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과 정부 대책

아르헨티나 서성철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교수 2016/10/17

9월 20일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8주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인플레이션의 안정화를 정책 과제로 삼았다. 현재 정부는 2017년 인플레이션 17%를 목표로 안정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위와 관련하여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의 서성철 교수와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과 정부 대책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했다.

 

 

Q1. 아르헨티나가 높은 인플레이션을 직면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아르헨티나에서 인플레이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군부정권, 알폰신, 메넴 시절, 그리고 특히 전 정권1)을 거쳐 아르헨티나에서 인플레이션은 역사가 오래된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 부부 정권은 페론주의에 입각한 분배정책을 통해 평균소득을 높이고 실업률을 낮추었으며,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는 등 나름대로 성과 있는 정책을 펼쳤지만, 동시에 재정악화와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나쁜 유산을 마크리 신정부에 남겨 놓았다. 당시 2006년, 크리스티나 정부는 늘어가는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중앙은행 자산과 사회보장 예산을 사용했으나 이 자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복지재원 및 보조금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었다. 이렇게 늘어만 가는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정부는 결국 화폐발행을 통해 재정적자를 해결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과는 연간 25%가 넘는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났다. 현 마크리 정부 역시 어쩔 수 없이 전 정권의 물가억제정책을 계승했지만 2016년 9월 현재, 국내 인플레이션 수준은 이미 40%를 돌파하면서 이 문제는 아르헨티나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Q2.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 현황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달라.
마크리 정부가 출범한 이래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2016년 1월의 29.6%에서 계속 상승 추세이고, 4월에는 40.5%로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집권 초기, 마크리 정부는 월 5%의 인플레이션을 4% 선으로 내렸고2), 그 뒤 4%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로 가더라도 연말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거의 50%에 육박할 조짐이다. 실제로 정부의 인플레이션 억제정책으로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및 민간 컨설턴트의 발표를 보면 8월의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월 대비 43.5% 상승하였다. 주요 항목을 보면 식료품과 주류에서 37.9%, 교통과 통신이 16.6%, 주택과 서비스 부문에서 12.1%, 의류 7.3%, 기타 재화 및 용역에서 6.3%, 의료건강 부문에서 5.6%, 여가 산업에서 5.1%, 주택유지 항목에서 4.9%, 교육 부문에서 4.3% 상승하였다.

Q3.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아르헨티나는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나?
우선, 지속적인 정부의 금리 인하 정책으로 가뜩이나 열악한 은행의 신뢰도가 더욱 추락해 저축률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아르헨티나인들의 실질임금이 감소된 것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중산층뿐만 아니라, 특히 저소득층 및 중소득층이 가장 타격을 입었다. 특히 후자의 생계 기반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빈곤층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 이외에도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 등 사회적 불안 현상도 동시에 야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20~25% 수준에서 임금인상을 꾀하고자 하나 이미 인플레이션이 40% 선을 넘은 상황에서 실질소득 감소에 대한 노조의 반발은 격렬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기대인플레이션은 낮추어야 하는데 이는 실질임금의 저하로 곧바로 이어져 결국은 사회적인 저항을 야기할 수 있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해서는 10% 이상의 실질임금 저하가 필히 요구되지만 이를 어떤 방식을 거쳐 노조와 국민에 관철시키느냐 하는 것이 아르헨티나 신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남아 있다.
그리고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고액권 화폐 수요가 증가하면서 100페소 지폐(아르헨티나 최대 화폐)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100페소 지폐를 브라질로부터 수입하기 시작했으나, 지금도 이 지폐 부족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마크리 정부는 100페소 외에 200페소권, 500페소권 지폐를 발행하겠다고 2016년 초 발표하였다.

Q4. 최근 몇 달째 지속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현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2015년 마크리 대통령은 취임 후, 실시된 소비자 물가조사에서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기미를 보이자, 기업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금리 인하 정책을 단행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5월 초 연간금리 38%에서 시작하여 9월까지 9차례에 걸쳐 매주 단계적으로 금리를 완만하게 인하하였다.
물론 그사이 5월 한 달의 물가지수가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3.1% 대폭 상승하자, 이를 우려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억제책으로 7월 5일 단행한 30.25% 금리를 거의 한 달간 동결하였다. 이런 기조는 아르헨티나 경제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향후에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의 조치로서 9월 27일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26.75%(35일 만기 Lebac 금리)까지 금리를 인하하였다. 이런 추세로 가면 연말 아르헨티나의 금리는 24.50%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Q5. 중앙은행 금리 인하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제까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경기침체의 주요인이 인플레이션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금리 인하보다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치중하였다. 사실 금리 인하는 중앙은행의 입장이라기보다는 프릿 가이 아르헨티나 재무부 장관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당시 아르헨티나 경제계에서 지배적이었다. 다시 말해서, 중앙은행은 고금리를 선호했지만 이런 고금리 정책은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진다고 본 재무부가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의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역사적인 경험에서 보듯, 아르헨티나 경제에서 금리와 인플레이션은 한 번에 잡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라고 할 수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가계 부채는 감소하고 소비와 수요는 증가한다. 그리고 금리가 하락하면 개인이나 기업은 은행으로부터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고, 투자와 소비는 확대되어 아르헨티나 전체 경제는 활력을 띌 수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5월 이래 지금까지 4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은 바로 이런 기대감에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금리를 인하할 때 나타나는 가장 부정적인 효과는 인플레이션의 증대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은행에 저축하기 보다는 부동산 구매에 몰입하고, 소비, 수요가 증대하면서 부동산과 서비스 값도 덩달아 올라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그동안 매주 단행했던 금리 인하를 중지하고 7월 3주 내내 30.25% 금리를 고수한 것은 바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중앙은행의 의지와 관련이 있다.
스투르세네헤르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정책은 인플레이션에 맞춰 유연하게 운용할 것이라고 그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인플레이션의 추이에 따라 금리 인하를 조절하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유연한 정책은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향후에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금리를 인하해서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동시에 인플레이션도 잡아야 하는 게 아르헨티나 정부가 당면한 과제이다. 향후에도 금리 인하는 계속 취해질 것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 정책으로 기대했던 결과들이 나오지 않으면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다시 침체될 것이다.

