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유라시아

5월말 경찰간부의 재산 내역을 공개한 데 이어 6월말에는 경찰간부의 가족 재산도 내무부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다. 이번에 재산을 공개한 경찰간부는 대통령이 임명 및 해임할 수 있는 직위에 있는 사람들로 모두 305명에 이른다.

경찰간부 중 가장 많은 소득을 신고한 사람은 상트-페테르부르그시 및 레닌그라드주 경찰청장인 블라디슬라브 피오트로프스키이다. 그가 2009년 한해 동안 벌어들인 소득은 무려 2,380만 루블(약 79.3만 달러)이며 3곳의 토지, 단독주택, 아파트, 별장 및 보트(Silver Condor Cabin 730) 등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높은 소득은 부동산 매각 수익이며 아파트는 부모님으로부터 상속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모스크바시 경찰청장(블라디미르 코로콜쩨프)의 지난해 소득은 140만 루블(4.7만 달러)로 상트-페테르부르그 경찰청장과 대조를 이루었지만 보유 재산은 뒤지지 않았다. 즉 모스크바 경찰청장도 2곳의 토지, 2개의 단독주택, 2개의 아파트, 2대의 자동차(Toyota Land Cruiser, BMW)를 소유하고 있었다.

경찰간부 중 두번째로 소득이 많은 사람은 내무부 직원 자질 향상 대학의 학장인 니콜라이 오브친니코프이다. 그가 지난해 벌어들인 소득은 1,800만 루블(60만 달러)이며 보유 재산으로 아파트와 Toyota RAV4가 있다. 세번째로 많은 소득을 신고한 경찰 간부는 연해주 경찰청장인 안드레이 니콜라예프로 지난해 1,030만 루블(34.3만 달러)을 벌었고 토지와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경찰간부의 부인이나 자녀들이 가진 재산 및 소득도 만만치 않았다. 경찰간부 부인 중 가장 많은 소득을 벌어들인 사람은 내무부의 극단주의에 대항한 작전 센터의 부센터장 빅토르 스미르노프의 부인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2009년에 1,589만 루블(53만 달러)을 벌었으며 총 4,000㎡의 토지와 단독주택, 2개의 아파트, 2대의 자동차(Subaru Outback, BMW)와 트럭을 갖고 있었다. 스미로노프 본인은 아파트의 1/4 소유권만 갖고 있었다. 2위는 내무부의 제5 작전-수색국 국장 콘스탄틴 체르니코프의 부인으로 그녀의 소득은 990만 루블(33만 달러), 재산으로 아파트와 자동차(Nissan Murano)가 있었다. 체르니코프 본인 이름으로 등록된 부동산은 없었다. 3위는 모스크바주 경찰청 제1 부청장 이반 샤예프의 부인으로 소득은 780만 루블(26만 달러)에 달했고 샤예프 본인은 2,000㎡의 토지와 240㎡의 단독주택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고위급 경찰의 재산 공개는 부패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올해 처음 이루어졌다. 하지만 재산의 불성실한 공개에 대해서는 해당자를 해임할 수 있는 처벌 조항이 있지만 재산의 형성 과정에 대한 조사 조항이 없어 재산 공개가 얼마나 부패 방지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재산 공개를 발표하면서 내무부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으며 모스크바시 경찰청장은 재산 형성과정은 개인적인 일이라고 언급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재산 공개가 단순히 공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경찰들이 저지른 범죄가 2008년 대비 16% 증가한 69,100건이고 이중 경찰 간부와 관련된 사건은 22% 증가한 6,500건이며 또한 뇌물과 관련된 범죄가 502건이라는 사실을 볼 때 이러한 고위급 경찰들의 많은 재산과 소득의 증가가 정말 정당한 방법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는 자명해 보인다. 참고로 경찰 간부의 연봉은 80만 루블(2.7만 달러)에서 150만 루블(5만 달러)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