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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2022년 체코 경제현황 및 정책과 향후 전망

체코 Daneš BRZICA Institute of Economic Research Senior Researcher 2022/03/30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체코 경제는 아직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감염 확산 방지와 더불어 국민과 기업이 마주한 재정적 어려움을 완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폈는데, 그 필연적 결과로 공공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최근 체코 정부가 발표한 정책선언문(Policy Statement)은 상기한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 절감, 장기적 공공재정 조달방안 확립, 거시경제의 효과적 관리를 포함한 책임성 있는 예산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경제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지출 부문의 개혁과 효과적 예산관리정책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로 보는 유럽(Evropa v datech) 프로젝트와 체코저축은행(Česká spořitelna)이 EU 국가간 삶의 질 및 경제적 건전성 수준 비교를 위해 개발한 체코 번영지수(Czech Prosperity Index)에서 체코는 EU회원국 중 9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아일랜드나 이탈리아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등 신규 악재가 다발하면서 많은 EU 국가들은 재정적자와 물가상승 등 각종 거시경제 문제와 씨름하고 있으며, 체코도 여기에서 예외가 되지는 못했다.

체코의 경제현황 및 정부 정책
체코는 지난 몇 년간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일구어 내기는 했지만 경제개혁 차원에서는 미진한 모습을 보여왔으며, 그 결과 오늘날에는 여러 도전요소에 직면한 상태이다. 현재 체코가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는 코로나19 극복에서부터 팬데믹 저점으로부터의 경기회복, 그리고 전국민의 생계에 큰 영향을 주는 인플레이션이나 에너지 비용 상승에 대한 대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이 중 일부는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부터도 골칫거리가 되던 사안들이었다.

체코 정부는 한편으로 불필요한 부채 확대를 방지하고 재정적자의 폭을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지출을 무턱대고 줄였다가 국가 지원에 의지하는 국민이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경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정책선언문에는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 보다 건전한 공공재정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들이 담겨있는데, 이 중 파급효과가 큰 근본적 개혁안들의 경우 시민과 기업들이 충분한 대비기간을 가진 이후인 2024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표 1>은 체코 정부가 향후 공공재정 개혁을 위해 예고한 조치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우호적인 기업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이나 해외투자자 수익금의 국내 재투자 인센티브 제도 등도 시행될 예정이다.

<표 1> 2022년도 체코 정부의 정책선언문에 나타난 공공재정분야 핵심 목표 
* 자료: Vláda (2022) 및 저자 수정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체코의 거시경제적 여건도 점차 정상화하고 있으며, 체코 거시경제지표의 최근 변화는 <표 2>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체코가 대외무역을 통해 흑자를 보는 대상으로는 독일, 슬로바키아, 영국 등이 있고, 반대로 적자를 보고 있는 대표적 대상으로는 중국을 꼽을 수 있다.

<표 2> 체코 주요 거시경제지표의 전년동기 대비 변화율 (단위: %)
비고: * 변화율이 아닌 해당기간 절대수치 
출처: 체코 통계청(CSO, 2022)

본래 체코가 1990년대부터 주창해온 경제발전모델은 자유롭고 개방된 시장, 대규모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유치여건,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숙련인력, 양질의 인프라 등 체코만이 가진 다양한 장점에 기반을 두고 있었지만,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이와 같은 장점 대부분이 약화된 상태이다. 하지만 체코가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긍정적 요소로는 매력적인 지리적 입지, 고숙련 인력의 보유, 고도로 다변화된 생산기반 등을 들 수 있으며, 특히 한 나라의 재화 및 서비스 다양성과 경쟁력을 나타내는 경제의 복합성 지수(ECI, Economic Complexity Index) 기준으로 체코 경제는 EU 국가들 중 2위이고 세계에서는 7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소수 산업에 대한 의존성 문제에서 자유로운 데다가 다변화된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급작스러운 생산 중단사태나 단일부문 수요 감소 등 내·외부 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 체코 중앙은행(CNB, Czech National Bank)이 2022년 2월 3일에 발간한 경제현황 및 향후전망 자료를 통해서도 체코 경제의 안정성을 살펴볼 수 있는데, 관련내용 중 일부는  <표 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 3> 2021~2023년 체코 주요 거시경제지표 (전망치)
* 출처: 체코 중앙은행(CNB, 2022)

