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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루마니아의 무역구조 분석: 수출품목 고도화 필요성
루마니아 Alina Cristina Nuta Danubius University of Galati Professor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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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세계 각국의 주요 경제 성장 전략 중 하나인 경제 세계화 패러다임의 기원은 새로운 무역항로가 개척되고 상품무역이 급속도로 확대되었던 신대륙 발견의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화는 20세기 후반 무역 확대를 주도하고 투자 및 자본 생성을 촉진하는 금융체계의 발전을 이끌어냈으며, 제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자 주요 수혜자로서 제5차 산업혁명1)의 기반을 닦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동유럽을 비롯한 세계 일부 지역은 과거 공산주의의 영향 및 기타 다양한 이유에서 세계화에서 소외되거나 그 결실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여기서 관찰되는 세계화의 불평등성은 제3세계 등 개도국들이 환경오염의 온상이 되거나 기술 선진국에 단순 원자재만을 공급하는 위치로 전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의 생산량 확대를 가능하게 해주었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 기술이나 복지 측면에서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맥락 아래 세계 각국은 자신들의 기회를 극대화하고 세계화로부터 얻는 편익을 늘리기 위해 상호 협력 및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2) 그렇다면 본고에서는 세계화에 동참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루마니아가 현재 어떠한 무역구조를 보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어떠한 입지를 점해가고 있는지를 분석해보기로 한다.
루마니아의 무역구조 현황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의 영향권에 편입되면서 당시 루마니아는 국가경제나 대외관계를 공산주의 교리 및 소련의 지시 에 전적으로 의존했고, 그 때문에 자유시장에 우호적인 여건이 거의 조성되지 못했다. 그러다 소련이 붕괴하면서 민주주의를 도입한 루마니아는 자유시장 원칙을 수용하고 국가경제 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에 돌입했으며, 탈공산화 이래 경제체제를 개혁하고 새로운 자유시장의 현실에 적응하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의 일원으로도 참가하는 등 여러 난관을 극복해왔다.
그러나 현재 루마니아는 만성적 무역적자 문제로 글로벌 무역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유럽 및 중앙아시아 소재 국가들을 주요 교역대상으로 삼는 루마니아는 현재 무역적자액이 수출액의 3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3)4) 루마니아가 무역에서 흑자를 보는 대상은 아프리카와 북미 지역에 국한되며, 이 중 아프리카로부터는 저부가가치 원자재 위주의 수입품이 들어오고, 북미의 경우 수입액은 물론 교역량 자체가 적은 편이다.
물론 타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 상품을 생산하는 루마니아식 모델 자체는 약점이라고 할 수 없으나, 이 모델이 바람직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해당국의 혁신과 기술의 수준이 뛰어날 것, 그리고 수출품목이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통합성이 떨어지는 원자재나 단순 상품 위주로 제한되지 않을 것 등의 조건이 요구된다. 여기서 중시되는 개념이 바로 국내 공정에서의 부가가치 창출로, 이를 통해 국가는 무역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무역을 통해 얻는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다.5)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분석해보면, 루마니아 수출총액의 24.4%가 수입부품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수치는 폴란드(30.7%), 불가리아(33.5%), 헝가리(44.7%) 등 기타 중∙동부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나, 유럽연합(EU) 27개국 평균 16.3%나 OECD 평균 9.7%는 크게 상회한다. 비록 이 통계만으로 루마니아의 경제적 입지가 반드시 취약하다고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고급 제품이나 고부가가치 상품의 수입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편 2020년도 OECD 통계에 의하면6) 루마니아의 수출총액 중 국내 부가가치 창출분은 75.6%로, EU 평균 83.7%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 폴란드(69.3%), 불가리아(66.5%), 헝가리(55.3%) 등 기타 역내국보다는 높은 편이다. 이 점은 루마니아의 경제구조가 다른 경쟁력 높은 국가들을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7)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듯, 루마니아의 교역액은 수입 과 수출 모든 측면에서 지난 10여 년간 증가 추세를 기록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무역적자 확대 경향도 눈에 띈다. 통계를 보면 2020년 중순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교역액이 일시 급감했으나,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활성화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국제무역과 직접적 관련성을 지니는 또 하나의 지표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액으로, 루마니아는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규제 완화를 계기로 2022년에 100억 유로(약 15조 원) 이상의 FDI를 순유치하며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8) 제조업, 무역업, 금융업 부문의 유치실적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FDI 유치 기업체의 글로벌 무역액도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루마니아에 투자하고 있는 주요 국가에는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가 있으며, 핵심 투자부문은 제조업, 무역업, 건설업, 부동산매매업, 금융중개업, 그린필드 사업(신규 생산역량 확보사업) 보험업 등이다. FDI 관련 실적 증대는 루마니아 내 유관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극적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데, 다만 이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는 최근 지정학적 마찰, 에너지 및 원자재를 위시한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상품 전반의 가격 자체가 올라간 상황이라는 글로벌 거시경제적 맥락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루마니아의 상품 수출액과 수입액 중 FDI 기업체의 담당 비중은 각각 71.3%와 66.3%로 집계되었으며, 2022년을 거치며 다소간의 하락 추세를 보였다.
