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위 협력 강화 의지 다져

◦ 기후변화 분야에서 협력 강화

- 6월 6일 앤서니 앨버니지(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여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보고르(Bogor)의 대통령 궁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 양국 정상은 2018년 합의된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CSP, 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의 ‘경제·개발 파트너십’, ‘인적 연결’, ‘공동 이익의 수호’, ‘해양 협력’, ‘인도태평양 안정 및 번영’이라는 5대 원칙의 틀 안에서 협력을 심화해나가기로 다짐했다. 

-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 정부가 2022년 10월 말에 발리(Bali)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보건, 지속가능한 에너지 이행 및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우선 과제로 다루려는 인도네시아의 노력에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 또한, 양국 정상은 에너지 안보의 유지·강화에 힘쓰면서 청정에너지로의 이행(clean energy transition)을 앞당길 필요에 공감하며, 기후변화 대처라는 전 지구적 긴급 과제를 다루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 정부가 앞으로 4년간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4억 7,000만 호주 달러(한화 약 4,233억 원)를 투자하고, 이 가운데 2억 호주 달러(한화 약 1,801억 원)는 인도네시아와의 기후 및 기반시설 파트너십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인적·물적 교류 강화 의지 재확인

-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인도네시아가 세계 5대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고 있으며, 호주 정부는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및 투자 관계를 다시 활성화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고 발언하며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게다가, 호주 외교부에 동남아시아국(Southeast Asia office)을 신설해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관계 강화에 나서겠다는 뜻도 함께 내비쳤다.

- 한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호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IA-CEPA, Indonesia-Australi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양방향 상품·서비스 교역이 강한 회복세를 드러내고 있고, 특히 서비스 교역 활성화는 자가격리 의무 해제 덕분에 교육·관광 부문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 호주 정부는 IA-CEPA에 따라 2025년까지 워킹홀리데이(Work and Holiday) 비자의 인도네시아 쿼터를 5,000명으로 확대하게 되며, 호주 대학교들의 인도네시아 캠퍼스 개설을 통해 양국 대학생 간의 양방향 교류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초 호주 모나시 대학교(Monash University)가 인도네시아 수도권 지역인 땅그랑(Tangerang)에 캠퍼스를 연 바 있다. 

- 앨버리지 총리는 캔버라(Canberra)를 신수도로 개발하며 계획도시 건설 경험을 쌓아 온 호주 정부가 새로운 수도 ‘누산타라(Nusantara)’를 친환경 하이테크 도시로 건설하려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기술·법제적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발언했다.

◦ 아세안 중심성에도 지지 표명

- 양국 정상은 아세안이 대외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관계와 협력을 주도하는 주축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아세안 중심성(centrality)’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아세안-호주 포괄전략적동반자관계(ASEAN-Australia 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실현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특히, 앨버리지 호주 총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East Asia Summit),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ASEAN Regional Forum),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ASEAN Defence Ministers Meeting-Plus) 등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아세안이 주도하는 아키텍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양국 정상은 아세안의 틀 안에서 해양, 연결성,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경제 및 기타 분야 협력 등에 대한 구체적 협력 목표를 제시하기로 합의했다.

- 그리고 양국 정상은 미얀마 위기 사태 해결을 모색하려는 아세안의 노력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고, ‘아세안 5개 주요 합의(ASEAN Five Point Consensus)’를 이행할 수 있도록 미얀마 군부가 아세안과의 협력에 진정성 있게 임할 것으로 촉구했다. 아세안 5개 주요 합의란 ‘폭력의 즉각적인 중단’, ‘당사자 간 대화’, ‘특별 조사단 임명’, ‘아세안의 인도주의 물자 제공’, ‘아세안 특별 사절단 방문’이다.

☐ 호주 정권 교체 후 관계 개선 기회

◦ 인도네시아와 신뢰 구축에 나서

-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재계 저명인사들을 비롯해 페니 웡(Penny Wong) 외무부 장관, 돈 패럴(Don Farrell) 통상부 장관을 대동하여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는데, 말레이시아 태생이기도 한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유창한 인도네시아어를 구사하며 양국 간 거리 좁히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 2021년 9월 15일 호주 정부가 미국 및 영국과 삼자 안보협정인 오커스(AUKUS)를 체결하고 핵 추진 잠수함 보유의 길을 열자, 인도네시아는 자국의 군도 수역에 핵잠수함이 잠항할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언론인 자카르타 포스트(The Jakarta Post)의 주필인 코르넬리우스 푸르바(Kornelius Purba)는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전 호주 총리가 오커스 협정 체결의 마지막 순간까지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정보공유를 거절하면서 양국 간 신뢰 관계에 금이 갔다는 논평을 내놓은 바 있다.

- 이에 페니 웡 호주 외무부 장관은 레트노 마르수디(Retno Marsudi)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전 호주 자유당 정부가 인도네시아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며 현 정부에서 개선 의지가 있음을 전했다. 

◦ 전문가, 사이버 안보 분야 협력 강화해야

- 호주 정부가 설립한 싱크탱크인 호주 전략정책 연구소(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 산하의 국제사이버정책센터(International Cyber Policy Centre) 소속 가트라 프리얀디타(Gatra Priyandita)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와 호주 정부가 사이버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국 정부는 2018년에 사이버 협력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키고자 양해각서(MoU)와 정보공유 및 사고대응 촉진을 위한 협정에서 서명한 바 있다.

- 가트라 프리얀디타 연구원은 호주 정부의 ‘사이버 및 핵심 기술협력 프로그램(Cyber and Critical Tech Cooperation Program)’에 따라 인도네시아 연구자들이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양국 대학교 연구기관 간의 협력 관계를 증진하면 중국의 정보통신 기업이 투자를 미끼로 인도네시아에 침투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Jakarta Post, Australia's AUKUS secrecy was offending for Jokowi, 2022.06.11

Defence Connect, Building a cyber bridge between Australia and Indonesia, 2022.06.10.

Lowy Institute, Wong’s Bahasa pitch to Indonesia, 2022.06.07.

Prime Minister of Australia, JOINT COMMUNIQUÉ: INDONESIA-AUSTRALIA ANNUAL LEADERS’ MEETING, 2022.06.06.

Reuters, Australian PM signals stronger ties with Indonesia on security, climate, 2022.06.06.

Nikkei Asia, Australia's Albanese pledges $480m for ASEAN, Indonesia, 2022.06.06.

The Wire, How ASEAN's Failed 'Five-Point Consensus' Has Let Down the People of Myanmar, 2022.05.19.

[관련 정보]

1. 인도네시아 대통령, 자국 방문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2022.06.08)

2.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 참석 허용하기로 (2022.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