Q6. 아르헨티나 정부의 정책으로 현재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극복될 것으로 보이는가?
IMP 같은 세계경제기구나 아르헨티나 정부 당국은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마크리 정부 집권 기간 내에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해묵은 문제인 인플레이션 해결은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취임 초기, 마크리 대통령은 시장 자율화, 환율 및 수입규제 철폐, 그리고 외국인 투자 및 수출 증대로 자신의 임기 기간 내에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공언하였다. 정부는 2016년 말, 인플레이션의 목표를 25~30%로 잡았지만 이미 상반기에 20%를 넘어섰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는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율은 연말에 47%에서 50%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고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환율규제 폐지를 통한 페소화의 60% 평가절하도 인플레이션 억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2014년의 기술적 디폴트 이후, 국제금융시장으로의 접근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7%에 이르는 재정적자는 결국 화폐발행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데, 통화량 증가는 곧 인플레이션을 압박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 및 국내기업의 투자 활성화 및 GDP의 목표도 단기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문제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전망된다.

Q7. 아르헨티나 정부가 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추가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동안 아르헨티나 정부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막기 위해 기업과의 가격 안정화 협약 등을 통해 가격통제정책을 취했는데 앞으로 이 정책은 더욱 강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장기적으로는 국내생산의 하락 및 내수 침체를 야기해 결국에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비판 의견도 있다.
한편, 정부는 환율 규제의 철폐 이후 60% 이상 평가절하된 페소화를 1달러당 16페소 수준으로 유지코자 노력할 것이다. 왜냐하면 적정수준 이하의 급격한 평가절하(devaluation)는 이미 40%를 넘는 인플레이션에 다시금 상승 압박을 주고, 이는 다시 페소화 고평가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단행한 금리 인하는 외국자본의 유입을 줄여 궁극적으로는 페소 환율의 하락을 막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한편, 인플레이션의 극복을 위해 정부는 재정적자 축소 정책을 더욱더 과감하게 추진하리라 예상된다(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는 2015년 7.1%에서 2016년 4.8%, 2017년 3.3%, 2018년 1.8%, 2019년 0.3%로 축소할 계획임).

Q8.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는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물가의 상승은 아르헨티나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고용의 지속적인 감소, 즉 실업률의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아르헨티나의 고용률은 41.7%3)로서 노동시장이 확대되기는커녕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
인플레이션은 아르헨티나의 모든 국민, 특히 사회의 최빈곤층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고 실제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정부 출범 이후 빈곤율이 더 증가했다는 점에 대해서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이 9.28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아르헨티나 빈곤율은 32.2%이다. 다시 말해서, 아르헨티나 국민의 1/3가량인 1400여만 명의 국민이 빈곤선(poverty line)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는 어느 한 가정의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인 12,851페소(약 850 달러)에 못 미치는 것이다. 게다가 극빈곤층은 전체 국민의 6.3%로서 170만 명이 이에 해당된다.
한편,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사회복지 비용의 지출을 축소하고4), 공공서비스 등에 대한 정부 보조금의 삭감을 확대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이에 노동시장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고, 건강 의료나 교육 혜택에서 많은 아르헨티나인이 소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Q9. 아르헨티나 물가가 안정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가?
현 정부의 물가 안정화 전망에 대해 논의하려면 먼저 전 정권인 키르츠네르 두 정권5)에서 이루어진 오도된 통계를 먼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정부는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에 압력을 넣어 연간 물가상승률을 10% 수준으로 낮추어 발표토록 했다. 게다가 생필품 가격에 대한 통제정책을 시행했으나 오히려 가격 왜곡만 초래하였다. 물가상승을 막겠다는 이런 정책은 신정부에서도 계승되어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 아르헨티나가 당면한 문제는 임금 인상인데 정부는 20~25% 수준에서 임금을 인상하려고 하나 이미 40% 선이 넘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널리 퍼져있는 상황에서 실질소득 감소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실질이자율의 대폭 상승6),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통한 임금인상 억제 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은 구체적인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특히,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정권의 주요 통제정책 중의 하나였던 환율규제가 풀리면서 현재 페소화 가치는 2015년 12월 대비해 약 60%가량 떨어져 달러당 15.5페소 수준까지 하락하였다. 이는 수입품의 가격 인상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상당한 수준의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재정적자의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히던 에너지 부분에 대해 정부가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가스, 전기 등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것도 연간 40%의 인플레이션을 주도했고, 동시에 물가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결론적으로 마크리 신정부의 등장으로 국내경제 환경의 변화로 경제성장은 예상되나 장기간의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등 아르헨티나가 지닌 고질적인 모순으로 단기간에 경기가 활성화되고 물가가 안정되리라는 전망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

1) 네스토르 키르츠네르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집권 10년
2) 4월의 6%를 제외하고
3) 선진국 평균 고용률은 60%
4) 2016년 3.1%, 2017년 5.3%
5) 2007-2015년
6) 2016년 현재 페소화 저축 이자율은 40% 이상이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이자율은 5% 수준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