌 전략적 협력 강화의 중요한 전환점임을 시사함.
- 이번 정상회의는 국제질서 재편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개최됨.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정상회의 직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신규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하며, 중앙아시아와의 관계 강화가 EU에게 전략적 중요성을 가진다는 점을 강조함. 양측은 미국·러시아·중국 등 주요 강대국의 영향력 속에서 새로운 협력 관계 수립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며, 이번 정상회의는 그 첫 걸음으로 평가됨.

o 전략적 동반자관계 격상 및 120억 유로 투자 패키지 합의
- 중앙아시아와  EU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관계(Strategic Partnership)’를 수립함. 이는 양측이 단순한 경제적 협력을 넘어 보다 포괄적이고 심화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결정했음을 의미함. 특히 EU는 중앙아시아 5개국을 "자부심 있는 주권국가들(proud, sovereign nations)"로 명명하며, 지역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하는 메시지를 전함. 
- 또한, EU는 중앙아시아에 120억 유로(약 19조 4,000억 원)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합의함. 동 투자는 4개 핵심 분야인 ▲운송, ▲주요 원자재, ▲수자원-에너지-기후, ▲디지털 연결성에 집중될 예정이며, 특히 운송 인프라 개발에는 30억 유로(약 4조 8,500억 원)가 배정되어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중간 회랑(Middle Corridor)' 개발에 활용될 전망임.

□ EU의 對중앙아시아 전략 및 중앙아시아 국가 간 협력 동향

o 중앙아시아에 대한 EU의 지정학적·경제적 이해관계
- EU의 對중앙아시아 전략은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견제’ 및 ‘에너지·원자재 확보’라는 두 가지 주요 목표를 중심으로 하고 있음.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는 에너지원 다변화와 핵심 원자재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왔으며, 중앙아시아는 이러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파트너로 부상함.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원자재 협력은 미래 글로벌 경제의 핵심적인 기반"이라고 언급하며, EU가 단순히 중앙아시아의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는 점을 강조함.
- 현재 EU와 중앙아시아 간 교역 규모는 연간 540억 유로(약 87조 원)로, 중국(약 865억 유로, 2024년 기준) 및 러시아(약 400억 달러 교역 및 약 136억 유로 송금, 2023년 기준)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임. 이러한 상황 속, 일부 전문가들은 EU-중앙아시아 파트너십은 기존의 주요 강대국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닌,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추가적인 선택지를 제공하고 현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함.

o 중앙아시아 국가 간 협력 동향
- 한편, 정상회의 직전인 2025년 3월 31일 타지키스탄 후잔드(Khujand)에서는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3개국이 역사적인 국경 상호 인정 협정을 체결함. 동 협정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나 중국 등 외부 세력의 개입 없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됨. 
- 아울러, 중앙아시아 국가 간 협력은 역내 수도 간 신규 항공노선 개설 및 단일 관광 비자 도입 논의 등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통해 진전을 보이고 있음. 특히,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GDP의 76%, 영토의 81%, 인구의 69%를 차지하며 지역 협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 그러나, 중앙아시아 5개국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투르크 국가기구(Organization of Turkic States),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 중첩적으로 소속되어 있는 바, 중앙아시아 5개국 간 정치·외교적 통합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도전 과제로 지목되고 있음.

□ EU-중앙아시아 연결성 증진을 위한 주요 협력 분야 및 향후 전망

o 신재생에너지·디지털·인프라 협력 강화
- (신재생에너지) 중앙아시아는 태양광, 풍력, 수력, 녹색 수소 등 광범위한 신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EU의 에너지 다변화 전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됨. 대표적으로, '카스피해 녹색 에너지 회랑(Caspian Green Energy Corridor)'은 조지아와 EU 간의 협력 프로젝트로, 카스피해와 흑해를 횡단하는 두 개의 송전선을 건설하여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유럽에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함. 
- (디지털) EU는 지난 2022년 11월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된 ‘글로벌 게이트웨이 포럼(Global Gateway Forum)’에서 '디지털 연결성(Digital Connectivity)*' 이니셔티브를 발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EU 디지털 프로그램에 통합될 수 있도록 4,000만 유로(약 650억 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바 있음.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동 이니셔티브를 통해 디지털 분야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농업, 교육, 보건, 산업, 금융 등 여타 주요 분야 내에서도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 (인프라) EU-중앙아시아 간 교통 연결성 강화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는 ‘중간 회랑(Middle Corridor)’ 이니셔티브가 지목되고 있음. 동 이니셔티브는 러시아를 우회하여 유럽과 아시아 간 화물을 운송하는 대체 경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유럽과 중앙아시아 간 운송 시간을 15일 이내로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됨. 동 이니셔티브는 현재 다수 국경 통과 과정에서의 관료적 문제와 카스피해 기상 조건으로 인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유럽 및 국제 금융기관들은 지난 2024년 1월 브뤼셀(Brussels)에서 개최된 글로벌 게이트웨이 투자자 포럼에서 중앙 회랑 프로젝트를 위해 100억 유로(약 16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약속한 바 있음.
*유럽과 중앙아시아, 인도태평양, 아프리카, 중남미 등 주요 지역 간 디지털 인프라 및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니셔티브

o 향후 EU-중앙아시아 관계 전망
- 양측은 약 2년 뒤 추가적인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이는 EU-중앙아시아 관계 심화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됨. 최근 글로벌 질서의 근본적인 재편이 이루어지는 상황 속, EU는 중앙아시아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역시 신재생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스마트 운송 시스템 등에 대한 EU의 투자를 기반으로 방대한 잠재력 개발을 촉진하고 상호 전략적 이익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Diplomat, With Successful Summit, the EU and Central Asia Take Tentative Steps Closer, 2025.04.07.
Euronews, Central Asia-EU summit in Samarkand marks historic regional unity, 2025.04.04.
The Guardian, EU urged to put human rights centre stage at first central Asia summit, 2025.04.04.
European Council, First EU-Central Asia summit, 4 April 2025, 2025.04.04.
The Diplomat, The EU and Central Asia Can Forge a Strategic Partnership Through Connectivity, 2025.04.03.
European Council, First EU-Central Asia summit to take place on 3-4 April 2025, 20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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