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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페루, 대선 결과 확정...페드로 카스티요 후보 당선

페루 EMERiCs - - 2021/07/30

☐ 페루 선거관리위원회, 재검표 후 ‘개표 부정 없음’ 선언

◦ 대선 직후 1개월 이상 공방 계속
- 페루는 지난 2021년 4월 11일,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 1차 선거를 실시했다. 1차 선거 결과는 페드로 카스티요(Pedro Castillo) 자유페루당(Peru Libre) 후보가 19.1%, 케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 국민권력당(Fuerza Popular) 후보가 13.1%의 득표로 1, 2위를 차지했다. 1차 선거에서 과반수의 득표자가 없었기에, 페루는 2021년 6월 6일 대선 결선 투표를 진행했다.
- 6월 6일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는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가 득표율 50.12%,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49.87%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가 아주 근소하게 경쟁자를 따돌렸다. 두 후보 사이의 실제 표 차이는 4만 4,058표에 불과할 정도로 결선 투표는 박빙의 승부였다. 이렇게 좌파 자유페루당의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가 우파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를 누르고 정권 교체를 달성하는 듯했다.
- 그러나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 측은 개표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면서 페루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는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가 얻는 표 가운데 약 20만 표가량을 무효표로 집계해야 하며, 이는 중대한 부정행위라고 주장했다.
- 두 후보 사이의 득표수 차이가 매우 적었기에 페루 선거관리위원회는 곧장 재검표에 착수했다. 그로 인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약 40일 넘게 페루는 대통령을 결정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되었다.
- 결국 대선 결선 투표 후 41일 만인 지난 2021년 7월 19일, 페루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부정은 없었으며, 페드로 카스티요 자유페루당 대통령이 2021년 대선의 최종 당선자라고 발표했다. 이의를 제기했던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 측 역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재검표 결과를 받아들였고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지난 2021년 7월 28일 대통령 선서식을 가지고 공식 취임했다.

◦ 페드로 카스티요 당선인, 페루 최초의 서민 대통령
-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이번 대선전까지 페루 정계에서는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한 인물이다. 1969년 가난한 빈농 집안에서 태어난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1980년대 발생한 페루 내전에서 공산당과 싸운 전력이 있으나 대학 졸업 후에는 계속 교사로 활동했다. 2002년 지방 소도시 앙기아(Anguia)에서 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2016년 총선에서 소속 정당이 5% 미만의 득표율로 정당 등록이 취소된 이후에는 정치권과의 접점은 없었다.
- 그러나 2017년 페루 교사 단체 파업에 참여했던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으로 학교 수업이 전면 중지되고, 온라인 교육 환경을 제공하겠다던 당시 집권 우파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2020년 10월 극좌 성향의 자유페루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결정했다.
- 하지만 소속 정당이 군소 정당인 자유페루당이었고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 본인도 정계 인지도가 없어 대선 승리는 불가능해 보였다. 심지어, 당내 경선 경쟁자도 대선에는 관심이 없었을 정도로 자유페루당은 지지율이 극히 낮은 원외 정당에 불과했다.
- 이러한 상황은 대선이 가까울수록 극우 성향인 국민권력당의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바뀌기 시작했다. 좌파 성향의 정당은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기 시작했고, 빈농 서민 출신의 후보를 지지하는 시골 지역의 지지율 상승에 힘입어 기적적으로 거물 정치인인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를 누르는데 성공했다.
-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정계 실력자나 고학력 전문직 출신 엘리트, 또는 군부 고위 관계자 출신이 독식하던 페루 대통령직을 서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맡게 되었다. 페트로 카스티요 대통령 역시 유세 기간 동안 빈부 격차 축소와 지방 균형 발전 등 친서민 성향의 공약을 내세웠다.

