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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2026년 헝가리 총선 전망: 오르반 총리에 대한 신흥정당의 도전
헝가리 고상두 연세대학교 지역학협동과정 명예교수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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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가능성이 고조되는 헝가리 총선
인구 970만의 헝가리에서 4월 12일에 실시되는 총선은 국내 정치적 변화뿐만 아니라 유럽적 가치와 통합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 변수로 전 유럽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 공산정권에 저항한 자유주의 성향의 운동가로서 청년민주동맹(Fidesz)를 결성하여 민주화에 기여하였고, 1998년 35세의 나이에 개혁적 중도우파 정치인으로 집권하여 2002년까지 4년간 재임하였다. 이후 2010년에는 우파 포퓰리스트로 변신하여 재집권하여 현재까지 16년간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의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피데스당을 활용하여 권위적 민주주의를 구축하였다. 유럽의회는 헝가리 정치체제를 “정기적 선거는 존재하나 실질적 자유가 제약된 선거형 권위주의” 혹은 “민주주의 체제이지만 권위주의가 가미된 하이브리드 체제”로 규정하였다. 보수 민족주의 담론을 바탕으로 장기간 국민적 지지 기반을 다진 오르반이 과연 선거에서 승리하고 계속 집권할 수 있을 것인가?
오르반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거시경제 지표의 악화가 집권 여당의 지지 기반을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가계 구매력은 유럽연합 평균의 70%이며, 2025년 IMF가 추산한 경제성장률은 0.7%이고, 물가상승률은 4.5%에 달한다. 2022년 총선을 앞두고 시행된 선심성 소득세 환급 조치가 이듬해 초 25%에 달하는 악성 인플레를 야기하였고, 그 여파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1)
이러한 경제난 속에서 헝가리에 배정된 180억 유로의 유럽연합 예산지원이 유예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법치주의 조건부 메커니즘(Rule of Law Conditionality Mechanism)에 근거하여 회원국의 법치에 관한 조사 결과 중대한 위반이 있을 경우 예산 지급을 제한할 수 있다. 헝가리는 3년 연속 EU 내 부패 지수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유럽 난민법을 위반한 죄로 유럽법원이 판결한 2억 유로의 벌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티사(Tisza)당을 이끄는 머저르(Magyar)의 정치적 성향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티사당의 지지율이 집권당을 앞지르고 있다. 티사당은 2020년에 생겨난 신생정당이며, 당명은 존중(tisztelet)과 자유(szabadsag)의 첫 글자를 조합하여 만들어졌고, 헝가리에서 두 번째로 큰 강 이름이다. 2024년에 43세의 페테르 머저르가 당 대표를 맡은 이후 전국 정당으로 성장하였다. 그는 변호사와 외교관으로 활동하다가 아내였던 법무부 장관을 통해 알게 된 정권 부패 행위를 폭로하고 비판함으로써 대표적인 반정부 정치인으로 급부상하면서, 신당의 대표로 영입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티사당은 유력정치인 1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명망가 정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림 1. 헝가리 유권자의 정당별 지지율
출처: Politico. “Hungary: National Parliament Voting Intention,” https://www.politico.eu/europe-poll-of-polls/hungary/
<그림 1>은 헝가리의 다양한 여론기관이 발표한 정당별 지지도의 평균치를 표시한 그래프이다. 이에 따르면, 2024년 4월 머저르가 티사당을 이끌기 시작한 이후 지지율은 급격히 상승하였으며, 불과 반년 만에 피데스의 지지율과 교차하는 골든 크로스가 나타났다. 그리고 2025년 말에는 티사당이 4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7%에 그친 피데스당을 두 자릿수 격차로 앞질렀다. 이 시기 피데스의 지지율 하락보다 두드러진 변화는 사민주의를 표방하는 민주연합(DK)을 비롯한 많은 야당의 몰락이다. 이들은 현재 모두 5% 이하의 미미한 지지에 머물고 있다. 티사당은 부패한 집권당과 분열된 야당을 불신하는 다수 유권자에게 대안적 희망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총선은 사실상 양당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양상은 이미 지난해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확인되었다. 창당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에 참여한 티사당은 3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헝가리에 배정된 21석 가운데 7석을 확보하였다. 피데스는 45%를 득표해 11석을 차지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나머지 의석은 민주연합과 극우 성향의 우리조국당이 각각 2석과 1석을 차지하였다.2)
