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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농기계 시장의 성장과 우리기업의 진출확대 방안

미얀마 KOTRA 2021/12/15

- 적극적인 농업 현대화 정책으로 수입제품 수요가 급증 -
- 금융서비스와 부품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점유율 제고 필요 -
 

미얀마 농업의 잠재력
미얀마는 농업 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높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닌 나라다. 무엇보다 지리적, 환경적 조건 자체가 매우 훌륭하다. 기후적으로는 고온의 열대 날씨를 기본으로 혹서기(3월~5월), 우기(6월~10월), 건기(11월~2월)가 반복되는 환경으로, 벼를 비롯한 각종 곡물 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에야와디(Ayeyawaddy) 강 유역의 풍부한 수량 덕분에 농업용수로 활용 가능한 수자원도 충분하며 토지도 매우 비옥한 편이다. 국토는 면적만 약 67.6만 ㎢로 한반도의 3배에 이르며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구조 덕분에 재배 환경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이를 크게 남부 에야와디(Ayeyarwady) 농업지대, 중부 마궤(Magway) 농업지대 및 북부 산악의 샨(Shan) 지역 농업지대 등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현재 남부지역에서는 주로 벼, 기름야자, 과일이, 중부지역에서는 콩류와 유지작물이 재배되고 있으며, 북부 산악지역에는 야채류 농사가 활발히 이뤄지는 등 농업지대별 생산 작물도 다양하다.

이와 같은 유리한 환경조건 덕분에 미얀마는 영국 식민지 시기인 1948년 한때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의 지위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1962년 군사정권이 들어선 이후 시행된 고립정책으로 해외판매가 급감하며 쌀 수출국 1위 자리는 상실했지만, 작물의 생산량 자체는 현재까지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실제 아세안(ASEAN)의 통계자료에도 미얀마의 옥수수 및 콩류 생산량이 아세안 국가 중 2위, 벼 수확량은 4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재배되는 작물 중에는 주로 쌀과 콩류 및 일부 과일 등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데, 특히 쌀의 경우 매년 전체 수확량의 25~30%가 해외에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생산 대비 수출의 비중이 높다. 때문에 농업이 국가 경제에서 미치는 영향과 중요성도 상당하다. 실제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22% 이상이며 농업종사자 수도 전체 노동인구의 68%에 달한다. 농업이 미얀마를 대표하는 국가 기간산업 중 하나인 셈이다.

아세안 국가별 농업 현황
자료: Asean Statistics
 

비효율적 생산구조와 농업기계화의 필요성
그러나 천혜의 환경조건을 갖춘 농업 중심국임에도 실제 생산 및 수출실적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편이다. 우선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작물의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다. 작물 생산이 가능하도록 개간된 총 경지면적도 전체 국토면적이 자국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필리핀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은 낙후된 생산구조와 농업 현대화의 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전체 농가의 80% 이상이 10에이커 미만의 소규모 경작지를 보유한 ‘영세농민’이라는 점이 첫 번째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경작지에서 대량의 작물을 재배하여 얻을 수 있는 생산성 증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보다 시급한 선결과제는 ‘농업의 기계화’이다. 실제 최근까지도 미얀마 농업은 기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2006년까지 보급된 농기계는 파종기 11만 4,000대, 트랙터 1만 1,000대, 로터리식 소형 농기계 57만 1,000대 등으로 경지 면적에 비해 매우 부족한 수준이었다. 심지어 2019년까지도 농기계 보급률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은 채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회계연도별 농기계 누적 보급현황
(단위 : 천 대)
자료: Department of Agricultural Land and Management
 

농기계 수요와 수입제품 중심의 공급시장
미얀마도 우리나라처럼 벼, 콩, 깨 등의 곡물을 주로 재배하기 때문에 가장 수요가 높은 농기계 역시 우리 농촌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경운기(Power Tillers), 트랙터(Tractors), 탈곡기(Threshers) 등이다. 특히 벼농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삼각주 지역에서는 트랙터와 부속품이 가장 많이 판매된다. 물론 중부 건조지대에서는 이륜 트랙터보다 4륜 트랙터를 더 선호하는 등 지역별 재배 환경에 따라 농기계 수요가 다소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미얀마가 이와 같은 농기계 공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세한 규모의 농가가 대부분인 미얀마의 농촌은 소득 수준도 높지 않아 수입산 농기계를 구입할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 미얀마 농촌의 농기계 보급이 지지부진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인 셈이다.

