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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싱가포르, 당뇨병 유병률 낮추기 위해 당 함유 음료 규제 강화

싱가포르 EMERICs - - 2023/01/06

☐ 싱가포르 정부, 당뇨병과의 전쟁 선언

◦ 싱가포르 정부, 설탕 함유량 많은 음료에 철퇴
- 싱가포르 정부가 국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하여 설탕이 함유된 청량음료의 매장 내 진열과 광고를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22년 12월 30일부터 싱가포르 정부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음료에 설탕 함유량 등급 표시를 강제하기로 했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는 설탕 함유량이 매우 높은 음료의 광고를 금지할 방침이다. 음료 가판대와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청량음료들도 규제의 대상이 되고, 음료수 제조 업체는 정부가 정한 방침에 알맞게 상품에 설탕 함유량 등급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 
- 싱가포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영양 등급 제도(Nutri-Grade system)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음료는 100밀리리터(ml)당 당분 함유량에 따라 A에서 D까지 등급이 정해진다. 100ml당 당분 함유량이 1그램(g) 미만인 음료는 A등급(Grade A)으로, 100ml당 당분 함유량이 10g을 초과하는 음료는 D등급(Grade D)으로 분류된다. 또한, 포화지방(saturated fat) 함유량이 많다면 등급 산정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C등급과 D등급 판정을 받은 음료에는 포장재 전면(前面)에 영양 등급과 설탕 함유량이 반드시 표기되어야 한다. 음료가 온라인이나 자판기를 통해 판매되더라도 판매자는 등급 표시가 잘 보이게 표출되어야 한다. 그리고, D등급 음료의 광고는 금지된다. 현재 싱가포르의 대형 할인매장인 이고 마트(Yigo Mart)에서 판매 중인 음료로 예를 들자면, 태국산 과일 주스 ‘모구 모구(Mogu Mogu)’의 영양 등급은 D등급이고, 일본 식품제조기업 포카(Pokka)의 레몬티 제품은 C등급이다.

◦ 싱가포르 보건부, 국내 당뇨 인구 증가에 전전긍긍
- 최근 싱가포르 정부는 성인 국민의 당뇨병 유병률을 낮춰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하였다. 국제 당뇨병 연맹(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에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싱가포르 성인 인구의 14.9%가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11.8%), 중국(13%) 등 다른 동아시아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2021년 11월 옹 예 쿵(Ong Ye Kung) 싱가포르 보건부 장관은 “싱가포르 국민 3명 중 한 명꼴로 생애 동안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안고 있다”고 발언하였다. 싱가포르 정부가 뒷짐을 지고 당뇨 인구 증가 문제를 방치할 시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인하여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 싱가포르 보건부는 ‘당뇨와의 전쟁(the War on Diabetes)’을 선포하고 국민의 생활 습관 개선 및 당뇨병에 대한 의식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진흥위원회(Health Promotion Board)는 “소비자들에 설탕 및 포화지방 함유량 정보를 정확히 알리고, 당분 함유량이 많은 음료 광고를 제한하여 소비자들이 더 건강한 식품을 선택하도록 계도하는 게 영양 등급 제도 도입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싱가포르 국민 절반 이상이 음료수를 통하여 하루 60그램 이상의 설탕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음료수 업체, 당분 함유량 낮춘 상품 개발 절실

◦ 음료 업체들은 라벨 부착 비용 부담에 불만 토로
- 싱가포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식품 기업들은 싱가포르 정부의 새 방침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일본 식품 수입업체 이메이(Imei)의 노부키 미우라(Nobuki Miura) 사장은 “일본에서 직수입한 음료수의 병과 캔에 직접 등급 라벨을 붙여야 하므로 자사가 큰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A등급은 짙은 녹색, B등급은 연녹색, C등급은 오렌지색, D등급은 빨간색 라벨로 표시된다.
- 노부키 미우라 사장은 낱개 상품이 일일이 특수 제작된 라벨을 붙이느라 인건비가 많이 나간다고 토로한다. 싱가포르 시장이 협소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러한 비용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제조사가 성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시 등급 판정을 받을 수 없고, 이 경우 그런 상품이 당연히 싱가포르에서 판매될 수도 없어 해당 제품들을 매대에서 내려야만 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는 게 노부키 미우라 사장의 설명이다. 
- 한편, 싱가포르 보건부는 영양 등급 제도가 2023년 8월부터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제공되는 음료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버블티(bubble tea)와 연유(condensed milk)를 넣어 고소한 맛을 낸 커피 등도 설탕 함유량을 줄이라는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싱가포르 프랜차이즈 음료 브랜드 여 햡 셍(Yeo Hiap Seng)은 2006년부터 저당 및 무당 제품을 메뉴에 추가하는 등 정부의 방침에 적극적으로 따르고 있다. 여 햡 셍 경영진은 “우리 제품의 거의 100%가 A등급과 B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 영양 등급 표시 덕분에 당분 높은 음료 소비 감소
- 2022년 12월 29일 싱가포르 보건부는 음료에 설탕 함유량을 표시하는 영양 등급제를 시행한 덕분에 설탕 함유량이 높은 C등급과 D등급 음료 소비량이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2017년에 C등급과 D등급 판정을 받은 포장 음료수(pre-packaged drinks) 소비 비중이 4년 만에 63%에서 40%로 감소했다는 게 싱가포르 보건부의 설명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설탕 함유량이 낮은 A등급과 B등급 음료수 소비 비중은 37%에서 60%로 급증하였다.
- 싱가포르 보건부는 포화지방 함유량이 적은 커피와 차(茶)의 소비 비중도 같은 기간 24%에서 36%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C등급을 받는 대표적 음료로는 전유(full-fat milk), 가미유(flavored milk), 아이소토닉 음료(isotonic drinks) 등이 있고, D등급을 받는 음료는 청량음료, 에너지 드링크, 주스 등이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hannel News Asia, More low-sugar level beverages sold as grading system rolls out on Dec 30, 2022.12.29.
Nikkei Asia, Singapore tightens regulations on sweet drinks to tackle diabetes, 2022.12.27.
Channel News Asia, Nutrition labels for drinks high in sugar, saturated fat to be rolled out in practical manner: MOH, HPB, 2022.08.16.
Channel News Asia, Nutrition labels required by end 2023 for freshly prepared drinks that are higher in sugar, fat content, 202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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