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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긴축과 완화 사이 고민 깊은 중남미 국가의 통화 정책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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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기록적 인플레이션...끝없는 부채의 굴레 

2021년 역대급 인플레이션 기록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 y Censos República Argentina)이 2021년 12월 월간 소비자 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와 2021년도 연간 소비자 물가 지수를 발표했다. 아르헨티나는 2021년 1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으며, 2021년 연간 CPI 상승률은 50.9%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률은 중남미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아르헨티나보다 2021년 연간 물가 상승률이 높은 나라를 찾기 힘들 정도이다. 다시 말해, 아르헨티나는 2021년에 매우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고 할 수 있다.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2021년 실업률이 10%를 넘어 섰으며 빈곤율도 40% 이상을 기록했다. 즉, 전체 인구의 40%를 넘는 국민이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인데, 심지어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과 아동은 절반가량이 빈곤 문제의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2년에도 인플레이션 계속될 것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2021년 말에 국회에 제출한 2022년도 예산안에서 2022년 연간 인플레이션을 33%로 가정하고 예산 계획을 수립했다. 연간 인플레이션 33%도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아르헨티나 국회가 정부의 인플레이션 추정치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면서 2022년도 예산안 통과를 거부했다는 점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anco Central de la República Argentina)이 최근 여러 경제 전문 컨설팅 회사와 은행, 경제 분석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2022년도 연간 인플레이션이 55%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즉, 경제 및 금융계는 정부의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2022년에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2021년보다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시름을 더욱 깊게 만드는 요인은 아르헨티나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품목이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 필수품이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2021년도에 물가 상승폭이 가장 높았던 항목은 숙박 및 외식(65.4%), 교통비(57.6%), 식료품(50.3%)이었다. 또한 아르헨티나 국민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식료품인 소고기의 경우 2021년도 한 해 동안 60% 이상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론 아르헨티나 정부가 물가 대책을 방관한 것만은 아니다. 다만 공공 요금 조정과 환율 시장 개입을 통해 물가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각종 정책은 더 높이 올랐어야 할 물가를 아주 조금 덜 높이는 정도에 그쳤다.

아르헨티나, IMF 부채 문제도 있어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8년 국제통화기금(IMF)과 500억 달러(한화 약 59조 8,750억 원)의 구제 금융 지원에 합의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IMF는 그중 440억 달러(한화 약 52조 6,900억 원)를 실제로 아르헨티나에 지원했다. 당초 아르헨티나는 2021년부터 IMF에 구제금융 원리금을 상환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원리금 상환 시기를 조금 뒤로 미루는데 합의했으며, 2022년부터는 IMF에 구제 금융 채무를 갚아야 한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2022년 3월에 28억 달러(한화 약 3조 3,530억 달러)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아르헨티나가 보유한 외환 보유고로는 3월 원리금 상환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아르헨티나는 마틴 구즈만(Martin Guzman) 경제부(Ministerio de Economía) 장관을 통해 IMF에 부채 상환 시기 추가 연장을 타진하고 있다. 구즈만 장관은 2021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아르헨티나는 2022년도에 구제 금융 상환을 시작할 수 없는 상태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경제 회복 필요성 호소하는 아르헨티나
구제 금융 상환에 직면해 있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러나 국가 디폴트보다 경제 회복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IMF는 구제 금융 상환 조건을 다시 조율하기 위한 조건으로 정부 재정 건전성 개선과 이를 위한 명확한 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IMF가 요구하는 사항이 아르헨티나의 경제 회복을 더디게 하는 역효과만 낳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업률과 빈곤율이 치솟은 현 상황에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아르헨티나의 경제 회복 여부가 구제 금융 상환 능력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IMF가 아르헨티나의 현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처럼 아르헨티나는 부채 상환을 위한 정부 재정 건전성 개선과 경제 회복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딜레마 사이에 빠져 있다. 더욱이, 지난 정권이 IMF에서 빌려온 막대한 구제 금융 자금이 이제는 현 정권의 정책적 운신의 폭을 좁히는 갈등 요인이 되는 모습이다. 

