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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터뷰) 2016 라오스 신정부의 출범과 변화

라오스 이요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박사 2016/05/16

지난 4월, 라오스는 공산주의인민혁명당이 주최한 국회에서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했다. 해당 의회에서 분냥 보라칫(Bounnhang Vorachit)이 새로운 대통령으로, 통룬 시술릿(Tongloun Sisoulith)이 총리로 임명되었다.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라오스와 베트남 양국의 유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했으며, 동시에 중국의 왕이(Wang Yi) 외교부 장관 역시 라오스 방문을 통해 양국의 협력관계가 지속될 것임을 확인했다.
위와 관련하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이요한 박사에게 2016 라오스 신정부의 출범과 변화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이번 라오스 총선의 결과는 어떠한가?


▲ 2016년 4월, 제8대 국회의 시작과 함께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라오스의 정치 리더십이 크게 변화했다. 전직 대통령인 춤말리 사야손(Choummaly Sayasone)은 물러났고, 부통령이자 라오스 인민혁민당 서기였던 분냥 보라칫(Bounnhang Vorachit)이 5년 임기(2016~2021년)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부통령에는 판캄 비파반(Phanckam Viphavanh) 라오스 인민혁명당 중앙위원이 새롭게 선출되었다. 또한 통싱 탐마봉(Thongsing Thammavong) 총리도 통룬 시술릿(Thongloun Sisoulith) 부총리 겸 외무장관으로 교체되었다.

 


Q2. 라오스의 정부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 라오스는 1975년 사회주의 국가를 설립한 이래 라오스 인민혁명당 1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교적으로 안정된 집단지도 체제를 운영해왔다. 라오스 정치의 수뇌부에는 대통령과 부통령이 있으며, 총리와 4명의 부총리가 최고 리더십을 구성하고 있다. 대통령과 총리는 국회의 승인을 받으며, 임기는 모두 5년으로 재임까지 가능하다.


Q3. 이번 총선 결과로, 어떠한 인물들이 신정부를 구성하게 되었는가?


▲ 분냥 신임 대통령은 1937년 출생으로, 1954년에서 1981년까지 군에서 몸담았으며, 이후 비엔티안 시장, 재무장관, 총리, 부통령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판캄 신임 부통령은 교육부 장관, 라오스-베트남 친선협회장과 부총리를 역임한 바 있다. 통룬 시술릿 신임 총리는 1945년 출생으로 구소련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비엔티안 대학(현 라오스 국립대)교수, 외무차관, 부총리 등을 지낸 바 있다.

 


라오스 분냥 대통령(左)과 춤말리 전 대통령(右)
자료 : Vientiane Times, 2016.04.21


Q4. 라오스 신정부 출범의 의의는 무엇인가?


이번 지도부의 교체는 2016년 1월 21일 공산당 8차 대회에서 이미 지명된 신임 지도부를 3월 20일 실시된 라오스 총선거에 의해 구성된 국회가 승인함으로써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이번 라오스 정치리더십의 변화 중 주목해야 할 것은 총리의 교체다. 왜냐하면 라오스 총리는 대외관계를 주로 담당하는 대통령보다 더욱 실질적인 권력을 누리기 때문이다.

 

통룬 시술린 신임 총리

 

따라서 총리의 성향이 보수적이냐 개혁적이냐에 따라 라오스의 사회·경제적 방향성이 결정되므로 아직 자신의 색채를 크게 드러내지 않아 왔던 신임 통룬 시술릿 총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Q5. 신정부는 라오스 정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하는가?


▲ 올해 10년 만에 이루어진 최고 지도자 그룹의 교체가 반드시 라오스 정치의 변화를 불러올지는 미지수다. 이번에 취임한 대통령과 총리 모두 새로운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큰 변화(Big change)’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새롭게 구성된 라오스 최고지도자의 외교정책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라오스 최대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라오스 신정부가 친중국 외교 노선을 급격히 선회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라오스 신정부는 기존의 과도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 베트남과의 균형을 도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더불어 중국과 베트남 역시 라오스 신정부의 외교 정책을 자국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유도고자 하는 경쟁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Q6. 라오스는 베트남과 어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 전통적으로 라오스의 외교관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온 국가는 베트남이다. 1975년 현 사회주의 국가체제로 라오스가 출범할 당시, 라오스는 베트남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후 라오스의 모든 정치 체제는 베트남의 모델을 따르며 ‘혈맹’이라는 특수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라오스에 대한 공격적인 외교정책, 즉 대규모 투자와 원조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함에 따라 기존 베트남의 외교적 우위는 상실되어갔다.


