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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중앙아시아 진출 한국기업의 투자리스크 유형과 대응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08/08

  중앙아시아 국가가운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시장의 규모, 안정성이 가장 큰 국가들로 외국계기업의 투자가 집중된 국가이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금융업, 부동산업, 건설업 및 광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투자가 진행된 이래 최근에는 농업 및 임업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우즈베키스탄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동산업, 광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두 국가는 투자환경의 측면에서 최근 국제적인 기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체제전환이후 개방적인 경제정책을 유지해왔고, 사업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에 대한 결과로 세계은행의 ‘2012년 사업환경지수(doing business 2012)’에서 전체 182개국 가운데 47위를 차지할 정도로 정부 규제나 시장 개방성에 있어 빠른 개선을 보였다. 그 결과로 외국인 투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는 카자흐스탄 경제성장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이와 같은 대외투자여건 개선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카자흐스탄보다 비교적 폐쇄적인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양 국가는 여전히 권위주의적 사회환경으로 인해 외국계 기업으로서 겪는 사업상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한국기업의 진출과 투자는 1990년대 중반이후 국내의 주요 대기업들에 의해 본격화되었다. 2000년 이후에는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한국과의 상호 경제적 보완성이 부각됨에 따라 많은 한국기업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진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사업 환경에 있어서 사업 외부의 정치적인 리스크와 불안정성, 정부의 규제와 정책으로 인한 리스크에 노출되어 왔다. 본 소고는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이 어떠한 대외 리스크를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조사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투자 및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 기업들이 직면하는 투자리스크의 유형과 리스크 대응방안에 대해 해당국에서의 설문조사로 이루어졌다. 자료 수집 방식은 연구자가 해당기업을 직접 면담하거나 설문지 배포 및 회수의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자료 수집기간은 2013년 2월 5일부터 2월 19일까지 진행되었다. 설문지는 기업이 현지에서 체감하는 사업리스크의 종류와 대응방안에 대한 5점 척도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총 55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배포하였으며 이 가운데 52개가 회수되었고, 응답내용이 부실한 2개를 제외한 50개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총 50개의 기업 중에서 22개 기업은 현지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업체로, 나머지 28개 기업은 유통, 물류 등의 서비스 관련기업으로 분류되었다. 대상이 되는 기업들은 몇몇 대기업을 포함하였으며 대부분 현지에서 중소규모의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였다. 보통 소규모의 기업들은 현지에서의 정보력, 사태 대응 능력 등이 조직적 체계가 갖추어진 대기업에 비해 뒤처지기 때문에 사업리스크에 대해 더욱 크게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수집된 설문지의 숫자는 많지 않으나 중앙아시아에서의 투자리스크의 단면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표 1] 기술통계 분석결과


 

구분

문항

평균

표준편차

리스크

1. 기업 국유화 및 자산 몰수

2.86

0.78

2. 차별적 조세제도

3.00

0.83

3. 노동정책

3.60

0.73

4. 사회적 분쟁(내전, 지역분쟁, 민족 및 종교관련 소요)

3.06

0.96

5. 정권 교체 및 권력 투쟁

3.48

0.71

6. 부패

3.82

0.75

7. 산업 내 시장 불확실성

3.82

0.56

8. 경기 불안정성

2.88

0.77

9. 높은 인플레이션

3.40

0.78

10. 관료주의적 제도

3.66

0.75

11. 과실송금 제한

3.68

0.71

12. 부품(상품) 현지조달

3.74

0.75

대응 방안

1. 현지 공무원, 고위인사 등 현지인과의 관계 강화

3.82

0.85

2. 현지인과의 사업 합작(지분공유)

