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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말레이시아, 지방 선거 앞두고 보수 무슬림 진영 목소리 커져

말레이시아 EMERICs - - 2023/06/30

☐ 선거 앞두고 국내 보수 무슬림 의식한 발언 및 정책 빗발

◦ 무슬림 정당, 비무슬림의 ‘알라’ 표현 사용에 반발
- 말레이시아가 2023년 7월 지방 선거를 앞둔 가운데 사회 각 영역에서 보수 성향 무슬림들의 목소리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2023년 5월 야당 연합인 국민연합(PN, Perikatan Nasional)의 양대 축을 이루는 이슬람 성향 정당 말레이시아 이슬람당(PAS, Malaysian Islamic Party)과 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BERSATU, Parti Pribumi Bersatu Malaysia)은 정부가 이슬람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BERSATU의 청년 홍보담당자 아슈라프 무스타킴 바드룰(Ashraf Mustaqim Badrul)은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총리가 이슬람의 신성(神性)을 위협하는 다원주의를 장려하는가?”라고 발언했다. 
- PN은 비무슬림이 교육 목적으로 출판물에서 신을 지칭할 때 ‘알라(Allah)’라는 아랍어 단어를 사용하는 데 거부감을 느끼고, 이러한 행위를 허용한 2021년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Kuala Lumpur High Court)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신들이 여당이던 시절에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2022년 11월 총선을 통해 정권 교체를 이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2023년 5월 상고를 취하하기로 했고, 이 때문에 이슬람 단체들이 격렬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 노르 비 아리핀(Nor Bee Ariffin) 쿠알라룸푸르 항소법원 판사는 비무슬림이 이슬람 관련 특정 아랍어 단어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했던 1986년 3월 내무부 지침(Home Ministry directive) 자체가 불법이며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2008년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왁(Sarawak)주에서 멜라나우(Melanau) 원주민이자 기독교 신자인 질 아일랜드 로렌스 빌(Jill Ireland Lawrence Bill)이 ‘알라’라는 단어가 적힌 CD 8개를 인도네시아에서 반입하다 세관원으로부터 압수당하면서 내무부 지침의 적법성을 따져 묻는 소송이 시작되었다.

◦ 샤리아 사법 제도의 권한 강화하는 법률안 상정도 준비 중
- 2023년 5월 말레이시아 정부는 ‘형사 관할 샤리아 법정에 관한 법률(Shariah Courts Act 1965)’의 수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흐드 나임 모흐타르(Mohd Na’im Mokhtar) 말레이시아 총리실 종교사무 장관은 샤리아 사법 제도에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해당 법률안과 샤리아 법원법안(Shariah Courts Bill)을 함께 상정하겠다고 덧붙였다.
- PAS는 샤리아를 위반하는 사람에 법정이 더 가혹한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샤리아 법정의 현행 선고 형량 한도를 징역 3년, 태형 6대, 벌금 5,000링깃(한화 약 143만 원)에서 징역 30년, 태형 100대, 벌금 10만 링깃(한화 약 2,876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자 한다. PAS는 당초 이슬람 형법 후두드(hudud) 제정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 율법을 시행하는 길을 열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후두드란 아랍어로 ‘경계’를 뜻하는데, 후두드 형법에서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신(神)이 명령하고 정한 형벌이 적용된다. PAS는 6개 주에서 시행될 지방선거를 앞두고 말레이계 무슬림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해당 법안을 밀어붙이겠다고 약속했다.

☐ 과도한 무슬림 보수주의에 대한 견제 움직임도 나타나

◦ 성소수자 혐오도 선거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어
- 말레이시아에서 보수적인 무슬림들이 성소수자(LGBTQ) 권익 단체의 행진에 불만을 표출했다. 3월 12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젠더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연례 시위인 ‘여성 행진(Women’s March)’이 열렸는데, 십여 명의 참가자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들었다는 이유로 당국이 집회 참여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 PN 소속 완 라잘리 완 노르(Wan Razali Wan Nor) 의원은 하원에서 ‘여성 행진’을 친(親)성소수자 행사로 낙인찍는 발언을 했으나, 해당 행사가 실제로 퀴어 행사(queer event)로 공개적으로 광고되었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조호리 압둘(Johori Abdul) 하원의장으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다.
- 현지 성소수자 권익 보호 단체 ‘자매를 위한 정의(Justice For Sisters)의 틸라가 술라티레(Thilaga Sulatireh)는 2022년 총선 때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를 성소수자와 연결시키려는 가짜 영상물이 유포되는 등 성소수자 혐오가 핵심 의제였다고 주장한다. 또한, 틸라가 술라티레는 야권 무슬림 정당들이 여당인 희망연대(PH, Pakatan Harapan)가 말레이시아를 대표할 만큼 충실한 무슬림이 아니라고 주장함으로써 PH의 신용을 떨어뜨리려는 선거 전략을 구사한다고 평가했다.

◦ 말레이시아 정부, 지나친 무슬림 보수주의에 맞서 균형 잡기 노력 기울여
-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무슬림에게 신앙의 진정한 개념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말레이시아 이슬람 개발부(Jakim, Islamic Development Department of Malaysia)의 역할을 경제 문제, 디지털 프로그램, 교육 커리큘럼 검토 등으로 확대하려는 정부의 방침에는 하등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말레이시아의 무슬림들이 이슬람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공동체 간 충돌을 방지할 수 있고, 무슬림 종교 학자와 교사들은 정부 시책에 의견을 제시하되 분열의 정치에는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한편, 6월 18일 잘리하 무스타파(Zaliha Mustafa)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말레이시아 간호사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이 부적절하다는 보수적 무슬림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완 라잘리 완 노르 하원의원은 “간호사 유니폼이 너무 꽉 끼어 여성의 체형이 드러나 샤리아에 맞지 않으므로 정부가 간호사 유니폼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 이에, 잘리하 무스타파 장관은 “정부가 방금 보건 백서를 발표했고, 지금은 국민에게 최상의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일에 집중할 때”라고 지적했다. 무루가 라자투라이(Muruga Raj Rajathurai) 말레이시아 의사협회(Malaysian Medical Association) 회장도 “현재 보건부 간호사 유니폼은 간호사들의 업무 수행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실용적”이라고 밝혔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Straits Times, Nothing wrong with current nurse’s uniform, says Malaysian health minister, 2023.06.18.
The Straits Times, Anwar says he is not an ‘Islamist’, trying instead to educate Malaysia’s Muslims about the religion, 2023.06.17.
The Borneo Post, Religious affairs minister says Anwar administration will table controversial RUU 355 once Cabinet approves, 2023.05.30.
The Straits Times, Muslim groups slam Anwar government for dropping appeal on the use of ‘Allah’, 2023.05.17.
The Diplomat, In Malaysia, Conservative Forces and Police Crackdowns Are Putting LGBTQ Lives at Risk,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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