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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의 의미와 그 영향

베네수엘라 LEONARDO V. VERA UNIVERSIDAD CENTRAL DE VENEZUELA Professor 2017/08/27

지난 7월 말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치러진 제헌 의회 선거 이후 미국 내 마두로(Maduro)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자산을 동결시켰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뿐만 아니라 그의 정권의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에게도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위와 관련하여 UNIVERSIDAD CENTRAL DE VENEZUELA의 LEONARDO V. VERA Professor와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의 의미와 그 영향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먼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필자는 마두로(Maduro) 대통령의 임기 동안 민주주의적 원칙이 위배되었다는 것을 먼저 지적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민주적으로 선출되었으나, 그의 정권은 깊은 경제 침체와 민주주의 관행의 점진적 퇴보로 적법성을 잃었다. 실제로, 2015년 말 정부가 최고법원을 장악하여 의회의 권한을 박탈하면서부터 민주주의의 퇴보가 시작되었다. 불행히도 마두로 대통령은 법치와 분권, 사법 독립성, 언론의 자유, 시민 사회를 존중하지 않은 채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더욱이 그는 반체제인사나 다른 정치지도자들을 박해해 왔다. 7월 16일 800만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마두로 대통령의 개헌에 반대하는 상징적인 투표를 실시하였으나, 마두로 대통령은 다수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새 제헌 의회를 선출하기 위한 부정 투표를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마두로 대통령은 개헌, 공직자 해임, 정부 기관 장악의 권한을 갖는 막강한 개헌 의회를 설치하여 베네수엘라 민주주의의 존망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물론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반응을 보여 왔다. 40개국은 새로운 국회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욱이 남미공동시장(Mercosur)의 외교부 장관들은 오슈아이아(Ushuaia) 안에 따라 개설된 민주주의 항목을 적용하여 베네수엘라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하였다. 모게리니(Mogherini) EU 외교최고고문은 8월 초 28개 EU 회원국이 해당 의회의 대표성과 적법성이 의심된다면서 제헌 의회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타자니(Tajani) 유럽평의회 회장은 마두로 대통령의 처벌을 촉구하였다. 심지어 바티칸은 제헌 의회가 해산되어야 한다는 국제적인 비난에 동참하였다. 국제적인 비난 성명에는 제헌 의회가 화해와 평화보다는 긴장 상황을 야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백악관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였으며, 해당 제재는 마두로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Q. 미국 제재의 주요 내용, 범위, 대상 등에 대해 알려 달라.

 

 지금까지 미국 행정부가 제재의 수위를 높여갈 것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다만 궁금한 점은 만약 미국이 제재에 대한 지역적인 지지를 받아낸다면, 미국이 제재의 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미국 정부는 현재 베네수엘라 사태의 책임이 권력을 지닌 군인, 법관, 선출직들에게 있는 것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미국의 제재는 이러한 개인들에 대한 것이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이러한 인물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입국을 금지하였으며, 미국인들이 마두로 행정부의 주지사, 연방 기관 직원, 선거위원 등 전현직 인물들과 사업을 하는 것을 막았다. 특히 선거위원은 7월 30일 제헌 의회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제재가 취해진 인물은 마두로 대통령, 아이싸미(Aissami) 베네수엘라 부통령, 20명의 전현직 공무원, 군인, 법관 등이다. 이번 새 제재안에 따라 미국 기업은 마두로 대통령과 사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은 많은 전현직 공직자들이 미국에 은행 계좌와 다른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재산을 동결하는 것이 정의롭고 도덕적인 조치라고 여겼다. 또한 미국은 전략적으로 이러한 조치로 인하여 공직자들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도록 할 것이라고 보았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 주변의 차베스주의자(Chavism)들이 떠난다면, 마두로 대통령도 결국에는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날 협상을 하게 될 형편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Q. 미국의 제재에 대한 베네수엘라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마두로 대통령은 헌법을 새로 쓰는 계획을 수정할 의사는 없으며, 미국의 제재를 제국주의 행보라고 맹비난하였다. 이에 따라,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이 제국주의적 제재의 피해 사례라고 주장하였으며, 제재의 대상이 된 공직자들을 진급시키고, 수도인 카라카스(Caracas)에 제재 반대 광고판을 세웠다.

 

 현재 새로 선출된 제헌 의회가 작업에 착수하였으며, 제헌 의회의 첫 임무가 반체제 인사였던 루이자 오르테가(Luisa Ortega) 검사장을 사임시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하여 베네수엘라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또한, 제헌 의회는 향후 2년간 최대 권력 기구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개인 제재로 인한 “핵심” 차베스주의자들의 이탈이 발생할 징후가 없다.

 

 이러한 제재가 의도한 결과를 달성할 수 없게 되자 트럼프 행정부는 더 강력한 제재를 고려하게 되었다.

