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분쟁, 특히 종교적 신념과 연관된 분쟁은 타협의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소수민족 분쟁은 해당 지역을 외부와 단절시켜 경제사회적 발전을 저해함은 물론 치안공백으로 인해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다수 국민들로 하여금 해당 소수민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만들고, 이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일부 세력들에 의해 지속되고 구조화된다. 이러한 소수민족 분쟁에 관한 기존의 이론들은 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인 지역주민들의 생존권을 문제의 중심에 놓지 않음으로써 분쟁해결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본 논문에서는 기존의 이론들을 보완하여 평화적 분쟁해결을 위한 세 가지 요건, 즉 중립적 외부 중재세력의 존재,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강력한 정치리더십, 미래 지향적 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하였다. 이상의 세 가지 요건을 중심으로 필리핀 무슬림 분쟁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비교적 관점에서 살펴본 결과 현 아키노 정부에서 추진되고 있는 방사모로 기본협정은 과거의 협정들에 비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정치적 지도력 측면에서 다소 약한 면을 보임으로써 40여년 간 지속된 모로분쟁을 종결시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