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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IMF 구제금융 신청... 대통령 퇴진 시위 격화

스리랑카 EMERiCs - - 2022/03/25

☐ 빚더미 위에 앉은 스리랑카

◦ 스리랑카, 사상 초유의 외환 위기로 IMF에 구제금융 공식 요청
-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극심한 외환 위기를 겪고 있는 스리랑카와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한다고 선언했다. 스리랑카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가장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물자 수입이 어려워진 탓에 스리랑카는 전국에 걸쳐 휘발유 부족과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교육 현장에서는 종이와 잉크가 없어 초·중·고 학생들의 학력고사를 전면 취소하는 등 국가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
- 3월 15일 이창용(Changyong Rhee) IMF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은 콜롬보(Colombo)에서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스리랑카 대통령을 면담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스리랑카 정부가 2022년에 도래하는 대외 부채 69억 달러(한화 약 8조 3,585억 원)를 상환하기 위해서는 IMF의 구제금융이 필요하다고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치(Fitch Ratings)를 비롯한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스리랑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스리랑카 정부가 민간 은행으로부터 빚을 내어 다시 빚을 갚는 차환(借換)에 나서는 것도 불가능한 상태다.
- 한편, 스리랑카 정부는 3월 15일 바실 라자팍사(Basil Rajapaksa) 재무부 장관을 인도로 급파하여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312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확보했다. 자이샨카르(S Jaishankar) 인도 외교부 장관은 “스리랑카가 필수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10억 달러 구제금융안에 서명했으며, 인도는 언제나 스리랑카 편이다”고 트위터 계정에 남겼다. 인도는 스리랑카가 휘발유를 구입할 수 있도록 5억 달러(한화 약 6,108억 원) 차관을 이미 제공한 바 있다.

◦ 중국은 부채 구조조정 요청에 침묵... 추가 차관 제안
-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스리랑카의 외환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며 대외 부채가 급증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부채상환 구조조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자오리젠(Zhao Lijian)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스리랑카의 부채 탕감 요청에 대해 중국은 능력이 허락하는 한 스리랑카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지원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는 발언하며 확답을 피했다.
-  중국은 스리랑카에 지난 몇 년 동안 80억 달러(한화 약 9조 8,960억 원) 이상을 대출 및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며 2022년 스리랑카는 중국에 15억 달러(한화 약 1조 8,555억 원)~20억 달러(한화 약 2조 4,740억 원)의 부채를 갚아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 3월 20일 중국 정부는 스리랑카에 총 25억 달러(한화 약 3조 520억 원)의 추가 차관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15억 달러(한화 약 1조 8,312억 원) 차관 제공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치젠홍(Qi Zhenhong) 주스리랑카 중국 대사도 양국이 별도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312억 원) 차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중국개발은행(China Development Bank)이 스리랑카에 5억 달러(한화 약 6,108억 원) 차관을 이미 공급했다는 것이 치젠홍 대사의 설명이다.

☐ 화폐 가치 급락, 의약품 가격 폭등... 반정부 시위로 이어져

◦ 바닥나버린 외환보유고... 루피화 급격한 평가절하
- 라자팍사 대통령이 취임한 2019년에는 스리랑카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75억 달러(한화 약 9조 853억 원)였으나 2022년 2월 말 기준 23억 달러(한화 약 2조 7,861억 원)로 크게 줄어들었다. 물가 상승을 우려하여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을 풀어 루피화 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3월 7일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루피화 방어를 포기를 선언했고, 5개월째 1달러당 200루피대를 유지했던 환율은 3월 22일 현재 279루피까지 40%나 평가절하되었다.
- 스리랑카 정부는 외화 부족이 점점 심각해지자 화폐를 마구 발행하고 국민에게 물자를 절약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수입(輸入)을 강제적으로 줄이기 위하여 2020년에는 자동차 수입을 차단했고 이듬해에는 공중 보건상 해롭다는 이유를 들어 유기농 농업을 강요하면서 농가들의 화학 비료를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농가들이 비료를 사용하지 못함에 따라 작황이 나빠지고 수확량이 감소하여 전국적인 식량 위기가 발생하자 정부는 이와 같은 조치를 거둬들였다. 이로 인해, 그동안 쌀을 자급해왔던 스리랑카가 쌀을 수입하기 위해 외화 4억 5,000만 달러(한화 약 5,494억 원)를 지출하게 되었다.

