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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헝가리, 반정부 시위 속 새로운 야권 지도자 부상
헝가리 EMERiCs - - 2024/05/03
☐ 헝가리, 현 정부의 범죄자 사면 및 부패 수사 부당 개입 스캔들로 반정부 시위 발생
◦헝가리, 아동 성학대범 사면으로 반정부 시위 발생...대통령 사임
- 2024년 4월 27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Budapest) 시내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현 정부의 아동 성범죄자 사면과 부패 스캔들을 강력히 비난하며 산도르 핀테르(Sándor Pintér) 내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였다. 최근 헝가리 반정부 야권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는 변호사 페테르 머져르(Péter Magyar)는 연단에 올라 가족과 어린이 등 ‘전통적 가치’의 수호를 천명했던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án) 국무총리와 그의 정부를 위선적이라고 강력히 비난하였다. 그는 또한 현 정부의 아동 정책이 성소수자(LGBTQ)에 대한 공격과 차별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보호받아야 할 아동들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하며, 오르반 총리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였다. 헝가리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2024년 2월 이른바 아동 성학대범 사면 스캔들 이후 3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으며, 헝가리 혁명기념일(1848 Revolution Memorial Day)로 공휴일이었던 동년 3월 15일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반정부 시위에는 약 35,000명의 기록적인 인파가 운집하였다.
- 현 반정부 시위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 한 어린이집에서 2004년부터 소속 아동들에 자행된 상습적인 성추행을 은폐한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부원장이 2023년 말 대통령에 의해 전격 사면된 것이 한 현지 독립언론의 취재로 알려지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2024년 2월 10일 커털린 노박(Katalin Novák) 당시 헝가리 대통령과 유디트 버르거(Judit Varga) 당시 법무부 장관이 사면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하였으나, 반정부 시위는 멈추지 않았다.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책임 있는 결정으로 칭찬하며 성범죄자 사면 결정을 ‘실수’로 규정한 마테 코치시(Máté Kocsis) 집권 여당 ‘청년민주동맹(Fidesz)’ 원내대표의 발언은 시위대의 분노를 격화시켰다.
◦헝가리, 현 정부의 부패 수사 개입 및 은폐 의혹으로 반정부 시위 격화
- 2024년 3월 26일 머져르는 버르거 전 장관이 헝가리 정부의 부패 스캔들에 대한 조직적 개입 및 은폐를 시인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녹취록에는 2022년 오르반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당시 집권 여당 유력 인사의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한 수사에 개입, 검찰에 관련 증거를 삭제하라고 요구하였다는 버르거 전 장관의 육성 진술이 기록되어 있었다. 머져르는 본 녹취록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공개한 후 헝가리 검찰에 증거로 제출하였다. 그러나 버르거 전 장관은 녹취록에 담긴 목소리의 당사자가 자신임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혼인 관계에 있었던 머져르의 협박을 이기지 못해 강제로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두 사람은 17년의 결혼 생활 끝에 2023년 3월 이혼하였다.
- 머져르의 녹취록은 공개 당일 수천 명의 시위대를 부다페스트 시내로 불러냈다. 시위대는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오르반 총리의 사퇴를 외쳤으며, 머져르는 연단에 올라 해당 사안에 대한 헝가리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였다. 이후 2024년 4월 9일의 시위에서 머져르는 오르반 총리의 측근인 헝가리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인 언털 로간(Antal Rogán)을 수사에 대한 부당 개입의 장본인으로 지목하였다. 한편, 헝가리 검찰은 공식 성명을 통해 머져르가 제출한 녹취록을 분석하고 있으며 버르거 전 장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또한, 검찰은 수사와 기소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법적이고 물리적인 외부 개입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덧붙였다. 졸탄 코바치(Zoltán Kovács)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본 녹취록에 대한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하였다.
☐ 헝가리, 반정부 시위 속 새로운 야권 지도자 부상
◦ 헝가리, 43세의 변호사가 새로운 반정부 야권 지도자로 부상
- 헝가리 내 반정부 시위 국면에서 새로운 반정부 야권 지도자로 부상한 만 43세의 변호사 머져르는 2024년 3월 이전까지는 특별한 정치 경력 없이 버르거 전 장관의 전남편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머져르는 2024년 2월 노박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어진 아동 성학대범 사면 논란이 터지자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동년 3월의 수사 부당 개입 녹취록 공개로 일약 반정부 시위의 중심으로 부상하였다. 다수의 유럽 언론은 과거 ‘청년민주동맹’ 당원이자 헝가리 국무총리실과 외무부에서 행정직으로 근무했던 그의 이력이 머져르에게 오르반 정부에서 이탈한 ‘내부자’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창출, 그 발언에 신뢰성을 부여하였다고 분석하였다.
