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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남중국해 긴장 고조 속에 미국·일본과 군사 협력 강화

필리핀 EMERiCs - - 2022/04/15

☐ 남중국해 긴장 속에 미군과 군사훈련

◦ 미군과 사상 최대 규모 훈련
- 필리핀군이 2022년 3월 28일부터 4월 8일까지 루손(Luzon)섬에서 미군과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타갈로그어로 ‘어깨를 나란히(Balikatan)’라는 의미를 지닌 양국간 훈련은 1991년 이래 양국 군대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합동 군사훈련이다. 그런데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양국 간 합동 군사훈련이 2년 동안 중단되었다가 이번에 필리핀군 3,800명, 미군 5,1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으로 진행되었다. 
- 안드레스 센티노(Andres Centino) 필리핀군 사령관은 마닐라(Manila)의 캠프 아기날도(Camp Aguinaldo)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필리핀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과시할 수 있게 됐다”고 발언했다. 제이 바게론(Jay Bargeron) 미 해병대 소장(Maj. Gen.)도 “이번 훈련을 통해서 양국이 안보·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어디에서 어떤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확립하려 한다”고 밝혔다.
- 양국 군대는 타를락(Tarlc)주와 카가얀(Cagayan)주에서 해양 안보, 수륙 병진 작전, 시가 및 항공 작전, 대테러작전,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난 구호 등에 초점을 두고 이번 훈련을 진행했다. 미군은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해군의 공기부양선을 동원해 처음으로 패트리엇(Patriot) 지대공 방어 미사일을 필리핀 해변에 전개하는 등 연합전력을 과시했다.

◦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긴장 고조
- 필리핀 정부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스프래틀리(Spratlys 또는 난샤) 군도의 피어리 크로스(Fiery Cross)를 중국 정부가 요새화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남중국해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필리핀군과 미군과의 합동 군사훈련이 있기 일주일 전인 3월 20일 존 아킬리노(John Aquilino) 미국군 인도-태평양 사령관(U.S. Indo-Pacific commander)은 인공위성 사진을 토대로 중국이 남중국해에 있는 피어리 크로스를 비롯해 3곳 이상의 암초를 요새화하는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 중국군이 스프래틀리 군도 암초인 미스치프(Mischief), 수비(Subi), 피어리 크로스에 미사일 무기고, 항공기 격납고 및 레이더 시스템 설치를 완료하고, 대륙붕 너머로 작전 반경을 공세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라는 게 아킬리노 사령관의 설명이다.
- 3월 27일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중국 해안 경비정이 스카버러 암초(Scarborough Shoal) 부근에서 충돌 위험을 무릅쓰고 자국 경비정에 19m 거리까지 접근 기동했다고 비난했다. 아르테미오 아부(Artemio Abu) 필리핀 해안경비대 사령관에 따르면 2021년 5월 이후 중국 해안 경비정이 필리핀 해안경비대 함정을 향해 근접 기동한 사건은 네 차례나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의 거의 전역에 자국의 역사적 영유권이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2016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는 그러한 중국의 주장을 기각한 바 있다.

☐ 中·日도 필리핀에서의 영향력 확대 꾀해

◦ 일본과 외무·국방 장관급 회담
- 4월 9일 필리핀은 일본과 도쿄에서 외무·국방 장관급 ‘투 플러스 투 회담’(2+2 회담)을 갖고, 양국 군대의 상호 방문 및 공동 훈련 원활화를 위한 조약 체결 작업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양국 각료들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사태 전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떠한 행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 양국 각료들은 공동성명에서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침공은 법에 바탕을 둔 국제 질서의 토대 자체를 위협하고, 전쟁이 유럽의 경계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또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대신은 “안보 환경이 점점 위태로워지는 가운데 양국이 방위 협정을 강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 일본 매체인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는 필리핀 정부가 일본과 방문부대 지위협정의 일종인 ‘원활화 협정’(RAA, Reciprocal Access Agreement) 체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미 2021년 12월 호주와 RAA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는데, RAA가 발효되면 양국 간 공동 훈련과 재난 구조 작전에 필요한 무기 및 물자의 수송에 걸린 제약이 크게 완화된다. 필리핀과 일본의 외무·국방 각료들은 양국이 군수물자를 공급·공유할 수 있도록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acquisition and cross-servicing agreement)을 체결하기로 한 데에는 이미 의견 일치를 봤다고 선언했다.

◦ 중국, 필리핀에 유화 메시지 전달
- 필리핀과 일본 간의 외무·국방 장관급 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인 4월 8일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대통령에게 “중국과 필리핀 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분쟁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지금까지 ‘적절히’ 다뤄왔으며, 이는 양국 우호 협력을 위한 중요한 기반일 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역내 평화·안정을 담보하는 역할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 시진핑 국가주석은 “앞으로도 중국 정부가 공동·포괄·협력·지속 가능한 안보라는 개념을 고수하고, 역내 안보 문제 주도권을 역내 국가들이 확고하게 쥘 수 있도록 필리핀을 포함한 역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 중국, 자국 대사관과 지방 정부 움직여 필리핀에 공여 제공
- 미국 덴버대학교(University of Denver) 국제학 대학원(Josef Korbel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의 앨빈 캠바(Alvin Camba) 부교수는 오는 5월 9일에 열릴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Jr.) 후보가 당선될 시 필리핀이 경제적으로 중국에 더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 마르코스 가문이 지금까지 중국과 쌓아온 거래 관계를 십분 활용해 국내 정치 엘리트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중국 지방 정부 엘리트들과 주(駐)필리핀 중국 대사관이 마르코스 가문의 세력 기반인 일로코스 노르테(Ilocos Norte) 지역에서 계속 공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필리핀 내정에 개입할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게 앨빈 캠바 교수의 설명이다.
- 앨빈 캠바 교수에 따르면, 중국 국가 기관과 기업들이 필리핀 중앙정부와의 협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일로코스 노르테 주 정부에 식량, 의료 물자 등을 정기적으로 공여하고 있다. 또한, 캠바 교수는 중국 산둥성(山东省)은 주필리핀 중국 대사관과 함께 2020년 4월과 2021년 8월 일로코스 노르테에 의료 물자를 전달했고, 2021년 10월에는 주필리핀 중국 대사관과 일로코스 노르테의 주도(州都)인 라오아그(Laoag)에 설치된 중국 영사관이 필리핀 10개 주에 쌀 107톤을 기부한 것이 드러났다고 말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Japan, Philippines to aim for new defense cooperation pact, 2022.04.09.
Nikkei Asia, South China Sea issues handled 'properly,' Xi tells Duterte, 2022.04.08.
Nikkei Asia, Bongbong Marcos will move the Philippines closer to China, 2022.04.05.
Stars and Stripes, US military marks a Patriot air-defense first during Balikatan drills in the Philippines, 2022.04.04.
Nikkei Asia, China builds up blue-water presence as world focuses on Ukraine, 2022.03.29.
Aljazeera, US, Philippines kick off their largest-ever military drills, 202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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