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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베네수엘라, 경제 정상화 위한 다양한 노력 이어져

베네수엘라 EMERiCs - - 2021/08/13

☐ 통화 가치 안정시키기 위해 안간힘

◦ 베네수엘라, 다시 한번 화폐 개혁 단행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Banco Central de Venezuela)이 2021년 10월 1일부터 새 화폐를 발행하여 유통한다고 발표했다.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 따르면 현재 베네수엘라의 법정 화폐인 볼리바르 소베라노(Bolivar Soverano, Sovereign Bolivar)는 발행을 중지하고 점차 사용을 줄여나갈 계획이며, 그 자리를 볼리바르 디히탈(Bolivar Digital)로 이름 붙인 새 법정 화폐가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새 화폐 발행과 함께 화폐 단위를 줄이는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도 실행한다. 구 화폐가 될 볼리바르 소베라노와 새로 발행 예정인 볼리바르 디히탈의 교환비는 100만 대 1(1,000,000 : 1)로, 중앙은행은 화폐 개혁과 함께 베네수엘라 화폐 체계에서 여섯 자릿수를 줄였다.
- 또한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볼리바르 디히탈 발행과 함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역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 화페의 이름을 볼리바르 디히탈로 정한 것에 대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디지털 시대를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화폐 명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화폐 개혁, 미봉책 될 가능성 커
-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2000년대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디노미네이션을 실행하게 되었다.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지난 2007년과 2018년에도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면서 화폐 자릿수를 줄였고, 이번 화폐 개혁까지 포함하면 총 100조 대 1(100,000,000,000,000 : 1)의 디노미네이션이 이루어진다.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화폐 개혁을 발표하자 많은 경제 전문가가 이번에도 화폐 개혁이 단기적인 효과를 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원유 생산과 수출에 의존하던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경제 봉쇄 정책으로 경제 구조가 무너진 상태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화폐 개혁은 경제 위기를 벗어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 실제로 지난 2018년부터 발행한 현행 화폐 볼리바르 소베라노도 빠르게 그 가치를 잃었다. 그 결과 현재 베네수엘라 상점이 물건 가격을 볼리바르 소베라노가 아닌 미국 달러로 표기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거래 대부분이 미국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다.

◦ 성공 가능성 희박하지만 화폐 개혁 필요...노동 가치 하락 문제 심각 
- 이처럼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 이상 실패가 예견된 화폐 개혁임에도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다시 한번 화폐 개혁을 단행하는 데에는 현재 베네수엘라의 노동 가치 하락 문제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에 비해 노동자가 받기로 약속한 임금 상승률은 인플레이션에 크게 못 미쳤고, 이는 노동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수많은 베네수엘라 임금 노동자가 이전과 동일한 노동을 제공하면서도 수입은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를 겪고 있다.
- 지난 2021년 7월 기준 베네수엘라의 월간 최저 임금은 700만 볼리바르로, 이를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약 1.8달러(한화 약 2,085원)에 불과하다. 극심한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은 끝에 베네수엘라 임금 노동자의 최저 임금은 중남미 대표 빈국인 아이티(Haiti)의 79달러(한화 약 9만 1,522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까지 추락했다.
- 이는 다시 베네수엘라 노동자의 구매력 상실과 생계 위협으로 이어진다. 화폐 개혁이 베네수엘라의 경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은 아니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 화폐 가치를 어느 정도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 따라서,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볼리바르 디히탈 발행을 결정한 것은 당장 극심한 구매력 손실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임금 노동자에게 화폐 개혁이 다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베네수엘라 정부, 에너지 산업 회복 시도

