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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인도네시아, 경찰의 잇따른 폭력 사용으로 신뢰 추락... 경찰조직 개혁 필요성 제기

인도네시아 EMERiCs - - 2022/10/14

☐ 아시아 축구 사상 최악의 참사 발생


◦ 경찰의 과잉 대응이 도마 위에 올라

-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난동이 벌어져 아시아 축구 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진 가운데 인도네시아 경찰이 과잉 대응 때문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비난 여론이 증폭되고 있다. 2022년 10월 1일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East Java)주 말랑(Malang)의 칸주루한(Kanjuruhan) 경기장에서 홈팀 아레마(Arema) FC가 라이벌팀 페르스바야 수라바야(Persebaya Surabaya)에 석패하자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난입해 소동이 벌어졌다. 

- 인도네시아 경찰과 군병력이 관중들의 난동을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는데, 그라운드에 난입하지 않고 관중석에 모여있던 관중들이 최루탄 연기를 피해 한꺼번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려다 출입구가 막히면서 아동 33명을 포함 131명이 압사(壓死)하는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경기장 내 최루탄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는데, 인도네시아 경찰이 이를 무시하고 최루탄을 사용했다는 비판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하지만 않았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반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경기장 정원이 3만 8,000석이었으나 당일 판매된 입장권이 4만 2,000석이어서 관중들이 과밀 수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인도네시아 축구리그(New Indonesia League)와 홈팀 아레마 FC 관계자를 소환하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네시아 경찰은 야간에는 질서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대회주최 측에 경기 시간을 오후 시간대로 조정하라 요구했으나 이러한 요구가 묵살되었다고 지적했다.


◦ 인도네시아 경찰, 사태 발생 책임자 기소

- 10월 6일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칸주루한 경기장 참사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루탄을 발사한 경찰관 3명과 대회 운영자 3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대회 운영자에는 아레마 FC 구단의 보안 총책임자도 포함됐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아레마 FC 구단이 경기장 정원을 초과하여 관중을 입장시켰고, 경기장 출입구에 배치된 안전요원들도 자리를 비우는 등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 리스티요 시기트 쁘라보워(Listyo Sigit Prabowo)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기소될 수 있다고”고 덧붙였다. 칸주루한 경기장 참사 사건과 관련하여 직무유기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한편, 10월 3일 인도네시아 경찰청은 사태에 책임을 물어 고위 경찰 간부 9명을 보직 해임하기도 했다.

- 한편, 이번 칸주루한 축구 경기장 난동사태는 사망자 수에 있어서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게다가,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3번째로 많은 사망자는 낸 사고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축구장 폭력 사태를 추적하는 인도네시아 비영리단체인 ‘세이브 아워 사커(Save Our Soccer)’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28년 동안 축구 경기장 폭력 사태로 숨진 사람이 78명이 달한다.


☐ 인도네시아 경찰, 막강한 권한에 고삐 풀려


◦ 경찰 조직 내부 대형 범죄 사건 폭로

- 인도네시아에서 그간 경찰이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여 희생자가 발생하는 사건들이 누적되면서 경찰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터져 나왔다. 특히, 2022년 8월 인도네시아 경찰청 감찰관이었던 페르디 삼보(Ferdy Sambo)가 부하 직원을 시켜 자신의 경호관을 살해 교사하고 알력과 뇌물을 동원해 범행을 은폐하려들다 덜미를 잡혀 인도네시아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태다. 이후 페르디 삼보 전(前) 감찰관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되면서 특별조사단이 증거 수집을 위해 페르디 삼보 전 감찰관의 가택을 수색했는데, 페르디 삼보 전 감찰관이 마약 거래 및 온라인 카지노를 위시하여 각종 불법 행위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다.

- 수하르토(Suharto)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의 독재 정권이 이어졌던 1967년부터 1998년까지 인도네시아 경찰은 갖은 인권 탄압 범죄를 저지르고도 면벌부를 받아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65년 9월 30일에 인도네시아 군대 내부 공산주의자들의 쿠데타가 발생했고 이를 수하르토 당시 육군전략예비군사령부(KOSTRAD, Komando Cadangan Strategis Angkatan Darat) 사령관이 진압하면서 비상계엄 하에서 정국을 장악하고 대통령직에 오르게 되었는데, 수하르토 전 대통령은 1967년 8월 24일 대통령령으로 인도네시아군(TNI, Tentara Nasional Indonesia)과 경찰 조직을 통합해 군경통합조직(ARBI, Angkatan Bersenjata Republik Indonesia)을 창설했다. 이 때부터 인도네시아 경찰은 막강한 권한을 손에 넣게 되었다.

- 2000년 인도네시아 헌법이 개정되어 인도네시아 경찰조직(Polri, Kepolisian Negara Republik Indonesia)이 군에서 분리되고 국내 치안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거듭났으나, 계급 직제는 장성(Perwira Tinggi)에서 영관(Perwira Menengah), 위관(Perwira Pertama), 그리고 부사관(Bintara)로 이어지는 군 계급을 그대로 사용한다. 페르디 삼보 인도네시아 경찰 감찰관은 계급은 계급장에 별 2개로 표시되는 소장(少將)이다.


◦ 경찰 개혁 시급하다는 지적 제기

- 인도네시아 법률 전문가들은 수하르토 독재 정권기였던 1981년 제정된 형사소송법(hukum acara pidana)을 개정하여 경찰에 주어진 막강한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도네시아 말랑 브라위자야 대학교(Brawijaya University)의 형사법 연구소장(Center for Criminal Justice Research) 파르리잘 아판디(Fachrizal Afandi)는 재판 전 수사를 경찰이 독점하다보니 법관과 검찰이 경찰의 수사 과정을 들여다볼 수 없어 피의자가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소권까지 쥔 경찰이 조직 내 범죄를 은폐하기가 쉬운 구조적 결함이 치유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아이시스 유소프 이샥 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마데 수프리아트마(Made Supriatma) 연구원은 “군인 출신이 아닌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이 집권 이후 경찰의 힘을 빌려 반정부 인사들을 처벌하고 반대 여론에 재갈을 물린다”고 지적했다. 호주 머독 대학교(Murdoch University) 강사인 재키 베이커(Jacqui Baker)도 “인도네시아 경찰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정적을 처리하는 대신 반대급부로 면책을 기대하면서 경찰 개혁이 어려워지는 것”라고 꼬집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Indonesia police say six people face criminal charges over soccer stampede, 2022.10.07.

The Economist, Indonesia’s football tragedy puts the spotlight on its police force, 2022.10.06.

Nikkei Asia, Indonesia police chief, others ousted over soccer disaster, 2022.10.04.

The Straits Times, Indonesia football association bans two Arema FC officials for life over stadium disaster, 2022.10.04.

Nikkei Asia, Indonesia police under fire over tear gas use in soccer stampede, 2022.10.03.

The Jakarta Post, Police a missing passenger in Indonesia’s reform train, 2022.10.01.

Le Monde, En Indonésie, le chef de la « police des polices » accusé de meurtre, 2022.08.20.



[관련 정보]

1. 인도네시아, 축구장 난동으로 125명 사망... 경찰의 과잉진압이 도마 위에 올라 (2022.10.05)

2. 인도네시아, 경찰 간부의 살인 교사 사건 정치적 이슈화 (2022.08.24)

3. 인도네시아, 경찰 고위 간부의 살인 교사 및 범행 은폐로 경찰 신뢰 추락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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