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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메콩지역 주요 협력체 현황과 한국의 참여 전략

동남아시아 일반 김태윤 서울대학교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 2019/09/20

메콩과 메콩지역
메콩(Mekong)은 티벳(tibet) 고원에서 시작하여 중국의 운남성(雲南省),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으로 연결되는 세계에서 10번째로 긴 국제적인 강이다. 메콩지역이란 국경을 가로지르는 강을 둘러싼 국가들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 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를 상호 조정하고 협력하기 위하여 다양한 메콩지역의 협력체들이 조직되었고 지금도 적극적인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메콩지역 주요 협력체 현황

 

메콩강위원회(Mekong River Commission)
메콩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협력체로는 메콩강위원회(Mekong River Commission, 이하 MRC)가 있다. 1995년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베트남 4개 국가가 메콩협약에 근거하여 설립된 초정부간기구(Inter-government organization)로 메콩 하류 국가를 중심으로 강 유역에 대한 상호 협력을 위한 역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996년 중국과 미얀마를 대화 파트너로 초청함으로써 특히 메콩 상류 지역의 수자원에 대한 필요한 정보(수위, 댐의 물 방출 시기 등)를 제공받고 이를 메콩 국가들과 공유하고 있다. 또한 메콩 강과 주변의 천연자원에 대한 지속가능한 개발과 경영을 조정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5개년 전략(2016-2020)’을 제시하고 4가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첫째, 메콩 유역에 대한 국가 계획과 프로젝트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며, 이를 위해 ① 증거 기반의 지식과 상식적인 정보 공유 강화, ② 메콩 유역 전체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세부적인 환경경영과 지속가능한 수자원 개발, ③ 수자원 개발의 가이드라인과 정부정책 시행주체에 대한 정보 공유 강화 등이 있다. 둘째, 역내 지역협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① 회원국 간 MRC 절차에 대한 효과적이고 일관된 시행, ② 회원국 간 효과적인 대화와 협력 및 지역 파트너와 이해관계자와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도출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셋째, 더 나은 평가와 의사소통을 위하여 회원국 간 메콩 유역 전반에 대한 평가와 예측 및 효과 측정 등의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메콩 유역 조직의 효율화를 위해 분권화 로드맵과 개혁정책을 통하여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조직으로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즉 MRC는 메콩 역내에서 ‘메콩 수자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역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다.

 

메콩연구소(Mekong Institute)
메콩 지역의 인적역량 강화를 위한 대표적인 초정부간기구인 메콩연구소(Mekong Institute, 이하 MI)는 태국 동북부 지역인 콘캔(Khon Kane)에 위치하고 있다. MI는 역내 농산물 가공, 비즈니스 활성화, 무역과 투자 촉진 등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메콩 국가의 공무원과 민간인의 역량 강화에 높여 왔으며, 이를 통하여 메콩 역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한국은 2014년부터 한-메콩협력기금을 MI에 지원하고, 메콩 국가의 연구자들로 하여금 지역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토록 지원함으로써 메콩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2018년 9월에는 ‘녹색 물류 및 로지스틱 관리(green freight and logistics management)’에 대한 단기 훈련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하였다.

 

