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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볼리비아의 가뭄 피해 현황과 정부 대책 전망

볼리비아 하상섭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 녹색융합센터 연구교수 2016/12/19

지난 21일 볼리비아 정부는 물 부족으로 인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수도인 라 파스(La Paz)를 비롯한 대도시 주민들은 이번 가뭄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이후 볼리비아에는 단 한 차례도 비가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와 관련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 녹색융합센터 하상섭 연구교수와 볼리비아 가뭄 피해 현황과 정부 대책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했다.

 

 

Q1. 볼리비아를 비롯한 현재 중남미의 가뭄 상황에 대해 간략히 알려 달라.
볼리비아의 가뭄 문제는 2000년 ‘코차밤바(Cochabamba, 볼리비아 수자원 민영화로 인한 공공요금 상승과 사회 저항운동으로 국제적 관심이 주목되었던 지역) 물 전쟁’이라는 사회문제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온도 상승, 기후변화 영향과 연결된 ‘가뭄’이라는 자연재해 문제로 볼리비아에 국가비상사태가 선언되었다.
안데스 지역의 융빙(融氷)과 이의 빠른 고갈, 이로 인한 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최근 이러한 가뭄 혹은 물 부족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개별 국가마다 상황과 발생 원인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가뭄 현상은 단순히 볼리비아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물 부족 혹은 가뭄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피해 상황은 다소 다르지만 이웃 국가인 브라질 남동 지역의 경우, 오랜 가뭄으로 인한 대수층(지하수 함유 지층) 담수 능력이 저하되었고 지방 저수지들이 고갈 되었다. 더불어 2015년 10월 아마존 열대우림지역에서 가뭄으로 인한 자연 산불이 약 1만 3,000회 발생해 아마조나스(Amazonas)주 인근 12개 도시 지역에 90일간 국가비상상태가 선언된 바도 있다. 극심한 가뭄 현상은 브라질의 농작물 수확에 중요한 지역인 파라나(Parana)주, 상파울로(Sao Paulo) 인근, 마토그로소(Mato Grosso)주 등에서 농작물 생산 감소 혹은 생산 시기 지연 등의 문제를 낳았다(FAO, 2015년 12월 30일 보고).
이러한 현상은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많은 남미 국가들과 중미 및 카리브 지역에서 이제는 ‘일반적’ 유형 자연재해로 등장했다.

 

Q2. 중남미가 가뭄에 직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부분 기후변화 영향(impacts)과 기후변화 취약성(vulnerability)을 가장 큰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중남미 지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엘니뇨 그리고 라니냐 현상이 주기적 반복되어 가뭄과 홍수가 자주 발생하였다.더불어 문제는 이러한 현상들의 강도가 특정 시기에 더욱 강해지고 있고 발생 횟수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국가 및 지방 정부 차원의 대응 능력도 상당히 낮아 경제‧사회적 피해가 더 늘어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에서도 남미의 최대빈곤국인 볼리비아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혹은 완화 차원의 국가 능력은 상당히 낮은 대표적인 기후 변화 취약 국가이다. 물론 볼리비아가 기후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갖게 된 원인인 볼리비아의 기후-지리적 특징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데스 산맥의 해발 4,000m에 위치한 수도 라파스(La Paz)와 이보다 다소 높은 지역인 엘알토(El Alto) 지역에서 발생하는 가뭄 현상으로 인해 정부는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볼리비아의 경우 자연재해에 대한 예방이나 혹은 이를 회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많은 경제‧사회적 비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Q3. 가뭄으로 인해 볼리비아의 생태계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단순한 가정용 식수 부족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농업 국가인 볼리비아 농업 생산에 치명타로 2015년 12월 오루로(Oruro), 코차밤바(Cochabamba), 추키사카(Chuquisaca) 등 세 개의 주에 광범위하게 국가비상사태 확대 선언했다.
2016년 2월에도 볼리비아 남쪽 지역인 알티플라노(Altiplano) 그리고 차코(Chaco) 주에도 가뭄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5월에는 볼리비아 서쪽 지역인 오루로(Oruro)주와 수도인 라파즈(La Paz)에 가뭄이 도래해 104개 시 정부에 거주하는 약 16만 주민의 수자원, 위생, 식량공급의 위기가 발생했다. 그리고 현재 11월 말 볼리비아 정부는 25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라고 경고하면서 수자원 부족에 대한 국가비상상태를 선언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수자원의 가정식수용, 농업용수용 공급의 위기를 넘어 볼리비아의 생태계에 대한 전반적인 위협으로 연결되어 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생물 다양성 위협, 농경지의 급속한 사막화 등의 현상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브라질처럼 볼리비아 아마존 열대 우림에 대한 건조화 현상으로 산림 피해까지 발생하거나, 천연자원에 경제를 의존하고 있는 빈국 국가인 볼리비아의 경우 다양한 부문에서 경제‧사회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특히 해발 고도로 인해 풍부한 자연생태계를 가진 볼리비아의 생태계도 점차 다양성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Q4. 위 변화로 인해 볼리비아인들의 생활은 어떠한 영향을 받았나?
현재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후에 가장 주목해야 하는 계층과 그룹은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도시 빈곤 계층이다. 지역으로 보면 안데스 고지대 도시들(수도인 라파스, 인구 100만 이상의 제2도시인 엘알토 등)로 수도 서비스를 통한 물 공급이 안 되는 가정들은 연일 식수난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위생 부족이나 일상생활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농촌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대부분의 빈곤 계층들이 거주하는 농촌의 경우는 가뭄이라는 위기 상황에 대한 정부 행정 서비스나 관심이 늦어지고 있으며, 스스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장비나 기술 혹은 재원을 가지고 있지 않아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농촌 공동체들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 이러한 자연재해가 지속되면 이들에게 유일한 해결 방식은 기존의 농업활동을 포기하고 도시로 이동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방법이 최선이다(국내 이주를 통한 급속한 도시화).
또한 전국에서 이러한 가뭄과 연계한 국내 이주라는 사회현상이 지속된다면 점차 도시로 더 많은 인구가 유입되어 도-농간의 균형적 발전이 깨지게 된다. 더 나아가 유입되는 인구 증가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도시 문제가 발생해 국가 차원에서 보면 이 또한 심각한 경제‧사회적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일종의 가뭄과 빈곤의 악순환이다. 볼리비아는 이미 이러한 유형의 악순환을 경험 중이다.

