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유라시아

■ 카자흐스탄 정부의 철도 투자 확대
 -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Astana) 외곽 지역에 위치한 철도 차량 생산 공장은 약 1100명의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가장 최신식의 시설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 곳임. 이 공장의 바로 옆에는 세계 최고의 연료 효율성을 가진 12 실린더 디젤엔진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 설립되고 있음.

 - 유전개발로 인한 카자흐스탄 정부의 수입이 지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최근 철도 네트워크 사업에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음. 카자흐스탄 철도청(Kazakhstan Temir Zholy)은 정부가 운영하는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로부터 대규모 자금지원을 받았으며 자회사 가운데 일부를 증권시장에 상장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음.

 - 카자흐스탄 철도청은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의 중간지역에 위치한 리안윤강(Lianyungang)항구에 약 1억 달러(USD)를 투자하여 운송 및 물류기지를 건설하기로 지난여름 결정한 바 있음. 이 기지의 건설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수출입을 철도와 해상운송의 조합을 통해 다양화하고, 이를 통해 지난 소비에트 해체 이후에도 지속되어오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교역의존을 벗어나 수출품을 다변화하고자 하는 데 있음.

 - 철도청의 최고운영책임자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에 대한 수출확대를 통해 글로벌시장의 변화를 더 잘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함.

 - 카자흐스탄과 중국을 연결하는 두 번째 철도는 흐루시초프와 브레즈네프 시대에 건설되어 눈보라와 강풍으로 악명 높은 첫 번째 철도와는 달리, 남쪽의 산악지역을 통과하는 지역에 건설되었는데 철도청은 두 번째 철도의 운송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와 연결되는 카자흐스탄 내의 철도망에 금년에만 약 31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하였음.

 - 카자흐스탄은 자원판매로 확보한 부를 철도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도인 아스타나라는 경계를 뛰어넘는 지역으로 파급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러한 계획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임. 

■ 자원개발 이익의 산업부문 확대
 - 역사적으로, 자원개발을 통해 부를 획득한 국가들은 평가절상된 자국화폐 가치로 인해 자원개발 이외의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았음. 1600년대와 1700년대에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금과 은이 다량으로 유입되자 스페인의 양모 및 의류산업은 점차 퇴보하기 시작하였고, 1960년대 북해 가스전 개발로 인해 네덜란드는 다양한 산업부문에서 경쟁력을 잃게 되었음. 나이지리아 역시 원유판매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인해 아프리카 산업 허브로서의 역할을 점차 상실하고 있음. 사우디아라비아가 사막에 밀 농장을 건설하려다 실패한 사례와 같이 중동국가들은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성공하지 못했음.

 -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례와 같이 카자흐스탄은 자원판매로 유입된 자금을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데 사용하고 있음. 소비에트 연방의 일원일 때, 카자흐스탄 경제는 밀 생산, 철광석 채굴 등에 크게 의존하였으며 이제 철도 차량의 생산과 운영에서 강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

 -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공장의 생산 진척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매년 직접 철도 공장에 방문하고 있음. 또한, 그는 카자흐스탄 내에서 새로 개소하는 철도역뿐만 아니라 개보수 이후 새로 개소하는 모든 철도역의 행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음. “대통령은 천연자원 생산 위주의 경제기반에서 벗어나 산업화를 이루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前 제너럴일렉트릭(GE)의 운송부문 사장이었으며 현재 카자흐스탄 철도와 관련한 대외사업의 고문인 시모넬리(Lorenzo Simonelli)는 언급하였음.

 - 그러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직면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카자흐스탄의 젊은 층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술인력 양성에 관심을 가질 것인지 여부임. 정부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며 기술산업 육성을 위한 타운도 만들어 왔음.

 - 또한, 카자흐스탄은 천연자원판매로 얻은 막대한 부를 통해 다양한 방면으로 변모하고 있음. 부가 집중되는 아스타나(Astana)와 알마티(Almaty)에서 소비에트 스타일의 상점들은 고급스럽고 서구적인 스타일의 쇼핑몰들로 대체되고 있음.

 - 카자흐스탄은 제너럴일렉트릭으로부터 철도 차량 디자인의 라이선스를 도입하였으며 차량 자체의 생산과 유통 관련은 러시아 기업인 트랜스매쉬홀딩(Transmashholding)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여 추진하고 있음. 이미 이를 통해 생산된 차량이 타지키스탄으로 수출되었으며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도 수출을 협의 중임.

■ 철도망 연계에서 중국과의 협력과 향후 전망
 - 또한, 철도연결망의 확산에서도 카자흐스탄은 중국과의 연계 확대를 꾀하고 있음. 중국은 원자재 대부분과 상품을 미군이 장악하고 있는 해상루트를 통해서 수입하고 있는데 카자흐스탄을 관통하는 육상 운송 루트의 확대와 이를 통한 원유, 철강, 밀 등의 수입 증가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것은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지배하는 지역 이외의 상품교역 부문 비중을 확대할 수 있음을 의미함.

 - 지난 10여 년간 주변의 인구 대국인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제한적으로 받아들여 왔던 카자흐스탄은 철도와 물류 부문에서 중국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 있음을 드러내고 있음.

 -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전통적인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음. 그러나 카자흐스탄 철도청 최고운영책임자는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운송 분야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카자흐스탄을 관통하는 철도 물류는 러시아와 다른 과거 소비에트 국가들 간의 교역을 중개하는 기능만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의 교역이 약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 중국과의 교역은 전년 동기대비 62% 상승하였다.” 라고 이야기하였음.

 - 그는 이어 “우리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철도 물류를 다양화하는 것이 주요 과제이다.” 라고 덧붙임.

 - 또한, 카자흐스탄 정부는 철도청 산하의 자회사 일부를 IPO를 통해 민영화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서구 투자은행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 정부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음.

 - 다만, 미국이나 해외시장에 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아닌, 알마티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증권거래소(Kazakhstan Stock Exchange)에 상장하는 것이 매우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음.

 - 또한, 카자흐스탄 철도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은 이미 카자흐스탄 경제에서 철도청이 많은 부담을 떠안기 시작했다는 것임. 카자흐스탄 철도청의 고용 인구는 약 16만 명인데 이는 카자흐스탄 노동인구가 약 860만 명이라고 보았을 때 노동인구 54명 중 한 명에 해당하는 수준임. 또한, 일부 철도 교차지에 위치한 소도시의 경우 철도청이 지역의 도로와 학교 등 사회시설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음.

 - 만일 이와 같은 사회적 부담이 카자흐스탄 철도청에 계속 지워질 경우 결국 기업공개를 통한 민영화가 어려울 수 있음. 정부 관계자는 철도청이 지고 있는 사회적 책무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단기적인 개선을 쉽지 않을 것임.

■ 총 평
 - 자원개발 이익이 국가 부의 창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카자흐스탄에 있어서 이러한 국부를 어떻게 비 자원부문으로 전환해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육성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임. 정부는 지난 ‘2030 경제발전전략’ 및 2013년 1월 채택한 ‘2050 경제발전전략’을 통해 자국 산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 왔음.

 - 특히, 철도 부문에서 차량의 제조에 대한 투자와 중국 등의 국가와 철도망 연계에 대한 물류부문 투자가 지속해서 이루어진다면 산업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임. 이는 결국 제조업 발전과 함께 유라시아 대륙에서 물류 및 운송 허브로 발돋움하려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의도와도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

 - 다만, 앞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기업 경영에서 공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민영화나 외국 기업과의 합작 등에 있어 부담될 수 있는 요소로 보임.

※ 참고자료
 - Kazakhstan’s Bet on Rail, The New York Times, 201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