확대메콩유역 프로그램(GMS program)
 1992년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중국(운남성),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6개 국가로 구성된 확대메콩유역 경제협력 프로그램(Great Mekong Subregion program, 이하 GMS 프로그램)을 시작하였고, 2004년에는 중국 광시광족 자치구를 포함하였다. 초기에는 메콩 역내 도로, 공항, 철도, 수력발전, 관광인프라 등 개발 사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하였으며, 현재는 이미 구축된 물적 인프라의 연계성(connectivity)을 강화하고자 소프트웨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ADB는 2011년 GMS 전략(2012-2022)으로 경제성장, 빈곤감소,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역내 목표(Regional Impacts)로 제시하였다. 전략의 방향으로 하드웨어 구축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 강화, 선택과 집중, 다른 역내 협력 및 통합프로그램과 조화, 다른 분야와의 연계(예: 에너지, 농업, 식량안보, 환경 연계, Water-Energy-Food nexus) 등이다. 2018년에는 ‘하노이 실행계획’으로 후반기 5년(2018-2022)에 대한 수정 전략을 제시하였다. 핵심 전략으로는 경제회랑(economic corridor) 활성화를 위한 공간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즉 기존의 수송회랑(transportation corridor)을 경제회랑(economic corridor)으로 보다 촉진시키기 위하여 도시와 경제회랑 간 연계, 도시와 농촌 간 연계를 중점적으로 고려하며, 경제회랑  인근의 중소도시 개발, 2차 도시 개발, 국경 지역 개발에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① 경제회랑이 위치한 도시와 국경지역 간 다방면(운송프랜차이즈, 물류서비스, 주거단지 조성, 교육과 건강, 금융서비스 개선 등)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계획 수립, ② 균형성장을 위하여 도·농간 연계와 식품가치사슬 강화 및 관광지 개발 등 농촌개발(rural development)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에야워디-챠오프라야-메콩 경제협력전략(ACMECS)
태국 정부는 2003년 당시 탁신 총리의 제안으로 에야워디-챠오프라야-메콩 경제협력전략(Ayeyawady-Chao Phraya-Mekong Economic Cooperation Strategy, 이하 ACMECS)을 수립하였으며, 매2년마다 메콩 국가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ACMECS는 태국이 주도하는 메콩 지역의 경제협력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6월, 제8차 정상회담 이후 향후 5개년(2019-2023년) 계획과 3S 전략(Seamless ACMECS, Syncronized ACMECS Economies, Smart and Sustainable ACMECS)을 제시하였다.

 

태국은 향후 5개년 계획을 이행하기 위하여 ACMECS 기금을 조성하고자 하며, 향후 이를 위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이다. 또한 ACMECS CEO 포럼을 개최하면서 민관협력(PPP) 방식의 사업을 높게 평가하였으며, 농식품과 제조업 분야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메콩 지역에서 보다 기술 주도형 산업을 활성화시키고자 한다.

 

한국의 참여전략

 

MRC와의 중장기 협력 전략 수립으로 메콩 발전에 기여
한국은 경제발전경험공유(KSP) 사업으로 MRC와 협력하여 수자원에 대한 기초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으며, 2019년부터는 메콩지역의 가뭄과 홍수에 대한 현황파악과 감독 및 예측가능하도록 공동의 역량을 높이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뭄과 홍수 등을 극복하면서 소농의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안정적인 식량안보 체계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활동은 메콩지역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중국도 란창-메콩(Lancang-Mekong) 협력체계를 통하여 MRC와 수자원과 상류지역 댐에 대한 정보를 상호 공유하고 있으며, 경고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한국도 MRC에 대한 중장기적인 협력전략을 마련한 후 수자원 개발과 식량 생산성 증대 및 농촌 개발 등을 통하여 메콩지역의 생산성 증대와 빈곤 감소로 국제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MRC 활동과 연계하여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공동의 연구 등 협업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메콩지역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메콩지역의 현지 지형과 수자원 등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와 자료가 우리사회에 축적된다면 현지에서 한국 기업의 활동이 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18년 7월의 뼈아픈 세피안·세남노이 보조댐 붕괴 등 사고를 예방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MI의 훈련프로그램과 비즈니스 포럼에 대한 전략적 참여로 역내 인적 네트워크 강화
 MI는 메콩지역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역내 불합리한 규범과 제도 개선에 기여하고 동시에 메콩지역 간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공무원과 기업에게는 메콩 역내 국가 간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MI는 기업과의 대화로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한 후, 중앙 및 지방 정부와의 대화로 메콩지역 기업의 활동을 촉진시키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메콩 역내 국가 간 교통 신호체계 통일, 국가 간 검역 간소화 등 제도개선이 이루어졌다.

