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유도요노 2기 정부, 2기 내각 개편의 내용과 의미
인도네시아 최경희 한국동남아연구소 선임연구원 2011/12/21
□2011년 유도요노 정부에 대한 신뢰 및 지지율의 하락
현 인도네시아 대통령인 유도요노(Susilo Bambang Yudhoyono)는 인도네시아 민주화 제1기 정부로 시작되었다. 1998년 민주화 이행 이후 1999년 자유총선거에 의해 구성된 국회에서 신헌법이 완성되었고, 신헌법에 기초하여 2004년 최초 직선제 대통령이 실시되었는데, 그 해 신생정당인 민주당(PD: Partai Demokrat) 출신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현직 유도요노 대통령을 능가하는 뚜렷한 대안적 인물이 출현하지 않은 상황에서 2009년 대통령선거에서 유도요노는 약 59.4%라는 높은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하였다. 유도요노는 집권 2기-2009년 10월부터 2014년 9월-를 맞이하여, 2009년 10월 16일 “제2의 개혁 물결”(a second wave of reform)로 선포하였고, 이것은 국정운영의 기조변화라기보다는 첫 번째 개혁 물결-1기 집권-의 목적이었음을 강조” 하면서, 2기 개혁 정부로서 1기 정부와의 연속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올해 2011년 집권 2기 중반을 지나는 유도요노 정부에 대한 지도력과 능력, 도덕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높아져 갔다. 인도네시아 여론조사기관(Indonesian Survey Circle, LSI)에 따르면, 유도요노 정부의 지지율은 1월 56.7%에서 6월 47.2%로 하락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2009년 10월 첫 출범에는 61%의 지지율부터 시작하였다. 그리고 33개 주 각 대도시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600명씩 각각 인터뷰조사를 하였는데, 응답자들은 인권활동가 무니르(Munir Said Thalib) 문제, 센츄리 은행(Bank Century) 구조조정 사건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 등 소위 ‘민주개혁’ 정부아래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매우 실망한 상태라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국민적 불신을 더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집권당인 PD의 재정담당관인 나자루딘(Muhammad Nazaruddin)을 포함하여, 안젤리나(Angelina Sondakh), 안디(Andi Nurpati) 등이 뇌물수수 부패스캔들이 폭로되면서, 유도요노를 비롯한 정부 및 집권정당의 신뢰 하락은 더 가중되어 나타나고 있다.
□국면 돌파와 쇄신을 위한 노력으로서 내각 개편
이에 2011년 10월 말, 유도요노 정부는 내각을 개편하여 발표하였다. 작년부터 시작된 센츄리 은행 공적자금 사건으로 유도요노 측근세력은 정치적으로 무력화되어 리더쉽이 손상되었고, 그리하여 집권연합내각 내에 반대당의 입지는 더 강화되었다. 안따사리 사건으로 대표되는 KPK 사건으로 인해 유도요노 정부는 구세력의 반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였다. 특히 올해 유도요노를 만들어낸 정당의 재정담당관의 부패혐의는 더욱더 운신의 폭을 좁히는 계기로 작용하게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정세와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유도요노 대통령은 내각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새롭게 나아가고자 하는 의도라고 해석된다.
인도네시아의 국정은 정부통령과 3개의 조정장관(coordinating Ministers)과 30개의 부서의 장관․#52264;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발표된 2기 유도요노 정부의 집권 2기 내각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장관이 유지하는 되는 부서는 법·정치·안보 조정장관, 경제조정장관, 복지조정 장관, 정무 차관, 내무장관, 외무장관, 국방장관, 농업장관, 삼림장관, 노동이주장관, 보건장관, 교육장관, 사회복지장관, 종교장관, 정보통신장관, 여성인권아동보호, 소외지역개발, 국가개발개혁, 청년스포츠 장관직은 유지되었다.
둘째, 일찍이 센츄리 은행 사건으로 재정부 장관이었던 스리 물리야니(Sri Mulyani Indrawati)는 2010년에 사임하고, 그해 5월 마르또와르도조(Agus Martowardojo)가 역임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개편으로 법과 인권 장관(Amir Symsuddin, PD소속), 행정·관료개혁 장관(Azwar Abubakar, PAN소속), 환경부(Balthasar Kambuaya, 대학소속), 해양어업장관(Sharif Cicip Sutardjo, Golkar 소속), 공기업 장관(Dahlan Iskan, 기업가), 국가지능장관(Letnan Jenderal Marciano Norman, 교육부서관료출신), 공영주택 장관(Djan Faridz, PPP 소속)직이 새로운 인물로 임명되었다.
