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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베트남-유럽 EVFTA, EVIPA 이슈 추이

베트남 EMERiCs - -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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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EU, FTA·IPA 비준...상품 70%에 무관세 혜택 
최근 베트남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EVFTA)과 투자보호협정(EVIPA)을 공식 비준했다. 베트남과 EU는 지난 2012년 6월 협상을 개시한 후 8년 동안 총 12차례나 협상을 거듭한 끝에 2020년 8월부터 FTA와 IPA를 공식 발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인구 4억 6,000만 명에 달하는 EU 시장에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경제적 기대 효과 또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2025년까지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이 4.5%, 대(對) EU 수출이 4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전망치 역시 긍정적이다. 세계은행은 이번 EVFTA로 베트남의 GDP가 2030년까지 2.4%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수출은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베트남에 있어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으로, 2019년 한 해 동안 베트남이 EU 시장에 수출한 상품만 412억 달러(한화 약 49조 3,86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EVFTA는 8월 1일부터 실질적으로 발효되며, FTA가 발효되면 베트남은 EU로 수출하는 자국 상품 70.3%에 대한 관세를 즉시 면제 받을 수 있게 된다. EU는 향후 7년 내에 베트남산 상품 99.7%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역시 EU 제품 64.5%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고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무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EVFTA, 코로나19로 타격 입은 베트남 무역에 돌파구 될까
베트남 당국은 EVFTA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베트남의 무역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베트남의 경제와 무역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수출액이 전달 대비 27.1%, 수입은 16.4% 감소했을 정도다. 때문에 베트남 당국은 자국 기업들이 이번 EVFTA를 적극 활용해 코로나19발 경제난을 극복해줄 것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의 쩐 꿕 칸(Trần Quốc Khánh) 차관은 이번 FTA로 1인당 GDP가 3만 5,000 달러(한화 약 4,195만 원)에 달하는 인구 4억 6,000만 시장의 문이 열린 만큼 자국 기업들이 최선을 다해 EU 시장을 공략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베트남 내 전문가들 역시 베트남 기업들이 EU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번 FTA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필요한 법적 요건을 잘 갖추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실천법을 세울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쌀, 수산물, 섬유, 철강 업체들이 이번 FTA로 EU 시장에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접적인 경제 효과 외에 간접적인 효과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베트남 업체들이 EU 관련 기업들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보다 근접한 쪽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베트남 당국은 자국 기업들의 가치 체인(고객에 대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창출 및 관리를 원활히 수행하는 기업 소속 직원의 그룹으로 마케팅, 회계 및 기타 기업 내의 부속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및 공급망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국 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올라가면 베트남의 국가 경쟁력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코로나19로 침체된 베트남에 모처럼 긍정적인 분위기를 드리우고 있다. 

EVIPA, 투자 수요 촉진 예상
베트남-EU간 FTA가 무역 부문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면 EVIPA는 투자 심리에 훈풍을 불러오고 있다.  EVIPA로 베트남 내 투자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베트남에 대한 투자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EU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금융, 통신, 운송, 물류, 가공, 첨단 기술 제조, 대체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EVIPA의 조항들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베트남의 투자 및 사업 환경이 보다 투명해지고 해외 기업들에 호의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다만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투자 증진 효과를 극대화하고 EU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는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경영 방침이나 인프라, 인사 관리 등과 관련된 제약을 개선하기 위한 광범위한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으로 진단했다. 

세계 각국, 베트남 정부에 세제 혜택 등 요구하며 투자 타진 中
베트남 정부의 투자 환경 개선 의지를 감지한 듯 벌써부터 EU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베트남 투자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신규 투자보다는 이미 베트남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일례로 재 베트남 독일 산업·상업 대표단(the Delegate of the German Industry and Commerce in Vietnam)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 베트남 내에서 영업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독일 기업들 중 72%는 코로나19가 베트남의 경제와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한다면서도 베트남 내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의 기업은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기업들이 이처럼 베트남의 투자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이유로 베트남 정부의 투자 환경 개선 의지와 함께 EVFTA의 체결을 꼽고 있다. EVFTA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베트남 경제를 되살리는 일종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독일 기업들 중 59%는 향후 12개월 동안 베트남의 경제 개발 계획에 장애물로 작용할 요인으로 베트남의 경제 정책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기업들은 또한 금융, 인프라, 숙련 노동자 부족 등의 문제도 여전히 우려 거리라고 진단했다. 

중국 역시 베트남 시장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은 투자 금액 기준 베트남에 4번째로 많은 금액을 투자한 국가인데 올해에는 이 순위가 3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행 프로젝트 수를 기준으로 하면 이 순위는 2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퀄컴 등 미국의 주요 IT 업체들도 베트남으로 주요 생산기지를 속속 옮기고 있다. 애플은 2020년 2분기부터 자사의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의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번 생산 기지 이전으로 베트남에서 생산될 에어팟 물량은 전체 에어팟 생산 물량의 30% 가량인 300만~40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 역시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 R&D(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다. 퀄컴은 이 센터에서 LTE와 5G, 사물인터넷(IoT) 등을 연구하는 한편, 동남아 지역에서 제공할 서비스도 테스트한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의 베트남 진출은 EVIPA의 직접적인 결과물은 아니다. 

