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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미얀마 총선 결과와 두 가지 과제

미얀마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북벵골만연구단 연구교수 2015/12/14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총선이 지난 11월 8일 실시되었다. 이번 선거는 1990년 총선과 2012년 보궐선거 이래 세 번째로 치러진 자유총선이었고, 신정부의 개혁을 단단히 하는 성과였다. 당초 국민민주주의연합(NLD)이 70% 정도의 의석수를 차지하며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결과는 NLD가 전체의석의 76.7%를 차지했다.(<표 1> 참조)

<표 1> 각 의회별/ 정당별 획득 의석수 

의회

의석수

NLD

USDP

SNLD1)

RNP2)

ZCDP3)

PNO4)

TNP5)

기타

상원

168

135

11

3

10

2

1

2

46)

하원

323

255

30

12

12

2

3

3

67)

지방

659

497

75

25

23

2

6

7

248)

합계

1,150

887

116

40

45

6

10

12

34

1) Shan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3) Zomi Congress for Democratic Party

5) Ta-ang(Palaung) National Party

2) Rakhine National Party

4) Pa-O National Organization

6) Mon National Party(1), National Unity Party(1), 무소속(2)

7) Wa Democratic Party(1), Kokang Democracy and Unity Party(1),

Kachin State Democracy Party(1), Lisu National Development Party(2), 무소속(1)

8) Wa Democratic Party(2), Kokang Democracy and Unity Party(1), Unity and Democracy Party of Kachin State(1), Kachin State Democracy Party(3), Kayin People’s Party(1), Lisu National Development Party(3), Mon National Party(2), All Mon Regions Democracy Party(1), Shan Nationalities Democratic Party(1), Wa National Unity Party(1), Lahu National Development Party(2), Akha National Development Party(1), Tai Lai Nationalities Development Party(2), Democratic Party Myanmar(1), 무소속(2)

자료: 연방선거위원회 선거결과 고시 No.77-95/2015(2015/11/10-20, 2015/11/24)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군부 할당 의석(상원: 56, 하원: 110, 지방: 224)은 제외함.

 

총선 결과 각 정당의 명암도 엇갈렸다. 여당 연방단결발전당(USDP)은 참패했으나 원내 2당 자리는 지켰고, 샨주의 맹주인 샨족민주주의연합(SNLD)과 여카잉주를 대표하는 여카잉발전당(RNP)이 각각 3, 4당이 되었다. 1990년 군부 후원으로 조직된 국민통합당(NUP)은 상원 1석을 얻는데 그쳤고, NLD에서 분당한 국민민주주의의 힘(NDF)은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소수종족 거주지역을 제외하고 민주세력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국정당에 대한 지지는 NLD가 흡수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NLD가 승리한 배경은 군부정권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아웅산 수찌에 기대감으로 요약될 수 있다. 즉 구축된 정당정치 구도하 정책정당으로서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는 정치적 평가보다 미얀마 정치지형의 특징이 선거판에 온전히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62년 군부정권이 개시된 이래 1962년, 1988년, 1999년, 2007년 등 총 네 차례에 걸친 반정부 투쟁은 모두 실패했다. 자기검열이 일상화되었고, 체제의 사회 통제력이 강한 이유로 공개적 저항이 쉽지 않은 미얀마에서 민중봉기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군부 통치는 선망의 대상이 아니다. 2011년부터 군부는 규율민주주의를 내세워 군부가 주도하는 정치사회를 구현하려고 시도했으나 여전히 군부의 영향력이 지대한 사회구조는 개혁의 성과보다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개혁의 성과는 국민에게 골고루 분배되는 것이 아닌 군부를 위한 명분으로 귀결될 뿐 미얀마 국민은 국방에만 전념하는 군부의 위상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둘째, 이번 선거는 아웅산 수찌 혼자서 이룩한 성과이다. 입후보자의 자질은 NLD보다 USDP 출신이 상대적으로 좋았다는 평가가 있고, 아웅산 수찌 또한 입후보자보다 자신과 NLD를 보고 투표해 줄 것으로 독려했다. NLD 입후보자는 개인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지 못했고, 당내 어떤 불만에 대해서도 공론화할 수 없었다. 아웅산 수찌는 당선자들은 향후 정당 내에서 교육을 받으면 되고, 국민들도 민주주의 교육의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국민들은 아웅산 수찌를 대체할 대안인물을 찾지 못했다. 특히 그녀가 모든 국민의 추앙 대상인 아웅산 장군의 혈육이라는 사실은 그녀에 대한 지지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어떠한 정치적 자원, 정략, 정책 등이 실종된 이번 총선은 향후 많은 과제를 제시한다. 첫째, 차기 정부의 군부 다루기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다. 군부통치 이후 군부는 사회의 모든 분야를 장악했고, 앞으로도 민간영역의 역량이 배양될 때까지 군부의 협조와 참여 없이는 국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군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아웅산 수찌도 군부와 협력 몸짓을 취하면서 선거 이후 공식 활동에 돌입했다. 11월 10일, 대통령, 하원의장, 군총사령관 등 주요 인사들과 연석 회동을 제안했고, 하원의장을 시작으로 지난 12월 2일 대통령, 군총사령관을 면담했다. 모두 평화적인 정권 이양에 합의함으로써 군부의 정치개입 가능성을 최소화시켰다.
12월 4일에는 흥미로운 기사가 보도되었다. 전 군사평의회 의장인 딴쉐(Than Shwe)의 손자인 네쉐뛔아웅(Nay Shwe Thway Aung)은 자신의 SNS 계정에 딴쉐와 아웅산 수찌가 만났고, 아웅산 수찌를 차기 정부의 지도자로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아웅산 수찌, 딴쉐, 떼잉쎄인 대통령이 서명한 5,000짯을 증거로 제시했다. 각 인사의 서명은 친필이 맞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딴쉐의 경우 서명 날짜가 2009년 3월 10일로 현직에 건재할 시기였고, 아웅산 수찌가 서명한 날짜는 2015년 11월 19일로 시간적 격차가 매우 크다. 12월 10일, 예툿(U Ye Htut) 정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떼잉쎄인 대통령은 이 화폐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진위논란은 일단락되었다.
딴쉐와 아웅산 수찌는 1995년 이래 공식적으로 만난 적이 없고 상호간 불신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딴쉐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고, 아웅산 수찌 또한 과거처럼 군부를 철저히 배제하려는 정치행태에서 협력 또는 포용하려는 유연한 입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화폐에 서명 여부와 관련 없이 과거와 미래의 지도자로서 두 인물은 현실과 타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1> 5000짯에 서명한 주요 인사

