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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싱가포르, 물가 계속 상승세... 식량 공급 안정 시급

싱가포르 EMERiCs - - 2022/06/17

☐ 치솟는 물가에 노동자 임금 상승분 상쇄돼


◦ 물가 목표 달성 위태로워

- 경제전문가들이 싱가포르 국내 에너지 및 식품 가격 상승을 지적하며 2022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6월 8일 싱가포르 통화청(MAS,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이 이코노미스트 24명에게 의뢰한 경제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2022년도 싱가포르의 소비자물가상승률(headline inflation)이 5%에 달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는 앞선 3월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물가상승률 전망치 3.6%에서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 경제 전망 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2022년도 싱가포르의 근원물가상승률(Core inflation) 전망치를 종전의 2.7%에서 3.4%로 올려잡았다. 한편, MAS는 2022년도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 수준을 4.5~5.5%로, 근원물가상승률 목표 수준은 2.5~3.5%로 설정한 바 있다. MAS는 물가상승 동력을 차단하기 위하여 2021년 10월부터 세 차례나 통화 긴축정책을 내놓았다.

- 2022년 5월 리셴룽(Lee Hsien Loong) 싱가포르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으며, 이제는 정부들이 물가상승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을 시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 항공유를 비롯해 에너지 가격 폭등

- MAS가 의뢰한 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2022년 2/4분기 싱가포르 경제가 4.8% 성장하고, 2022년도 전체 경제성장률은 3월 전망치였던 4%보다는 다소 낮은 3.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싱가포르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에너지 및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한 점을 경제성장률 전망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교란이 맞물리면서 싱가포르 국내 주유소에서 옥탄가 98 고급 휘발유(premium grade of 98-octane fuel) 가격은 사상 최초로 4싱가포르달러(한화 3,664원) 선을 돌파했다. 또한, 항공유 가격도 오르면서 마스터카드 경제연구소(Mastercard Economics Institute)의 조사 결과 2022년 4월 기준 싱가포르 항공사들의 운임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27%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뉴욕 현물시장에서 항공유 현물가격(spot prices)이 2022년 중으로 80% 이상 급등한 탓에 2019년만 해도 연료비가 항공사의 운영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였으나, 이 비중이 2022년 4월 기준 38%로 상승했다. 게다가 저가항공사(budget airlines)의 경우는 연료비가 운영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0%대로 치솟았다.


◦ 물가상승 때문에 노동자 실질 임금 상승률 부진

-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인해 싱가포르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 상승률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30일 싱가포르 노동부(MOM, Manpower Ministry)는 2021년 싱가포르의 총임금 상승률은 3.9%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반등했으나, 실질 임금 상승률은 1.6%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2020년에도 싱가포르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 상승률은 2019년 3.3%의 절반에 못 미친 1.4%에 그친 바 있다.

- 임금상승 배경에 대해서 싱가포르 노동부는 2021년에 경기가 상당히 회복되면서 경제 주체들이 노동 시장에서 노동자들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해 임금이 2020년 대비 상승했으며, 2021년 총임금 성장률이 산업 전반의 광범위한 경기 회복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노동부는 2021년에는 총임금상승률도 산업부문 전반에 걸쳐 전년도 대비 고르게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 식품 물가 불안정


◦ 닭고기 가격 안정에 안간힘

- 게다가 인접국인 말레이시아 정부가 6월 1일부터 매월 360만 마리나 되는 닭고기 수출 금지를 선포하면서 싱가포르에서는 닭고기를 재료로 한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닭고기 덮밥(chicken rice)의 가격까지 10~30%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는 2021년 기준 닭고기 수입량의 3분의 1가량을 말레이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산 닭고기는 주로 생닭으로 싱가포르에 반입되어 국내에서 도축 후 냉장 보관된다.

- 싱가포르 통계청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의 닭고기 수출 금지 선포 이전부터 국내 닭고기 가격이 오르고 있었는데, 2022년 3월 1㎏당 6.6싱가포르달러(한화 6,054원)였던 닭고기 가격은 4월 7.21싱가포르달러(한화 6,615원)로 상승했다. 싱가포르의 한 식음료 업체 이사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발표 직후 닭고기 가격이 이틀 만에 0.8싱가포르달러(한화 734원)나 더 올랐다고 밝혔다. 

- 6월 4일 데스몬드 탄(Desmond Tan) 싱가포르 지속가능환경부 장관은 “호주, 태국, 미국, 브라질 등 대체 수입원으로부터 냉장 및 냉동계육을 들여오고 있어 국내 닭고기 공급이 아직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데스몬드 탄 장관은 태국산 냉장계육의 수입량을 최대 10배나 확대할 수 있도록 현지 공급업체들과 계약 체결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 생선 가격도 불안 조짐

- 게다가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The Straits Times)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2022년 3~5월 사이 악천후로 인하여 월평균 100만 톤에 달했던 생선 공급량이 무려 70%나 줄어든 30만 톤으로 급감하여, 싱가포르 해산물 도매 상인들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생선 수출마저 금지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싱가포르는 해산물 수입량의 25%를 말레이시아에 의존했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산 해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7%와 15%였다.