 

Q. 정부 관계자 이외의 베네수엘라인들은 미국 제재에 대하여 어떠한 반응을 보였나?

 

  대부분의 베네수엘라인들은 국내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5월 힌터레이스(Hinterlaces)가 진행한 국내 여론 조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인들의 78%는 미국의 제재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베네수엘라인들이 부패와 인권을 침해한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를 반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인들 다수는 미국의 제재, 특히 경제적인 제재가 현 상황을 악화시켜 자신들의 삶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일부 민간 기업들은 제재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미 경제 상황이 상당히 악화되었으며, 베네수엘라는 지난 4년간 GDP의 30%가 감소하는 경기 침체를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통합당(Democratic Unity)과 같은 야당도 제재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 못하며, 제재에 대한 그들의 입장도 매우 명징하다. 특히 민주주의 야당 세력은 마두로 대통령이 제재를 자신의 군사력과 반제국주의적인 수사를 강화하는데 활용하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Q.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의 함의에 대해 설명해 달라.

 

 미국 정부는 일부 고위 공직자부터 베네수엘라-미국 간 석유 거래 금지 등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다양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트럼프 정부는 제재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이란에 에너지 관련된 제재를 해왔던 것과는 달리, 미국 기업 및 소비자와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 간 긴밀한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제재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은 북아메리카 에너지 체계와 굉장히 복잡하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미국의 CITGO社를 비롯하여 미국의 정유사들은 베네수엘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매일 21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Orinico) 중유는 미국의 연안의 정유단지에 상당량 공급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3번째 석유 수출국으로, 매일 75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면, 미국 내 상업용 가솔린 및 기타 석유 제품의 유통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수입울 중단하게 된다면, 베네수엘라는 매우 큰 경제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북아메리카는 베네수엘라의 실질적인 석유 판매에서 절반을 차지하며, 단기적으로 북아메리카를 대체할 구입처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외부 재정 조달 계획이 없다면, 베네수엘라는 국민 삶의 질에 큰 악영향을 끼칠 정도로 수입을 크게 줄여야만 한다. 사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수입(輸入)은 이미 석유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2014년의 70% 보다 낮은 수준이다.

 

 생산 활동과 투자 유치를 위한 활동에 필요한 부품 판매를 제한하는 제재는 베네수엘라의 제품 생산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유정 개발과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의 본사는 모두 미국에 있다. 더욱이, 현재 석유 생산 투자 환경과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리스크 증대로 인하여, 유정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 것이며, 프로젝트의 진행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Q. 제재가 베네수엘라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나?

 

 순순히 경제적인 차원에서 살펴보자면, 석유 기업을 향한 미국의 제재는 식품, 약품 및 기타 생필품 부족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민 다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마두로 대통령과 정부는 자금의 유입이 줄어들면, 그만큼 생필품의 수입을 줄였다. 마두로 정부는 환율을 장악함으로써 쉽게 이러한 일들을 행할 수 있었다.

 

 한편, 수입의 격감으로 인하여 막대한 외부 부채로 시름을 앓던 정부가 재정 디폴트를 선언할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석유 가격 하락으로 외부 부채를 상환할 수 없게 되었으며, 군부와 다른 기관으로부터 충성을 얻을 수도 없었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는 정부의 “제국주의”와 “국제적인 독재”라는 수사에 활용되어, 공포와 혐오를 통한 정치적인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기아는 수사보다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질 것이다.

 

Q. 필자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차베스주의자들이 민주주의적인 근간과 대다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혁명적인 행보로 나아간다면, 언젠가 지금의 행위는 민주주의 통치 과정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는 마두로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가 민심과 적법성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비민주적인 수단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하여 자신의 정권을 지키려 할 것이다.

 

 제헌 의회와 같이 초헌법적인 권한을 사용하여 국가를 지배하겠다는 발상으로 베네수엘라의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제헌 의회로 인해 오늘날 베네수엘라에 존재하는 정치 체제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것과 마두로 대통령 혹은 일부 정치 연합이 헌법을 새로 쓰고, 정부 구조를 자신의 독재 정부를 구조화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배제할 수 없다.

 

Q.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을 전망한다면?

 

 베네수엘라는 현재 매우 심각한 거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만약 거시 경제적 불균형과 가격 외곡, 기구들의 역기능을 해결할 수 있는 조치가 가까운 시일 내 취해지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베네수엘라는 심각한 외부 유동성 문제와 외환 보유고의 큰 감소, 국제 금융 시장에 대한 접근 상실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속 증가 중인 외부 부채로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의 외부, 공공 재정은 엉망이다. 복잡한 외환 통제 체계로 인하여 암시장 내 환율은 크게 올랐으며, 그만큼 화폐 가치는 하락하였다. 종종 환율 통제가 일어남에 따라 이러한 암시장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졌다. 이에 따라 수출 감소와 암시장 내 환율 하락으로, 기초 생필품과 제조업에 필요한 중간재의 공급이 급격하게 감소하였으며, 국내 생산량이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치솟았다.

 

 마두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8년 말까지 경제, 사회 위기를 극복할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마두로 정부는 심각한 경제적 불균형과 경제와 삶의 질을 약화시키는 제도적 약점에 관심을 기울이는 대신 헌법 작성과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만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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