물론 미얀마에서 자체 생산되는 농기계가 없지는 않다. 지금도 농업축산관개부(Ministry of Agriculture and Irrigation) 산하 농업기계부가 관리·운영하는 미얀마 농기계 생산공장(Farm Machinery Factory)에서 각종 경운기(Power Tiller, Upland Tiller, Mono-wheel Tiller), 트랙터(Mini Tractor, Tractor), 재배 롤러 보트(Cultivation Roller Boat), 이앙기(8-Row Trans-Planter), 콤바인(Combine Harvester) 및 탈곡기(Thresher) 등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다만 농기계 제조 기술이 충분하지 않아 자국산 제품을 농사에 활용할 경우 생산성을 보장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당장 자국산 농기계 보급을 늘려 수입을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의 농기계 구매지원과 수입의 증가
미얀마 정부도 이와 같은 한계를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농기계 수입 및 보급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11년 출범한 민간정부는 본격적으로 정부 주도의 농업 현대화 계획을 수립하고 세부과제와 지원사업들을 기획하여 추진한 바 있는데, 그중 가장 핵심적인 정책과제가 농가 금융지원제도의 일종인 ‘농기계 구매지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저소득 농가의 농기계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기계 구입을 원하는 농가가 지원을 요청할 경우 정부가 지불 보증을 제공하여 구매대금 대출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지역별로 구성된 농민단체의 회원이 농기계 구매 대출을 요청하면 농업축산관개부가 지불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이를 활용하면 트랙터나 콤바인 같은 고가의 농기계를 구매하는 경우에도 총액의 10%만 계약금으로 선납한 다음 잔금 결제는 정부 보증 대출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지원제도 덕분에 상당수의 저소득 영세 농가들도 수입산 농기계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덕분에 농기계 수입 규모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미얀마 정부는 농기계 보급률 개선을 위한 해외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먼저 위에서 설명한 농기계 구매지원사업 추진에 많은 해외기업과 금융기관들이 함께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나라의 무역보험공사와 신한은행, 대동공업 등이 이 사업에 선도적으로 참가하여 현지 농가에 할부로 제품을 인도해주거나 정부보증을 바탕으로 대출을 제공한 바 있다. 미얀마 상무부(Ministry of Commerce)는 해외 제품의 공급을 가속화하기 위해 아예 2017년 11월 외국기업과 현지 기업이 농기계 수입·판매 합작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근 3년 미얀마 HS Code 별 농기계 수입 비중(HS Code 8432~8437. 8201)
(단위 : USD 천)
자료: Global Trade Atlas
 

국가별 진출 현황과 주요 브랜드
이와 같은 개방적 보급정책과 수입산에 대한 신뢰 덕분에 다양한 해외 브랜드들이 미얀마 농기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특히 태국은 국경무역을 통해 제품운송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시장을 선점하며 수입 규모 1위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들도 주요 농기계 공급국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주요 브랜드로는 Kubota, Iseki, Sonalika, Yanmar, New Holland, John Deere, Mahindra 등을 들 수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일본계 브랜드 Kubota의 경우 태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밖에 Dongfeng, Shifeng, Wuzheng 등의 중국 브랜드도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제품 중에는 대동공업의 농기계가 우수한 품질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국가별 농기계 수입시장 점유율(HS Code 8432~8437. 8201)
 자료: Global Trade Atlas


미얀마에 공급되고 있는 주요 수입 브랜드
자료: KOTRA 양곤무역관 자체 조사
 

수입통관 절차
농기계는 수입허가제를 적용대상 품목으로, 수출자가 판매계약서(Sales Contract)를 구비해 농업축산관개부(Ministry of Agriculture, Livestock and Irrigation)에 수입 신청서를 제출해 가격을 확인받은 다음 직인을 수령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수령 후에는 은행에 수입화물에 대한 대금을 예치하고, 잔고증명을 발행받아 상업부에 제출해야 한다. 견적 송장(Proforma Invoice)을 준비할 때 농기계의 사이즈, 사용량 등 상세 스펙과 제조국, 브랜드명 등을 명기하고 기계 보증서(Guarantee Letter)와 함께 첨부해야하며, 나머지 통관절차는 일반 제품과 동일하다.

앞으로의 전망과 시사점
과거 미얀마 농촌에는 농번기에도 일당을 지급하고 고용할 수 있는 젊은 인력이 풍부했다. 그러나 경제개방 이후에는 대도시와 건설현장에서 본격적으로 노동력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태국, 중국 등으로 향하는 이주 노동자도 급증하면서 농촌 지역의 일손 부족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덕분에 농촌 기계화 추진의 필요성도 더욱 절실해졌다.

군부 쿠데타로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농기계 보급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핵심부처인 농업축산관개부(Ministry of Agriculture, Livestock and Irrigation)는 2030년까지 농업기계화율을 63%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군부가 구성한 미얀마 국가관리위원회(SAC, State Administration Council)는 본격적인 농촌 현대화를 위해 아예 농촌협동조합개발부(Ministry of Cooperatives and Development of Rural Areas)를 신설하기도 했다. 농촌개발과 농기계 보급확대가 정권과 무관하게 중요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농기계 공급시장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조사기관 KEN Research는 미얀마의 농기계 매출규모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27.1%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우리기업들 역시 장기적 계획을 바탕으로 현지시장 진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선결과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농기계를 유통하고 있는 현지업체 G사 관계자는 일본산 고가 브랜드인 Kubota의 제품을 첫 구매시 50%만 결제받고 잔금은 2년에 걸쳐 상환받는 방식으로 판매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가의 제품이라는 특성상 금융서비스와 결합된 판매가 중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영세농가들은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시기에 재임대를 통해 수익을 얻는 등 비용절감 문제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대표브랜드인 대동공업 제품도 은행의 할부금융을 바탕으로 좋은 판매실적을 올렸다고 밝히며, 이와 같은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보다 확대된다면 이미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국산 제품의 판매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품의 공급확대 역시 중요한 요소다. G사 담당자는 실제로 일부 미얀마 고객들이 중국 및 일본 제품의 부품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 우리제품의 부품은 찾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부품 공급을 늘리고 유지·보수의 용이성을 개선한다면 우리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미얀마 통계청, 미얀마 농업축산관개부, KEN Research, KOTRA양곤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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