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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세변화] 동남아시아 국가,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 국가적 도전과제로 작용
동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4/07/31
싱가포르, 출산율 감소로 국가 경쟁력 약화
2023년 싱가포르 출산율 0.97 기록… 역대 최초로 1명 미만으로 집계
싱가포르의 합계출산율(TFR: total fertility rate)이 2023년에 0.97명으로 추정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1명 이하로 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인드라니 라자(Indranee Rajah) 싱가포르 총리실(PMO: Prime Minister's Office) 장관은 싱가포르의 출산율이 낮아진 데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 계획에 차질을 빚은 커플이 부모가 되는 시기를 늦추는 등 일시적인 이유와 더불어 높은 양육비 등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드라니 라자 장관은 출생아 수가 줄어들면 노동력이 감소하고 청년 세대의 고령 인구 부양 부담이 증가하는 등 인구학적 위기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싱가포르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셴룽(Lee Hsien Loong) 싱가포르 전 총리는 총리 재직 시절 신년 축사 때 2024년 용의 해를 맞이하여 젊은 부부들에 새해에는 자녀를 많이 출산할 것을 장려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연구진은 무더운 날씨가 개인의 건강이나 업무 생산성뿐만 아니라 부부의 출산율과 출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NUS 용루린 의과대학(Yong Loo Lin School of Medicine) 연구진은 국립대학교병원(NUH: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남성학과에 보관되어 있던 남성 818명의 정자 샘플을 연구한 결과 3개월 동안 폭염에 노출된 남성은 정자 수가 적을 위험이 46%, 정자 농도가 낮을 위험이 40%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생식 세포의 운동성이 떨어지고 더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엘 건터(Samuel Gunther) 연구원은 이러한 결과는 아버지가 되는 단계에 있는 25세에서 35세 사이의 남성에게 더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진은 1~3개월 안에 임신을 계획하는 남성에게 극도로 더운 날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고 서늘한 환경에서 잠을 자라고 조언했다. 열은 생식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자 수와 운동성을 저하시키고 여성의 배란 주기와 난자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의과대학 산부인과 찬 샤오잉(Chan Shiao-Yng) 부교수는 “이번 연구가 정자의 질과 열 노출의 연관성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찬 샤오잉 부교수는 임신 3개월 동안 극심한 더위를 피하는 것이 조산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육아휴직 활성화 등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 마련 필요 제기
인드라니 라자 장관은 정부가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하여 유급 육아 휴직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유급 육아 휴직 확대와 관련하여 일터의 조정이 필요하며 고용주는 직원의 장기 결근에 대비한 준비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의 폴린 스트라우한(Paulin Straughan) 교수도 장기 육아휴직은 제로섬 게임이라며 육아휴직의 장기화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육아를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을 언급하며 한 그룹에 지나친 특권을 부여하면 다른 그룹의 특권을 박탈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인 돌봄 휴가를 늘리는 것도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산업마다 요구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정책으로 이를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책연구소(IPS: Institute of Policy Studies)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에게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이유를 물었을 때, 자녀 양육에 따른 비용과 스트레스가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정부는 ‘외국인 인재 유치’ 적극 추진
싱가포르 정부는 출산율이 계속 낮아지면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자 외국인 근로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로렌스 웡(Lawrence Wong) 총리는 전 세계적으로 숙련된 인재가 부족한 디지털 경제와 같이 급성장하는 분야에서 외국인 근로자에게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렌스 웡 총리는 외국인 인력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취업 허가 소지자들이 내국인이 선호하지 않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정부가 모든 인력 수준에서 워크패스 소지자의 질과 양을 통제하려 했다고 설명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사회 지출을 4배로 늘린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태국, 70년 만의 최저 출생률…인구학적 위기 가중
태국 정부, 저출산 문제에 총력 기울여
2021년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태국의 여성 한 명이 낳는 평균 자녀 수는 약 1.16명이며, 일부 언론은 2022년에는 1.08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태국 보건 당국은 2022년 출생아 수가 50만 명 미만인 48만 5,085명으로 7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2083년까지 태국의 인구는 3,3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며, 대부분이 노년층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태국은 현재 7,000만 명이 넘는 전국 인구 중 약 3,900만 명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콜난 스리깨우(Cholnan Srikaew) 태국 보건부 장관은 태국의 출산율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1970년 태국은 인구 증가를 완화하고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 가족계획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1976년에 인구 증가율을 2.55%로 낮췄을 뿐만 아니라 피임 수용률 목표치인 26%를 초과 달성했다. 이러한 가운데 태국 사회가 고소득 국가에 도달하기 전에 인구가 빠르게 고령화하면서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였다.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ational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Council)는 2021년 노인의 41.4%가 5만 바트 미만의 저축을 가지고 있으며, 78.3%는 연간 10만 바트 미만의 수입을 올린다고 보고했다. 이에 비해 태국에서는 은퇴를 위해 약 430만 바트의 저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의료 기술과 일과 생활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30바트 보편적 의료 보장 프로그램에 일차 난임 치료를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차드차트 싯티푼트(Chadchart Sittipunt) 방콕 주지사는 유리코 도쿄도지사,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과 함께 저출산 문제를 논의했다.
태국 국내 소비 및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저출산 고령화
카시콘 리서치 센터(KRC: Kasikorn Research Centre)에 따르면 노인 인구 증가와 출산율 저하 등 태국 사회의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인 태국 국내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태국 경제 성장에서 국내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년 전 53%에 비해 58%로 증가한 바 있다. KRC는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태국 정부에 시급한 과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태국 정부는 소비 위축을 늦추기 위해 국민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경제 모델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 부문이 민간 부문에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고령자를 고용하고 구매력이나 기술이 높은 외국인을 태국으로 더 많이 유치할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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