루마니아의 주요 수출∙입 품목
루마니아의 2023년도 품목별 수출액 비중은 자동차 부품 (7.7%), 자동차(6.9%), 절연 와이어∙케이블(4.4%), 보드∙패널 등(3.8%), 석유(2.6%) 순으로 나타났다.9) 이어 2024년도 1/4분기의 주요 수출품목에는 기계∙수송장비(47.7%), 원자재별 제조품(15.8%), 기타 제조품(13.3%) 등이 이름을 올렸다(<그림 2> 참조). 동년도 루마니아의 주요 상품 수출 대상국은 독일(20.0%), 이탈리아(10.1%), 프랑스(6.3%), 헝가리(5.7%) 불가리아(4.2%)로 나타났다.10)
다음으로 2023년도 루마니아의 품목별 수입액 비중은 전기장비(15.2%), 보일러 등(11.0%), 차량(10.0%), 광물유 등(8.5%), 플라스틱(4.7%) 순으로 높았다. 2024년 1/4분기의 주요 수입품목은 기계∙수송장비(36.2%), 원자재별 제조품(17.0%), 화학제품(15.5%) 등이었다(<그림 3> 참조).11) 동년도 루마니아의 주요 상품 수입원은 독일(19.3%), 이탈리아(8.7%), 헝가리(6.5%), 폴란드(6.2%), 중국(5.5%) 순이었다.12)
한편 루마니아의 무역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역수지 현황에 대해서도 더욱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우선 루마니아의 2022년도 제조업 수출액 중 고기술상품의 비중은 세계 평균 19.0%를 하회하는 11.6%였던 반면, 기술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원자재의 수출액 비중은 7.0%, 곡물류의 비중은 5.0%에 육박했다. 만약 이러한 기초재들을 바로 수출하지 않고 국내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투입재로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루마니아의 만성적 무역적자 문제를 완화 혹은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2024년도 1/4분기 통계에 의하면 기계∙수송장비가 수입액의 36.2%, 수출액의 47.7%를 담당했는데, 비록 수입부품 의존도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제조상품이 교역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과거에 비해 루마니아 무역구조가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 원자재에 비해 더욱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조상품의 수출은 미래의 유망부문이고, 제조업의 발전은 이 밖에도 고숙련 근로자 고용, 교육수준 향상, R&D촉진 등을 통해 각종 사회∙경제적 복지 수준을 높이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루마니아-아시아 무역관계
현재 루마니아 교역액의 70.0% 이상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 관계도 깊은 유럽 지역에서 나오며, 아시아와의 무역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는 최근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관계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루마니아의 수입 상대국은 수입총액의 5.5%를 차지하는 중국이다. 하지만 반대로 루마니아의 대중국 수출 총액은 매우 적은 편으로 상위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데, 이 점에서 루마니아가 상당한 규모의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루마니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주요 수입품목은 루마니아가 EU에 판매하는 주요 수출품목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무역통계포털 OEC(Observatory of Economic Complexity)의 자료에 따르면, 루마니아의 또 다른 주요 교역국인 튀르키예는 2022년도 루마니아의 수출총액 중 3.2%(주요 품목: 금속, 기계∙수송장비 등), 수입총액 중 6.1%(주요 품목: 광물, 금속, 기계장비 등)를 담당했다.13) 한편 루마니아의 수출액 중 한국으로 향하는 비중은 전체의 0.6% 정도에 그치며, 주요 수출품목에는 기계장비(30.0% 이상), 식물원료 제품(25.0% 이상), 자동차 및 부품(7.9%), 직물류(20.0% 미만) 등이 있다. 반대로 루마니아가 한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의 가치는 전체의 0.5% 수준이고, 주요 품목은 금속, 기계장비, 플라스틱, 고무 등이다.