하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물가상승은 체코 경제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이다. 2021년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Headline Inflation)은 연간 2.8%를 기록했으며, 위에서 살펴본 중앙은행 발간자료는 2022년과 2023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8.5%와 2.3%로 가정하고 있다. 체코 통계청(CSO, Czech Statistical Office)의 조사에 의하면 2022년 1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9.9%로 전월의 6.6%에 비해 크게 상승했으며, 월단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993년 1월 이래 최대치인 4.4%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European Central Bank)이 회원국 간 일관적 비교를 위해 집계하는 소비자물가 조화지수(Harmonized Index of Consumer Prices)를 살펴보면 체코의 2022년 1월 지표는 8.8%인데, 이는 바로 전월의 5.4%보다 크게 상승한 수치임과 동시에 동월 EU 평균인 5.1%를 큰 폭으로 상회한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 EU 평균수준에 머물렀던 체코의 물가상승률은 2022년의 시작과 더불어 EU 내 상위권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체코의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현황과 향후 전망치를 시각화한 자료는 <그림 1>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그림 1> 체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분기별 현황 및 향후 전망(단위: %) 
비고: 전망치를 따라 푸른색 상하대칭구간으로 나타낸 90~30% 신뢰구간은 각 시기 전망치의 신뢰수준을 나타내며, 초기 5개 분기동안에는 점차 넓어지다가 이후로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음.
* 출처: 체코 중앙은행(CNB, 2022)


또한 2022년 들어 체코의 소비자물가뿐 아니라 생산자물가의 상승폭도 커져가고 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물품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지면 결과적으로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부담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더욱 큰 상승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표 4>는 2022년 1월에 집계된 전년동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폭이 2021년 12월에 비해 모든 부문에서 커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표 4> 2021년말/2022년초 체코 산업부문별 생산자물가 변화율 (전년동월 대비, 단위: %)
* 출처: 체코 통계청(CSO, 2022)

한편 체코 중앙은행은 2021년에 3.1%의 연간 성장률을 보인 체코의 GDP가 2022년에는 3.0%, 2023년에는 3.4%만큼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으며, 가계소비 안정화와 민간/정부투자 확대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요소가 되어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더해 2022년 하반기에는 수출액이 팬데믹의 영향으로부터 회복해 다시 확대되기 시작하고, 2022년 말경에는 국내 경제활동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2>는 최근 체코의 GDP 성장률 현황 및 전망치를 시각화해 나타낸 것이다.

<그림 2> 체코 GDP 성장률의 분기별 현황 및 향후 전망 (연단위 환산, 단위: %)
비고: 전망치를 따라 녹색 상하대칭구간으로 나타낸 90~30% 신뢰구간은 각 시기 전망치의 신뢰수준을 나타내며, 그 넓이가 일정한 속도로 점차 늘어난다.
* 출처: 체코 중앙은행(CNB, 2022)

2020년은 체코의 GDP가 전년대비 5.8%, 총부가가치(GVA, Gross Value-Added)는 전년대비 5.6% 감소하는 등 지난 1993년 이래 최악의 경제규모 축소가 발생한 한해였다. 이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팬데믹으로 인한 고정자본지출 및 가계소비 감소에서 찾을 수 있으며, 위기대응을 위한 정부지출의 증가가 경제의 더욱 심한 추락을 어느 정도 막아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0년 이전까지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한 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GDP가 4.7% 위축되었던 2009년이며, 반대로 가장 큰 규모의 성장률은 2006년에 기록한 6.8%였다.

체코 경제는 오랜 기간에 걸친 구조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조업을 주요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총부가가치의 3분의 1정도가 꾸준히 제조업에서 창출된다. 반면 농업·임업·어업 등 1차산업이 창출하는 총부가가치의 비중은 1993년부터 급속히 감소하기 시작해 2020년에 이르러서는 2.1%의 매우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그림 3> EU 회원국간 체코 번영지수 순위
비고: 짙은 적색(최하위: 그리스)에서 짙은 녹색(최상위: 스웨덴)으로 갈수록 더 높은 순위에 있는 국가임을 의미하며, 검은색 사각형과 화살표가 체코의 순위를 가리킴.
* 출처: 체코저축은행(Ceska sporitelna, 2022) 및 저자 수정


