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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한국-인도 교역 500억 달러 시대를 지향하는 새로운 인도시장 진출(1)

인도 김응기 (주)비티엔 대표이사 2019/04/18

2018년은 한국의 대(對) 인도 직접투자(FDI)가 10억 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한해였다. 2018년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도 법인설립 기준 118개로 2017년 113개에 이어 2년 연속 100개를 넘었다. 이는 과거 연평균 50개 법인 설립 건수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 역사상 유례없는 급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인도 간 교역액도 2017년 200억 달러에 이어 2018년에는 215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이런 추세 속에 지난 2019년 2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가 방한한 것을 계기로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는 양국 교역액 5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정책(新南方政策)에 근거하여 한국경제의 대외관계 다변화는 물론 지나치도록 높은 중국 의존도 등으로 초래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국내 경제의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상기 지표들은 인도를 중심국으로 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뒷받침하는 인도 시장 진출 제2기를 예고하는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정상회의에서 아세안(ASEAN) 10개국 및 인도와의 경제교류와 대외 협력을 기존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 등 4강국과의 관계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이후 청와대 직속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가 2018년 8월 발족되어 본격적인 정책 활동을 가동하였다.


이렇듯 정부 국책 기조로 삼은 신남방정책의 대상이 되는 아세안 10개국과 인도는 교역이란 측면에서 어떤 배경을 지니고 있는가? 비록 이 글에서 중점을 두는 국가로 인도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세안 10개국을 포함하여 설명하는 것은 국가정책 단위에서 또 하나의 비중을 차지하는 아세안 10개국과 비교하여 전체적인 개요를 이해해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과 인도를 아우르는 신남방정책지역은 첫째로 세계 어느 경제권역과 비교하여서도 젊고 역동적인 성장 지역으로 꼽힌다.


인도만 하여도 중국 인구에 필적하고 아세안 10개국과 더하면 중국을 훨씬 능가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구 연령구조에서도 평균연령이 30세 이하로 이미 고령화 기조로 들어선 중국의 37세에 비교해도 젊고 한국의 41세에 비하여서는 인구의 역동성이 뛰어나다.


둘째로는 이 지역의 중산층의 구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이들을 주 소비계층으로 삼는 한국경제의 대외시장에선 중요성이 크다. 일부 기관의 분석에 의하면 2010년 경 아세안 지역의 중산층 규모는 2030년에 이르면 5배 이상의 규모인 5억 명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비교하여 인도의 중산층 규모 역시 2030년에는 인도 단독으로도 5억 5,000만 명 이상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한다는 글로벌 금융기관인 HSBC의 최근 분석이다. 아세안과 인도를 합하면 중산층 규모가 중국 인구 전체에 필적할 수준이다. 여기에 덧붙여 인도는 그 자체로만으로도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과 중국에 이어 제3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셋째로, 신남방정책 지역이 그동안 저임금 구조에 의한 역외 생산기지 정도로 주로 활용되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그 자체가 소비시장으로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소비시장의 성장은 국가별로 차이는 있으나 해당 지역 전체적으로 연평균 15% 정도로 성장한다고 한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소비가 정체인 한국 경제로서는 소비시장이 꾸준히 증가하는 이들 지역에 정부 정책이 집중된다는 것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인도는 특별하다


경제교역 측면에서 인도는 그 자체 특성으로 인하여 현재의 우리와의 관계 정도를 떠나 더욱 특별한 국가이다. 아세안 10개 국가와 비교하여서도 약 2배에 달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인구 연령구조에서도 30세에 달하는 아세안 평균 연령보다 훨씬 젊은 28세 정도이다. 게다가 인도의 GDP는 세계 제7위로 세계 6위 규모의 아세안 전체 국가 GDP와 거의 동일하다. 지난 십여 년 동안 크게 추락함 없이 연평균 GDP 성장률 7~8%를 달성하는 인도는 5%대의 아세안 연평균 경제성장률과 비교하여서도 신남방정책 대상에서 별개의 큰 축에 인도라는 단일 국가에 둘 만한 정도로 특별하다.