◦ 수입 의약품 가격 대폭 인상
- 3월 9일 스리랑카 제약산업상공회의소(SLCPI, Sri Lanka Chamber of the Pharmaceutical Industry) 대표는 의약품 생산, 공급 및 규제부(State Ministry of Production, Supply and Regulation of Pharmaceuticals) 장관 및 국립의약품감독청(NMRA, National Medicines Regulatory Authority) 관계자들을 만나 의약품 가격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NMRA는 수입 의약품 가격을 29%까지 인상하는 것을 승인했다. 미국 달러에 대한 스리랑카 루피 평가절하로 의약품 수입 가격이 급등하여 의약품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제약업계와 정부 사이에 형성된 것이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국내 의약품 재고가 2~4주 안에 소진될 수도 있음을 시인하고 충분한 의약품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 SLCPI에 따르면 스리랑카 국내에서 소비되는 의약품의 85%가 수입산이라, 의약품 가격은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SLCPI는 2021년 9월 1일 미국 의약품 규제청(National Medicines Regulatory Authority) 가격 책정 위원회 의장에게 모든 가격 통제 제품에 대해 18%의 긴급한 가격 인상 조정을 요청한 바 있다.
- 그러나 스리랑카 의사협회(FHP, Federation for Health Professionals)는 의약품 가격이 인상되면 의료 체계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국립 병원에서 이미 필수 의약품 50여 종이 부족한 상태이며, 전문의들은 몇 종의 값싼 대체 의약품을 처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 라비 쿠무데시(Ravi Kumudesh) 의사협회 회장의 지적이다.

◦ 야당은 정권 퇴진 요구... 정부는 “시간을 달라”
- 3월 18일 마르크스주의 성향의 야당인 인민해방전선(JVP, Janatha Vimukthi Peramuna)의 청년조직이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정권 퇴진 시위를 주도하는 등 반정부 시위도 격화되고 있다. 또 다른 야당인 ‘단결한 인민의 힘(United People’s Force)’도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마힌다난다 알루트가마게(Mahindananda Aluthgamage) 스리랑카 농업부 장관은 라자팍사 대통령이 시위대의 요구에 굴하여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나섰다. 알루트가마게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경제 위기 촉발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해결할 시간을 달라”로 발언했다.
- 한편, 3월 11일 스리랑카 대외문제 담당 각료자문위원회(Ministerial Consultative Committee on Foreign)는 그동안 시민단체 탄압을 위해 악용되어온 테러방지법의 독소 조항들을 개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의회에 제출했다. 스리랑카에서 테러방지법은 형사법상의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무시하고 특정되지 않은 불법적 행위에 가담한 사람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수사당국이 피의자를 재판 없이 최대 18개월 동안 구금할 수 있도록 하여 형사 절차법상 공정한 재판을 받을 피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로부터 받고 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Sri Lanka in talks with China for $2.5 billion credit support, Chinese official says, 2022.03.21.
Economynext, No opposition protests will bring govt down, claims top Sri Lanka minister as queues increase, 2022.03.21.
The Guardian, Sri Lanka cancels school exams over paper shortage as financial crisis bites, 2022.03.20.
The Economist, Sri Lanka’s government is stoking inflation and indignation, 2022.03.19.
Aljazeera, Sri Lanka secures $1bn credit line from India as IMF signals help, 2022.03.18.
Aljazeera, Sri Lankan protesters demand president quit over economic crisis, 2022.03.16.
France24, Cash-strapped Sri Lanka seeks IMF bailout, 2022.03.16.
Economynext, Sri Lanka drug prices up after money printing hits rupee; concern over cost, 2022.03.12.
Adaderana, China mum on Sri Lanka’s request for debt restructuring, 2022.03.10.
Adaderana, Drug prices to be hiked?, 2022.03.09.
Foreign Policy, In Sri Lanka, Organic Farming Went Catastrophically Wrong, 2022.03.05.
Human Rights Watch, “In a Legal Black Hole”,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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