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전략광물 부국 인도네시아와 공급망 강화를 도모하는 한국의 협력 잠재력
인도네시아 Muhammad Hilmy Alfaruqi The Indonesian Researcher Association in South Korea (APIK) PhD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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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현재 세계는 청정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의 대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고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며, 장기적인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되었다1). 이에 따라 각국 정부와 산업, 시민사회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저탄소형 재생에너지원으로 대체할 필요성을 점차 더욱 뚜렷하게 인지하고 있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수준 높은 기후목표를 설정하고 청정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 상황은 향후 에너지 생산과 분배, 소비 방식을 재구성하는 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2).
이러한 청정에너지 혁명의 원동력이 되는 주요 자원 중 하나는 전략광물이다. 태양광 패널, 풍력터빈, 전기차 배터리 등 재생에너지 기반 설비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리튬, 코발트를 위시한 전략광물은3) 4), 탄소 집적도가 낮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혁신의 원천으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기술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략광물의 중요성도 더욱 증대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전략광물 매장량과 공급망 회복력의 중요성
청정에너지 기술의 핵심 원소가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의 중핵이라 할 수 있다5) 6). 동남아의 군도 국가인 인도네시아에는 배터리, 풍력터빈, 기타 전자부품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니켈, 주석 등 광물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고, 따라서 인도네시아는 전략광물 분야의 부국으로서 국내 소비 및 국외 수출 모두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공급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청정에너지 기술 수요를 충족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림 1>은 인도네시아 내 주요 지하자원 채굴지를 보여주며, 국제무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자원 매장량은 <표 1>에 나타나 있다. 다양한 자원의 풍부한 매장량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는 세계 광물산업의 주요 주체로 부상했다. 또한 세계 제조 중심지들과의 우수한 접근성을 바탕으로 원자재 공급국으로서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인도네시아는 책임 있는 채광업 관행과 환경보전을 촉진하는 구상을 내놓는 등 채굴방식의 지속가능성 향상 노력을 공약하면서 이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늘려가는 중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중핵인 인도네시아의 이러한 행보는 세계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치면서 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준다.
<그림 1> 인도네시아의 주요 지하자원 채굴지
자료: Indonesia Mining Map. https://amtiss.com/blog/tag/bauxite/
<표 1>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금속자원 매장량 및 세계 매장량 순위
자료: Pandyaswargo, A.H., Wibowo, A.D., Maghfiroh, M.F.N., Rezqita, A. and Onoda, H., 2021. The emerging electric vehicle and battery industry in Indonesia: Actions around the nickel ore export ban and a SWOT analysis. Batteries, 7(4), p.80.
전략광물 부문에서 공급망 회복력이 지니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은 2023년 1월 스위스 다보스(Davos)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공급망 회복력 강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이를 세계가 해결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로 규정했다7) 8).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반도체, 충전형 배터리, 철강, 바이오테크 등 주요 분야에서 자국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생산기술 및 제조역량을 활용해 앞으로 공급망 강화 노력의 핵심 파트너로 기능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이 관련 분야에서 보이는 적극적 태도는 공급망 회복력 개념의 중요성을 보여줌에 더해, 한국이 다차원적 도전과제에 직면한 세계를 도와 글로벌 협력 및 안정성 강화 방면에서 중요한 주체로 활약할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협력 잠재력
다양한 산업에서 활동하는 굴지의 기업들을 보유한 한국은 글로벌 기술·산업 지평의 선도국가이다. 철강업계의 포스코, 화학·배터리업계의 LG화학, 소비자 가전업계의 삼성전자 등 여러 한국계 기업은 상품 제조에 각종 광물자원을 필요로 하는데9),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이들 대기업의 광물소요를 충족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협력이 가능하다. <표 2>에서 소개하듯 각 분야의 주요 한국 기업들이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데에는 주요 광물이 원자재로 들어가며, 인도네시아는 철강업이 필요로 하는 철광석 및 니켈에서 시작해 배터리 제조용 리튬과 코발트에 이르기까지 한국계 산업 주도기업이 필요로 하는 광물을 원활히 공급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각종 기술상품 생산에 필요한 핵심자원인 희토류 매장량도 충분하다10) 11). 풍부한 매장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공 기술이 부족한 인도네시아에게도 한국과의 협력을 매개로 한 선진기술의 도입은 지금까지 미진한 수준이었던 인도네시아 내 희토류 등 광물자원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촉매가 될 수 있다.
