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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 학술원 개혁의 경과

러시아 계동준 대전대학교 러시아어통역학과 교수 2013/07/26

■ 학술원 개혁안 하원 기습상정


- 러시아의 총리 메드베제프는 작년 여름 러시아 학술원의 개혁 필요성에 관해 역설한 후 올해 6월 27일 러시아 연방정부 정례회의에서 학술원개혁안을 하원에 상정시킬 것을 전격적으로 선언함으로써 학술원 개혁에 시동을 걸었음.
ㅇ 러시아 정부가 제출한 학술원 개혁안은 7월 3일 국가두마 (하원)에서 1차 심의를 통과했으며 곧이어 7월 5일 2차 심의를 통과 올 가을 최종심의만을 남겨 놓고 있음.
ㅇ 개혁법안 1차 심의에서는 필요정족수 226표를 초과하는 234명의 찬성과 153명의 반대, 1명의 기권으로 법안이 통과됨.
ㅇ 1차 심의에서 통과된 법안의 핵심내용은 러시아 학술원(РАН)과 러시아 의학 학술원(РАМН) 및 러시아 농학 학술원(РАСХН)을 폐지하고 그것을 토대로 하나의 사회 국가기관인 “러시아 학술원”(Российская академия наук)를 창설하자는 것과 구 학술원이 소유한 재산과 연구소들의 관리를 새로운 국가기관에 맡기자는 것임.
ㅇ 이것은 많은 학술 기관 대표자들의 불만을 야기 시켰으며 현재 학술원 원장인  블라지미르 포르토프와 22년동안 학술원을 이끌었던 전 원장 유리 오씨포프도 이 법안에 반대를 표명함.
ㅇ 개혁법안의 제안 설명은 부총리 올가 골로제쯔가 맡았으며 그녀는 이미 교육부장관 드미뜨리 리바노프가 지적했던 현재 러시아 학술원의 비효율성을 반복해서 질타하고 더 나아가 학술원이 소유한 토지에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급주택들이 세워져 있으며 학술원소유의 부동산의 56%가 적법하게 등록되어 있지 않다고 공격함.
ㅇ 법안의 2차 심의는 찬성 344 반대 0 기권 1의 결과 통과되었으며 통합러시아당, 러시아자유민주당, 정의러시아당이 법안에 찬성했으며 공산당은 반대의 표시로 심의 전 날 하원을 떠났음.
ㅇ 2차 심의에서는 법안에 약간의 수정이 가해졌으나 큰 변화는 없었음. 예를 들면 “러시아 학술원은 재구성되거나 폐원될 수 있다”라는 문구에서 폐원이라는 용어가 삭제되었으며 학술원이 계속 국가의 예산으로 운영된다는 조항이라든가 1차 심의에서 통합된 사회국가 기관이라는 학술원의 성격이 국가기관으로 수정된 것 등을 들 수 있음.


■ 개혁안 하원 통과에 대한 러시아 사회의 반응


- 러시아 학자들은 사안에 따라 학술원 개혁안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나 대다수는 학술원 개혁이 러시아에서 학문을 말살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음.
ㅇ 학자들은 개혁안 1차 심의가 열리던 날 러시아 국가두마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학술원 사망에 대한 상징적인 행동으로 조화와 비석을 세워놓고 장례식을 거행함.
ㅇ 이와 유사한 항의시위가 지방의 연구단지들(Академгородок)에서 벌어졌으며 전역에서 정부와 교육부장관 리바노프의 퇴진을 요구함.
ㅇ 특히 반대에 부딪친 것은 학술원의 재산권을 국가기관이 관리하는 조항으로 이것에 의해 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기반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음.
ㅇ 생물학 박사 이라나 바크루쉰스카야는 정부가 지난 300년 동안 학술원이 독립기관으로 존재했다는 것과 한 때 동료였던 학술원회원 사하로프박사를 지지했던 것에 대해 보복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
ㅇ 학문을 러시아에서 <말살>하려는 의도는 정기적으로 발생했으며 이것은 현재 러시아의 연구자들이 외국기관의 연구기금을 수령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음.
ㅇ 연구자단체 공동의장인 안드레이 짜뚜랸은 특히 학술원 개혁 법안이 학계와의 상의 없이 하원에 상정된 것에 대해 분개하고 있으며 법안이 채택된 후 학자들은 <농노>가 될 것이라고 주장함.
ㅇ 학술원의 재산권이 국가기관으로 이전되는 것에 반대의견이 많은 반면 세 개의 학술원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학자들도 있음.
ㅇ 이 같은 의견을 표명한 인물로는 학술원회원이며 민족 및 인류학 연구소장 발레리 찌쉬코프나 모스크바 국립대 총장 빅또르 싸도브니치등을 들 수 있으며 러시아 기초연구기금 의장이며 학술원회원인 블라지슬라프 빤첸코도 학술원의 통합을 유익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음.
ㅇ 학술원개혁에 찬성하는 이들은 이것에 의해 학문후속세대에 더 좋은 연구여건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해외로의 두뇌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함.
ㅇ 러시아 학술원의 객원회원인 아나똘리 꿀라코프는 학술원의 현재구조는 시장경제의 경쟁체제에 적합지 않으며 오늘날 러시아가 직면한 중요 과제들, 국가안보 시스템의 근대화와 국민경제의 모든 영역을 위한 기술 개발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함.
ㅇ 개혁안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학술원 재산 소유권의 국가기관으로의 이전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개혁을 60조원에 달하는 학술원재산을 몰수하기 위한 구실로 보고 있는 반면 정치정보 센터장 알렉세이 무힌은 소유권이전을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음.
ㅇ 그는 학자들의 경제활동은 학문 활동과 분리되어야 하며 현재 많은 학자들이 학문활동 보다는 경제활동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함. 그의 자료에 따르면 104000명의 학술원 인원 중 연구자들의 숫자는 절반뿐이며 나머지는 행정직원에 해당됨.