결론
무역관계는 특정국이 글로벌 상품∙서비스 네트워크에서 보유한 입지와 경쟁력을 반영한다. 아울러 무역관계는 국가경제의 고도화 수준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로도 활용되는데,14) OEC 통계에 따르면 루마니아 경제의 고도화 수준은 무역 분야에서 133개국 중 26위, 기술 분야에서 96개국 중 42위, 연구 분야에서 135개국 중 75위를 기록했다. 2022년 기준 루마니아에서 가장 특화도가 높은 품목은 해바라기씨, 양∙염소, 가공담배류 등이었고, 기술적으로 가장 고도화된 품목은 장비∙장구류, 이온교환기, 금속세정액, 시멘트 등이었다.15)
루마니아의 무역수지는 장기간 적자를 기록해 왔지만, 그 저변에 존재하는 무역구조 자체는 코로나19 팬데믹이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국제 정세의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세계화가 진전되고 글로벌 가치사슬의 중요성이 대두된 오늘날에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이 루마니아를 비롯한 세계 전반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원래는 유관국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다 주던 제조업 부문의 특화∙분업 경향이 거대 교란요소의 등장에 따라 경제적 취약성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일례로 전염병 등으로 한 국가의 생산과 교역이 타격을 받으면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도 악영향이 미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들이 수 주간 생산 및 운송에 차질을 빚은 사례, 그리고 의약∙식품업계 일부 품목이 타국 수출 제한조치를 도입한 사례 등이 이러한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16)
루마니아는 적절한 무역∙투자정책을 바탕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자국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17) 이 과정에서 특히 팬데믹,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등 각종 불확실성 요인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루마니아의 경제적 잠재력과 인적 역량 향상을 위한 방안 중 하나는 수출용 상품과 서비스의 고도화를 도모하는 통합적 정책의 수립이며, 이를 통해 기술, 고숙련 노동력, 저렴한 생산비용, 효율적인 파트너십 및 규제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하면 경제적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방면에서의 긍정적 사례에는 루마니아 정부가 투명성 제고를 위해 탈세 위험도가 높은 국제 운송품을 대상으로 시행한 등록제도인 루마니아 e-트랜스포트(RO e-Transport) 시스템이 있다. 또한 사전에 승인된 업체들의 수출절차를 간소화한다는 취지로 2024년 3월부터 도입된 루마니아 수출 자동화 시스템(AES-RO)도 긍정적 변화의 사례이다.18)
* 각주
1) (편집자 주) 5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에 지속가능성과 환경보호, 인간중심성을 통합한 미래 개념(EU industry 5.0)
2) Wuri, J., Widodo, T., & Hardi, A. S. (2022). Global Value Chains Participation during the COVID-19 Pandemic: A Dynamic Panel Approach. Economies, 10(5), 121. https://doi.org/10.3390/economies10050121
3) https://wits.worldbank.org/CountryProfile/en/ROM
4) https://wits.worldbank.org/CountryProfile/en/Country/ROM/Year/LTST/TradeFlow/EXPIMP
5) https://unctad.org/system/files/official-document/ecidc2013misc1_bp8.pdf
6) https://data.oecd.org/trade/domestic-value-added-in-gross-exports.htm
7) Wuri, J., Widodo, T., & Hardi, A. S. (2023). Speed of convergence in global value chains: Forward or backward linkage. Heliyon, 9(7), e18070. https://doi.org/10.1016/j.heliyon.2023.e18070
8) https://www.bnr.ro/PublicationDocuments.aspx?icid=14364 FDI in Romania 2022 report
9) https://trendeconomy.com/data/h2/Romania/TOTAL
10) https://trendeconomy.com/data/h2/Romania/TOTAL
11) https://trendeconomy.com/data/h2/Romania/TOTAL.
12) https://trendeconomy.com/data/h2/Romania/TOTAL.
13) https://oec.world/en/profile/country/rou?tradeScaleSelector1=tradeScale0&yearlyTradeFlowSelector=flow1
14) Stojkoski et al., 2023
15) https://oec.world/en/profile/country/rou?tradeScaleSelector1=tradeScale0&yearlyTradeFlowSelector=flow1&marketGrowthViewSelector=marketGrowthViewOption0
16) See Banca Naţională a României https://www.bnr.ro/files/d/Evenimente/2021/RA20Caseta 1.pdf
17) https://www.worldbank.org/en/topic/global-value-chains
18) https://customs.ro/e-customs/a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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