브라질, 방역보다 인플레이션 해결 먼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남의 문제가 아닌 브라질
브라질은 2021년에 10.06%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에 따르면 2021년 12월 월간 인플레이션은 0.73%였으며, 2021년도 연간 인플레이션이 10.06%를 기록하면서 예상치인 9.96%를 넘어섰다. 브라질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10%를 넘은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약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중남미 지역 국가 중에서는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했기에, 브라질 역시 인플레이션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021년 연초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를 3.75%로 결정했다. 따라서 실제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목표보다 거의 세 배 가까이 높았다. 그리고 연간 인플레이션이 4.52%였던 2020년과 비교해서도 두 배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브라질 역시 인플레이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식료품이나 연료와 같은 생활 필수품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실제로 2021년 12월에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품목에는 식료품과 교통비가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생활 물가 상승이 주도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브라질 국민들은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한창이던 2021년 중반 브라질 27개 주 가운데 24개 주의 빈곤율이 상승했으며, 20%대였던 빈곤율은 30% 내외 수준까지 상승했다.

브라질 중앙은행, 파격적인 금리 인상 단행
약 2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맞이한 브라질 중앙은행은 물가 관리를 위해 지난 2021년 3월 이후 매 금리 정책 회의마다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이에 2021년 3월까지 2.0%였던 브라질의 기준 금리는 2021년 12월에 이르러서는 9.25%까지 상승했다. 이는 10.25%의 기준 금리를 기록했던 201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또한 2021년 마지막 금리 정책 회의가 열렸던 12월에 기준 금리를 한번에 무려 1.5%p 인상했던 브라질 중앙은행은 2022년 2월에 있을 다음 금리 정책 회의 때도 거의 동일한 수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계획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는 2021년에 10%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한 브라질이지만, 2022년에도 고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022년도 경제 전망에서 연간 인플레이션이 8.5%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브라질의 물가가 2022년 한 해 동안 11% 이상 오르면서 2021년을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중앙은행 예상치보다 더욱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고금리, 2023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이와 같이 고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파울루(Sao Paulo) 지역의 상업은행 알파뱅크(Banco Alfa)의 수석 경제학자 루이스 오타비오 릴(Luis Otavio Leal)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2022년 3월까지 기준 금리를 11.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또한 고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두 자릿수대의 기준 금리가 2023년까지 이어지는 등, 당분간 브라질의 고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경제 회복 속도에 악영향
높은 인플레이션은 브라질의 경제 회복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먼저,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위축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GDP 성장률과 직결된다. 여기에, 고금리는 인프라 건설과 각종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준다. 인프라 건설을 위한 국채 발행과 투자를 위한 외부 자금 조달 시 고금리로 인해 차입 금리가 높아질 수 있는데, 이는 곧 프로젝트 수 감소나 규모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 역시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제 회복이라는 선택지에서 딜레마에 처한 형국이다.
멕시코, 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비 

20년 만의 최고 인플레이션으로 2021년 마감
멕시코 연방 통계지질연구원(INEGI,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 Geografía e Informatica)에 따르면 2021년 멕시코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7.36%를 기록했다. 이는 12개월 인플레이션 기준으로 지난 2001년 1월에 8.11%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식료품과 연료의 물가 상승률이 높았고, 가격 변동이 큰 일부 품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 역시 200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는 등 멕시코의 인플레이션 물가 추이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큰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방코바세(Banco Base)의 가브리엘라 실러(Gabriela Siller) 수석 애널리스트도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품목으로 구성된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지금의 물가 상승은 공급망 병목 현상에 의한 수급 불균형이 초래한 바가 큰데, 당분간 공급망 병목 문제가 극적으로 해결될 여지가 많지 않기에 지금의 고인플레이션 추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보았다. 실제로, 가브리엘 실러 애널리스트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는 멕시코의 인플레이션이 2022년 초까지 7%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 2022년 후반으로 가면서 차례로 6%대와 5%대로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바라보았지만, 연간 인플레이션 기준으로 2022년의 물가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이와 같은 전망과 더불어, 경제 전문가들은 멕시코 중앙은행(Banco de Mexico)이 인플레이션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준금리 대폭 올린 멕시코 중앙은행
인플레이션 문제가 계속 심각해지자, 멕시코 중앙은행은 결국 경제 회복 속도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물가 관리에 나서기 시작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최근 있었던 1월 금리 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p 높인 5.5%로 결정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2021년 6월 이후 지금까지 다섯 번의 금리 정책 회의에서 모두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또한 이번에 열린 1월 금리 정책 회의에서 총 5명의 정책 위원 가운데 4명이 0.5%p 인상을 주장했고 0.25%p 인상을 말한 위원은 1명에 불과했다. 시장은 당초 멕시코 중앙은행이 이번 금리 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p 올릴 것으로 내다보았기에, 멕시코 중앙은행은 시장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심각하게 여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멕시코 중앙은행은 앞으로도 기준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미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개발도상국에는 압박
한편,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은 1월 초 연준 의사록(Fed Minutes) 공개를 통해 테이퍼링 조기 종료와 금리 인상을 넘어 긴축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2021년 상반기 까지만 해도 빨라야 2022년 하반기는 지나야 기준 금리 인상이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았던 금융 시장은 연준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자, 이제는 오는 3월에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미 연준은 2021년 12월 양적완화를 점진적으로 종료하는 테이퍼링 속도를 당초 계획보다 두 배로 높이기로 결정했으며,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 문제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어조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주변국과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준 금리 상승으로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다른 국가의 통화 가치는 떨어지며, 이는 다시 수입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특히 미국과 경제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밀접하게 붙어 있는 멕시코는 자체적으로 기준 금리를 올려야 하는 압박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멕시코 역시 인플레이션 대처를 우선 시
멕시코 정부와 중앙은행은 경제 회복과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먼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중앙은행이 최근 수 차례 있었던 금리 정책 회의에서 연이어 기준 금리를 인상한 것이 이를 말해주며, 멕시코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곧 국민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제 회복보다는 물가 상승에 의한 생활고 가중이 더욱 빠르고 직접적으로 체감되기에, 고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경제 회복을 어느 정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멕시코 중앙은행의 판단이다. 최근 새로 취임한 빅토리아 로드리게스 세자(Victoria Rodriguez Ceja)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 회복 속도를 얼마간 포기하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며 당분간 인플레이션 관리에 좀 더 우선 순위를 둘 계획임을 시사했다.