■ 개혁안이 해결해야 할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과제들


- 급속하게 진행된 학술원개혁안에 대한 찬반논쟁과는 별도로 이 개혁안이 제대로 실행되었을 경우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학자들도 있음.
ㅇ 학술원 분자유전학 연구소 선임연구원 콘스딴찐 세베리노프는 학술원 개혁은 이미 십년 전에 시작되었어야 했으나 그 당시에는 그렇게 심각하게 인식되지 않았다고 지적함.
ㅇ 그는 현재 정부가 제안한 개혁안이 몇 년 전에도 제시되었으나 거부되었고 학자들은 수도관을 해체하거나 막힌 변기를 뚫는 일을 하는 대신에 학문에 몰두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며 학자들은 객관적인 학문적 잣대의 기준으로서만 평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함.
ㅇ 그는 또한 학술원의 재산은 국가의 것이 아니라 학술원의 것이며 이것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경우 모든 학술원의 학자들에게 상응하는 연금을 확보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음.
ㅇ 현재 활동 중인 많은 학술원 회원들은 관청간의 장벽이 없어질 때 학자들은 더 용이하게 공동의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동료들과 긴밀한 협동연구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게 되고 이 때 개혁은 학문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함.
ㅇ  학술원개혁의 필요성에 가장 큰 구실을 제공한 것은 러시아 학술원이 처한 극단적인 비효율성으로 낡은 시스템 하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절대적인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임.
ㅇ 러시아학자들의 논문인용 지수가 3회인 반면 미국학자들의 지수는 13회이며 학술결과물 출판에 있어서도 러시아는 145개국 중 120등으로 꼴찌에서 가까움.
ㅇ 알렉세이 무힌은 국가예산을 지원받는 연구원들보다  독립적인 연구소가 오늘날 수십 배 효율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 년에 천문학적인 숫자(15억에서 20억 달라)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국립연구원들이 그것을 대단히 비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개혁안은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함.
ㅇ 참고로 이번 개혁안에 의해 하나로 통합 될  구 러시아 학술원(PAH)은 예산 640억루블, 준회원769명, 정회원 531명의 기관이며 러시아 농학 학술원 (РАСХН)은 77억루블, 준회원148명, 정회원 178명이고 러시아 의학 학술원((РАМН) 은 210억루블, 준회원 228명, 정회원 239명의 거대기관들임.


■ 러시아 학술원 개혁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


- 역사적인 경험에 비추어볼 때 개혁은 그 필요성보다 그 의도가 더 중요하며 본 러시아 학술원 개혁도 러시아 정부가 주도한 개혁의 의도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음.
ㅇ 러시아학술원 개혁의 필요성은 총리 메드베제프가 언급하고 교육부장관 드미뜨리 리바노프가 구체적인 안을 수립하고 찬반논쟁의 와중에서 대통령인 푸틴이 최종 결정적인 발언을 하고 그것에 따라 러시아의회가 법안을 가결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됨.
ㅇ 학술원과 개혁안을 충분히 토의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밀어붙임으로써 (1차 심의와 2차 심의기간 사이는 불과 이틀 이었으며 여름휴가가 끝나고 난 후 열릴 최종심의에서도 별 기대할 것은 없음) 세부적인 내용과 실행에 있어 수많은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됨.
ㅇ 러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육개혁이나 학술원개혁은 결국 정치권의 의도대로 갈 것이며 이것은 교육개혁의 결과 러시아에서 최근에 통합된 연방대학 총장 중에 한 사람으로 교육자가 아니라 해외공작원출신이 임명된 것을 보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임.
ㅇ 학술원이 스스로 선출한 원장 블라디미르 포르토프는 과도기 학술원재산을 관리하는 새로운 국가기관의 장을 맡음으로써 일시적으로 학술원회원들의 불만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관료가 이 기관의 장을 맡음으로써 1724년 뾰뜨르 대제가 하사한 학술원의 재산권은 이제 러시아 정부에 귀속된 것으로 보아야 함.


※참고문헌
http://www.aif.ru/print/article_id/64728  검색일 2013.07.12
http://www.aif.ru/print/article_id/64771  검색일 2013.07.11
http://www.aif.ru/print/news_id/399570  검색일 2013.07.12
http://www.aif.ru/print/news_id/401386  검색일 2013.07.12
http://www.aif.ru/print/article_id/64582  검색일 2013.07.10
http://www.aif.ru/print/article_id/61457  검색일 2013.07.12
http://www.aif.ru/print/article_id/64682  검색일 2013.07.12.
http://rusplt.ru/policy/reformirovanitran.html  검색일 201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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