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 오피니언] 아세안 국가의 관광업 성장과 중국인 관광객
동남아시아 일반 정혜영 건국대학교 중국 연구원 교수 2020/02/05
한국에서 중국인 관광이 주목을 받았었던 것처럼 아세안 각국들에게도 중국인 관광은 큰 주목을 받아왔다. 중국은 세계 각 지역에서 새로운 관광산업을 개척하기 시작하였다. 아울러 중국 관광객은 세계 곳곳의 관광수입에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는데, 특히 아세안 국가는 중국인 관광방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 방문객으로 인해 증대되는 관광수입과 인프라 개선에 공통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 관광객 유치 전략을 마련하였으며, 자신들만의 중국인 관광 특혜 정책을 시행하였다. 아래에서는 아세안 관광대국들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 현황과 전략을 분석하고자 한다.
삶의 질을 높이려는 중국인의 해외여행 욕구
신중국 건설 70년(1949~2019) 동안의 중국 경제 성장은 중국인의 연평균 소득 수준도 크게 향상시켰다. 중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1인당 평균 수입은 2만 8,228 위안으로 1949년에 비해 60배 이상 증가했다(中国统计局, 2019).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려는 욕구도 커지기 마련이다. 2018년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중국인의 소비 지출비율은 전체 소비의 약 11.2%를 차지했으며 2017년에 비해 6.7% 증가하였다. 이는 중국인의 소비 구조에서 식량소비(28.4%), 주택소비(23.4%), 교통소비(13.5%)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의 소비영역에 해당한다(中国统计局, 2019). 여행은 중국인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는데, 중국 인구의 56%가 총 생활소비의 20% 이상을 관광에 지출하고 있으며, 중국 전체인구의 63%는 매년 1만 위안 이상을 관광에 소비한다(Mafengwo, 2018). 2017년 해외로 나간 중국인 관광객 수는 1억 3,051만 명에 이르렀으며, 2020년까지 3억 3,5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cKinsey, 2018)
또한 중국은 2,773억 달러의 규모(2018년 기준) 관광소비 여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미국인의 해외 관광 지출액의 2배(1,442억 달러)에 이르는 수치이다(베트남 관광청, 2018). 2017년 중국 관광객은 아시아(61.25%)와 유럽(60.69%)을 고루 여행하는 것으로 보고 되었지만 2018년에는 중국 관광객의 89.03%가 아시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World Tourism Cities Federation, Ipsos, 2018, p. 11/ 中国旅游研究院, 2018).
아세안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급증
동남아시아 국가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해외여행지 중의 하나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중국의 해외 관광 개발 연례 보고서를 살펴보면,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는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10대 해외 여행국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선호도는 2014년부터 2016년 까지 수 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특히 태국은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Top 5 여행국에 항상 포함되어 있다. 2015년 한 해 동안 아세안 국가를 방문하는 해외여행객의 중국인 비중은 17.1%로, 유럽 방문객(8.8%) 규모의 2배, 한국 방문객(5.4%) 규모의 3배에 달했다(ASEAN Secretariat, 2017).
2018년 태국을 방문한 중국 여행객은 1,050만 명이었는데,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중국인(400만 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규모였으며, 태국을 방문한 한국 여행객(170만 명)과 일본 여행객 (160만 명) 보다 훨씬 큰 규모였다(베트남 관광청, 2018). 2018년 베트남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약 500만 명에 달하였는데, 전체 관광객의 3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중국인의 동남아시아 방문이 동북아시아 또는 다른 서구 국가에서 유입되는 관광객 수 보다 훨씬 큰 규모를 기록함에 따라 아세안 각국의 중국인 유치 전략도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이러한 경쟁적 정책을 마련한 대표적인 동남아 국가는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이며, 이들 국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비자우대정책, 다양한 여행편의 제공, 결제수단 다각화, 적극적 홍보전략, 인프라 개선, 관광상품 개발 등의 방면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위와 같이,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었던 원인을 몇 가지로 분석하자면 △ 지리적 근접성 및 문화적 유사성 △ 우수한 자연경관, 다양한 문화와 종교자원(힌두교 (인도종교), 불교, 이슬람교(회교), 기독교, 무교, 도교 등) △ 자동차 도로여행, 철도 여행 또는 수로 여행의 다양한 이동 수단과 편리한 인프라 교통연계(저가항공노선 및 메콩강 유람개발 등) 개선 △ 중국과 각국 정부의 관광협력 정책 △ 중국인의 관광지출 규모와 단거리 해외여행 선호 요인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인 해외여행이 동남아로 증대된 가장 큰 원인은 동남아 각국들의 중국친화적인 관광정책의 노력, 즉 풍부한 중국어 여행 정보 제공, 접근의 편리성 제고, 교통의 용이한 연결성 및 중국인에게 우호적인 비자 정책, 해외 결재 수단 등의 편리화 등이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중국인으로 하여금 단기 여행지로 동남아 여행을 모색하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하였다. 세계 관광도시연맹(World Tourism Cities Federa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짧은 여행과 긴 여행의 특성에 따른 관광지 선호도를 비교한 결과, 동남아시아의 도시인 방콕, 치앙마이, 파타야(태국), 마클라카,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프놈펜(캄보디아), 싱가포르 등이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단기 휴가지로 나타났다(World Tourism Cities Federation, Ipsos, 2018). 한편, 유럽은 장기 휴가로 선호하는 관광지였다.
