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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우즈베키스탄 외교 정책의 소프트 파워: 고정 관념 및 새로운 이미지 형성이 어려운 이유

우즈베키스탄 Bobirjon Izzatullaev The University of World Economy and Diplomacy Senior Researcher 2021/07/02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역내 다른 국가 모두와 국경을 접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국가이다. 2016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대통령 집권 이후 거의 모든 영역에서 대대적인 개혁이 시작되면서, 우즈베키스탄의 국내 경제, 사회 및 정치 지형이 바뀌고 대외 정책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효과적으로 행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층 더 개방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우즈베키스탄의 ‘해빙기’ 혹은 ‘봄’이라 표현되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임기 초반부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타지키스탄 및 키르기스스탄과의 끊임없는 다툼 해결에 주력하며 역내 긴장의 완화 및 해결에 힘썼다. 분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전 없이 정체되어 있던 국가 간 관계에 국경 통제, 엄격한 비자 제도 및 높은 관세가 더해지며 중앙아시아 지역의 무역은 전 세계 평균 대비 비교적 침체되어 있었다.1)

우즈베키스탄은 2016년까지 매우 나쁜 국가 이미지로 인해 줄곧 국제기구와 해외 반대 세력, 반정부 인사의 비판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은 고립된 나라이며 글로벌 무대에서 매력적인 국제 정치 파트너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주변국의 불안정한 모습을 보며 자유화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게 된 우즈베키스탄의 정치 지도자들은 종교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는 등 권위주의 체제를 더욱 강화해 왔다. 농업과 산업을 바탕으로 하는 우즈베키스탄의 경제도 위기에 놓여 있었고, 어린 아이들과 학생, 교사들은 목화 수확에 강제 동원되었다.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언론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높은 실업률로 인해 우즈베키스탄인 다수가 일자리를 찾아 러시아 등 해외로 이주했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의 개혁: 고정 관념 제거와 새로운 이미지 구축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이웃국과의 관계 개선과 글로벌 강대국 대상 정치적 개방성 확대가 우즈베키스탄의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판단했으며, 경제 활성화를 통한 미시·거시경제적 성장 실현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이러한 기조 하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국내 및 중앙아시아 역내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냈다. 

우즈베키스탄 외교 정책의 우선 과제는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관계 발전과 해묵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 모색이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17년 3월에 첫 해외 순방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한 이후, 같은 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수차례 회동하며 양국 관계를 대폭 개선했다. 이 외에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강대국과의 관계를 진척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2017년 10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1년간의 휴지기 끝에 처음으로 터키를 방문하여 터키의 기업인들을 만나고 우즈베키스탄-터키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우즈베키스탄 외교 정책의 우선 관제는 나라 안팎으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외교 정책의 독립성 유지 및 다자적 통합에 대한 의지와 함께 군사적 진영 형성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슬람 카리모프(Islam Karimov) 우즈베키스탄 초대 대통령은1990년대 중앙아시아의 안보 부족 문제를 이유로 역내 협력 심화를 추진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은 소위 소프트 파워에 대해 훨씬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조셉 나이(Joseph Nye Jr.) 교수가 말하는 소프트 파워는 ‘강제가 아닌 유인(誘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타인 또한 원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2) 

결국 소프트 파워는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 신뢰를 쌓으며, 솔직한 태도로 존중을 보일 때 발휘될 수 있다. 이러한 소프트 파워의 개념은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데 이어 이제는 중국을 위시로 한 다른 나라에서도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소프트 파워는 자유주의 없이도 자유화에 대해서 논할 수 있도록 하고, 구조적 변화와 법적 개혁 없이도 경제와 정치의 개방을 이끌 수 있도록 한다. 우즈베키스탄 현 행정부는 계속해서 개혁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카리모프 초대 대통령과 달리 대립보다 대화를 우선하며 중앙아시아 지역의 연결성 강화를 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대해서도 더욱 열린 태도를 보여주었다.3)

오늘날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역내에서 친밀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소프트 파워’를 수단으로 삼아 지역 차원의 발전소 건설 및 균등한 전력 배분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제안하면서 역내 분쟁의 씨앗을 줄이고 있는 것이 그 사례이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많은 이웃 국가를 방문하면서 안보 협약을 포함해 여러 중요한 사회·경제적 협정 또한 체결했다. 대통령 사절단에는 재계 인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으 며, 우즈베키스탄은 주요 국제 기구나 해외 정부측의 사절단 합류 및 방문 일정 참여를 환영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대외 개방성 증진을 위해 힘쓸 뿐 아니라 정치 개혁 착수, 정치사범 석방, 저널리스트를 위한 언론의 자유 보장, 국가안보국(National Security Service) 구조 재편성, 부패 및 족벌주의 척결 등 내부적 변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즈베키스탄 당국의 이미지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탁상공론하며 사회와 유리되어 있던 모습에서 벗어나 SNS 활동을 하고, 주저 없이 문제를 논하며, 외신을 포함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공직자들은 대중과 소통하며 문제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정권에서 생긴 또 한가지 큰 변화는 언론 부문의 변화이다. 이제 기자들이 실제 정치 사건을 취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차단되어 있던 일부 해외 웹사이트 접속 또한 가능해졌다. 언론인 보호 기관 또한 여럿 설치되었다. 이제 우즈베키스탄 언론은 정부에 대한 신중한 비판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인권 침해와 부패, 공직자의 태만은 더 이상 금기어가 아니다. 지역 차원에서 활동하는 언론인들도 이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페이스북과 텔레그램이 토론의 장으로 부상했으며, 유명 블로거도 생겨났다.4)

