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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말레이시아, 부패 척결 목소리 높아져

말레이시아 EMERiCs - - 2021/02/05

☐ 대형 식품 스캔들 발생 

◦ 말레이시아 언론, 무자격 할랄(Halal) 식품 판매 허가 폭로
-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고위 공직자까지 비리에 연루된 불법 할랄 식품 유통 사건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시작은 말레이시아 슬랑오르(Selangor) 주 지역 신문사의 기사였다. 슬랑오르 지역 신문사 시나하리안(Sinar Harian)은 지난 2020년 11월, 슬랑오르 주의 몇몇 육류 제품 수입 업체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제품을 생산했음을 나타내는 할랄 인증을 받지 않고 수입 냉동고기를 시중에 유통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일부 업체의 일탈 정도로 여겨졌던 문제는 시나하리안의 기사가 나오고 1개월도 지나지 않아 무히딘 야신(Muhyiddin Yassin) 말레이시아 총리까지 나서는 국가적인 문제로 확대되었다.
- 시나하리안은 2020년 11월 하순 첫 보도를 한 후 약 열흘 후인 2020년 12월 초, 불법 수입 행위가 슬랑오르 주에서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무자격 할랄 육류 제품을 조직적으로 수입하는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는 내용의 후속 기사를 발표했다. 또한, 시나하리안은 이 같은 행위가 여러 해 지속되었고, 수입 업체의 불법 제품 통관을 눈감아 주는 배후가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 시나하리안이 후속 기사를 내보내자 불법 육류 제품 수입 이슈가 말레이시아 전국으로 확대되려는 조짐이 나타났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가 국교이기에, 무자격 할랄 제품 수입 유통이 오랜 기간 계속되었고 여기에 정부 관계자의 비위까지 있다는 의혹은 말레이시아 국민의 국민 정서를 동요시키기에 충분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 한편, 회교 법전 전문가이자 종교 장관(Islamic Affairs Minister)으로 현재 무히딘 야신 총리를 보좌하고 있는 모하마드 알바크리(Datuk Seri Zulkifli Mohamad Al-Bakri) 장관은 긴급히 공식 성명을 내고 슬랑오르 주에서 일어난 불법 육류 제품 수입에 정부 관계자가 연루되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여론 진화에 나섰다.
- 그러나 시나하리안의 후속 보도가 있고 약 3주 후, 말레이시아 대형 언론사 뉴스트레이츠타임즈(New Straits Times)가 불법 육류 제품 수입과 관련하여 정부 기관 중 최소 4곳이 카르텔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심지어는 불법 수입 행위가 40년 이상 이루어졌다는 기사를 발표했다. 더불어, 뉴스트레이츠타임즈는 카르텔이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뇌물과 성적 향응을 제공했다는 내부 고발자의 증언까지 함께 보도했다.
- 뉴스트레이츠타임즈의 추가 폭로 기사까지 공개되자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말레이시아 국내통상소비자부(Ministry of Domestic Trade and Consumer Affairs)와 말레이시아 부패방지위원회(Malaysian Anti-Corruption Commission)가 진위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 국가 최고 조직과 총리까지 가세
- 무자격 불법 육류 제품 수입 스캔들이 점입가경에 이르자 말레이시아 국정 운영을 보조하는 최고 조직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 자문위원회(Malay Consultative Council)는 정부에 공식으로 말레이시아 할랄위원회(Malaysia Halal Council)를 재소집할 것을 권고했다. 말레이시아 자문위원회는 이슬람 규율을 보호하고 말레이시아 국민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할랄위원회 소집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시나하리안의 첫 보도가 나온 지 약 2개월이 지난 2021년 1월, 활동을 중지했던 할랄위원회를 다시 조직했다. 말레이시아는 2020년에 단 한 차례도 할랄위원회를 소집하지 않았다.
-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말레이시아 정부는 무히딘 야신 총리를 시작으로 다수 부처의 최고 책임자와 장관을 한자리에 모았다. 또한, 말레이시아 정부는 그동안 관례적으로 할랄위원회의 의장을 부총리가 맡게 했으나 이번에는 무히딘 야신 총리가 직접 할랄 의장석에 앉아 불법 육류 제품 수입 스캔들에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 연이어 보도된 각종 공직자 비리