3.30

0.91

3. 현지 종업원 확대, 물품 현지화 등 기업 현지화

3.42

0.78

4. 보험제도 활용

2.82

0.75

5. 제품 및 지역 등의 사업 다각화

3.00

0.78

6. 소송, 중재기관 이용 등 법적 문제 해결

3.10

0.71


*   주: 평균값은 5점 척도의 평균으로 1에 가까울수록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작고, 5에 가까울수록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큰 것을 나타냄.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직면하는 리스크 요인가운데 부패와 산업 내 시장불확실성의 항목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었고, 부품(상품) 현지조달, 과실송금제한 등도 기업에 위험요소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는 주로 현지 공무원, 고위인사 등 현지인과의 관계강화를 통해 극복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리스크와 대응 방안의 측정항목에 대한 요인분석을 통해 설문항목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항목에 대한 주요 요인을 추출하였다. 먼저 기업리스크에 대한 요인분석을 실시하였으며 항목가운데 관료주의적 제도, 과실송금 제한, 부품(상품) 현지조달의 항목은 요인으로 구성되지 않아 제외하였다. [표 2]는 기업리스크의 요인분석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KMO 값이 0.661, Bartlett의 유의확률이 p=0.000으로 나타나 요인분석의 적합성이 검정되었다.



[표 2] 정치적 리스크 요인분석결과: 회전된 요인행렬

 

항목

요 인

1

2

3

4

1. 기업 국유화 및 자산 몰수

.653

.397

-.128

.196

2. 차별적 조세제도

.618

.140

.128

.190

3. 노동정책

.829

-.045

.227

-.166

4. 사회적 분쟁(내전, 지역분쟁, 민족 및 종교관련 소요)

.443

.636

.091

.247

5. 정권 교체 및 권력 투쟁

.117

.809

.087

-.052

6. 부패

-.003

.217

.841

.020

7. 산업 내 시장 불확실성

.151

-.189

.723

.104

8. 경기 불안정성

-.068

.308

.086

.819

9. 높은 인플레이션

.288

-.183

.058

.812

*   주: 분석방법은 주성분 분석, 회전방법은 Varimax 회전임.


  리스크에 대한 요인분석을 통해 주요 리스크에 대한 요인을 네 가지로 추출하였다. 기업국유화 및 자산 몰수, 차별적 조세제도 및 노동정책에 대한 항목은 한 요인으로 검증되었으며 이러한 요인들은 모두 해당국정부의 정책에 의한 리스크라는 특성을 가지므로 ‘정부관련 리스크’로 구분될 수 있다. 내전, 민족관련 소요 등의 사회적 분쟁과 정권 교체 및 권력 투쟁은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거시적 사회환경 리스크’로 분류할 수 있다. 부패와 산업 내 시장 불확실성은 특정 기업의 사업환경에 있어 구체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시적 사회환경 리스크’로 구분되었다. 사회환경 전반의 부패가 해당기업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 특정분야에서 접촉하는 부문에서 부패의 영향이 크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불안정성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거시적 경제환경 리스크’로 정의할 수 있다.  


  다음은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의 측정항목에 대한 요인분석을 통해 설문항목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항목에 대한 주요 요인을 추출하였다. [표 3]은 대응방안의 요인분석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KMO 값이 0.611, Bartlett의 유의확률이 p=0.000으로 나타나 요인분석의 적합성이 검정되었다. [표 3]는 기업 대응 방안의 측정항목에 대한 요인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표 3] 대응방안 요인분석결과: 회전된 요인행렬

 

항목

요인

1

2

1. 현지 공무원, 고위인사 등 현지인과의 관계 강화

.835

-.008

2. 현지인과의 사업 합작(지분공유)

.612

.176

3. 현지 종업원 확대, 물품 현지화 등 기업 현지화

.707

.190

4. 보험제도 활용

.188

.666

5. 제품 및 지역 등의 사업 다각화

.276

.648

6. 소송, 중재기관 이용 등 법적 문제 해결

-.065

.882

*   주: 분석방법은 주성분 분석, 회전방법은 Varimax 회전임.