셋째, 내각 안에서 다른 장관직으로의 이동이거나, 승진의 경우이다. 무역부 장관인 마리 엘까 빤게스뚜(Mari Elka Pangestu)는 관광부로 옮겨지고, 관광부 장관인 제로 와찍 띠빠뚤 셈부링(Jero Wacik Tifatul Sembiring)은 에너지자원부서로 이동하였고, 환경부 장관인 구스티 무하마드 하따(Gusti Muhammad Hatta)은 연구기술부로 옮겨졌고, 행정·관료 개혁부 장관인 에벌트 언스트 망긴다안(Evert Ernest Mangindaan)은 교통부로 옮기면서 현직 안에서 다른 부서로 이동하였다. 무역부에는 기따(Gita Wirjawan)라는 내각 안에서 승진하여 이동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넷째, 이번 개각에서는 장관직은 소폭으로 개각된 것에 비하면, 차관(wakil menteri)직은 장관보다 상대적으로 대폭 개편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음. 12개 부서에 새로운 차관이 임명되었다.
□내각 개편의 의미와 한계
2011년 10월 내각개편의 방향은 현재 거대연합정부 구도-소위 무지개 연합(rainbow caolition) 정부-를 손상시키지 않는 방향에서 소폭 개각인 것이 특징적이다. 민주당(PD)-골카르(Golkar)-복지정의당(PKS)-국민수권당(PAN)-통일개발당(PPP)-민족각성당(PKB)로 구성된 현 유도요노 정부의 거대정당연합내각은 2기 정부 출범초기부터 유지되는 형태인데, 이러한 집권여당의 이해를 골고루 조정 및 유지하는 의미 안에서의 내각 개편이기 때문에 ‘원칙’과 ‘현실'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서서 매우 현실적인 정치적 거래의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부패혐의 연루되어 문제꺼리가 되는 장관이 경질되지 않는 것 또한, 부패혐의와 관련된 장관에 대한 경질도 매우 경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면, 노동이주부 장관 무하이민 이스깐다르(Muhaimin Iskandar)는 반부패 활동가나 단체들에 의해 그가 부패혐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은 그를 하루속히 경질할 것과 KPK에게는 그와 연관된 부패 사건을 조사할 것을 촉구하였지만 이번 개편에서도 장관직은 유지되었다. 또한 청년스포츠부 장관인 안디 말라란겡(Andi Mallarangeng)은 부패이슈와 연관되었기 때문에- 그는 올해 10월 말에 인도네시아에 개최된 ‘동남아시아 게임’에 사용된 보고르(Bogor)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함바랑(Hambalang) 스포츠 스타디움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임- 경질될 확률이 높아 보였으나 이번 내각 개편에서 유지되었다. 또한 많은 장관들이 내각 안에서 다른 부서로의 이동으로 임명 받았기 때문에, 쇄신 및 혁신의 의미로의 내각개편의 의미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큰 틀에서 ‘부패’이슈와 연관된 장관과 ‘무능’한 장관의 경질이라는 원칙은 있었지만, 내각개편의 방향은 미봉책이고, 각 정당의 이익을 고려하고, 정당 간 연합에 기초한 거대정부의 유지에 따른 정치적 거래를 고려한 내각 개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체로 이러한 개편을 통해 ‘능력 있고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기 보단, 여전히 여러 정당의 이해관계에 장착된 유도요노 대통령, 거버넌스 기능에서 ‘취약한’ 정부로 예측되기 때문에, 이후 인도네시아 국정운영에 필요한 대통령 및 집권여당의 리더십, 국정운영능력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자료]
'Golkar requests involvement in any Cabinet reshuffle plan' The Jakarta Post (2011/9/16).
'Golkar has no right to propose reshuffle: PPP' The Jakarta Post (2011/9/16).
'In SBY we trust?' The Jakarta Post (2011/6/30).
'Comparing SBY to Soeharto' The Jakarta Post (2011/6/11).
Tempo (24-30 Oktober 2011)
'Anti-corruption group urges SBY to fire Muhaimin Iskandar.' The Jakarta Post (2011/9/12).
Maswadi Rauf (인도네시아 국립대학 정치학과 교수, 2011년 10월 20일 인터뷰)
J. Kristiadi (인도네시아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Foundation)의 Secretary, 2011년 10월 25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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