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스카보로 섬을 둘러싼 필리핀과 중국의 갈등

필리핀 정법모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2012/05/16

최근에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월 10일, 필리핀 해군은 필리핀 영해의 스카보로 섬(파나탁 섬)에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조사하려했고, 중국은 자국의 어선 보호를 위해 군함을 출동시키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필리핀과 미국은 4월 16일에서 27일까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고, 이러한 대응에 중국은 원색적으로 대응하였다. 중국의 외교부 부부장 푸잉은 5월 7일 알렉스 추아 주중 필리핀 대사를 불러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 급기야 지난 주 5월 10일에는 필리핀 내 중국대사관 앞에는 300여명의 시위대가 일련의 위기상황을 몰고 간 중국 정책과 전쟁에 반대한다는 시위가 있었는데, 이 같은 시위는 비단 마닐라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에 있는 중국대사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 5월 11일, 중국 정부는 광저우 군구와 남중국해 함대가 전비태세에 들어갔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 산호로 구성된 스카보로 섬


  - 스카보로 섬은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섬이라기보다는 산호와 해초로 구성된 자그마한 모래섬이다. 필리핀에서는 과거 스페인 식민인 17세기에도 스카보로의 옛 이름인 ‘바호 드 마신록(Bajo de Masinloc)’ 이라고 지도에 표기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오래 전부터 필리핀 영토라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적어도 원나라때부터 이 ‘황옌다오’ 는 중국령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이전부터도 중국 하이난 지방 원주민들은 이곳으로 어업을 위해 드나들던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하지만 지리적으로 이곳은 중국 영토로부터는 12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반면, 필리핀의 잠발레스 지방으로부터는 불과 230킬로미터 떨어져 있어, 200해리(320킬로미터)를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정하는 국제 관례상으로는 필리핀 측 주장이 더 유리해 보인다.
 
■ 경제적 이권 싸움 혹은 군사적 대치

  - 150평방 미터 남짓 되는 산호 섬이 더 각광을 받게 된 데는 어족 자원외에도 석유나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정하에 중국히 최근 활발히 시추작업을 하면서부터이다.
ㅇ 싱가포르국립대학 앙팡 교수는 영국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974년 중국과 베트남이 시사군도를 둘러싸고 무장 충동을 벌인 것처럼, 소규모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지만 필리핀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고 동남아 국가들도 중국에 경계심을 가진 상태에서 중국은 충돌이 확대되는 것은 최대한 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러한 정국을 두고, 중국의 영토 확장을 위한 야욕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지만 해법을 두고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ㅇ 열악한 군사력을 고려하여 미군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양국간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미군이 더 많은 군사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해야한다는 주장이 그 하나일 수 있다.
ㅇ 필리핀 알베르트 델 로사리오 외무장관은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상호 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이 필리핀을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ㅇ 반면, 이 문제를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국지적 영토분쟁의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지, 열강들의 패권싸움에 필리핀이 가담하게 되면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필리핀 군사적 영향력을 더 키울 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ㅇ 필리핀 하원의원 월던 벨로는 신문 칼럼에서 미국이 필리핀을 보호하기 위한 세력으로 등장 했을 때 오히려 초열강의 권력싸움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 군사예산 확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미국이 중국을 예전의 소련과 같은 존재로 부각시키고, 동남아시아를 중국과 대치하기 위한 최전선으로 삼았을 때, 필리핀은 결국 세계 전쟁의 틈에 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ㅇ 실제로 ‘오바마의 축’이라 불리는 새로운 전선의 확장에, 필리핀이나 한국의 제주 해군기지 확장 문제가 맞물려 있음을 지적하는 학자나 시민사회 의견이 다수 존재한다.
  - 한편 남중국해 문제를, 역사문화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 하이난 원주민들은 고대시대 때부터 멀리 필리핀의 남중국해나 팔라완까지 내려와 조업을 했으나, 특히 해마다 봄철 또는 1사분기에 내려와서 바다거북을 잡고 그 등껍질을 집에 걸어둔다고 한다. 이는 집안의 악귀를 쫓는 주술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ㅇ 대규모 상업적 조업이 아닌, 전통적인 어업 행위라면, 외교적/ 군사적 대응보다 ‘공동 어역’ 등을 지정하여 제한적으로 조업을 허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ㅇ 실제로 2000년 비슷한 문제로 양국간 분쟁이 생겼을 때, 당시 메르카도 국방부 장관은 공동으로 조업을 허용하는 구역을 제안한 바 있었다고 한다.
 

 

※ 참고자료

 - '한겨레' 2012년 5월 10일 기사
 - 'Inquirer' 4월 12일 칼럼
 - www.zumel.com, 2012년 4월 25일 Alvin Firmeza 칼럼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