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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인도네시아, 2023년도 최저임금 상승률 조정 놓고 노사 간 첨예한 입장 차 표출
인도네시아 EMERiCs - - 2022/12/09
☐ 재계와 노동계, 최저임금 인상률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 인도네시아 노동계, 최저임금 인상 요구하는 시위 벌여
- 인도네시아에서 2023년도 최저임금을 책정하기 위한 협상 과정 중 노사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노동계가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노사 분규가 과열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노동당(Partai Buruh)와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연맹(KSPI, Konfederasi Serikat Pekerja Indonesia)은 더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12월 7일까지 전국적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 수도 자카르타(Jakarta)뿐만 아니라 반둥(Bandung), 마카사르(Makassar), 메단(Medan), 스마랑(Semarang), 수라바야(Surabaya), 족자카르타(Yogyakarta) 등 인도네시아 주요 대도시에서 노동자들이 시위에 호응하고 정부 청사와 시청 등 주요 관공서 앞과 대학교 캠퍼스에서 집회를 열었다.
- 인도네시아 노동단체들은 정부가 연료 보조금을 철폐하면서 휘발유 가격이 올랐고 식품 물가가 치솟은 탓에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이 감소했다며 2023년도 최저임금이 13%까지 인상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022년 9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연료 보조금을 철폐하기로 하면서 보조금 적용 대상 휘발유 가격이 실제로 30%나 올랐다.
◦ 재계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 극구 반대
-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Kadin, Kamar Dagang dan Industri Indonesia)를 중심으로 한 재계에서는 노동계의 임금 인상 요구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아디 마흐푸즈 유하지(Adi Mahfudz Wuhadj) Kadin 노동 담당 부총재는 “만약 노동계의 요구대로 최저임금이 13%나 인상되면 생산자들이 인건비 부담을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고용주협회(Apindo, Asosiasi Pengusaha Indonesia)는 2023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3~4%면 적정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하였다.
- 인도네시아 국가임금위원회(Dewan Pengupahan Nasional)에서 부의장을 맡고 있기도 한 아디 마흐푸즈 유하지 Kadin 부총재는 “임금에 관한 행정부령(Government Regulation No.36/2021 on remuneration)에서 정해진 대로 물가 수준뿐만 아니라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중요한 변수다”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당 법령을 통하여 2023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10% 이내로 제한하기로 정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각 지방정부가 최저임금을 개별적으로 정할 수 있는데,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2023년도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5.6% 오른 490만 1,798루피아(한화 약 41만 원)다.
☐ 정부 기관과 노동계도 최저임금 상승률 놓고 입장 차 드러내
◦ 인도네시아 정부, 과도한 임금 인상이 물가 올릴 수 있다고 지적
- 페리 와르지요(Perry Warjiyo)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임금이 지나치게 급격히 오르면 물가 인상에 기대심리가 더욱 커져 임금 인상이 물가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무라 증권(Nomura Holdings)의 아세안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유벤 파라쿠엘레스(Euben Paracuelles)도 “ 임금이 더 상승하면 생산자들이 그 비용을 소비자들에 전달하는 물가상승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 현지 싱크탱크인 경제·금융개발 연구소(Indef, Institute for Development of Economics and Finance)의 타우히드 아흐마드(Tauhid Ahmad) 소장은 “전국 33개 주에서 2023년도 최저임금 평균 상승률이 7.5%이며, 이는 노동자들의 구매력을 보존하는 데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우히드 아흐마드 소장은 앞으로 물가상승이 억제되어야만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이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물가상승을 억제하고자 이례적인 속도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면서도 내수 주도 성장 구조를 가진 국가 경제가 타격을 입지 않을 균형점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1월 17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5.25%로 0.5%p만큼 추가로 인상한 바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도 3분기 기준 인도네시아의 연율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5.72%이고, 11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는 전월 5.71%에서 5.42%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노동계는 국가 경제가 최저임금 추가 상승을 감당할 여력 있다며 맞불
- 사이드 이크발(Said Iqbal) 인도네시아 노동당 총재는 정부와 재계가 최저임금 인상 폭을 깎으려고, 세계 경기 불황과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문제를 크게 부풀려서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기 불황은 아직 인도네시아에서 나타나지 않으며, 노동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 상승분은 그리 크지 않아서 인도네시아 경제가 이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게 사이드 이크발 인도네시아 노동당 총재의 주장이다.
- 현지 싱크탱크인 경제·법률 연구센터(CELIOS, Center of Economic and Law Studies)의 비마 유디스티라(Bhima Yudhistira) 소장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임금 관련 새로운 행정부령이 최저임금 상승을 억제하여 고용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됐고, 이 때문에 취약해진 중산층의 구매력을 보존하기 어렵게 됐다”고 꼬집었다. 임금에 관한 구(舊) 법령(Government Regulation No.78/2015)을 적용해보면, 소비자물가인상률과 경제 성장률을 다 따져봤을 때 2023년도 최저임금 상승률이 11.4%는 되어야 한다는 게 비마 유디스티라 소장의 설명이다. 한편, 비마 유디스티라 소장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노동경제학자 데이비드 카드(David Card)의 이론을 인용하여 노동자 임금이 높아지면 소비 지출이 늘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수입도 늘어난다고 주장하였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BC, Indonesia inflation eased further in November but stays above target, 2022.12.01.
Kompas, Jaga Inflasi agar Kenaikan Upah Tetap Berharga, 2022.11.30.
Crisis24, Indonesia: Labor unions call for nationwide protests through Dec. 7 to demand larger minimum wage increases, 2022.11.30.
The Edge Market, Indonesia caps wage increase at 10% to quell protests, inflation, 2022.11.21.
The Jakarta Post, Indonesia’s employers, workers still locked horns over 2023 minimum wage, 2022.11.11.
[관련 정보]
인도네시아 10개 사용자 단체, 대법원에 자카르타 지방정부의 최저임금 법안에 이의 신청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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