Q7. 라오스 신정부의 對베트남 외교정책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가?


▲ 최근 교체된 라오스 최고지도자 그룹은 신임 부총리들을 포함하여 친베트남적인 성향을 띠는 젊은 기술관료 출신이 많다. 신임 분냥 대통령 또한 1950년대와 60년대 북베트남에서 군사 훈련과 정치 교육을 받는 등 베트남과의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친중성향의 핵심 세력인 통싱 전 총리, 솜사밧 전 부총리, 아상 라올리(Asang Laoly) 부총리가 정계에서 은퇴함에 따라 라오스의 대중, 대베트남 외교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신정부 출범 직후인 중국은 왕이(Wang Yi) 외교부장을 4월 22~24일까지 방문하여 신 지도부와 면담을 진행하였다. 분냥 대통령을 비롯한 신지도부는 이후 4월 25일~27일까지 하노이를 방문하여 베트남 서기장 및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가졌다.

 

Q8. 이전 정부의 외교정책은 어떠했는가?


▲ 이전 라오스 지도부는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이번에 함께 물러나는 통씽 총리와 솜사밧 랭사밧(Somsavat Lengsavad) 부총리가 친중 외교의 핵심 라인으로 지목받았다. 통씽 총리 시정 중국 쿤밍에서 라오스 비엔티안을 잇는 철도 부설, 비엔티안 외곽 신도시 건설 등 120억 달러(라오스 국내총생산(GDP)와 맞먹는 규모의)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추진되었다. 랭사밧 부총리는 링수광(Ling Xu Guang)이라는 중국식 이름을 가진 화교 출신으로 그동안 중국의 대라오스 투자를 견인해왔다.


Q9. 라오스 신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에는 무엇이 있는가?


▲ 2016년 11월 라오스는 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2004년 비엔티안 ASEAN 정상회의 이래 12년 만에 다시 개최하게 된다. 2016년 ASEAN 정상회의는 EAS(East Asia Summit, 동아시아정상회의)로 확대되어 2004년에 비해 미국 오바마 대통령, 중국 시진핑 주석,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일본의 아베 총리 등 세계 주요국의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만큼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될 전망이다. 통룬 신임 총리는 부총리 겸 외무장관 시절인 2010년 라오스 고위관계자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등 미국-라오스 양국 관계를 지지한 인물인 데다가 미국 Kerry 국무장관 방문(1월 25일) 직전에 지도부 교체(1월 21일)가 이루어진 점으로 보아 이번 신정부의 출범을 ASEAN 의장국으로서의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2015년 기준으로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 Index)가 168개국 중 139위인 만연한 부패, 언론자유지수(PFI: Press Freedom Index)가 180개국 중 171위인 언론 통제 등으로 인해 인권단체나 국제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라오스의 내부 환경은 ASEAN 정상회의를 통해 신정부의 정치지도자들이 풀어나가야 할 당면 과제이다. 수도 비엔티안에 소재한 MRC(Mekong River Commission, 메콩강 위원회)의 재정적 어려움은 라오스 신정부가 해결해야 할 대표적 과제이다. MRC는 메콩 유역 4개국으로 구성된 국제기구로 그동안 EU(European Union, 유럽연합), 일본, 호주 등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아왔으나, 구 라오스 정부의 일방적인 메콩 댐 건설과 수력 개발에 반발하여 서방국가 대부분이 최근 지원을 중단하였고, 심지어 비엔티안 본부를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서방정부와 국제인권단체에서 2012년 12월 현지 환경운동가인 솜밧(Sombat Somphone)의 실종 의혹도 제기하고 있어 라오스 신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라오스가 올해 ASEAN 의장국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현안을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4년 전 프놈펜에서 열린 ASEAN 정상회의 당시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다루려 하였으나 주요 원조국인 중국의 입장을 캄보디아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ASEAN 정상회의 역시 남중국해 이슈를 다루려는 베트남과 논란을 피하려는 중국 사이에서 라오스가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와 관련한 미국, 필리핀 등의 외교적 압력도 예상되기에 이를 중재할 능력이 부족한 라오스는 험난한 외교적 시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 신정부는 내부적으로는 부패를 완화해야 하는 거버넌스의 정비, 언론과 인권 문제의 압력에 대한 대응,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중국과 베트남 사이에서의 균형을 유지하고, 올해 개최되는 ASEAN 정상회의 준비라는 큰 과제를 맞이하고 있다. 대내외적 현안을 해결하는 신정부의 대처 능력은 향후 5년간 부여된 임기 동안 라오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진정한 리더십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를 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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