 

Q5. 볼리비아는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내놓았나?
사실 그동안 볼리비아의 기상현상인 엘니뇨와 라니냐의 반복으로 발생한 자연재해로 특히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가뭄과 홍수 피해에서 벗어나고자 도시로 이주한 까닭에 수도인 라파스와 엘알토 지역에는 많은 이주민 공동체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또다시 수도와 엘알토 지역에 가뭄 현상이 발생하면서 위기는 중첩적인 형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볼리비아 정부는 증가하는 사회적 불만과 가뭄에 대한 정부 대책 요구 및 공공 서비스 제공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에 아주 단순한 대안만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여 볼리비아군과 볼리비아의 수자원공사(EPSAS)를 활용해 도시에 물 공급을 임시로 제공하고 있으며, 비상 우물 설치 등을 통해 지하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한편 학교에는 여름방학을 앞당겨 임시 휴교령을 내리는 등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모두 임시방편이라는 평가이다. 가뭄에 대한 조기 예방 및 경고 시스템 잘못 관리 책임을 물어 수자원공사 사장을 파면하는 등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정치적인 수사라고 평가받고 있다.
2000년 코차밤바 물 전쟁 당시의 사회갈등 수준은 아니지만, 공공재(public goods) 서비스 관리에 대한 볼리비아 시민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대책으로 향후 효율적인 소비에 대한 통제나 규제 정책, 특히 산업부문이나 상공업 기업들, 일반 가정들 모두 동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급 부족은 효율적 소비를 통해 극복해 가자는 볼리비아 정부의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Q6. 볼리비아가 이전에도 심각한 가뭄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가?
볼리비아에서 가뭄의 문제는 홍수와 함께 빈번한 자연재해의 하나로 기록되어 왔다. 가뭄은 단순한 가정용 식수 부족뿐만 아니라 전통적 농업 국가 특징을 가진 볼리비아 농업 생산에 치명타로 작용해 왔다.
1983년 볼리비아에 닥쳐온 가뭄은 수도 라파스(30만), 오루로(13만), 코차밤바(40만), 포토시(45만), 추키사카(20만)에 물 공급이 안 되어 역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적이 있다. 이로 인한 농업 피해도 상당했다. 미국 국제개발청(USAID) 보고서에 의하면 당시 가뭄으로 경작 가능한 토지의 35%가 가뭄으로부터 직접 피해를 받았으며 90%가 알티플라노 지역에서 70%가 발레이스(Valleys) 그리고 10%가 저지대에 영향을 받았다. 약 160만 가까운 농민들의 소득과 식량 공급에 악영향을 초래했으며 가장 큰 피해를 발생시킨 지역은 포토시로 이 지역에서 감자 수확량 감소, 가축(소, 양, 야마 등) 사육에 대한 피해가 급증했다.
이러한 가뭄 현상은 다시 최근 2015년 12월 오루로(Oruro), 코차밤바(Cochabamba), 추키사카(Chuquisaca) 등 세 개의 주에서 광범위하게 다시 발생해 국가비상사태가 선언된 바 있다. 2016년 2월에도 볼리비아 남쪽 지역인 알티플라노(Altiplano) 그리고 차코(Chaco) 주에도 가뭄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5월에는 볼리비아 서쪽 지역인 오루로(Oruro)주와 수도인 라 파즈(La Paz)에 가뭄이 도래해 약 104개 시정부에 거주하는 16만 명 이상이 수자원 공급 부족, 위생 문제, 식량 공급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그리고 현재 2016년 11월 말 볼리비아 정부는 25년만의 최악의 가뭄이라고 경고하면서 수자원 부족에 대한 국가비상상태를 선언했다.