- 싱가포르 해산물 시장에서 유류비와 운송비 상승으로 인하여 해산물 가격도 10~2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말레이시아어업협회(National Fishermen's Association)도 평소 1㎏당 3~4링깃(한화 865~1,154원)에 불과했던 작은 고등어가 5월 말 기준 12~14링깃(한화 3,463~4,04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 식량 자급도 높이려는 노력 지속


◦ 낮은 식량 자급율에 식량 안보 불안

- 싱가포르 정부는 2030년까지 식량 자급률 3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농가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식품청(Singapore Food Agency)이 2021년에 발간한 식량 통계(Singapore Food Statistics 2021)에 따르면 식량 자급률은 10%에 불과해 싱가포르가 세계적인 식량 공급망 교란이나 가격 상승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싱가포르의 채소류, 해산물, 계란 자급률은 각각 4%, 8%, 30%에 불과하다. 싱가포르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에 해산물과 채소류 생산량이 각각 14%, 6%만큼 일시적으로 감소했고, 2021년 7월에는 주롱 항(Jurong Fishery Port)이 2주간 폐쇄되어 해산물 공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 싱가포르 식품청은 신규 농장 건설 및 기존 농장 개보수를 통해 전체 국토의 1%로 한정된 농식품 산업용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농식품 클러스터 개혁법(Agri-Food Cluster Transformation Act)에 따른 6,00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551억 4,309만 원)의 기금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농가를 지원할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 식량 확보를 위한 혁신적 시도도 선보여

- 싱가포르 국토 면적이 720㎢로 좁은 데다 농토가 국토 면적의 1%도 되지 않아 식량 자급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일부 현지 영농가들은 실내나 건물 옥상에서 선반식 수경 재배 시설을 설치하고 상추, 근대 등 밭작물 경작에 나서는 등 새로운 농법을 시험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영농가인 벤자민 스완(Benjamin Swan)은 산업단지의 사무실 건물 내부에서 밭작물을 재배해 본 결과 단위 면적 1㎡당 상추 수확량이 밭에서 재배한 것보다 178배나 높았다고 밝혔다.

- 또한, 현지 식품 기업들은 육류 공급 위기 발생에 대비하여 비(非)동물성 재료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대체육(meat substitutes)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싱가포르 식품 기업인 ‘잇 저스트(Eat Just Inc)’는 2023년 1/4분기까지 3만 평방피트 규모의 대체육 시설을 완공하고, 대체육 수만 파운드(pound)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시 테트릭(Josh Tetrick) 잇 저스트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 말까지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와 맛과 육질이 비슷하면서도 더 저렴한 대체육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또한 싱가포르의 공항 지상 및 기내식 케이터링 기업 SATS가 주룽 이노베이션 지구(Jurong Innovation District)에 1억 5,000만 달러(약 1,834억 원)을 들여 식품 제조 시설, 주방 시설, 혁신 연구소, 창고, 물류 센터를 갖춘 식품 허브(Sats Food Hub)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South China Morning Post, Singapore to open Asia’s biggest lab-grown meat facility in another world-first, 2022.06.10.

Channel News Asia, Private-sector economists raise inflation forecasts for Singapore, flag risks to economy, 2022.06.08.

Reuters, Inflation, robust China growth key factors for Singapore outlook – survey, 2022.06.08.

Channel News Asia, Singapore's chicken supply stable; more chilled chicken brought in from other sources: Desmond Tan, 2022.06.04.

The Straits Times, Pump prices in Singapore at new highs, costliest grade above $4 a litre, 2022.06.03.

Channel News Asia, Real wage growth in 2021 dampened by higher inflation despite total salary growth rebounding, 2022.05.30.

The Straits Times, Rising chicken prices in Malaysia: Could fish be next?, 2022.05.30.

Channel News Asia, Inflation will become 'very serious problem' for the world if measures are not taken: PM Lee, 2022.05.23.

Food Navigator-Asia, Securing Singapore? Scale of city state’s food security 2030 challenge underlined by new data, 2022.05.04.

The Straits Times, Singapore moves a step closer to local food resilience with groundbreaking of Sats food hub, 2022.04.07.

The Economist, Singapore looks to the skies—for fields, 2020.07.04.



[관련 정보]

1. 싱가포르 통화청, 2022년 2/4분기 경제성장률 4.8%로 전망 (2022.06.10)

2. 싱가포르, 2021년 임금 상승에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임금 성장 폭 크지 않아 (2022.06.02)

3. 싱가포르, 2030년까지 식량 자급률 30% 달성하기 위해 농가 지원 확대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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