EVIPA가 발효되기 전부터 이미 두 회사는 중국을 대신할 국가로 베트남을 낙점하고 베트남 진출을 타진해 왔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2018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전쟁으로 탈(脫) 중국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인데, 베트남 당국이 EVIPA를 추진하는 등 자국 내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지를 내비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두 회사의 베트남 진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의 투자 환경 개선 의지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나선 단체도 있다. 바로 재베트남유럽상공회의소(EuroCham)이다. 재베트남유럽상공회의소는 최근 베트남 정부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자국 내에서 조립된 차들에 부여하고 있는 세금 감면 혜택을 유럽산 차들에도 적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에서 생산되거나 조립된 차에 대해 등록세를 50% 인하해주고 있는데 이를 유럽산 자동차에까지 확대해달라는 요구인 것이다. 재베트남유럽상공회의소가 내세운 논리는 다소 노골적이기까지 하다. 재베트남유럽상공회의소는 “EVFTA가 발효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산 자동차에만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EU에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세금 감면 혜택을 주장하고 있다. 

월드뱅크, EVFTA로 베트남인 10만~80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날 것
수출 확대나 GDP 상승 효과 외에도 EVFTA로 예상되는 이익은 또 있다. 바로 10만~80만 명에 달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EVFTA로 인해 빈곤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세계은행은 2030년까지 베트남의 GDP와 수출이 각각 2.4%, 12%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치와 함께 베트남의 빈곤 인구 역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이 EVFTA의 조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경제적, 제도적 개혁을 단행해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경제 환경이 개선되면서 10만~8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는 게 세계은행의 설명이다. EVFTA로 인해 창출될 고용 효과가 연간 14만 6,000명에 달하는 만큼 EVFTA의 효과가 경제 각 부분에 걸쳐 확대되면서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란 예상이다. 14만 6,000명이라는 수치는 베트남 산업무역부가 제시한 수치로,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EVFTA로 노동 집약적인 산업 부문에서 고용이 늘어나 고용은 물론 소득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특히 외국인직접투자기업(FDI, Foreign Direct Investment)의 경우 베트남 자국 기업들에 비해 1% 가량 더 높은 급여를 제공하기 때문에 EUFTA로 FDI가 늘어날 수록 베트남인들의 소득 또한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EVFTA로 한국 기업들도 간접 수혜 예상
EVFTA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간접적으로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VFTA의 주요 수혜 산업으로 섬유, 신발, 전자 산업 등이 꼽히는 데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중에는 해당 산업 분야에 속하는 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7,000여 개에 달한다. 이번 EVFTA의 ‘원산지 누적(Origin Accumulation)’ 규정에 따라 한국산 재료를 사용한 제품이라도 베트남에서 생산되었을 경우 베트남산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EU 국가로 해당 제품을 수출할 경우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관세 인하 혜택을 받기 위해 눈 여겨 보아야할 것이 ‘인증 수출자(AE, Approved Exporter)’ 자격이다. EVFTA의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베트남에서 생산되었음을 증명하는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 받아야 하는 데 인증 수출자로부터 재료를 수입해야만 베트남 산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베트남 기업으로서는 인증 수출자 자격을 인정 받은 한국 기업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EVFTA, 한국에 시사점
EU와의 FTA로 경제난을 타개하고자 하는 베트남의 노력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수 시장이 한정적이고 미국, 중국 등 특정 국들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있어서 수출 시장 다변화는 어쩌면 생존과 직결된 문제일 수 있다. 이는 한국의 무역 파트너 중 상위 2개국인 미국과 중국이 전례 없는 무역 전쟁에 돌입함에 따라 2019년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4%p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만 봐도 증명된다. 미국과 중국은 2018년 7월 부터 2년여 가까이 무역 분쟁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부과로 촉발된 무역 분쟁은 코로나19를 둘러싼 책임론 공방, 홍콩 보안법 통과를 둘러싼 찬반 양론 등 갈등 요인이 산적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2차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정부가 FTA 체결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2019년에만 온두라스, 니카라과와의 FTA를 발효시키고 추가적으로 중남미 5개국과도 무역 협정을 추진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2019년 8월 이스라엘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은 2020년 발효된다. 정부는 FTA 체결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의 신흥국들과 경제 및 정치적 유대 관계를 구축하고 강화함으로써 해외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출 시장을 다변화 해 내수 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집중 투자를 피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정부의 이와 같은 행보는 코로나19로 미국을 필두로 보호 무역주의가 확산되는 트렌드와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21년에는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 주의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경제에는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예상이다. 한국 정부의 자유 무역 주의 행보와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 주의 물결 중 어떤 행보가 더 맞는 것으로 판명될 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FTA 확대를 선택했으며 그 결과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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