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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싱가포르, 가상화폐시장 규제 강화

싱가포르 EMERiCs - - 2022/09/08

☐ 무분별한 암호화폐 투자에 제동 걸어 

◦ 소액 투자자 대상 암호화폐 투자 규제 수위 한층 높일 계획
- 싱가포르 통화청(MAS,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8월 29일 라비 메논(Ravi Menon) MAS 청장은 “소액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접근을 제한하기 위한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발언했다. 
- MAS는 2022년 7월 말에 암호화폐 발행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수개월 이내에 내릴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라비 메논 MAS 청장은 연례 금융 규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022년 9월이나 10월에 암호화폐 발행 기업과 대화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라비 메논 MAS 청장은 싱가포르에 주소를 둔 암호화폐 발행 기업 중에서 암호화폐 발행 라이선스가 없거나 디지털 토큰서비스 제공자(digital token service providers) 신청을 할 수 없는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 스리애로우 캐피털(Three Arrows Capital) 등의 암호화폐 발행 기업들이 투자자와 채권자들에 회복할 수 없는 막대한 투자 손실을 발생시키며 물의를 일으킨 점을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사주를 상대로 고객 배임 혐의로 싱가포르 법정에 고발한 상태다. 
- 싱가포르의 현행 법령은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세탁이나 테러 자금 융통을 막고 있으나, 암호화폐가 투자 목적으로 거래될 경우는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최근 MAS는 암호화폐 발행 기업들의 대규모 마케팅 활동을 금지하고 디지털 토큰이 금융 자산으로서는 매우 불안정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 MAS의 조치에 따라, 싱가포르에서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itcoin) 현금자동인출기(ATM, automated teller machine)도 철수된 상태다. 결국, 싱가포르에서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한 사건 사고들이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의 안전 허브(safe hub)가 되겠다던 싱가포르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긴 셈이다.

◦ 암호화폐 투자액, 폭발적으로 증가
- 국제회계법인 KPMG에 따르면, 2021년 싱가포르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업 투자액이 사상 최대 수준인 14억 8,000만 달러(한화 약 2조 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도에 기록했던 싱가포르 영내에서의 암호화폐 투자액의 10배가 넘는 수치이며, 2021년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암호화폐 투자액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 그런데, 한국 출신 기업가 권도형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법인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과 테라(terraUSD)가 폭락해 400억 달러(한화 약 53조 8,783억 원)가 순식간에 증발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져 MAS가 개입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마찬가지로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쳐 물의를 일으켰던 가상자산 헤지펀드 업체 쓰리애로우(Three Arrows)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ritish Virgin Islands)에 등록된 기업이긴 하지만,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법인이다. 2022년 3월 MAS로부터 토근 스와프(token swaps) 거래 라이선스를 취득한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호들노트(Hodlnaut)는 8월에 직원 대부분을 해고했으며, 고객 인출을 정지하고 싱가포르 경찰의 조사에 임하고 있다. 호들노트는 루나 가상화폐(luna cryptocurrency) 거래에 관여한 바 있다.
- 한편, 싱가포르 현지 법무법인 애슈르트(Ashurst) 소속 호이탁릉(Hoi Tak Leung) 변호사는 해외에서 수많은 플랫폼이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MAS가 국내에서 암호화폐 거래 및 라이선스 정지 등 고강도 규제 없이 단순하게 암호화폐 투자자 규제에 나서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라비 메논 MAS 청장도 싱가포르 정부가 그간 소액 투자자들에 암호화폐 투자에 따른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했으나, 고수입 전망에만 눈이 멀어 비이성적인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점을 시인했다. 따라서, 2022년 10월까지 소액 투자자 대상 암호화폐 거래 규제 정책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슈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암호화폐 규제 수위를 정하겠다는 게 라비 메논 MAS 청장의 입장이다.

☐ 안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 필요성 대두

◦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신뢰는 유지
- 라비 메논 MAS 청장은 암호화폐가 광범위한 디지털 자산의 생태계 속에서 전환적(transformative) 경제 잠재력이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암호화폐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게 라비 메논 MAS 청장의 설명이다, 싱가포르 국민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다른 국가들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싱가포르 투자청(GIC, Government of Singapore Investment Corporation)은 테크 기업과 암호화폐 시장 하락장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전도유망한 테크 기업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GIC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가 거래 비용을 낮추고 거래가 보다 안전하고도 빠르게 이뤄지는 데 기여하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어, 핵심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 2017년 GIC는 테크 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그룹을 설립한 바 있으며, 스타트업을 포함한 사모펀드(private equity) 투자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GIC는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한 행보를 고려하여 전반적으로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유지해나갈 것”이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는 투자의 핵심 원칙에 더 충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The Straist Times, $227.8m lost to top 10 scams in first half of 2022, as overall crime rises by 36%, 2022.08.29.
Financial Times, Singapore to tighten retail access to cryptocurrencies, 2022.08.29.
Reuters, Singapore says retail investors 'irrationally oblivious' to crypto risks, plans tougher rules, 2022.08.29.
Nikkei Asia, Singapore set to get tougher on crypto companies, 2022.07.19.
South China Morning Post, Singapore distances itself from troubled crypto firms as it plans tighter regulations, 202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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