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최근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무역제재의 배경과 전망
러시아 강부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 2013/08/30
■ 최근 7~8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제품에 대해 무역제재조치를 취함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간 무역갈등이 심화됨.
- 2013년 7월 29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제과업체인 로셴의 제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8월 중순에는 우크라이나산 수입품에 대한 통관절차를 강화함.
-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기업들이 러시아 국경 통관 지체로 약 25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으며, 우크라이나 시민단체들은 러시아산 제품에 대한 보이콧을 주장함.
- 우크라이나측 관계자는 금번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수입규제 조치가 양국간 ‘무역 전쟁’을 야기할 가능성도 언급함.
■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자국 주도의 관세동맹에 참여시키고자 하나,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와의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데 대한 러시아의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됨.
- 러시아는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 3국 관세동맹의 외연을 확장하여 2015년에 유라시아 경제연합으로 발전시킬 계획인 바, 그동안 구소련 핵심국가인 우크라이나를 관세동맹에 가입시키고자 노력해 왔음.
-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기본적으로 EU와의 통합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관세동맹에는 옵서버 자격(2013년 5월 획득)으로만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
ㅇ 이에 대해 러시아는 ‘어정쩡하게 임신을 할 수는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EU와 관세동맹 가운데 양자택일할 것을 촉구한 바 있음.
- 이러한 상황에서 금년 11월 우크라이나가 리투아니아에서 개최되는 ‘동부파트너십’ 정상회의에서 EU와 FTA를 포괄하는 협력협정(Association Agreement)를 체결할 예정임에 따라 러시아의 위기의식이 증대됨.
ㅇ 2013년 7월 27~28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글로벌 경기 악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때인 만큼 우리가 힘을 합해야 한다”고 관세동맹 가입을 호소하였으나 무위에 그쳤음.
ㅇ 이어 7월 29일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수입규제조치가 이루어졌고, 특히 수입금지를 당한 우크라이나의 제과업체 로셴은 전 대외경제부 장관인 페트르 포로쉔코가 소유하고 있으며, 포로쉔코는 관세동맹에 비판적인 친EU를 표방하는 인물임.
ㅇ 8월 중순 우크라이나산 수입품 통관절차 강화에 앞서 푸틴 대통령의 관세동맹 정책 자문관인 세르게이 글라제프가 “만약 우크라이나가 EU와 협력협정을 체결하는 자살행위를 행한다면 통관단속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음.
■ 러시아는 추후에도 우크라이나의 관세동맹 가입을 전제로 금번과 같은 네거티브 인센티브를 취할 가능성이 높음. 다만 2015년 3월 대선을 앞둔 우크라이나의 정치, 경제 상황이 러-우크라이나 관계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음.
- EU가 러시아에 금번 대우크라이나 무역제재 조치에 대해 경고한 데 이어, 푸틴 대통령과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전화를 통해 통관문제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약속하면서 양국간 갈등이 당분간은 더 이상 첨예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임.
- 그러나 8월 21일 세르게이 글라제프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체결한 FTA를 철회할 수도 있고, 이 문제에 대해 이미 검토 중”이라고 밝혀, 11월 ‘동부파트너십’ 정상회의의 결과를 주시할 필요가 있음.
ㅇ 사실상 금년에 우크라이나가 EU와 협력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EU가 제시한 제도, 인권, 법치 등의 선결 조건을 우크라이나가 만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임.
ㅇ 다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푸틴 3기에 유라시아 지역에서의 경제협력체 추진과 이를 통한 구소련 연방 국가들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정책 방향성이 궁극적으로 어디로 향하느냐에 민감할 수 밖에 없음.
- 한편, 우크라이나는 현재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어 최대 수출입국인 러시아의 무역제재 조치가 장기화되는 데 취약한 상황이며, 2015년 대선을 전후한 국내 정치권의 변화 양상도 양국 관계 개선, 경제통합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임.
<자료: Global Insight, Oxford Analytica, Ukrainian Journal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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