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에티오피아 경제성장 과정과 부작용

에티오피아 Jasques Nel NKC African Economics 수석 연구원 2016/06/03

지난 3월 에티오피아 현지 매체인 Zehabesha는 2016년 에티오피아의 경제 성장률이 7~10%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불어 에티오피아 무역발전부 역시 심각한 유가 하락과 기타 요인의 변화로 2016년 무역수익이 목표치인 21억 달러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위와 관련하여, NKC African Economics의 Jasques Nel 수석 연구원에게 에티오피아 경제성장 과정과 부작용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에티오피아의 경제 현황은 어떠한가?


▲ 지난 10년간 에티오피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는 나라 중 하나였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적절한 인구구성, 그리고 야심 찬 공공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이 나라는 훌륭한 실질 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2015년 실질 GDP의 성장률이 8.3%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국가 개발 전략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경제 성장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의 주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게다가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에티오피아는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를 경험하지 않았고, 빈곤의 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성장 및 변환 전략(GTP; Growth and Transformation Strategy)은 국가가 빈곤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를 위해 에티오피아 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에 역점을 두었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이러한 실천적 발전 전략은 정부가 특정 목표를 위해 실질적으로 국가의 자원을 방대한 규모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정부의 목표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계획은 국가가 지역 에너지의 무역 네트워크 중 중심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과 함께 제조 산업 및 농업 부문에서 글로벌 허브로 부상하도록 하는 것들이 있다.


Q2. 필자는 에티오피아 경제 성장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에티오피아 정부의 경제 성장 전략은 민간 투자에 대한 *크라우딩 아웃(Crowding out)과 이로 인해 민간 부문의 발전이 저해된 것 등에 대해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국영기업(SOEs) 또한 금융과 외환 관련 특혜까지 받으며 민간 영역이 신규 사업이나 기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을 훼손하였다.

* 편집자 주 : 크라우딩 아웃(Crowding out)이란, 원래는 경제학 용어로 정부지출이나 조세감면의 증가가 이자율을 상승시켜 민간소비 및 투자활동을 위축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에는 자본시장에서 국채의 대량발행으로 국채이율이 상승하면 민간자금이 국채로 흡수되고 전반적인 금리 수준이 상승, 민간부문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태를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NEW 경제용어사전, 2006. 미래와 경영)

에티오피아 정부가 국가 경제에 있어 무소불위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에티오피아의 경제 성장이 정부의 효율성과 공공 재정 관리 능력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역량 문제는 경제 부문에 있어 더욱 광범위한 발전을 저해하거나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경제에 대한 공공 부문의 개입은 *지대추구(rent-seeking)나 부패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 편집자 주 : 지대추구(rent-seeking)란, 경제 주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상, 즉 로비·약탈·방어 등 경제력 낭비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행정학사전, 2009)

또한 에티오피아는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뒤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경제는 여전히 상당 수준 농업에 기반하고 있으며, 향촌 인구의 절반가량이 농업을 직접적인 경제활동으로 삼고 있다.


Q3. 에티오피아의 경제 성장으로 발생한 부작용은 없는가?

 

▲ 에티오피아의 놀랍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대해 특정 부문에서는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특히 변두리 지역의 인구가 수력발전/관개 프로젝트나 대규모 상업 농업 프로젝트 등을 위해 강제로 이주되었고, 이주민들은 새로 지어진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다. 에티오피아 정부에 따르면, 이러한 ‘강제 이주’ 프로그램은 흩어진 커뮤니티를 더 큰 정착촌으로 모아 공공 서비스를 더 쉽게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이주하도록 만들었고, 이러한 강제 이주 과정에서 폭력과 협박이 필요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정부의 ‘강제 이주’ 프로그램은 정부의 야심 찬 개발 계획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농업 분야에 대한 정부의 계획은 GTP 2 기간(2015~2020) 내 추산 1,150억 달러(한화 약 135조 7천억 원)의 투자를 필요로 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중·대형 규모의 관개가 이뤄지는 면적을 8%에서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Q4.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에티오피아 헌법에 따르면, 정부가 모든 토지를 소유하고, 국민은 이러한 토지를 정부로부터 최대 99년까지 임대만 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모든 농업 거래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250만 헥타르의 토지를 농업 투자 촉진책의 일환으로 민간 투자자들에게 임대해 주었으며, 이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투자 드라이브의 목적은 현대화된 농업 기술로 수출을 창출하여 국제
수지의 압박을 완화하고, 또한 국가 식량 안보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인도, 터키, 파키스탄, 중국, 수단,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50인 이상의 외국 투자자들이 에티오피아의 토지를 임대했다. 에티오피아의 토지 임대료는 아주 싼 경우가 많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는 Saudi Star가 진행 중인 14,000헥타르의 투자 프로젝트에서의 연간 토지 임대료는 헥타르 당 3달러 미만으로, 에티오피아 토지 임대 계약 중 이목을 끄는 사례라고 전했다. 게다가 투자자는 세금 면제 기간과 신용보증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외국 투자자보다 합산 규모로 훨씬 넓은 토지를 빌린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그저 계획을 적어내기만 하고 토지를 방치해두고 있다. 정부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비생산적인 프로젝트와 관련된 계약을 종료하려고 시도했지만, 자급자족 농업에 의존했던 일부 지역사회는 이미 강제 이주로 인해 식량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Q5. 경제 성장으로 발생한 정치적·사회적 분쟁은 없는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분쟁이 발생했는가?