◦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
- 프랑스 국적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 토탈(Total Energies)이 합작법인 페트로시데뇨(PetroCedeno)의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페트로시데뇨는 토탈과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Equinor), 그리고 베네수엘라 국영 에너지 기업 PDVSA(Petróleos de Venezuela)가 함께 세운 기업으로, 토탈은 페트로시데뇨 지분의 30.3%를 소유하고 있었다.
- 토탈은 지분을 합작법인 파트너인 PDVSA에 매각한다. 토탈 발표에 따르면 토탈은 지난 2021년 2/4분기에만 페트로시데뇨 사업으로 인해 13억 8,000만 달러(한화 1조 5,967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 또한 토탈과 마찬가지로 페트로시데뇨에 투자한 에퀴노르 역시 보유 중이던 지분 9.7%를 전부 PDVSA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에퀴노르는 페트로시데뇨 사업의 분기 손실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 이처럼 토탈과 에퀴노르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합작법인 지분을 포기한 것은 지난 수년 동안 페트로시데뇨가 원유 생산 활동을 하지 않았으며, 생산 재개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 토탈과 에퀴노르가 페트로시데뇨 지분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에너지 업계에서는 다른 해외 에너지 기업도 토탈과 에퀴노르의 뒤를 이어 베네수엘라 투자를 철회하거나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 미국의 제재로 경제 붕괴
- 페트로시데뇨가 수년 동안 원유를 생산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경제 제재이다. 베네수엘라는 막대한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생산되는 원유 품질이 높지 않아 이를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콘덴세이트(condensate)를 수입하여 생산한 원유와 혼합해야 한다.
-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정권을 찬탈한 독재 정권이라며 경제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콘덴세이트 수출이 금지되었다. 또한 미국은 자국 기업과 동맹국에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을 도울 수 있는 그 어떠한 거래나 지원도 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 미국의 경제 제재가 시작되자 베네수엘라 경제를 지탱하던 에너지 산업이 급속히 붕괴하기 시작했다. 원유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수출이 감소했고, 콘덴세이트 부족으로 원유를 상품화할 수 없게 되자 베네수엘라 국민이 사용할 연료조차 부족해졌다.
- 이로 인해 원유 매장량 세계 1위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난방용 연료와 자동차 연료를 구하기 위한 긴 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특히, 자동차용 연료 부족은 베네수엘라의 경제를 완전히 멈추게 만들었다. 여기에, 공업용 및 농업용 연료 부족도 베네수엘라 경제를 무너뜨리는 또 다른 원인을 제공했다.

◦ 제재는 여전하지만 원유 증산 계획 밝혀
- 최근 베네수엘라 정부는 2021년 연말까지 원유 생산량을 지금의 3배 수준인 150만 배럴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여전하지만 에너지 산업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 실제로, 얼마 전 베네수엘라 국영 에너지 기업 PDVSA가 약 210만 배럴 상당의 콘덴세이트를 수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202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수입된 콘덴세이트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의 경제 제재를 무시하고 원유 증산에 나섰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 베네수엘라는 미국이 경제 제재를 실행하기 전 하루 최대 24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원유는 베네수엘라의 핵심 수출품이기도 하지만, 내수 진작을 위해 공장을 가동하고 농기계를 작동시키며 상품을 운송하기 위해서도 상품성 있는 원유는 반드시 필요하다.
-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베네수엘라는 2021년 10월부터 새 화폐를 발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미국의 제재에도 원유 생산을 재개하는 등 최근 들어 무너진 경제를 복구하려는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 여기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폐쇄적인 태도를 바꿔 중립지역에서 반대파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국제 사회와 대화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 미국의 경제 제재를 완화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연구 그룹을 출범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 이처럼 베네수엘라 정부가 다방면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지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국의 경제 제재 완화 여부가 향후 베네수엘라의 경제 회복 정책의 향방을 판가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La Patilla, Venezuelans, drowned by the devaluation of wages, 2021.08.09.
Noticia Al Dia, 162 minimum wages are needed to cover the Food Basket, 2021.08.09.
The Hill, Venezuela's ongoing migrant crisis is a global issue, 2021.08.06.
Merco Press, In thirteen years Venezuela has eliminated 14 zeroes from the Bolivar currency, 2021.08.06.
Yahoo! Finance, Venezuela Plans To Revive Its Oil Industry Despite U.S. Sanctions, 2021.07.28.
Argus, TotalEnergies, Equinor exit Venezuela upgrader: Update, 2021.07.29.
Devdiscourse, Equinor and Total exit Venezuela onshore oil project, 2021.07.29.
The Star, Total and Equinor said to exit Venezuela oil joint venture, 2021.07.30.
DW, Venezuela denounces "illegitimate" appropriation of gold deposited in England, 2021.07.21.
CNA, In battle over US$1 billion in gold, UK backs Guaido as Venezuela president, 2021.07.20.
La Patilla, Venezuela's future oil production plans are totally unrealistic, 2021.08.03.
Bloomberg, Venezuela Snubs U.S. Sanctions With First Oil Import This Year, 2021.07.23.
En Nacional, The regime promises to "boost" national production together with the private sector, 2021.07.21.
Oil Price.com, Venezuela’s Oil Production Plans Are Entirely Unrealistic, 2021.08.02.
Notitarde, Bolívar Digital will enter into force as of October 1, 2021.08.05.
La Patilla, El Bolívar Digital: Learn about the new banknotes that the BCV will issue from # 1Oct,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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