다만 종종 우리의 분별을 흐리게 하는 것으로, 현재 한국의 교역 의존도가 1.9%에 머물러 있는 인도와의 교역현황이 아세안 여느 국가 중 베트남과 비교하여 교역의 규모나 진출 기업의 숫자 등에서 뒤져 있다는 점을 들어 일부에서 상대적으로 인도를 경시하거나 아직은 아니라는 저평가를 내리는 실수를 자행하고 있다. 이는 가까운 시기 내에 도래할 인도의 경제적 위상에 비추어 대단한 착오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서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인도의 잠재성을 제대로 평가하여 2030년까지 양국 교역 총액 500억 달러 달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정책중점 대상 국가에 올린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크게 높아진 한국 기업의 인도 관심


거의 매주 인도에서의 법인설립 문의가 있다. 인도 시장으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 대하여 시장 조사와 거래선 발굴은 물론 인도 현지법인 설립을 대행하는 등의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당사(비티엔)에 지난 2018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관련 문의를 하는 기업들의 숫자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9년 들어서서는 거의 매주 1회 이상 인도 현지에 법인을 세우려는 계획으로 관련 절차를 문의하는 경우는 지난 십수 년 동안 매우 드문 경우이다. 특징적인 것은 과거엔 대기업의 현지 제조업 진출에 관련하여 거의 타의에 의하여 진출해야 하는 이른바 동반진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의 양상은 이와 달리 개별 기업의 독자 진출이 늘었다는 점이다. 기업 스스로 해당 비즈니스 영역에서 인도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이에 결정한 진출이다.


이러한 진출은 규모에서도 과거와 비교하여 크게 증가하였는데 종목에서도 다양하거니와 동반진출에서는 볼 수 없는 진출 지역의 다양화는 물론 세분화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개인 사업자의 진출 또한 과거와 다르게 규모에서나 업종에서 보다 전문성을 띠고 있다. 인도의 스마트폰 시대에 따라 관련 기술 기반 서비스 업종으로 인도에서 스타트업을 세운 ‘True Balance: 밸런스히어로’가 대표적인 업종으로, 인도 시장 진출의 교두보 확보라는 성과에 힘입어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본엔젤스, 네이버, 라인 벤처스, 신한은행, KDB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누적투자액 4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일차적 성공을 거둔 사례까지 나왔다.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성장성에 비추어 인도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액 미상(양측 합의에 따라 미공개)의 투자를 받는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 역사상 유례없는 투자유치 성과를 거두었다. 이뿐만 아니다. 한국에서 화장품을 제조하여 인도 소비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인 리메세(LImese.)도 인도 시장에서 단기간에 거둔 놀라운 성장성과를 토대로 카카오벤처스로부터 10억 원 투자를 유치하는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이는 인도 화장품 시장이 갖고 있는 잠재력과 성장성에 근거한 기업의 장래성 평가에 높은 점수가 매겨질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뿐만 아니다. 대기업의 인도 진출도 과감해졌다. 효성의 인도 특수섬유 제조공장 착공이 있었고, 롯데그룹의 인도 소비시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의 구자라트라는 한 지방의 아이스크림 제조기업 ‘하브모어’를 2017년 말에 1,645억 원에 인수하여 본격적인 인도 먹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와 같은 현지 기업 인수에 이어 그룹 부회장이 책임자로 자임하고 이를 진두지휘한다고 한다. 바야흐로 중국에서의 쓴 기억을 뒤로하고 기존 베트남에서의 성공 기반을 굳히기 위하여 인도네시아 그리고 인도를 잇는 아시아에서의 삼각벨트 구축인 것이다. 2019년도에 들어서는 오리온이 2020년 생산을 목표로 인도 기업과 제휴하여 초코파이 공장을 착공하였다. 전례 없는 인도 소비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진출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진출 여부를 두고 미온적이었으나 2017년 7월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이후 속도전으로 공장 신설에 나선 기아자동차도 2019년 중 인도에서의 소형 SUV 자동차 생산을 시작함으로써 다시금 한국 안에서의 인도 주목이 일어날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것은 인도 시장 직접 진출 사례이지만 이외에 수출로서도 새롭게 진출한 사례도 늘고 있다. 오뚜기 식품이 인도인의 식습관에 맞추어 베지테리언 라면을 개발하여 2018년에 첫 출시를 하였고 현지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받았다. 이에 농심에서도 비슷한 제품의 수출에 적극 나섬으로 2018년은 유례없는 한국 라면 소비시장으로 인도가 기록되었다.


