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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2018 멕시코 대선 전망

멕시코 최명호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문화연구센터 중남미지역원 HK연구교수 2018/02/20

멕시코의 현 상황은 단순해 보이면서도 복잡한 면이 있다.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Lopez Obrador)는 이미 국가재건당(MORENA)의 대선 후보이며 집권여당인 제도혁명당(PRI)는 지난 2017년 12월 27일 현 정권의 경제부장관인 호세 안토니오 메아데(José Antonio Meade)를 후보로 공식화했다. 메아데는 교수 출신의 관료(재무장관)이며 제도혁명당의 당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전무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자체로 제도혁명당 역사에서 파격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대중적인 인지도, 정치적 기반이 전무하다는 것이 약점이면서 동시에 장점이 될 수도 있는데, 이는 멕시코의 뿌리 깊은 구조적 부패와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제도혁명당의 조직과 기타 멕시코의 기득권이 과연 메아데의 선거 캠페인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며 전 정권에서도 주요 보직을 했다는 점, 2016년 9월부터 현재까지 국가 재정 및 국내외 경제 상황에 책임이 있다는 점은 약점이다. 국가행동당의 대선후보는 전 당대표였던 리카르도 아나야 코르테스(Ricardo Anaya Cortés)이다. 만 38세의 젊은 정치인이며 당대표를 두 번이나 역임하기도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이상의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는 전 대통령인 펠리페 칼데론의 부인이기도 한 마르가리타 사발라가 포기할 경우 리카르도 아나야 또한 강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를 중심으로 주요 세 정당인 제도혁명당-국가행동당-민주혁명당이 연대하고 있고 로페스 오브라도가 속한 국가재건당은 소수이다. 하지만 주요 보수 정당의 후보가 비슷한 지지도를 보이며 보수층이 분열할 경우 국회 소수정당인 국가재건당의 후보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선거 결과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이미 2006년에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결국 선거결과는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약 6개월 정도의 선거전에서 상당한 변수가 있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오브라도르

 

2017년 11월과 12월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1위는 오브라도르이며 27-31%의 지지를 받고 있다. 2위는 메아데이며 17-23%의 지지를 보인다. 3위는 아나야이며 8-19%, 무소속 후보인 사발라의 경우 약 10% 내외의 지지를 보인다. GCE(Gabinete de Comunicación Estratégica)의 조사결과에 메아데의 지지가 다른 조사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은 GCE의 친여권적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아나야의 지지가 낮게 나타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여론조사에서 10% 이상의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는  전 대통령 펠리페 칼데론의 부인이기도 한 마르가리타 사발라(Margarita Zavala) 지지층이 겹치는 면이 있으나 사발라가 포기할 경우 리카르도 아나야 또한 강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를 중심으로 주요 세 정당인 제도혁명당-국가행동당-민주혁명당이 연대하고 있고 로페스 오브라도가 속한 국가재건당은 소수이다. 하지만 주요 보수 정당의 후보가 비슷한 지지도를 보이며 보수층이 분열할 경우 국회 소수정당인 국가재건당의 후보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선거 결과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이미 2006년에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결국 선거결과는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약 6개월 정도의 선거전에서 상당한 변수가 있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

 

다른 조사와 약 10%정도의 차이인데 이것은 오차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현재까지 오브라도르가 지지도 1위라는 것은 확고하며 아나야와 사발라가 연대할 경우 오브라도르를 위협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런 변수가 없을 경우 1강 2중으로 대선 레이스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또 하나 있는데 아나야와 메아데의 지지율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서로 반비례 관계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이후 어떤 결과를 야기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나 둘 중 한 후보에게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거나 대규모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진다면 보수권의 다른 한 후보에게는 상당한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월 18일에 시행된 El economista의 여론조사는 기본적인 결과는 그리 다르지 않으나 ‘결국 어떤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전망하는가’라는 질문에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다른 여론조사와 비슷하게 오브라도르가 선두이며 미미하지만 상승세이고 아라야도 상승세이고 메아데가 하락인데 누가 승리할 것이란 전망에 관련된 질문에 세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전망하기 쉽지 않다.