 

 한국은 2019년 현재 MI에 120만 달러의 기금으로 로지스틱 분야와 지역의 소규모 기업의 활동을 증진시키려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메콩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에 대한 식품안전과 가공기술력을 높여주는 부문에서 훈련프로그램과 비즈니스 포럼을 통하여 한국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한국의 기업이 메콩지역에서 활동하고자 한다면 MI의 플랫폼과 장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MI가 현지 공무원과 기업에 대한 맞춤형 훈련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동시에 관련분야 비즈니스 포럼을 지속함으로써 양자 간 민간의 수요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이는 양자간 민간의 활동을 촉진시킴으로서 상호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GMS 프로그램의 공간 전략을 성공시킬 수 있는 로드맵 구축으로 ADB 사업 참여
 GMS 프로그램에서 추구하는 경제회랑의 구축과 인근 도시 지역의 개발 및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사회기반시설을 갖추는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에 대한 한국의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축한 후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하노이 실행계획(2018-2022)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현재 GMS 프로그램은 역내에서 구축된 물적 인프라가 실제 작동할 수 있는 협력 메커니즘을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GMS 프로그램의 공간(space) 전략이 효율적으로 달성되도록 도시네트워크 구축, 산업클러스터 활성화, 국경간 협력 촉진,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 내실화 등 기 구축된 경제회랑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로드맵을 구축함으로써 메콩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ICT와 인공지능 등 GMS 프로그램의 공간 전략에 한국의 필요한 기술이 접목되어 메콩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촉진시키고 연계성 강화에 기여하며 동시에 많은 한국의 기업들이 활동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

 

ACMECS와 삼각협력으로 한국의 차별화된 지원 전략 수립
태국은 ACMECS Fund를 조성하고 개발프로젝트에 대한 금융부문을 지원함으로써 메콩 국가 간 인프라와 에너지 부문의 발전을 촉진시키고자 한다. 특히 동서경제회랑(East West Economic Corridor)과 남부경제회랑(Southern Economic Corridor)을 중심으로 하드웨어(도로), 디지털 부문(ICT), 에너지 부문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은 태국이 주도하는 ACMECS와의 삼각협력으로 메콩 지역의 수자원 발전, 동서 및 남부 경제회랑의 활성화, 경제특구 개발 등에 대한 전략적 참여를 모색할 수 있다. 일본-메콩 정상회담에서도 ACMECS 협력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2019년 11월 개최되는 한-메콩 정상회담에서는 한국만의 차별화된 ACMECS 활용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민간 기업의 참여를 촉진시키는 계기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공동의 연구 및 시범사업 플랫폼인 가칭 ‘메콩발전(Grow Mekong)’ 구축
국가의 발전은 소비, 투자, 정부지출과 수출 등을 통하여 경제적 수준을 높이고 동시에 교육, 보건, 소수민족배려, 지역균형발전, 복지, 인권 등을 개선함으로써 사회의 전반적인 후생수준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은 2019년 11월, 제1차 한-메콩 정상회담을 통하여 상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신남방정책을 보다 구체화시킴으로써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메콩 지역은 아세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기 때문에 메콩 국가의 발전은 아세안 공동체의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다만 한국사회는 아직 메콩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메콩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공동의 연구와 이를 통한 시범적인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가칭 ‘메콩발전(Grow Mekong)’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전문가와 메콩지역 전문가가 각 부문에서 공동으로 중장기 연구를 수행토록 하며, 이 과정에서 한-메콩 정상회담의 의제 발굴에 기여할 것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와 이를 실증할 수 있는 현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이에 대한 효과성을 엄밀히 검증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메콩발전을 위한 필요한 정책 수립에 기여해야 한다.

 

특히 양자 간 신진연구자의 참여를 독려함으로써 향후 우리 미래세대가 자연스럽게 메콩지역과의 연구 네트워크를 심화·발전시키는 체계를 갖추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한국이 아시아 발전에 기여하고 동시에 국제사회의 리더로 성장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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