위에서 소개했던 체코 번영지수는 기본적 거시경제지표 외에도 개개인 삶의 풍요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나 생활수준 및 기업환경을 추가적으로 고려하는데, 거의 100개에 이르는 개별 지표들이 10개 범주에 따라 나뉘어 거시경제, 교육의 질, 환경, 보건의료, 주거환경, 디지털화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소를 측정한다. <그림 3>은 상기 지표상 EU회원국들의 순위를 지도상에 시각화해 보여주고 있다. 본 지표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3개국은 순서대로 스웨덴, 독일, 덴마크이고, 반면 EU 내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 든 국가는 그리스이다. 번영지수에서 EU 회원국 중 9위에 올라있는 체코는 경제적 고도화 수준이나 GDP 대비 투자액 비중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부가가치 창출수준, 전자 거버넌스, 물가상승률 등의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날 체코가 많은 수의 구공산권 출신 국가들, 그리고 경제대국인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1990년대에 실시된 경제 개혁 노력이 주효했던 덕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부문의 부진과 노동시장 유연성 감소, 그리고 경제구조상의 문제점 등 각종 도전요소를 적절히 극복하지 못할 경우 체코가 더 이상의 발전 없이 중위소득국가로 남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는데, 원래 높은 평가를 받았던 자동화경제(Robotic Economies) 순위에서도 20위권 바깥으로 내려앉는 등 기존 경제발전 동력이 소진되어 감을 암시하는 각종 위험신호가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극복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체코 경제의 구조적 개혁, 혁신 및 교육의 강화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밖에 앞으로의 전망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우려요소는 상기했듯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으로, 소비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시행되었던 부가가치세 일시면제제도가 2022년 1월을 기점으로 만료되면서 앞으로 수개월간 소비자들의 에너지 비용부담이 이전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1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이 전기 및 가스 가격에서 각각 38.6%, 31.3%의 높은 수치를 기록한 점도 이 전망을 뒷받침해 준다.

2021년 말을 기준으로 체코의 재정적자는 4,197억 코루나 (한화 약 23조 원)에 달했고, 2022년도 국가예산법안 수정안에 따르면 2020년 세입액은 1조 6,132억 코루나(한화 약 88조 원), 세출액은 1조 8,932억 코루나(한화 약 104조 원)로 예상되어 국가재정에 약 2,800억 코루나(한화 약 15조 원) 수준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표 5>는 2021년과 2022년 예산안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표 5> 2021/22년도 체코 국가예산(안) 핵심 내용(단위: 10억 체코 코루나)
* 출처: 체코 재무부(Ministry of Finance, 2022).

표를 살펴보면 2022년도 국가예산안 수정안은 원안에 비해 세입액을 621억 코루나(한화 약 3.4조 원)만큼 높게 책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물품세 관련 예상세입의 소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사회보험 납입금, 부가가치세, 개인소득세 등에서 추가 세수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체코 재무부(Ministry of Finance)는 해당 추가세입액 중 약 420억 코루나(한화 약 2.3조 원)가량을 연금액 특별인상, 주거보조금, 기업보상금, 국가부채 이자지급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예산 분야에서 체코 정부가 현재 설정한 우선목표는 추가 증세를 피하면서도 물가상승을 통제하는 일이며, 여기에 더해 총 세출액의 10%를 넘는 2,033억 코루나(한화 약 11조 원)를 투자에 배정하는 등 경제의 장기적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사상 최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체코 경제의 향후 전망 
글로벌 경제와 EU 차원 모두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의 변화는 앞으로 체코에 기회와 도전요소 모두를 안겨주게 될 것이며, 통화정책 등에서 얼마나 시의적절한 정책을 펴는지가 체코 경제의 미래 향방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체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2022년 초반에는 근원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과 관리물가(Regulated Prices) 급상승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계속해서 높아져 정점인 9%에 이른 후, 하반기에는 환율 하락과 통화긴축정책을 바탕으로 점차 하강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로 인해 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한 물가상승 압박이 생겨나고 있어 체코 정부 목표치인 2% 도달에는 기존 중앙은행의 예측보다 더욱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도 불구하고 늦어도 2023년에는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오늘날 체코 정부가 경제분야에서 다루어야 할 최대 과제는 공공재정의 안정화 및 국가에 대한 시민의 신뢰 회복이며, 정부는 이를 통해 체코 경제를 다시 역동적인 성장 경로에 올려놓고자 한다. 하지만 체코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상승에 큰 영향을 주는 에너지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세에 있고, 체코 중앙은행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천연가스와 석유 가격 급등을 불러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기에, 국가경제의 정상화라는 체코 정부의 목표 달성이 당초 계획보다는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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