◦ 출입국 관리소 비리
- 불법 육류 제품 수입 스캔들 확산이 한창이던 2021년 1월, 이번에는 출입국 관리소 직원의 뇌물 수수 비리 행위 재판이 말레이시아 다수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비리를 저지른 당사자는 30대와 40대 출입국 관리 직원으로, 밀입국을 눈감아 주는 대신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 해당 사건을 조사한 말레이시아 부패방지위원회에 따르면 불법 밀입국 방조 행위는 적어도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약 4년간 계속되었다. 이번에 적발된 출입국 관리소 직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말레이시아가 방역에 비상이 걸리고 국경 봉쇄를 실시한 2020년에도 뇌물 수수의 대가로 밀입국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 또한 해당 출입국 관리소 직원은 불법적으로 취득한 금품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자금 세탁까지 시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말레이시아 부패방지위원회는 출입국 관리소 직원 중 불법 밀입국을 방조한 직원이 더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추가 조사에 착수했으며,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여부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 경찰 내에서도 비위 공직자 발견
- 최근 말레이시아 검찰은 말레이시아 해양법 위반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140여 차례에 걸쳐 뇌물을 수수한 해양 경찰 직원을 기소 송치했고, 말레이시아 언론도 이와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60대로 알려진 용의자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4년 동안 불법 조업 행위를 묵과해 주고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 비위 행위를 적발한 말레이시아 부패방지위원회는 용의자의 근속 연수 등을 감안해 추가 혐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며, 또한 유사한 비위를 저지른 다른 해양 경찰 직원은 없는지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부패방지위원회는 법을 집행해야 하는 경찰이 오히려 불법 행위를 종용한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을 본보기로 삼기 위해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편, 말레이시아 믈라카(Melaka) 지역에서는 두 명의 경찰관이 정부의 이동 제한 명령 위반을 넘어가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드러났다. 적발된 두 명의 용의자 가운데는 50대의 지역 파출소장도 있었으며 말레이시아 부패방지위원회는 이들 비위 행위자를 즉시 구속하도록 조치했다.