한편 한국 기업인 STX가 인도네시아 니켈광산 지분의 20%를 전략적으로 매입한 사례도 핵심광물 수입 의존도 문제에 대응하려는 한국 산업계의 중대 행보로 볼 수 있다12).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용 캐소드(cathode) 제조에 들어가는 필수 원자재로, STX의 이번 행보는 2차 배터리 원자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의중을 보여준다. 한국은 인도네시아 니켈광산 지분 확보 등을 통해 자국 공급망의 잠재적 취약성을 보완하고, 고급 기술상품 생산에 반드시 들어가는 전략광물의 안정적이고 일관된 공급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표 2> 주요 한국 기업의 활동분야 및 원료광물 소요
자료: 저자 정리
공급망의 지속가능성 및 회복력을 위한 정부, 기업, 이해관계자 협력
인도네시아 정부는 핵심광물 분류에 관한 에너지·광물자원부령(Ministerial Decree Number 296.K/MB.01 /MEM.B/2023 regarding the Classification of Critical Minerals)을 통해 47개의 핵심광물을 공식 지정했으며, 이들 광물자원을 관리하는 데에는 한국과 같이 고등기술 역량을 보유한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세계적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갖춘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 각국이 점차 수준 높은 청정에너지 목표를 설정하면서 전략광물 및 자원 공급의 안정화는 점차 더욱 중요한 요건으로 부상하는 중이고, 따라서 여러 국가의 정부와 산업, 이해관계자들이 채광산업의 윤리성 보장, 책임 있는 자원관리, 필수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 등을 목표로 하는 협력에 함께해야 할 당위성도 커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공급망의 미래 경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주요 주체로 활동하는 것은 각국 정부이며, 정책결정자들은 책임 있는 채광관행, 투명한 자원관리, 환경을 생각하는 산업양태를 장려하는 규제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자원추출의 윤리성을 제고하는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각국 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목표에 부합하는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지닌 공급망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산업계 또한 특히 전략광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협력구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합작벤처, 기술공유, 지식이전과 같은 접근법은 기업들이 공급망 교란에 대한 대비를 강화함과 동시에 가치사슬 전반에서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관행을 정착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되어준다. 아울러 선진국의 앞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자원이 풍부한 개도국과의 호혜적 협력을 통해 책임 있는 자원관리와 환경보전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업 투자자, 환경운동가, 자원채굴의 영향을 받는 지역공동체를 비롯한 기타 이해관계자들도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이 중 환경운동가들은 기업이 책임성을 강화하고 지속가능성에 기반한 기술을 채택하도록 압력을 넣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자원이 매장되어 채굴활동이 진행되는 지역의 공동체를 의사결정 과정에 포함시켜 이들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고 자원채굴의 혜택이 형평성 있게 분배되도록 보장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결론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전략광물 수요 증대에 부응할 수 있는 핵심적 국가로,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채광활동으로 인한 환경훼손 위험성, 지속가능한 자원채굴 관행 정착,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관계가 공급망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에 대비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적으로 책임 있는 채광관행 정착을 주도해 지속가능한 자원채굴의 국제 표준을 확립하는 등 현재 상황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풍부히 매장된 광물자원을 활용하여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 등의 국가와 기술 발전, 채광업계 책임성 강화, 지역공동체 개발에 중점을 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현존하는 도전요소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글로벌 전략광물 수요를 충족시키고,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자원채굴 관행의 모범국가로 등극할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전략광물 수요에서 발생하는 도전요소와 기회가 만들어내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 자원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사례는 공급망 회복력과 에너지 전환의 지속가능성 및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국가간 협력 기회가 풍부하게 존재함을 보여준다.
* 각주
1) Gambhir, A., George, M., McJeon, H., Arnell, N.W., Bernie, D., Mittal, S., Köberle, A.C., Lowe, J., Rogelj, J. and Monteith, S., 2022. Near-term transition and longer-term physical climate risks of greenhouse gas emissions pathways. Nature Climate Change, 12(1), pp.88-96.
2) Höhne, N., Kuramochi, T., Warnecke, C., Röser, F., Fekete, H., Hagemann, M., Day, T., Tewari, R., Kurdziel, M., Sterl, S. and Gonzales, S., 2021, December. The Paris Agreement: resolving the inconsistency between global goals and national contributions. In Climate Policy after the 2015 Paris Climate Conference (pp. 30-46). Routledge.
3) Church, C. and Crawford, A., 2020. Minerals and the metals for the energy transition: Exploring the conflict implications for mineral-rich, fragile states. The geopolitics of the global energy transition, pp.279-304.
4) Gielen, D., 2021. Critical minerals for the energy transition.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Abu Dhabi.
5) Camba, A., Lim, G. and Gallagher, K., 2022. Leading sector and dual economy: how Indonesia and Malaysia mobilised Chinese capital in mineral processing. Third World Quarterly, 43(10), pp.2375-2395.
6) Zhu, Z., Dong, Z., Zhang, Y., Suo, G. and Liu, S., 2020. Strategic mineral resource competition: Strategies of the dominator and nondominator. Resources Policy, 69, p.101835.
7) South Korea to increase stockpiles of rare metals. https://www.argusmedia.com/en/news/2241424-south-korea-to-increase-stockpiles-of-rare-metals. August 05, 2021.
8) Yoon says strengthening supply chain resilience is most urgent task. https://en.yna.co.kr/view/AEN20230119009700315. November 18, 2023.
9) S. Korea, Indonesia vow enhanced ties on key minerals, clean energy. https://en.yna.co.kr/view/AEN20221108004300320. November 08, 2022.
10) Purwadi, I., van der Werff, H.M. and Lievens, C., 2020. Targeting rare earth element bearing mine tailings on Bangka Island, Indonesia, with Sentinel-2 MSI. International Journal of Applied Earth Observation and Geoinformation, 88, p.102055.
11) (LEAD) S. Korea, Indonesia sign MOUs on nuclear power, mobility, key minerals. https://en.yna.co.kr/view/AEN20230907007551320. September 07, 2023.
12) STX acquires 20 percent stake in Indonesian nickel mine. https://koreajoongangdaily.joins.com/2023/08/08/business/industry/Korea-STX-nickel/20230808170947357.html. August 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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