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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중국 주도의 지역 이니셔티브에 대한 인도의 입장

인도 Jagannath P. Panda Institute for Defense Studies and Analysis Centre Head 2019/05/15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중국의 제2차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Belt and Road Forum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이 2019년 4월 26일 개최되었다. 시진핑(Xi Jinping) 주석이 2013년에 일대일로를 공표한 이후 주요국 중에서 공식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국가는 인도가 유일하다. 오히려 인도는 중국의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 BRI)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일대일로와 관련된 계획을 추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 AIIB)은 지지하는 인도가 BRI는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견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는 이러한 인도 태도의  근본 원인은 매우 간단명료하다. 인도가 창립회원국으로 지지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중국의 ‘다자주의 경제 구상’인 반면, 일대일로는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전략’으로 주변지역에 대해 인도가 가지고 있는 국가 안보 측면의 이익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중국 주도 이니셔티브에 대한 인도의 접근법은 크게 보면 중국-인도 관계 및 신흥국 담론과 관련된 보다 심도 있고 거대한 것으로, 중국 주도의 지역 구상에 대한 변화하는 인도의 입장을 대변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일대일로에 대한 인도의 입장


인도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국외 인프라 개발 재원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다자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한 인도는 기존의 브레튼우즈(Bretton Woods) 기구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재정적 지원을 얻을 수 있는 대체 수단을 얻었다. 인도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인프라 자금조달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초점을 둔 지역 개발 구상에서 인도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historic opportunity)’라고 보았다. 그 범위가 이미 아시아 지역을 넘어섰으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여전히 ‘아시아의 활동(Asian exercise)’으로 간주된다.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는 2018년 6월 26일 뭄바이에서 있었던 제3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연차총회 개회사를 통해 인도는 인도 및 아시아 전체의 지속가능한 인프라 환경 구축을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포함한 개발 파트너와의 지속적인 관계유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인도가 ‘모두를 위한 경제 기회의 축(pillar of economic opportunity for all)’이라며, ‘아시아의 시대(Asian century)’ 실현에 있어 인도의 경제성장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급격한 성장에 갈채를 보내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지역적 다자주의 증진에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모디 총리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인정한 것은 인도가 추후 중국 주도의 다자은행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할 의사가 있음을 명백히 시사했다. 또한 모디 총리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인도를 포함한 회원국을 위해 현재 40억 달러인 기반 시설 투자 자본을 2020년까지 400억 달러, 2025년까지 1,000억 달러로 늘릴 것을 권고 및 촉구하기도 했다. 인프라 투자를 두고 경쟁하는 국가들을 위해 승인 등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관련 절차를 빠르고 쉽게 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도가 지역 및 글로벌 다자주의 기구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할 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대한 관여 확대 또한 의도한 접근법임은 명백해졌다. 즉, 인도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인프라 관련 투자를 필요로 하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중국을 ‘개발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 과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다수의 연결성 확대 프로젝트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조심스러운 지지를 의미할까? 원칙적으로는 여전히 반대 입장이라 하나 미묘하게 일대일로를 지지함을 시사하는 것일까?


국제정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다각적인 장에 가깝다. 많은 국가들이 이러한 경쟁과 협력의 공존을 핵심으로 두고 경쟁적인 글로벌 전략 환경에 맞추어 외교정책 기조를 발 빠르게 채택하고 있다. 인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중국-인도의 다자 경제협력이 아시아의 부상, 특히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의 경제 성장에 중요하다는 것을 파악한 인도는 이를 감안하여 일찍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환영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인도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닫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인프라 프로젝트 자금 지원을 지지한 국가 중 하나였다. 인도는 현재 농촌 인프라, 교통, 상수도, 이동통신, 위생, 도시개발, 에너지 및 전력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 자금조달 목적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통해 차입한 금액의 규모가 가장 큰 국가이기도 하다. 그 예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2017년에 인도 안드라프라데시(Andhra Pradesh)주의 전력 부문, 구자라트(Gujrat)의 농촌지역 도로 프로젝트, 벵갈루루(Bangaluru)의 지하철 R6 노선 프로젝트 및 인도인프라기금(India Infrastructure Fund)이나 에너지 부문 송전시스템 강화 프로젝트(Transmission System Strengthening Project) 등 기타 국가 이니셔티브에 자금을 지원했다. 올해에는 여러 분야에 걸친 핵심적 국가사업인 국가투자인프라펀드 (National Investment and Infrastructure Fund ⸱ NIIF)와 함께 안드라(Andhra) 지역의 농촌 연결성 제고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인도는 ‘인프라 개발을 위한 재원조달: 혁신과 협력(Mobilising Finance for Infrastructure: Innovation and Collaboration)’이라는 주제로 제3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연차총회를 개최하며 인프라 협력에 열려 있음을 다시금 보여주었다. 모디 총리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개발을 촉구하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민관협력사업(PPP)의 형태를 띠는 인도의 국가개발 프로그램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였다. 인도의 국가투자 인프라펀드(NIIF)에 대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2억 달러 지원 약속 또한 인도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간 관계 강화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였다. 인도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연차총회에 기해 부대행사로 아시아 인프라 포럼(Asian Infrastructure Forum)을 개최한 것도 인도가 아시아의 인프라 부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긍정적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였다.