 

오브라도르의 입지 절대적이지 않아

 

또한 현재 여론조사 결과가 오브라도르에게 유리한 상황이라 보기도 쉽지 않다. 2012년 지난 대선에서 오브라도르는 31.64%의 지지를 받았다. 현재 오브라도르는 거의 지난 대선에서의 지지율 정도거나 약간 모자란 상황인 것이다. 과연 대선 3수생인 오브라도르가 정치 공학적으로 봤을 때 표의 확장성이 있을 것인지 또한 생각해볼 부분이다. 신생 정당인 국가재건당의 기반 또한 민주혁명당에 비해 약한 것이 사실이며 민주혁명당은 이번 대선에 후보를 내지 않으나 현재 국가재건당의 행사에 난입하여 예전 우리나라의 ‘용팔이 사태’를 연상케 하는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고 있고 넓게 좌파 진영의 분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더 문제는 멕시코의 기득권층 혹은 스스로 중산층 이상이라 믿는 이들에게 현재 오브라도르는 공적에 가깝다. 정치권을 비롯하여 경제계 심지어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선 전에 오브라도르가 갱단에게 암살당한다고 해도 그리 특별한 뉴스가 아닐 정도로 기득권층에게 오브라도르의 입지는 상당히 약하다. 2017년 10월 민주혁명당의 창립 발기인이자 오브라도의 측근인 에르난데스 아세베도(Hernández acevedo) 부부가 암살당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가재건당의 후보 및 예비후보들이 갱단의 기관총에 암살당하기도 했다. 이런 멕시코의 상황 아래서 오브라도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인가라는 회의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국회에서 주요 3당이 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수당 후보라는 문제도 이런 회의적 전망의 주요 근거이다.


현재 멕시코 상황에서 약 40%의 득표율이면 당선 안정권으로 볼 수 있으므로 오브라도르에게 모자란 것은 약 10%의 지지율이다. 공격적으로 기존 정치권과 기득권을 비판하며 새로운 멕시코에 대한 계획을 펼칠 것인지 아니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강조하며 기존의 불신들을 불식시킬지 주목해야겠지만 중도도선이 거의 실패한다는 것을 이미 체득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주요 3당이 정책적 연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도노선은 그리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여론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상황으로 인해 오브라도르는 현재 주요 3당의 공적과 비슷한 입장이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펠리페 칼데론과의 대선에서 오브라도르는 초반에 앞서나가다 결국 패배한 경험이 있는데 과연 그 경험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멕시코의 어려운 경제 상황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저 대선은 승패를 가르는 승부의 문제가 아니라 멕시코 민중들의 삶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인이며 현재와 같이 거의 모든 면에서 위기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내외적 변수가 많이 있으나 이것이 모두 멕시코 민중의 생존권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이번 대선의 상대적 중요성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대외적 변수는 바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알려진 것처럼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 나프타 개정 절차에 들어갔는데 그 1차 회담이 2018년 7월이고 바로 대선이 열리는 달이다. 나프타 개정은 대선에서 주요한 이슈가 될 것이며 개정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아마도 멕시코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멕시코에 불리한 언급이 상대적으로 많을 경우 무엇보다 집권여당인 제도혁명당이 타격을 받을 것이며 또한 이전 집권당이며 시장주의자, 자유무역주의자 정당으로 알려진 국가행동당 또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집권여당에게 유리할 수도 있겠으나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최악의 경우는 트럼프 장벽을 다시 언급하면서 나프타를 폐지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오브라도르가 최대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 상황은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인데 특히 지난 2017년은 멕시코에게 재난적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하여 각종 경제 기구들이 발표하는 멕시코의 2017년 경제성장률과 2018년 전망은 라틴아메리카 평균 정도인 2% 내외이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4%로 실질적으로는 매년 –2%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경제 사이트에서는 2017년 8월 이후 경제성장률조차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발표하고 있다. 멕시코 페소와 달러 환율은 여전히 1달러당 19페소 이상이고 2018년에 다시 20페소 이상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내총생산 자 체가 2014년 이후 감소하고 있고 무역수지는 2017년 4분기에는 적자에서 벗어나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여전히 적자이다. 2017년 12월에 최저임금이 88.36 페소로 인상되었다. 약 5달러가 안 되는 금액으로 한 시간 기준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일당 기준이다. 최저임금이 인상된 이후 새해 들어 생필품 위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식료품의 인상폭이 제일 크다.