☐ 공직 사회 비판 여론 확대

◦ 말레이시아, 부패 지수 악화
- 최근 국제 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2020년도 국가별 부패 인식 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를 발표했다. 해당 지수는 전 세계 180개 나라를 대상으로 국가 별 부패 정도를 측정하여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산정한 것으로, 점수와 순위가 높을수록 투명성이 높고 정직한 사회로 평가된다.
- 이번에 국제 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0년도 순위에서 말레이시아는 57위에 올랐다. 이는 2019년 51위에서 6계단 내려간 것으로, 말레이시아 공직 사회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악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말레이시아는 상대평가에서도 순위가 내려갔을 뿐만 아니라 종합 점수 또한 2019년 53점에서 51점으로 하락했다.
- 국제 투명성기구는 말레이시아가 비위를 저지른 고위 공직자에 대한 정보를 충분하게 공개하지 않으며, 정부 조직 혁신 속도도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제 투명성기구는 말레이시아 정치권이 공공 기관의 부패를 척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하면서, 일반 대중 역시 정보 부족으로 인해 공직 사회 비위 문제에 대한 인식이 얕고 그 결과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 문제 제기하는 목소리 고조
- 대형 식품 스캔들로부터 시작하여 방역 지침을 무시한 출입국 관리소 직원의 비리, 경찰 조직의 뇌물 수수와 국가 부패 지수 악화 사실까지 연이어 보도되자 말레이시아에서는 공직 사회 투명성 강화를 강력히 요구하는 여론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버나마TV(Bernama TV)는 최근 각계 전문가와 정부 부처 관계자를 패널로 초빙하여 말레이시아의 부패 문제를 논의하는 TV 토론회를 열었다.
- 토론회에 참석한 후사무딘 야쿠브(Hussamuddin Yaacub) 미디어 그룹(Media Group) 회장은 말레이시아 공직 사회의 부패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공직 사회 비리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말레이시아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지금이라도 정부가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를 보이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더불어, 후사무딘 야쿠브 미디어 그룹 회장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면서, 정부가 더 이상 공직 사회의 비리 행위를 감추려 하지 말고 언론이 공직 사회 부패를 자유롭게 취재하고 보도하여 대중에 알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같은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켈레만스 카심(Celemans Kasim) 말레이시아 부패방지위원회 담당관은 민간 패널들이 연이어 제기한 문제를 대부분 인정하면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부패 척결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비리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일 것이며, 지위 고하나 비위 사안의 경중에 상관없이 강력한 제재를 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말레이시아 정부, 이전보다 강력한 부패 방지 의지 표명
- 최근 아잠 바키(Datuk Seri Azam Baki) 말레이시아 부패방지위원회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일선 공직자들이 자신이 근무 중인 부처에서 불법적인 관행이 있다면 즉시 신고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아잠 바키 위원장은 공공에 봉사하는 공직자의 근무 강령을 침해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용납할 수 없으며, 권력 또는 공공 집행권 남용을 가볍게 여겨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아잠 바키 위원장은 말레이시아 부패방지위원회가 청렴 사회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부패방지위원회의 노력만으로는 모든 비위 행위를 찾아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일선 공직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현재 말레이시아 총리실의 부패 척결 의지가 강력하기에 앞으로 비위 공직자에 대한 처벌이 강력해질 것이며, 이와 함께 내부 비위를 고발하는 사람에 대한 신원 보호를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재 말레이시아는 지역 신문사의 불법 육류 제품 수입 보도로 시작된 공직 사회 비리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말레이시아 자문위원회의 권고로 활동을 중지했던 할랄위원회가 다시 소집되고, 예년과는 달리 총리가 직접 할랄위원회의 의장직을 맡는 등 정부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공직 사회의 비리 행위가 말레이시아 경제 발전에 미치는 악영향을 추산한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 말레이시아 정부가 장기적으로 강력하고 일관된 부패 척결 정책을 유지할지 여부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당분간 말레이시아 공직 사회의 각성을 요구하는 민간의 목소리와 이러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비위 공직자 처벌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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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Markets, F&N looks towards halal food segments as new pillar of growth, 2021.01.19.
Bloomberg, Fake Halal Meat Scandal in Muslim-Majority Malaysia Fuels Anger, 2020.12.30.
Salaam Gateway, Malaysian consumer association, civil society groups call for system fix amid fake halal meat scandal, 2021.01.05.
FMT News, Marine policeman back in court to face 101 charges for bribery totalling RM243,000, 2021.01.27.
Malay Mail, How Malaysia’s ‘meat cartel’ scandal unfolded: A timeline, 2021.01.04.
New Straits Times, Meat cartel scandal: PM to temporarily chair Malaysia Halal Council, 2021.01.25.
FMT News, Graft report ‘a wake-up call for Muhyiddin govt’, 2021.01.28.
The Star, Malaysia drops six places in TI corruption index, 2021.01.29.
Edge Markets, Malaysia drops six spots to 57th position in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2021.01.28.
Malay Mail, MACC: 467 civil servants arrested for corruption in 2020, 2021.01.18.
FMT News, With RM60b spent yearly, Malaysians deserve a better civil service, 2021.01.24.
New Straits Times, Immigration officer charged with graft involving RM885,950, 2021.01.26.
Edge Markets, Immigration officer charged with receiving bribes to release foreign nationals at klia2, 2021.01.12.
FMT News, Immigration man charged with receiving over RM230,000 in bribes, 2021.01.12.
Malay Mail, Police corporal charged in Ipoh with taking 43 bribes worth RM145,350,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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