 <좌측: 아웅산 수찌, 우측 상단: 딴쉐, 우측 하단: 떼잉쎄인>
출처: Nay Shwe Thway Aung Facebook.

딴쉐는 공식적으로 모든 직위에서 사퇴했으나 여전히 막후권력의 핵심이고,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 그가 아웅산 수찌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면 더 이상 군부가 부당한 방법으로 정치에 개입할 명분이 사라질 것이며, 자신은 족벌의 안위를 보장받는 출구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딴쉐의 족벌이 경제활동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고, 자신도 고령과 각종 지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과거사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안전한 여생을 보내고자 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전국적 수준의 정전협정(National Ceasefire Agreement)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부는 치안유지 명분으로 정치현황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고, 군통수권 또한 대통령에게 이양하지 않을 것 같다. 사실 군부정권 개시 이래 군부의 집권 명분이 연방의 분열 방지와 국민통합이었기 때문에 주권을 수호한다는 소명의식으로 군부의 영향력은 차기 정부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이번 총선에서도 나타났듯이 NLD는 전국정당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다수인 버마족(Burman)을 위한 정당이다. 지방의회를 제외하고 USDP는 버마족 중심의 행정주(Division)에서 상원 2석, 하원 9석을 차지했으나 이외 모든 의석은 NLD가 차지했다. 그러나 <그림 2>와 같이 소수종족이 중심이 되는 자치주에서 NLD 의석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고, 특히 여카잉주와 샨주의 경우에는 1당이 되지 못했다.

자료: 연방선거위원회 선거결과 고시 No.77-95/2015(2015/11/10-20, 2015/11/24)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의석수 분포는 미얀마 정부가 추진하는 정전협상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샨주의 경우 가장 넓은 영토이면서 55개 이상의 소수종족이 거주하며, 정전협정에서 정부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무장단체가 집중적으로 편재한다. 1947년 2월 12일, 국민통합을 위해 샨주 삥롱(Panglong)으로 소수종족 대표단을 소집한 아웅산 장군의 치적을 과연 아웅산 수찌와 NLD가 재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NLD의 정강 가운데 소수종족 분야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매우 추상적이고 구체적인 행동 강령이 없다. 모든 종족의 기회보장, 인권 존중, 소수종족의 전통과 풍습 존중은 연방의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기재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자치권 구성 방안, 경제발전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은 결여되어 있다. 차기 정부에서 소수종족은 민주주의 정부라는 명분을 내세워 현재 요구보다 한 단계 높은 자치권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자치권과 평등권 확보보다 중앙과 분리된 자율적인 경제권과 군대 보유 등 최고 수준의 자율성을 보장받으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연방선거위원회 고시 No.77-95/2015(2015/11/10-20, 2015/11/24(미얀마어)
http://uecmyanmar.org
Fuller, Thomas. “Myanmar Democracy Icon Finds Herself Assailed as Authoritarian.” The New York Times(2015/8/28).
Htet Ar Gar Kyaw. “Nga-htaung-kyat-tan-baw-dwin-thamada-lethma-ye -htou-ge-jin-ma-shi-kyaung-u-yehtut-pyo”[5천짯 화폐에 대통령은 서명한 적 없다고 우 예툿이 언급](2015/12/11).
<
http://www.7daydaily.com/story/52943>(미얀마어)
Mydans, Seth. “Aung San Suu Kyi, Long a Symbol of Dignified Defiance, Sounds a Provocative Note.” The New York Times(2015/11/17).
Nay Shwe Thway Aung Facebook.
Sithu Aung Myint. “NLD and 88 Generaltion" It's time to Unite.” Myanmar Times(201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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