티사당은 반부패운동에 초점을 둔 중도우파 이념을 표방하며, 기독교와 민족주의 가치를 중시한다. 머저르는 정치집회에서 거대한 국기를 흔드는 상징적 행위를 종종 하는데, 이것은 오랜 외세 지배의 역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헝가리는 오스만 제국, 오스트리아, 나치독일, 소련의 지배를 차례로 받았다. 이러한 점에서 티사당은 오르반 정부의 부패는 강하게 비판하지만, 이념적으로는 피데스당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온건 보수층과 청년으로부터 더 강한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3)
정치적 도전에 직면한 오르반 정권의 대응전략
오르반은 선거 승리를 위하여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첫째, 언론통제 차원에서 피데스는 신문과 방송을 포함한 주요 언론의 80%를 지배하고 있으며, 독립언론에 대해서는 재정적, 법적 수단을 활용해 압박한다. 이처럼 언론의 자유가 제약된 상황에서 티사당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둘째, 여당에 유리한 선거법이다. 피데스는 2010년 총선에서 대승한 이후 선거법을 30회 이상 개정하였다. 헝가리의 선거제도는 혼합체제로서 199명의 국회의원 중에서 106명은 지역구에서, 93명은 비례대표로 선출하는데, 지역구 선거의 경우 결선투표를 없애 소수 정당에게 불리하고, 선거구를 집권당 후보에 유리하게 재획정하는 시도가 있었다. 비례대표 의석의 배분에서는 진입장벽을 높여, 정당은 5%, 2개 정당의 선거연합은 10%, 3개 정당 이상은 15%이다. 그리고 친여 성향이 강한 재외동포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였다. 특히 루마니아 등에서 차별받는 헝가리 소수민족은 오르반 정부의 동포 보호정책에 호응하여 피데스에게 9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는데, 선거법에 따르면 이들에게는 우편투표를 허용하는 반면에, 주로 근로 이주와 유학 등의 목적으로 서방에 거주하는 헝가리 국민은 체류국의 대사관에 가서 투표하게 되어 있다.4)
셋째, 선거를 앞두고 많은 국가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선심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증가하는 국가부채에도 불구하고 복지 지출을 늘리고 있다. 최근 연금 지급액을 인상하였고, 2자녀 이상을 둔 여성에게 평생 소득세를 감면하고, 주택 구매자에게 저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공약을 하였다.
넷째, 헝가리 의회는 비상 통치 기간을 2026년 5월 14일까지 180일간 연장하여 이번 선거 기간이 비상 통치하에 진행되도록 하였다. 비상 통치 기간에는 언제든 집회와 시위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 가능하다. 오르반 정권은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에 처음으로 비상 통치를 선포하였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를 연장하였다.5)
헝가리 총선의 전망과 파급효과
이번 선거의 결과를 전망해 보면 네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피데스당이 절대다수를 유지하는 경우, 둘째, 피데스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경우, 셋째, 티사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경우, 넷째, 티사당이 과반 의석을 획득하는 경우이다. 이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티사당의 과반 승리이지만, 피데스당이 과반을 유지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어느 정당이든 단독으로 절대다수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헝가리의 국가적 역할과 관련하여 오르반은 헝가리를 동과 서를 잇는 교량 국가로 규정하는 반면, 머저르는 서구와의 연대를 핵심 외교 노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만일 오르반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는 유럽연합 내 최장수 정부 수반이 되며, 프랑스 국민연대, 독일 대안당, 네덜란드 자유당, 스페인 복스당 등 우익 민족주의 정치 연합 세력을 이끄는 핵심 지도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유럽통합의 심화와 확대는 당분간 정체할 것이다.