인프라 및 연결성 문제를 다루는 다자 은행으로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개발 투자를 보편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인도 또한 각 프로젝트 또는 각 사안을 지역적 및 글로벌 개발이라는 목적을 염두에 두고 지역적 협력의 맥락에서 바라본다. 따라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2대 주주인 인도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대하는 태도는 중국을 포함한 회원국을 향후 잠재적인 개발 파트너로 바라보는 전략적 균형 상태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반면 인도가 일대일로에 대해 취하는 태도는 보다 원칙적이고 단호한 ‘국가 중심’의 입장이다. 이는 인도가 일대일로를 중국의 독단적인 방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도가 바라보는 일대일로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이 부재하며, 중국이 응당 따라야 할 협의 기반의 접근 없이 다른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인도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hina-Pakistan Economic Corridor ⸱ CPEC)’에 반대하며 일대일로의 영토보전 및 주권 침해 관련 문제를 대두시켰다. 즉,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일대일로에 대한 인도의 입장이 다른 근본적인 이유는 각 구상이 대변하는 보편주의(universalism)와 일방주의(unilateralism)의 차이에 있다.


인도와 중국이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안팎으로 협력하고 있다면, 역내 인프라 연결성 증진 문제는 논쟁과 경쟁의 여지가 있는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인도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역내 연결성을 구축하는 주도적 행위자로 부상하는 것을 전략적 차원에서 우려한다. 인도는 역내 연결성 증진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원대한 꿈을 용인하지 않는 듯하다. 한편, 인도는 인도-미얀마-태국 삼각 고속도로(India-Thailand-Myanmar Trilateral Highway), 방글라데시-부탄-인도-네팔(BBIN) 구상 및 남북 수송로(North-South Transport Corridor ⸱ NSTC)에 대한 추진 의사를 충분히 보여 왔다. ‘액트 이스트(Act East)’, ‘링크 웨스트(link West)’, ‘중앙아시아 연결정책(Connect Central Asia)’ 및 ‘주변국 우선 정책(neighbourhood first)’은 연결성을 중심에 둔 인도의 외교정책 프로그램으로, 역내 연결성 증진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행위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보여준다.


인도가 중국을 개발 파트너로 칭하는 것은 인프라 개발 관련 인도 외교 정책에 있어 흥미로운 단면이다. 인도는 중국을 역내 인프라 및 연결성 증진에 있어 더욱 우세한 행위자라고 생각하고, 따라서 협력을 모색한다. 이와 동시에 인도는 역내 연결성 및 인프라 개발에 있어 인도 자체의 지역적 전략적 이해를 도모하고자 하는데, 현재 이에 큰 지장이 되는 것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이다. 이와 같은 형세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안팎에서 중국과의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도 일대일로는 실질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인도의 접근법에 잘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인도는 외교정책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추구해 온 진보적 가치, 보편주의 및 투명성에 중점을 두고 인프라 정치에 있어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3자 인프라 포럼(Indo-Pacific Trilateral Infrastructure Forum)을 통해 일본 및 미국과 연계하고자 하는 인도의 또 다른 접근법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연차총회 한 달 전, 미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 인도비즈니스협의회(India Business Council) 및 미일 재계회의(US-Japan Business Council)는 역내 인프라 및 연결성 격차를 메우기 위한 포럼 발족에 합의했다.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진 이러한 제안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각국이 가지고 있는 연결성 및 인프라 프로젝트 관련 외교정책 현안을 진전시키고 정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3국 모두가 외교정책을 통해 추구해 온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는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접근법을 취하는 목적은 민주주의적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적 인프라 구축에 투명성을 더하는 것이다. 미국, 일본 및 인도 3국은 이것이 일대일로에 부재한 요소이자 그들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 주장한다.