칠레, 수급 불균형과 페소 가치 하락에 긴축 카드 발동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2021년도 인플레이션
최근 칠레 통계청(INE,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s)이 2021년도 연간 인플레이션을 공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칠레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7.2%로, 7.8%를 기록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이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2.97%였던 2020년과 비교하여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며, 칠레 중앙은행(Banco Central de Chile)의 2021년도 인플레이션 목표인 3.0%도 크게 상회하는 기록이다. 칠레 중앙은행은 목표를 큰 폭으로 웃도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경제 활동 재개로 인한 수요 증가와 그에 비해 부족한 공급, 그리고 달러 대비 칠레 페소화 가치의 하락을 꼽았다. 칠레 중앙은행은 이와 같은 고인플레이션이 모든 칠레 국민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가계일수록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부정적인 여파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한 칠레 중앙은행은 고인플레이션을 야기한 공급망 병목 현상과 환율 문제가 근시일내 해결되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2022년에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여지가 크다고 내다보았다.

칠레, 기준금리 크게 올리며 긴축 행렬에 동참
2021년도 연간 인플레이션 결과가 나오기 전인 2021년 11월부터 칠레 중앙은행은 연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11월까지의 연간 누적 인플레이션이 이미 6.7%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칠레 중앙은행은 지난 2021년 12월에 있었던 금리 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종전 2.75%에서 4.0%로 1.25%p나 인상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결정이며, 단일 금리 정책 회의에서 한 번에 올린 인상 폭으로는 최근 2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칠레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 결정 후 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큰 폭의 기준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칠레 중앙은행은 지금과 같은 고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경우 앞으로도 기준 금리 인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여기에, 칠레 중앙은행은 2022년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는 한편 3% 이상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2023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해 사실상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칠레 중앙은행은 불과 약 7개월 전인 2021년 7월까지는 기준 금리를 기술적 하한선인 0.5%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8월에 기준 금리를 1.5%로 높인데 이어 10월 재차 기준 금리를 2.75%로 올렸고 이번에 4.0%까지 인상했다. 칠레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큰 폭으로 빠르게 높이고 있어, 긴축 체제로 신속하게 돌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플레이션, 칠레 경제에 큰 부담
칠레 정부 또한 고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에 고심하고 있다. 지나치게 빠르고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 진작과 투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통화 가치 하락에 의한 수입 물가 인상이라는 악재까지 맞닥뜨린 것이다. 그러나 칠레 정부 또한 다른 중남미 이웃 국가와 마찬가지로 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에 칠레는 통화 정책에서는 인플레이션 대처를 최우선으로 하는 한편, 국경 개방을 계속하고 이동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 이슈와 환율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칠레를 괴롭히고 있기에, 당분간 칠레는 지금의 상황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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