 

▲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 Ethiopian People's Revolutionary Democratic Front)이 1994년 헌법에 추가한 민족 연방제는 나라를 민족 구역별 주로 분류했으며, 이는 민족 주권을 보장하고 나아가 분리주의의 야망을 막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 제도로 인해 국가의 화합보다는 민족적 특수성만이 강조되고 있다. 만약 인민혁명민주전선 연합정당으로 대표되는 민족 집단들이 실제로 정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느낀다면 이런 제도가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벌어진 오로미아(Oromia) 주의 소요 사태가 의미하는 바는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에티오피아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민족 집단인 Oromo 족은 중앙정부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 느끼고 있으며, 정부에 대한 적개심이 매우 높은 상태이다. 2015년 11월, Oromo 족의 전통적 고향인 오로미아(Oromia) 주에서 정부에 대한 저항이 발생했으며, 이들은 아디스아바바 지역까지 시위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학생과 농부들이 이 시위를 이끌었지만 치안 부대의 야만적인 진압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였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대략 100명에서 200명 사이로 보고된 바 있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시민 소요사태 중 최악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인민혁명민주전선 내에서 Oromo 족을 대표하는 지역정당인 Oromo 인민민주주의단체(OPDO; Oromo People’s Democratic Organisation)가 지난 2016년 1월 13일 저항 확대 계획을 포기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16년 2월까지도 소요가 지속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는 갈등의 이유가 단순히 자본의 확장 문제보다 더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민민주주의단체가 Oromo 족의 대표로 정당성을 갖는지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이 드는 시기에 야당인 Medrek 연합정당에 속한 Oromo 연방회의(OFC; Oromo Federalist Congress)가 실질적으로 Oromo 족을 대표할 수 있는 집단으로 등장하였다. 하지만 에티오피아는 일당제하에 있어서 OFC가 공식 정치 제도권을 통해 Oromo의 의견을 개진할 수 없는 상황이며, 따라서 이들의 의견은 저항이라는 수단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다. Oromo 족은 현재 정치권력 구조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으며, 이들은 점점 자신의 불만을 제도권 밖의 방법에 의존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 민주적인 대의제만이 이런 상황의 불씨를 끄고 중앙 정부의 정당성을 높일 수 있다.


Q6. 필자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경제 및 국가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다고 생각하는가?

 

▲ 집권당인 인민혁명민주전선은 국가의 고도 경제 성장으로 스스로의 정통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괄목할만한 인프라 프로젝트들(Grand Renaissance 댐, 도로망, 과대평가된 수도의 전철망 등)과 두 자릿수 성장률이 의미하는 것은 에티오피아가 격변기를 거치고 있다는 것이다. 인민혁명민주전선은 이러한 발전을 군림적 일당제의 안정성과 결부시키려 갖은 노력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성장이 갑자기 멈추거나 성장 이후 부의 분배에 대한 갈등이 이슈가 되면 여지없이 무너질 것이다. 폭력이나 위협으로 불안한 평화를 이어가면 당분간은 집권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대표제로 가는 정치 제도의 실질적인 변화만이 광범위한 불만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강압적인 권력에 맞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세 가지 중 하나의 선택을 한다고 생각한다. 목소리(발언과 항의), 탈출(이민), 또는 전투이다. 인민혁명민주전선은 첫 번째 수단(즉, 국민의 발언과 항의의 목소리)을 억제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에티오피아의 보통 시민은 두 번째 수단을 택할 수 없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뿐일 것이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