아세안 의 중국인 관광객 공동 유치와 제반 협력 정책
아세안은 관광산업의 아세안 경제 GDP 기여를 2025년까지 12%에서 15% 규모로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아세안 공동체는 지역 사회의 번영을 위한 관광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고, 아세안 관광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가지 공동 정책을 마련했다. 아세안이 제안한 공동의 관광정책은 중국 방문객을 포함한 전 세계 해외 방문객 유치를 촉진하기 위함인데, ASEAN이 발표 한 관광산업 개발전략 중 ‘2016-2025년 기간의 관광 개발 계획’은 아세안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7가지 목표를 구체화하여 담았다(아세안사무국, 2015). 또한 아세안의 공동정책 중 특징적인 정책은 관광 교통회랑을 따라 다양한 방문지가 연결된 통합 관광 브랜드인데, ‘메콩강 회랑 및 요트 관광 체인 구축, EAG의 적도 생태 관광지 개발, 리조트 관광 회랑 개발, 모험 여행지 개발, 순례 여행지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란창강-메콩강 관광회랑'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및 중국을 포함한 5개국이 ‘란창-메콩 관광협력 도시 연맹(the Lancang Mekong Tourist Cities Cooperation Alliance)'을 결성하여 란창 회랑을 따라 6개 국가의 26개 도시를 관광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들 도시들은 고급 서비스가 제공되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항공 노선과 크루즈 노선을 개발하여 더 많은 관광 상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관광산업을 통해 메콩강에 대한 투자 및 인프라 개선에 대한 협력을 촉진하는 전략적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일대일로 공동 구축을 위한 기여와 발전 전망(The Belt and Road Initiative Progress, Contributions and Prospects)' 보고서에 따르면, 일대일로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제 2차 일대일로 국제회의에서는 중국과 ‘관광협력의 해’를 함께 하기 위한 조직에 많은 동남아 국가 지도자들이 협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일대일로 관광연맹(Silk Road Tourism Union), 해양실크로드 관광연맹(Maritime Silk Road Union), 만리장성 중국국제관광연맹(Great Wall of China International Tourism Union), ‘万里茶道’국제여행연맹(차길 따라 만리 여행)과 같은 관광 협력 메커니즘 구축에 많은 국가가 동참한 것이다(新华网, 2019). ASEAN과 중국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박람회는 난닝의 ‘China-ASEAN Exhibition Fair(CAEXPO)'이며, 이CAEXPO 박람회는 2004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총 16회가 열렸다. 중국-아세안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관광으로 촉진하려는 중국의 독창적 관광 아이디어는 많은 정책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아세안 국가들이 개선한 여행 편의사업 중 하나는 ‘전자지갑을 통해 간편한 지불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중국 관광객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는 중국식 결제 서비스를 관리하는 회사와 협업을 시작하였으며, 싱가포르와 베트남은 자국내에서 중국인 전자지갑 결제가 가능하도록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국가이다. 한편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및 필리핀은 중국 정부로부터 자국민 관광방문 국가로 공식 지정된 최초의 국가들이었다. 중국정부는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여행이나 친척방문을 위해 방문 가능한 최종 도착국 지위’(ADS, Aprroved Destination Status)를 공식적으로 허가함으로써 자국민의 여행을 적극 장려하였는데, 중국정부의 관광에 대한 정책적 노력은 지금까지도 중국인의 관광지 선택과 그 소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공동 유치와 제반 협력 정책
중국인 방문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아세안 각국의 개별 전략과 공동노력은 관련 아세안 관광산업 경쟁을 심화시켰으며, 동남아시아와 세계 다른 지역 간의 관광산업 경쟁도 심화시켰다. 아세안 사무국은 동남아시아로 도착하는 해외여행객 수가 2025 년까지 1억 5,200만 명, 그리고 2030년까지 1억 8,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ASEAN 사무국, 2016). 2022년까지 중국의 중산층 인구가 6억 3,000만 명으로 빠르게 증가될 것이라는 예상을 감안하자면, 해외로 향하는 중국의 관광객 역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보여지는 새로운 사실은,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중국 관광객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경우, 중국 방문객의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다. 태국에서도 2018년 하반기 중국 관광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었다(Thaiwebsites, 2019). 중국 여행객의 감소 원인은 중국 경제성장률의 감소, 위안화 가치의 하락,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해외 소비에 대해 불안한 심리를 갖게 만들었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심화된 해상 영토 갈등 및 중국에서 발병한 전염성 질병도 중국인이 동남아 해외여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동남아시아 각 국들은 동남아 관광업의 균형성과 활동성을 높이기 위하여 세계 다른 지역의 관광객 개척을 위한 모니터링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새로운 움직임은 중국에게 고정되어 있던 여행고객을 다각화하는 것인데, 이로써 중국인 방문자에 대한 관광산업 의존도를 점차적으로 줄이고자 한다는 것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정세와 지역 불안정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가 관광산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 <전문가 오피니언>은 PDF 다운이 가능합니다 (본문 하단 참고).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 및 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전글 | [이슈인포그래픽]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동남아 비상 | 2020-02-02 |
---|---|---|
다음글 | [전문가 오피니언] 중국과 아세안 관광객의 태국 방문 추이와 전망 | 2020-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