우즈베키스탄이 2016~2021년 시행한 개혁은 여러 가지 결과를 낳았다. 미국 정부는 ‘종교적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를 방조하거나 용인하는 국가를 뜻하는 ‘특별관심국(countries of particular concern)’ 목록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삭제했고, 이와 관련하여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당시 미 국무부 장관은 우즈베키스탄이 종교적 자유 및 인권 측면에서 ‘확실한 진전(concrete progress)’을 이루어 냈다고 언급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유엔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 이사국이 되는 놀라운 성과로 세계 지도자와 국제 언론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5)  새롭게 발표된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 순위 또한 대폭 상승하여 총 186개국 중 114위에 오르게 되었다. 공공 데이터 평가 지수인 오픈데이터인벤토리(ODIN, Open Data Inventory)의 경우 총 63점으로 우즈베키스탄이 전 세계 44위, 중앙아시아 1위에 올랐고, 세계 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서도 44위를 기록하며 독립국가연합(CIS) 중 행복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히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은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와 이동 자유도 및 여권 지수(Passport Index)를 향상시키고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등 널리 사용되는 지표에 이름을 활발히 올리기 시작했다. 국제사회는 우즈베키스탄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개혁에 힘입어 최근 몇 년간 큰 변화를 이루었음을 인지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의 2020년 10월 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10개국 중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공공 데이터 가용성 순위에서 상위 50위 안에 포함되기도 했다.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우즈베키스탄을 ‘2019년 올해의 국가(country of the year)’로 선정했다는 사실은 우즈베키스탄의 바람직한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글로벌 지표상의 발전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내에서도 여러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21년 우즈베키스탄 경제는 최소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예산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4%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은 2021년에 보건 및 청년 지원 부문에 특히 주력할 예정이다.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 따르는 문제
우즈베키스탄에서 대대적인 개혁이 일어나고 있지만 새로운 이미지 형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여전히 존재한다. 첫째, 우즈베키스탄은 26년이 넘게 이어졌던 이슬람 카리모프 정권하에서 정치적 이유로 수천 명을 구금하고, 아동을 포함해 수백만 명의 시민을 열악한 환경에서 목화를 수확하는 데 강제 동원한 전력이 있다.6) 이런 이슬람 카리모프 정권의 정책으로 인해 우즈베키스탄은 2016년까지 심각한 인권 침해 국가라고 인식되었기에, 그 여파로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둘째, 사회 및 경제 측면에서 해결되지 않은 내부적 문제가 일부 남아있다. 현재 가스 자원 부족분이 1일 기준 2,000만m3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이런 천연가스 부족 및 겨울철 정전 문제는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에서 시위를 촉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셋째, 부패 문제도 남아 있다. 국제 반부패 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매년 발간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우즈베키스탄은 2020년 기준 180개국 가운데 전년 대비 일곱 계단 상승한 146위를 기록했다.7)

마지막으로, 유니세프가 보고서를 통해 지적한 우즈베키스탄 청년층의 교육 및 고용 기회 접근성 문제가 있다. 유니세프는 보고서를 통해 2차 의무교육 수료 이후 공부 또는 근로를 하지 않거나 직업교육을 받지 않는 우즈베키스탄 청년이 전체의 54.6%로, 그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수치는 18세 이상 여성에게서 더욱 급증하며, 25~30세 여성의 경우 74%로 나타난다.8)

미래 전망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고착된 국가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우즈베키스탄(New Uzbekistan)’이라는 슬로건 하에 정책을 추진 중이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오늘날 국제 사회에서 ‘새로운 우즈베키스탄’은 단순히 새로운 개념이 아닌 현실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이 전에 유례 없는 수준의 발전을 이루고 큰 성공을 거두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국가 발전을 위한 신규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며 새로운 르네상스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2017~2021년 우즈베키스탄 공화국의 5개 우선순위 발전부문 행동 전략 이행을 위한 국가 프로그램’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개혁에 관한 객관적인 정보를 세계에 알리면서 국제 사회 내에서의 자국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우즈베키스탄 외교 정책의 우선 관제는 안정적이고 공평하며 민주적인 국가 구축, 대외 개방성 향상, 역내 및 다자적 협력 증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각주
1) Soft power under Mirziyoyev: Change and continuity in Uzbekistan’s foreign policy,Bernardo Teles Fazendeiro // https://www.opendemocracy.net/en/odr/soft-power-under-mirziyoyev/
2) J. Nye. Soft Power the Means to Success in World Politics // Academia edu. 2004 // https://www.academia.edu/28699788/Soft Power the Means to Success in World Politics Joseph S. Nye Jr 
3) Soft power under Mirziyoyev: Change and continuity in Uzbekistan’s foreign policy // by  Bernardo Teles Fazendeiro // https://www.opendemocracy.net/en/odr/soft-power-under-mirziyoyev/
4) Yuriy Sarukhanyan “Reformed or Just Retouched? Uzbekistan’s New Regime” https://carnegie.ru/commentary/82839 
5) https://thediplomat.com/2020/12/there-wont-be-political-reform-in-uzbekistan-heres-why/ 
6) Uzbekistan: Authoritarian President Karimov Reported Dead // https://www.hrw.org/news/2016/09/02/uzbekistan-authoritarian-president-karimov-reported-dead 
7)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 https://www.transparency.org/en/cpi/2020/index/uzb
8) Youth of Uzbekistan: Challenges and Prospects. Report by UNICEF, the Nationwide Movement Yuksalish, and the Youth Union of Uzbekistan. // https://www.unicef.org/uzbekistan/en/node/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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