  리스크의 대응방안에 대한 요인분석 결과는 두 가지로 구분되었다. 첫째는 현지인과의 관계강화, 현지인과의 사업 합작, 기업현지화를 포함하는 요인으로 이러한 요인들은 해당산업 내에서 기업의 공격적인 전략의 일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적극적인 대응’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자의 세 가지 요인은 기업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기업이 경쟁의 외부환경을 주도적으로 변화하고자하는 의지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보험제도 활용, 사업 다각화, 소송 등의 법적 문제해결은 기업의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안으로 ‘소극적 대응방안’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기업은 판매하는 상품이나 지역, 원재료의 구매를 다각화하여 외부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데 이는 기업이 리스크에 직접 영향을 주기보다는 회피의 관점에서 대응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신뢰성분석은 측정된 값이 일관적이고 안정적인지의 여부를 측정하는 것으로 크론바흐 알파(cronbach‘s alpha) 값을 이용한 내적 일관성법을 사용하였다. 각 항목의 구분에 대한 크론바흐 알파값은 0.5 이상일 경우 해당 항목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였다고 볼 수 있다. [표 4]는 리스크 및 대응방안의 각 항목에 대한 크론바흐 알파 값을 보여준다.


[표 4] 요인별 신뢰도 분석


 

요인

리스크

대응방안

정부관련

거시적

사회 환경

미시적

사회 환경

거시적

경제 환경

적극적

소극적

계수

0.607

0.550

0.529

0.623

0.581

0.612

평균

3.15

3.27

3.82

3.15

3.51

2.97

문항 수

3

2

2

2

3

3


  요인분석을 통해 분류된 항목의 신뢰성을 측정한 결과 리스크와 대응방안에 대한 각 항목의 계수가 모두 0.5 이상을 상회하여 신뢰성이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기업은 리스크 요인가운데 정부관련 리스크나 거시적 경제 환경에 대한 리스크는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으며 우리 기업이 체감하는 가장 큰 투자 리스크는 해당 산업 내에서의 시장 불확실성과 부패를 포함하는 미시적인 사회 환경으로 구분되었다. 리스크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우리 기업은 보험 제도를 활용하거나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의 소극적인 대응방안보다는 현지인과의 관계를 강화하거나 기업을 현지화 하는 방식의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현지 한국기업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요인분석을 통해 분석된 사업환경의 리스크 요소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되었다. 첫째는 해당국의 기업자산에 대한 몰수, 기업국유화, 차별적인 조세제도, 노동 정책상의 차별 등을 포함하는 정부 정책상의 리스크로서 ‘정부관련 리스크’로 분류되었으며 우리 기업의 ‘정부관련 리스크’에 대한 부담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는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영향력을 주는 요소이며 내전, 지역적 분쟁, 종교관련 소요 등을 포함하는 ‘거시적 사회환경 리스크’로서 우리기업이 체감하는 리스크 정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 번째는 부패와 해당 산업 내 불확실성을 포함하는 ‘미시적 사회환경 리스크’이며 거시적 사회환경 리스크와는 달리 해당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 특정분야에서 리스크가 부각된다. 우리기업은 특히 이와 같은 미시적 사회환경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크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는 경기불안정성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포함하는 ‘거시적 경제환경 리스크’로 리스크는 낮게 조사되었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들은 국내 산업이 다변화되어있지 않아 대외 리스크에 취약하고 경제환경이 안정적이지 않은 것과는 달리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기업의 사업환경에 있어 큰 리스크를 체감하지 않을 정도의 안정적인 경제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리스크에 대한 기업의 대응방안으로는 현지인과의 관계강화 등을 포함하는 적극적 대응전략과 리스크 분산과 사후손실보상 등을 목적으로 하는 소극적 대응방안으로 크게 구분되었다. 우리기업은 현지인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주로 하는 적극적 대응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도상국에서 외국계 기업이 체감하는 리스크는 선진국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부각될 수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같이 권위주의적 색채가 강하거나 관료주의가 강할 경우 기업은 내부의 리스크 보다는 기업외부의 정치적 리스크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사업환경은 개선되고 있으나 개별 기업으로서는 현지 정치적, 사회적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한 리스크 관리와 대비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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