 

생필품/식료품을 중심으로 계속적으로 생필품 가격과 세금이 오르면서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2017년의 휘발유 가격 인상과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메아데는 10%대 지지 이상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가 최근까지 현 정부의 재무부장관이었고 제도혁명당 안에서 지지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전통적 지지자만이 아니라 당의 조직도 이탈하여 다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가보안법도 큰 변수 중 하나

 

멕시코의 경제적 상황만이 아니라 어쩌면 가장 큰 변수는 바로 2017년 정부의 발의로 11월 30일에 국회를 통과한 멕시코 국가보안법(Ley de Seguridad interior)일 것이다. UN 인권위원회가 이미 인권을 침해할 요인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고 국가재건당을 비롯한 멕시코 시민사회가 군국주의화를 경고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멕시코의 역사가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차별되는 점은 멕시코 혁명 이후 제도혁명당이 독점적으로 권력을 유지했기 때문에 군부의 개입이 없었다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군부 쿠데타가 멕시코 역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멕시코 국가 보안법의 핵심은 치안 유지를 위해 대통령의 명령으로 무장한 군대가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고 현재까지 특별한 상황은 없었으나 앞으로 무장된 군대가 멕시코 국내 상황에 개입할 경우 상당한 혹은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2017년 1월 멕시코 휘발유 가격 인상부터 계속된 크고 작은 시위에 무장된 군대가 투입되고 유혈 충돌이 일어난다면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오브라도르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정부여당의 표현을 빌어 표현하면 준내전 상태인 현재 상황을 호전시킨다면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의 후보인 메아데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다르게 큰 사건사고 없이 선거전이 치러질 경우 멕시코 국가보안법 자체가 의제가 안 될 수도 있으며 이럴 경우 또 다른 보수 진영의 후보인 아나야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과 페냐 니에토 대통령에 대한 지지, 국정 지지도는 약 25% 정도이며 반대로 부정적 평가는 약 70%에 이른다. 재미있는 것은 2017년 10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이다.
 
BGC-Excélsior 에서 실시된 이 여론조사는 단순히 멕시코 국가보안법에 대한 찬반에 대한 것이지만 멕시코 정치구조를 이해한다면 사회변화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 즉, 사회가 변해가는 것을 혹은 그 방향성에 동감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층과 그러하지 않은 층을 확실히 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약간 무리한 감이 있으나 멕시코 좌파들이 최대 연합을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지지율은 아마도 멕시코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37%정도일 것이다. 반대로 멕시코의 보수적 계층은 크게 보면 약 60%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오브라도르가 이 37%의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것인지 아나야와 메아데가 약 60%의 지지자들은 어떤 비율로 나눌 것인지가 이번 멕시코 대선의 주요핵심이다. 그리고 2018년 1월 현재 오브라도르가 유리한 상황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러시아 개입설도 또 다른 변수

 