 

Q7. 당시 볼리비아는 어떠한 방법으로 가뭄을 극복하였나?
빈곤 국가인 볼리비아 정부의 경우 가뭄이나 홍수 발생에 대한 경제‧사회적 피해 예방 및 최소화하기 위한 전문 인력이나 예산 투자 면에서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국가로써의 능력은 상당히 떨어진다.
따라서 볼리비아의 떨어지는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국제 사회 및 국제기구의 도움은 상당히 절실하다. 예를 들어 1983년 발생한 볼리비아 가뭄에 대한 볼리비아 정부 대책은 국제 협력과 원조 요청이었다. 당시 자연재해 및 재난 구호에 대한 모든 책임을 맡고 있었던 볼리비아 국방부는 볼리비아 농업부와 연계해 국가비상계획 및 구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농업 및 가축 보호, 물 공급, 식량 공급, 교통 그리고 인프라 회복에 대한 5가지 분야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국제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미국의 대외재난기금, 국제 가톨릭 재난서비스, 유럽경제공동체(EEC), 아르헨티나, 칠레,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등이 개별 국가 자격으로 가뭄에 대한 피해 구제 기금을 출현한 바 있으며 중국의 적십자, 네덜란드 교회 원조, 덴마크의 적십자 등의 인도주의적 자연재해 기금 제공을 통해 당시 구제에 참여한 바 있다.     

 

Q8. 위 사례를 통해 이번 가뭄 역시 유사한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가뭄에 대한 대응은 오늘날 국제 사회의 <기후변화 대응협력 기금>이 마련되면서 1983년 상황보다는 좀 더 나은 국제협력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후 변화 취약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후 변화 대응 관련 국제 협력이 발 빠르게 요구된다.
볼리비아 정부도 이미 국제 사회의 기후 외교에 적극적인 협력을 해 오고 있다(비록 기후 정의 실현 및 이데올로기 중심의 기후 변화 협상 참여 중이지만). 물론 효율적 국제 협력을 위해서는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 조사나 기금 분배, 분배 활동에 대한 효율적 장치, 정확하고 투명한 구제 프로그램 마련은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뭄에 대한 단기적 대응보다는 중장기적 차원의 예방과 대응 프로그램이 먼저 구축되어야 한다. 기금 사용의 신뢰도 확보도 이제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비록 좌파 정부인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의 포퓰리즘 성향과 자원민족주의 강화, 미국의 대(對)마약 정책 거부 등으로 그동안의 양국 간의 신뢰가 많이 약화되어 이전처럼 미국 국제개발청이나 미국의 중남미 개도국 대외원조기금의 협력이 다소 덜 할지 모르지만, 여타 역내의 남미의 개발은행들이나 이웃 공동체(브라질)들의 협력이나 볼리비아 정부가 기후변화 국제협상 소그룹 회원국으로 참여 중인 다양한 기구들의 협력도 기대된다(G77-중국).

 

Q9. 이번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볼리비아 정부가 추가적으로 취해야 하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0세기 중후반 들어 볼리비아는 엘니뇨, 라니냐로 인한 가뭄이나 홍수의 자연재해 발생은 빈번해 졌다. 특히 이러한 자연재해에 상당히 취약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볼리비아의 경우 반복되는 경제‧사회적 위기에 대해 국가 차원의 대응 프로그램 마련은 필수적이다. 심지어 가까운 장래(예를 들어 15년 이내 안데스 빙하 사라짐)에 수도 이전까지 고려할지 모른다는 경고를 통해 볼리비아가 임시적 처방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예방 차원에서 그리고 피해에 대한 구제책 차원에서 기후변화 국제협력에 적극 참여해 일종의 ‘기후보험’을 들어놓는 지혜도 요구된다. 물론 적극적인 기후협상 참여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함께 수반된다. 볼리비아는 이미 UNFCCC에 ‘온실가스 저감 자발적 국가보고서(INDCs)’ 제출을 통해 기후변화 취약성 극복을 위한 적응과 완화 정책을 마련했다. 현재는 이러한 가뭄이나 홍수에 대한 자연재해에 ‘적응’ 정책이나 프로그램 마련이 더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완화’(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효율화 시스템 도입) 전략도 균형감 있게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볼리비아 가뭄이 주는 의미는 따라서 단순한 피해 극복과 더불어 총체적이고 통합적 관점의 자연재해 예방 시스템 구축을 서두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국제협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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