☐ 평등과 부패 척결 원하는 페루 국민

◦ 부패 척결에 연이은 지지 보낸 페루 국민
- 페루는 대선이 있었던 2021년 4월 11일 130명의 국회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도 함께 진행했다. 해당 총선에서 그동안 무명의 군소 정당에 가까웠던 자유페루당이 14%의 득표율로 37석의 의석을 차지하며 원내 제1당이 되었다. 한편,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의 소속당인 국민권력당은 11.1%의 득표율로 24석을 얻었다.
- 여기에, 중도좌파 정당에 해당하는 국민행동당(Accion Popular)이 16석으로 세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했으며, 이 외에도 좌파 또는 중도에 가까운 우파 정당이 대거 국회에 진출했다. 반면, 현 여당인 자색당(Partido Morado)은 3석을 얻는데 그쳐 민심이 현 정권에서 완전히 떠났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 2021년 총선 1년 전인 2020년 1월에도 페루는 정부 불신임과 의회 해산의 혼란을 겪으며 특별 총선을 실시했다. 특별 총선 결과, 당시 73석의 의석으로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던 민중권력당의 의석수가 15석으로 급락했다.
-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는 알베르토 후지모리(Alberto Fujimori) 전 대통령의 딸로 후지모리 가문은 약 30년 가까이 페루 정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속한 민중권력당이 2016년 총선에 73석을 얻어 국회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후지모리계 정치집단의 영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그러나 고질적인 빈부 격차와 우파 계열 정권의 오랜 부패에 염증을 느낀 페루 국민은 2020년 특별 총선에서 우파를 대표하는 국민권력당을 소수 정당으로 전락시켰으며, 이번에 치러진 2021년 대선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하며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받는 우파 정치인에 대한 반감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실제로,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이 유세 과정에서 빠르게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기존 정치인과는 달리 가벼운 경범죄 기록도 없는 깨끗한 인물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 반면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는 남미를 뒤흔든 오데브레시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아버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도 비리와 인권 탄압 혐의로 현재 수감 중이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수감 중 건강 등을 이유로 특별 사면되기도 했으나, 사면 1년여 만에 재수감되어 아직 재판을 받고 있다.
-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 취소와 민중권력당의 추락, 그리고 우파 지지자가 집결했음에도 무명의 정치 신인에게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패배하면서 수십 년 동안 계속된 우파 중심의 페루 정계 구도가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 강조...약한 지지 기반은 한계
-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페루의 고질적인 빈부 격차와 사회 불평등이 오랜 기간 페루를 장악한 우파 정치인과 거대 자본의 유착, 그리고 신자유주의를 표방하여 사실상 거대 자본의 손을 들어준 정치권의 행보라고 보고 있다.
- 이에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부패 척결을 외치는 한편 에너지, 통신, 광업 등 페루의 중요 산업 일부를 국유화하고 국가 주도로 주요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 더불어, 지방정부 예산을 늘려 도시와 지방 사이의 빈부 격차를 줄이는 균형 개발도 약속했다. 이처럼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신자유주의를 탈피하여 국가의 개입을 강화하고, 그동안 페루 성장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다만, 페루 정계에서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약하고, 집권당이 된 자유페루당도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앞으로 정부가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 다른 당과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 여기에, 각종 비리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대선 결선 투표에서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절반에 가까운 득표를 했을 만큼, 아직은 우파 정치 세력의 힘이 상당하다는 점도 추후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 시골 교사 출신의 정치 무명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가 페루 대통령에 오른 것은 매우 놀랄만한 사건이지만, 임기 기간 내에 약속한 공약을 만족스럽게 추진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Sentinel, Leftist teacher, political novice, is Peru’s president-elect, 2021.07.20.
BBC, Pedro Castillo declared president-elect of Peru, 2021.07.20.
Aljazeera, In divided Peru, Castillo says looking to form pluralistic gov’t, 2021.07.20.
Wall Street Journal, Peru Election Pits Fan of Castro Against Authoritarian Ex-Leader’s Daughter, 2021.04.13.
Kaswachun News, Keiko Fujimori Seeks Nullification of 200,000 Votes, 2021.06.10.
Le Monde, In Peru, the right is united to counter the "communist" Castillo, 2021.05.24.
Bloomberg, Peru Leftist Candidate Pledges to Seize Foreign Company Profits, 2021.05.02.
Aljazeera, Peru vote review to resume as protesters take to the streets, 2021.06.26.
The Guardian, Peru election: supporters of rival candidates throng streets amid dispute over result, 2021.06.27.
Le Monde, Presidential in Peru: left-wing candidate Pedro Castillo facing populist Keiko Fujimori in the second round, 2021.04.13.
Buenon Aires Times, Victory finally confirmed, Pedro Castillo must now tackle a divided Peru, 2021.07.23.
Andina, Peru: Pedro Castillo receives president's credential,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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