2018년 현재 또 하나의 변수는 ‘러시아 개입설’이다. 러시아 정부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해킹 여부를 놓고 미국에서 수개월 동안 논쟁 중이며 현재 특검이 진행되고 있으며 특검의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의 위기에 놓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2018년 1월 11일 연합뉴스는 러시아 정부가 미 대선만이 아니라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소위 브렉시트 투표에도 개입했을 지도 모른다는 기사를 실었다. 매체에 개입하고 SNS 등에 여론의 선동이 있었고 러시아 자금 또한 유입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미 앞서 허벌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러시아가 멕시코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고 발언했다. 구체적인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거짓 선전과 허위 정보를 통한 여론몰이로 민주사회를 양극화시키고 지역사회가 서로 싸우게 하려 한다는 것이 맥매스터 보좌관의 주장이다. 멕시코 안에서도 이런 주장이 있다. 바로 메네아 캠프의 대변인이자 전 국가행동당 소속 상원의원을 지낸 하비에르 로렌소에 의해 오브라도르와 국가재건당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멕시코 근현대사에서 대규모 매카시즘적 숙청이 존재한 적이 없으며 멕시코 혁명 이후 70여 년을 집권했고 현재 집권당인 제도혁명당의 당명에서도 드러나듯이 초기 제도혁명당은 상당히 진보적인 이념을 표방하기도 했다. 게다가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멕시코에서 현재도 공산당이 존재하고 있다. 다시 말해 러시아의 개입 혹은 국가재건당에 대한 지원이 우리나라의 종북 프레임처럼 작동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이다. 또한 과연 어떤 이익을 위해 러시아가 개입할 것이냐를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 설득력이 없다. 대규모 자원을 투입하여 오브라도르가 당선된다고 했을 때 멕시코와 직간접적으로 큰 관련이 없는 러시아가 얻을 수 있는 반대급부를 합리적으로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멕시코 사람들에게 러시아 개입설은 그저 농담처럼 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브라도르가 알려진 것보다 더 좌파적이고 독단적이고 독재적이라고 해도 미국과 전쟁 혹은 그와 비슷한 국지전을 펼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한 나프타 폐기 등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진다고 해도 러시아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현재 제도혁명당이 꺼낸 러시아 개입설은 그리 효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도 대선 변수로 작용 가능성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넷플릭스(Netflix)이다. 넷플릭스는 온라인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현재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등록되어 있다. 미국 내 사용자가 오천만 명 이상이고 미국을 제외한 세계 사용자들이 오천만 명 이상이라고 한다. 현재 드라마 부문에선 미국의 메이저 방송사를 능가하는 시청자수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넷플릭스가 런칭되었을 때 대표적으로 홍보하던 드라마가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마약왕 이야기를 다룬 나르코스(Narcos)였다. 그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멕시코의 마약왕 엘 차포(Joaquín "El Chapo" Guzmán)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가 2017년 런칭되었고 같은 해 12월 시즌2가 종영되었다. 엘 차포는 교도소에서 터널을 뚫어 탈옥한 것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2016년 1월 검거되어 미국 교도소에 투옥되어 있다. 이 드라마에서 마약 카르텔과 정부 및 경찰과 군이 부정부패와 비리의 한 몸통으로 표현되었고 시즌2에선 오브라도르로 보이는 인물(극중 이름은 라브라도르Labarador)이 기존의 멕시코 정치인과는 전혀 다르게 청렴결백한 인물로 그려졌고 각종 흑색선전과 선거 부정을 암시하는 사건으로 인해 대선에서 패배한 것으로 그려졌다. 권력기관이 부정한 감찰과 여론 조작을 일삼는 모습이 드라마에 구체적으로 묘사되었다. 드라마에 또한 살리나스로 보이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국가행동당의 빈센테 폭스와 펠리페 칼데론으로 보이는 인물 또한 등장하여 부정부패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시 말하면 현재 기존 정치권 모두가 적폐세력이며 극중 라브라도르로 대표되는 세력만이 정직한 정치세력이라는 것이다. 드라마가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예견하기는 어렵지만 오브라도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드라마는 넷플릭스와 더불어 유니비전(Univision)을 통해 방송되었고 매회 평균 백삼십만 명이 시청했다고 한다. 유니비전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미국 케이블 업체이며 멕시코에도 서비스 중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기존의 방송과 다르게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청률이 유동적이며 계산하기 어려운 면이 있으나 멕시코 인터넷 사용자 중 72%가 넷플릭스 계정을 갖고 있을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 만큼 힘이 있는 미디어란 것이다. 물론 한계도 있다. 넷플릭스를 초고화질로 즐기기 위해선 초당 25메가바이트 이상의 속도가 기본이고 고화질로 즐기기 위해선 초당 5메가바이트가 기본이다. 가정에서 한 서비스 라인으로 3인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하면 초당 100메가바이트 이상의 인터넷 서비스가 기본이다. 다시 말하면 한 달에 인터넷을 위해 약 1,000페소 이상을 지불할 수 있는 이들이 넷플릭스의 고화질 사용자들이며 이들은 멕시코 기득권에 가까운 혹은 중산층 이상이라 볼 수 있는데 이들에게 엘차포라는 드라마가 어떤 정치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메네아와 아라야에게는 불리할 것이며 오브라도르에게는 유리할 것이다.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텔레노벨라(Telenovela)라고 하는 드라마가 인기이며 우리나라에도 몇 편이 케이블 드라마 전문 채널을 통해 방송된 적이 있다. 이미 고화질 해적판 DVD가 멕시코에서 팔리고 있고 하층민에 가까운 이들은 해적판 DVD를 통해 중상층은 넷플릭스 등을 통해 이 드라마를 볼 가능성이 있다. 가능성이라 표현하는 것은 아직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없기 때문이고 7월1일 대선 전까지 계속 서비스될 것이며 2017년 4월 시즌1이 공개되었고 2017년 9월에 시즌2가 공개되어 12월에 종료되었으므로 2018년 상반기 혹은 대선 전에 시즌3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으며 시즌3는 현 정권, 페냐 니에토 정권 아래의 에피소드를 다룰 예정이므로 의도건 의도가 아니건 오브라도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며 아마도 넷플릭스가 현실 정치에 영향을 미친 첫 번째 선례가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멕시코 국가 보안법을 반대하는 37%가 오브라도르가 얻을 수 있는 최대치일 것이며 메아데와 아라야가 얻을 수 있는 지지의 총합도 60%를 넘지는 못할 것이다. 언급된 변수 외에 더 큰 이변이 생기지 않는다면 현재 상황이 변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선거의 쟁점이 어디로 흐를 것인지, 여당 및 보수당의 조직력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무엇보다 사발라가 사퇴할 경우 그 지지율이 아라야에게 흡수될 것인지 등은 여전히 지켜볼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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