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인도네시아, 해양 환경파괴 우려에도 바닷모래 수출 재개하기로 결정

인도네시아 EMERICs - - 2023/06/16

☐ 인도네시아, 바닷모래 수출을 가로막는 장애물 걷어내

◦ 새 행정부령 발표로 바닷모래 수출 길 열어
- 인도네시아 정부가 해양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단체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바닷모래 수출 재개를 사실상 허용했다. 5월 15일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해양 퇴적물 관리에 관한 행정부령(Peraturan Pemerintah Nomor 26 Tahun 2023 tentang Pengelolaan Hasil Sedimentasi di Laut)’에 서명하면서 2002년부터 금지되었던 바닷모래 수출길이 열리게 됐다.
- 해당 행정부령은 개발 사업 주체들이 간척 사업이나 인프라 사업 시 바닷모래 및 진흙 형태의 기타 퇴적물을 활용할 수 있고, 바닷모래의 국내 수요가 충족될 시 수출도 가능하다고 명시한다. 그러나, 와휴 무라디(Wahyu Muryadi)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대변인은 정부가 바닷모래 수출을 주목적으로 삼아 해당 행정부령을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 이르완디 아리프(Irwandy Arif)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EDSM, Menteri Energi dan Sumber Daya Mineral) 특별참모는 “바닷모래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채광은 ESDM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ESDM 산하 광물석탄국(Ditjen Mineral dan Batubara)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바닷모래 채굴 면허를 보유한 업체는 59곳이나 이 가운데 33개 업체는 구매자가 없거나 간척 사업 활동이 없어 비활성 상태다.

◦ 바닷모래 수출 금지는 최대 수입국 싱가포르와의 외교적 쟁점
- 인도네시아는 환경 문제와 국경 보호를 이유로 들어 2003년부터 바닷모래 수출 금지를 시행해왔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바닷모래 채취를 금지하기 전까지 싱가포르가 육지 간척 사업용으로 바닷모래를 인도네시아로부터 주로 수입했다. 
- 국제연합(UN) 세관통계 데이터베이스인 UN 컴트레이드(UN Comtrade)의 무역 통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최소 1억 5,000만 톤(t)의 바닷모래를 싱가포르로 수출했다. UN의 2019년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세계 최대의 바닷모래 수입국이며, 지난 20년 동안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이웃 국가들로부터 바닷모래 5억 1,700만 톤을 수입했다. 
- 싱가포르 해양항만청(Maritime and Port Authority)은 현재 투아스 항만(Tuas Port) 메가 프로젝트의 3단계 사업을 계획 및 설계 중이며, 2030년대 중반에 간척 사업이 완료되리라 예상된다. 한편, 싱가포르 정부는 2007년에 인도네시아가 범죄인 인도 조약 및 국경선 획정 협상 당시 싱가포르에 압력을 넣으려고 바닷모래 수출 금지 카드를 사용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양국은 2022년에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했다.

☐ 환경단체와 섬 지역 주민, 바닷모래 채취에 거세게 반발

◦ 환경단체, 바닷모래 채취로 해양 생태계 파괴 우려
- 인도네시아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바닷모래 수출 재개 방침에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환경 포럼 왈히(Walhi)의 환경운동가인 파리드 리드와눗딘(Parid Ridwanuddin)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내놓은 행정부령이 더 건강한 바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약속과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파리드 리드와눗딘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국제 포럼에서 인도네시아가 보존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건강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자주 말해왔는데, 정부의 약속이 연단에서의 수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쏘아붙였다.
- 왈히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표한 ‘해안 지역 및 작은 섬 구역 계획(RZWP3K, Rencana Zonasi Wilayah Pesisir dan Pulau-pulau Kecil)’ 문건을 검토한 끝에 2040년까지 인도네시아에 350만 헥타르(ha)의 간척지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의 인도네시아 지부 소속 연구원 아프딜라 추디엘(Afdillah Chudiel)은 바닷모래 채취 활동이 작은 섬의 침몰과 해안 마모를 가속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수시 푸지아스투티(Susi Pudjiastuti) 인도네시아 전(前) 해양수산부 장관도 바닷모래 채취 때문에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피해가 악화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바닷모래의 수출을 재개하기로 한 해당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섬 지역 주민들도 환경 재난 위험 이유로 바닷모래 채취에 반대
-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리아우 제도(Kepulauan Riau)에서 바닷모래 수출이 재개되면 어류 서식지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거주하는 작은 섬도 환경 재난 위험에 노출된다는 항의가 제기되고 있다. 1976년 이후 바탐 해역의 모래 채취로 인해 펨핑(Pemping) 섬의 육지면이 바다로 가라앉았다. 2019년 펨핑 섬 주민들은 블라캉 파당(Belakang Padang)에서 바닷모래를 채취하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하면서 광산회사가 제안한 60만 루피아(한화 약 5만 2,170원) 보상도 거부한 바 있다. 
- 이에, 와휴 무랴디(Wahyu Muryadi)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대변인은 “바다에서는 퇴적 현상이 매년 계속되기 때문에 바닷모래를 채취하지 않으면 모래가 산호초와 해로를 덮을 뿐만 아니라 불법 채굴 위험에 노출되지만, 반대로 채취하면 간척 사업을 위한 재료가 되는 등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맞받아쳤다. 또한, 와휴 무랴디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대변인은 침전물 활용과 관련된 세부 사항과 기술을 규제하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해양 퇴적물 관리에 관한 행정부령’의 후속 규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활용 가능한 침전물 위치도 명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에, 인도네시아 보고르 농과대학교(IPB, Bogor Institute of Agriculture)의 연안·해양 자원 연구 센터장 욘피트네르(Yonvitner)는 “바닷모래 수출의 경제적 이익은 생태적 손실과 그에 따른 복원 비용으로 상쇄되어 경제적 이익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욘피트네르는 “모래 가격에 변동이 생기면 이는 우리의 손실이 될 것이며, 따라서 정부가 말하는 경제적 고려 사항은 훨씬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Mongabay, Experts, activists unite to blast Indonesia’s U-turn on sea sand exports, 2023.06.06.
The Straits Times, Indonesia scraps two-decade ban on sea sand exports, 2023.05.30.
Kompas, Ekspor Pasir Laut Disorot, 2023.05.30.
Reuters, Boon for Singapore as Indonesia scraps ban on sea sand exports, 2023.05.29.

[관련 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