- 유럽과 헝가리의 정치 전문가들은 머져르가 오르반 행정부의 14년 장기 집권에 대한 염증과 이를 막지 못하는 기존 야권에 대한 불신을 파고들었다고 분석하며, 그의 등장이 장기적으로는 집권 여당뿐만 아니라 주요 야당의 득표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2024년 4월 초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머져르와 그의 친유럽 중도 성향 정당 ‘존중과 자유(TISZA)’는 약 11~15%의 전국적 지지도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오르반 총리에 대한 반대 이외에 구체적인 정책 비전이 부재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재 중요한 국제적 사안에 대한 태도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머져르의 약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헝가리 의회 선거는 2026년 3월로 예정되어 있다.
- 머져르는 2024년 3월 15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 중 연단에 올라 동년 6월 9일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에 ‘존중과 자유’ 소속으로 출마할 것임을 발표하였다. ‘존중과 자유’는 2021년 창당한 원외 정당으로, 정부 보조금을 거부한 채 당원들과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된다는 사실 이외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군소 정당으로 존재해 왔다. 동년 4월 11일 헝가리 국가선거위원회는 ‘존중과 자유’를 유럽의회 선거 정당 명부에 등록하였다. ‘존중과 자유’는 오는 5월 3일까지 20,000건 이상의 유효한 지지 서명을 모집해야 선거에 정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창당 후 사실상 정치 활동이 없었던 ‘존중과 자유’가 유럽의회 선거에서 의석 획득 하한선인 5%의 봉쇄 조항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향후 머져르의 정치적 영향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 헝가리 정부, 새로운 야권 지도자 적극 견제
- 오르반 행정부는 새로운 야권 지도자로 부상한 머져르의 정치적 영향력을 경계하며 그를 적극 견제하고 있다. 2024년 4월 19일 헝가리 주권보호청(Sovereignty Protection Office)은 최근의 반정부 시위에 외국 자금이 지원되었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그 시위를 주도한 머져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였다고 밝혔다. 2023년 12월 제정된 ‘국가 주권 보호법(National Sovereignty Protection Bill)’에 따라 2024년 2월 설치된 주권보호청은 외국 자금을 선거운동에 이용하는 개인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국무총리실 직속 사정기관으로, 헝가리 민주주의 퇴행의 상징이자 EU 법과 민주주의 원칙의 훼손으로 수많은 국내외적 비판에 직면해 왔다.
- 헝가리 집권 여당 ‘청년민주동맹’은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럽의회 선거 캠페인에서 머져르와 ‘존중과 자유’를 유럽연합(EU)의 하수인으로 공격하고 있다. ‘청년민주동맹’은 부다페스트와 주요 도시에 게시된 선거 유세 패널을 통해 헝가리 정치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헝가리계 미국 투자자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등 ‘외부 세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머져르를 이들의 지시를 받는 하수인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에 머져르는 ‘존중과 자유’가 ‘청년민주동맹’을 대신해 EU와 건설적이면서도 비판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하였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P News, Orbán challenger leads protest calling for child protection after sexual abuse scandal in Hungary, 2024. 04. 27.
Euronews, Hungarian government targets former Fidesz ally in elections campaign, 2024. 04. 23.
Reuters, Hungary investigates Orban critic Magyar over funding, 2024. 04. 19.
Budapest Business Journal, Péter Magyar to Run in EP Elections With Tisza Party, 2024. 04. 15.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The Former Insider Out To Rid Hungary Of Corruption And Orban, 2024. 04. 09.
France 24, ‘Hungarians rise’: Tens of thousands protest against PM Orban in Budapest, 2024. 04. 06.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Hungarians Rally As Whistle-Blower Exposes Alleged Corruption In Orban's Government, 2024. 03. 27.
Euronews, Thousands protest in Budapest as Orban embroiled in corruption cover up, 2024. 03. 26.
The Guardian, Tens of thousands protest in Budapest over sexual abuse case pardon, 2024. 02. 16.
The Guardian, Hungary’s president resigns in unusual setback for ruling party, 2024. 02. 10.
Al Jazeera, EU launches legal action against Hungary’s ‘sovereignty’ law, 2024.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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