인도 진출 제2기 도래


이러한 사례를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침체되었던 지난 5년 동안과 비교하여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이 2017년에 이어 활발한 2018년이었다. 이런 추세는 2019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출 교역 증가 이외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현지 법인설립 등을 통한 직접 진출이다. 2015년과 2016년에는 50여 개에 지나지 않던 현지법인(지사와 연락사무소 등 포함) 설립이 2017년부터는 백여 개 이상으로 늘어난 것은 이른바 포스트 차이나로서 인도가 택해진 까닭이다. 중국에 대한 법인 진출이 2017년에 530개이던 것이 2018년에 300여 개로 급감한 것과 대조된 현상이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인도와의 통상관계는 수출과 같은 상품 교역에서나 투자 그리고 인적 왕래 등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의미이다.


기업들이 이처럼 해외 진출에 대한 전략에서 인도를 우선 중시하고 선택하는 것은 인도가 자체 시장 평가에서도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과 동시에 글로벌 역학관계에서 인도의 가치 평가가 달라진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세계 제2위의 시장인 인도에서 샤오미와 1위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면서 현지 공장 생산능력 증가와 제품 전략에 매진하는 까닭은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에 대한 향배가 다름 아니고 인도에서의 시장점유율로 판가름되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기아 자동차 그룹이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을 만회하기 위하여 인도에서의 제조 생산능력 확충과 시장점유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이 고조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도에서의 성공 여부는 곧 기업의 글로벌 경영에서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에서의 성공 여부로 기업의 평가가 나타난 것이 이제 포스트 차이나 시대에서 인도로 바뀐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의 증가 현상을 우리 안에서만 두고 보면 안 된다. 우리 기업에게 인도 시장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은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을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같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한국 기업의 인도법인 진출 전체가 약 700여 개에 이르는 동안 일본의 인도 진출은 설립 법인 숫자로는 1,500여 개로 우리의 두 배 이상이고 인도 내 거점 기준으로 이미 5,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우리를 훨씬 앞서고 있다. 최근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서 인도와 거래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2018년에 실시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기업 중 철강과 엔지니어링 제품 등 한국 특유의 고 경쟁력 제품을 제외한 기타 영역에서 67.6%가 과거 수출에 비해서 잠소되거나 정체되어 있는 현실적인 고충이 있다고 한다. 이는 인도 시장 수요의 감소는 결코 아니라 중국 등 경쟁 제품의 출현이나 인도 내에서의 제조업 상승으로 인한 한국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에 이유가 있다.


1990년대에 경쟁자가 전무하다고 할 수 있었던 인도 시장에 조기 진출하여 인도 성공신화를 쓴 현대, 엘지 그리고 삼성전자와 이에 동반 진출한 기업들이  이후로도 성장하는 시기를 인도 시장 진출 1기라고 한다. 그리고 이후 인도 시장이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되고 이에 많은 경쟁기업이 뛰어든 지금의 시기를 2기라고 규정한다면 과거의 인도 시장 전략과 지금의 전략은 분명 달라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는 새로운 인도 시장 진출 전략은 칼럼(2)에서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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