인프라 개발에 주력하는 인도-태평양 3자 포럼은 인도-일본-미국의 3자 이해관계를 지지하고 보완한다. 이는 민간 분야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시급한 인프라 수요를 충족하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즉,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날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 균형을 이룰 힘이 있는 제안이다. 인도-태평양 포럼은 각 분야별 인프라 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특히 아시아 내에서도 벵골만 회랑을 포함한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국제협력은행(Japan Bank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 JBIC), 일본수출보험공사(Nippon Export and Investment Insurances) 및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United States Overseas Private Investment Corps) 등 3국의 기업 및 정부기관이 인프라 개발을 위한 대출, 보조금 및 보험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포럼을 통해 항만 공동건설, 산업 클러스터 및 산업단지 추진, 발전소 건설 등 야심찬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동 포럼 참여는 일본, 미국과 협력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확대되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 균형을 이루겠다는 인도의 의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인도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관계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없다. 신규 인프라 및 신규 인프라 유치에 대해 인도가 취하는 개방적 접근법은 인도의 역내 정책, 특히 대중(對中) 정책의 숨은 함의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실례이다. 인도-태평양 지역 상황은 인프라 수요 증대로 인해 점차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가운데 인도는 중국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흥미로운 전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인도는 처음부터 일대일로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 중국이 일대일로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을 때, 정당성을 얻고자 하는 중국의 이러한 거대한 구상을 외교적으로 단호하고도 확고하게 지속 거부해 왔을 정도이다. 2017년 5월 14~16일에 중국이 주최했던 제1차 일대일로 포럼에 불참함으로써 사실상 인도는 연결성 이니셔티브로서 일대일로가 가지는 정당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동류의 이니셔티브는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국제 규범, 좋은 거버넌스, 법치, 개방성, 투명성 및 형평성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라고 주장한 셈이다. 인도에게 민감한 영토보전의 문제를 무시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을 중국이 추진하는 것은 인도에게 있어 가장 큰 전략적 걸림돌이다. 타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도가 일대일로에 대해 견지하는 입장은 분명하다. 연결성 이니셔티브는 국제사회에 부채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재정적 책임의 원칙(principles of financial responsibility)’을 채택해야 하고, 또한 투명성 및 친환경적 지속가능개발을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중국이 외교활동을 통해 일대일로에 부여하고자 하는 국제적 정당성을 견제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다수의 정부 성명을 통해 반복적으로 재확인된 바 있다.


미래를 함께하는 공동체와 바수두하바 쿠텀바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일대일로에 대한 인도의 상반된 입장은 인도가 협력 및 경쟁의 측면에서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시사한다. 입장 차이의 근본 원인은 서로 상충되는 개념인 보편주의와 단독주의에 있다. 인도의 시각에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다자주의적 기구로서 보편적 가치를 증진하고 국제주의를 뒷받침하는 반면, 일대일로는 연결성 증진 및 인프라 개발에 있어 국제적 주축이 되고자 하는 중국의 야심을 드러내는 중국 정부의 단독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그리는 지역 구상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중국의 비전을 도장으로 찍어내듯 새기는 ‘중국 중심적’ 관념을 전제로 하며 짙은 반미 경향을 띤다. 이는 미국 등 타 지역 세력이 아시아에 존재하는 것이 지역 구상의 ‘포용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인도의 견해에 반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견해는 인도의 바수두하바 쿠텀바캄(Vasudhaiva Kutumbakam, ‘한 가족’의 의미) 정신을 보완하며 보편주의에 보다 힘을 싣는 것으로, 인도가 기존에 유지해 온 진보적 안보관을 강화한다.


바수두하바 쿠텀바캄 사상은 그 자체로 외교정책은 아니다. 국정 운영에 관련된 도덕을 강조하는 인도의 전통적 세계관에 더욱 가깝다. 이러한 인도의 오래된 사상은 아시아 이웃국과의 안정적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 인도가 추구하고 있는 ‘주변국 우선’ 외교정책 등 시대를 막론하고 외교정책 다수에 영향을 미쳤다. 달리 말하면, 이러한 전통적 사상은 인도의 인도-태평양 구상에도 드러나는 ‘포용성’ 중심의 세계관을 뒷받침한다. 인도가 그리는 지역 구상인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은 인도가 주창하는 포용적 아시아의 비전을 강화하는 것이다. 인도가 인도-태평양 구상을 추진하는 핵심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다자적 연계(multi-alignment)’라는 외교정책 프레임워크 내에서 다극적 지역 질서 및 전략적 자율성을 증진하기 위함이다.


즉, 인도에게 있어 아시아는 진보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인도-태평양 구상의 핵심적⸱자립적인 한 부분이다. 그러나 중국이 바라보는 아시아는 시진핑 주석의 ‘아시아인을 위한 아시아(Asia for Asians)’ 주장에서도 드러나듯, 아시아 국가에만 속하는 배타적인 지리적 단위체이다. 이런 관념은 중국이 ‘인도-태평양’ 개념보다 ‘아시아-태평양’ 개념을 줄곧 주창한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중국의 이러한 관념은 ‘아시아’라는 지리적 단위체를 ‘태평양’과 공유하는 것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인도에게 주도권을 허하게 될 ‘인도-태평양’의 ‘인도’ 개념에는 일말의 중요성도 부여하지 않는다. 요컨데, 인도가 주창하는 지역에 대한 비전은 ‘아시아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 대륙적 구상’을 바탕으로 한다. 인도는 중국이 그리는 지역적 비전에서는 이것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판단, 이에 중국 주도의 지역 구상에 의구심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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