그동안 오르반은 유럽연합에 비판적인 도전자 세력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유럽연합이 REPowerEU 정책을 발표하고 에너지 전환전략을 제시하면서 2027년까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종식하겠다고 선언하였지만, 헝가리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늘리고 있다. 2025년 석유 가스 수입의 90% 이상이 러시아산이다. 피데스당은 미국 공화당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문명이 인구 감소와 이주민 증가로 소멸 위기에 있다는 전략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오르반의 주장과 일맥 상통한다. 또한 헝가리는 유럽연합 회원국 중에서 중국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대일로 정책에 협조하고 있다. 이처럼 오르반은 균형적인 외교 노선을 취함으로써 유럽연합의 규범적인 외교정책과 긴장 관계에 있다.
반면 머저르는 오르반이 러시아 및 중국과 협력함으로써 마자르 부족을 통일하여 헝가리 왕국을 건국한 성 이슈트반의 역사적 노선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성 이슈트반은 1001년에 기독교로 개종하여 헝가리를 유럽 문명에 편입시킨 최초의 국왕이다. 머저르는 당선될 경우 첫 해외 방문지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관계가 경색된 폴란드로 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연합과의 관계 정상화가 경제회복의 열쇠라고 주장하며, 브뤼셀에 가서 유예된 예산을 받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였다.6)
헝가리 총선 결과는 유럽연합의 대외정책 결속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한국의 외교 환경에도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오르반 총리가 재집권할 경우, 헝가리는 러시아 제재, 우크라이나 지원, 대중국 전략 등 핵심 현안에서 유럽연합의 공동 입장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내부 저지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한국과 유럽연합 간의 가치 기반 협력이 약화될 수 있다. 반면 티사당이 집권할 경우, 유럽연합의 대외정책 응집력이 복원될 가능성이 커지고, 한국이 추구하는 다자주의 및 규범 외교에 보다 조응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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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Gergely Szakacs and Krisztina Fenyo, “Orban’s Giveaways still not Turning Election Tide in Hungary,” LSEG, December 23, 2025.
2) Andras Racz, “A Political Landslide in Hungary Challenges Orban’s Regime and the EU,” DGAP Memo, June 18, 2024.
3) Serena Giusti, “Elections to Watch in 2026: Hungary,” ISPI Commentary, December 24, 2025.
4) Stephen Pogany, “Can Hungary’s Opposition Finally Break Orban’s Grip on Power?” Social Europe, January 8, 2026.
5) Stanislaw Kaleta, “Hungary Extends State of Emergency with Electoral Challenge to Orban on the Horizon,” TVP World, October 22, 2025.
6) Alexander Faludy, “How far would a Peter Magyar Victory Reset?” UKICE Newsletter, December 2, 2025.
[참고문헌]
Faludy, Alexander, “How far would a Peter Magyar Victory Reset?” UKICE Newsletter, December 2, 2025.
Giusti, Serena “Elections to Watch in 2026: Hungary,” ISPI Commentary, December 24, 2025.
Kaleta, Stanislaw, “Hungary Extends State of Emergency with Electoral Challenge to Orban on the Horizon,” TVP World, October 22, 2025.
Pogany, Stephen, “Can Hungary’s Opposition Finally Break Orban’s Grip on Power?” Social Europe, January 8, 2026.
Racz, Andras, “A Political Landslide in Hungary Challenges Orban’s Regime and the EU,” DGAP Memo, June 18, 2024.
Szakacs, Gergely and Krisztina Fenyo, “Orban’s Giveaways still not Turning Election Tide in Hungary,” LSEG, December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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