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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과테말라, 1차 대선 투표 종료…논란만 남긴 선거

과테말라 EMERICs - - 2023/07/07

☐ 대선 1차 투표 종료...당선 확정자는 없어

◦ 최종 결과는 결선으로
- 과테말라가 대선 1차 투표를 마쳤다. 현지 시각으로 2023년 6월 25일 치러진 선거에서, 희망국가연대(Unidad Nacional de la Esperanza)의 산드라 토레스(Sandra Torres) 후보와 풀뿌리운동(Movimiento Semilla)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Bernardo Arevalo) 후보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토레스 후보는 현 여권을 대표하는 대선 주자였고, 아레발로 후보는 그와는 반대에 위치한 야권의 대항마라고 할 수 있다. 
- 1차 투표에서는 알레한드로 쟈마떼이(Alejandro Giammattei) 현 대통령의 뒤를 이을 차기 리더를 결정하지 못했다. 과테말라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는 득표자가 없을 경우 득표율 1위와 2위 후보를 두고 한번 더 국민의 의사를 묻는 결선 투표제를 택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토레스 후보의 득표율이 15.7%에 그치면서, 과테말라는 결선에서 다음 행정부 수장을 선택하게 되었다.

◦ 무효표 속출 
- 한편, 이번 투표는 무효표가 쏟아지는 진풍경이 일어났다. 단적으로, 개표 결과 무효 처리되거나 기권 의사를 밝힌 표는 17%를 넘었는데, 이는 득표율 1위인 토레스 후보가 얻는 표보다 많은 수준이었다. 다시 말해 대선 1차 투표의 진정한 승리자는 대선에 불만을 표한 과테말라 국민의 반발과 무관심이었다고 할 수 있다.
- 실제로, 1차 투표 당일 일부 지역에서는 대선 전 선거 관리 당국의 여러 정책에 불만을 품은 투표 반대 시위가 일어났으며, 심지어는 투표 관리 소홀로 투표가 아예 진행되지 못한 곳도 있었다. 여기에, 이번 대선에 무려 22명이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대선 후보가 난립해 유권자의 선택을 어지럽게 만든 점도 무효표와 기권표가 대거 발생하는 원인이 되었다.

☐ 곳곳에서 제기되는 부정 투표 의혹에 선거 무효 운동 움직임까지

◦ 카를로스 피네다 전 대선 후보, “인정할 수 없는 선거”
- 1차 투표 종료 이후 카를로스 피네다(Carlos Pineda) 시민번영당(Prosperidad Ciudadana) 전 후보는 이번 대선이 시작부터 지금까지 문제투성이인 부정선거이기에 1차 투표의 결과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자신은 선거 무효 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 사실 대선 전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은 이번에 득표 2위를 얻은 풀뿌리운동의 아레발로 후보가 아닌 시민번영당의 피네다 후보였다. 실제로, 피네다 후보는 대선 전에 진행된 여러 여론 조사에서 당시 대선 후보 가운데 지지율 1~2위를 오가는 유력 당선 후보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대선 1차 투표를 1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 과테말라 선거 관리 당국이 시민번영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을 문제로 삼으며 피네다 후보의 자격을 정지시켰고, 그로 인해 출마가 무산되었다.

◦ 투표용지 소각에 유권자 불법 수송도
- 투표 전 대선 후보 등록 과정에서도 많은 잡음이 일어났던 이번 선거는 투표 당일에도 정상적이라고 판단하기 힘든 여러 사건이 있었다. 과테말라 서부에 위치한 레탈룰레우(Retalhuleu) 주에서는 괴한이 투표소에 난입하여 빈 투표용지를 훔쳐 소각하는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이 레탈룰레우 지역 외에 거주 중이던 지지자들을 불법 수송하여 투표에 참여했다는 의혹과 함께, 이에 반발하는 시위로 지역 경찰 시위 진압반이 출동하기도 했다. 
- 또한, 수도 인근에 위치한 산 호세 델 골포(San José del Golfo) 지역에서는 투표 전날 지역 주민 다수가 생명의 위협을 받아 투표소 운영 자체가 취소되면서 거주민 상당수가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해당 지역 선거 관리 당국은 급히 임시 투표소를 마련했지만 정상적인 투표 진행은 불가능했다.

☐ 최고선거재판소, 개표 중단 명령...파국으로 치닫는 1차 대선

◦ 우파 여권의 이의 받아들인 선거 관리 당국
- 논란 속의 1차 투표가 끝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난 7월 1일, 과테말라 최고선거재판소(TSE, Tribunal Supremo Electoral)는 대선 1차 투표 및 개표 과정에 이상이 없는지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투표 직후, 여권 연합인 희망국가연대와 함께전진당(Vamos, Vamos por una Guatemala Diferente) 등이 소프트웨어 오류 등으로 아레발로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는 이의를 제기한 데 따른 조치였다.
- 이후 최고선거재판소는 개표 중단 및 선거 결과 공식화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로 인해 98.82%에서 머물고 있었던 개표율도 당분간 변화가 없게 되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선 1차 투표 결과 자체가 없던 일이 될 수 있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만약 대선 1차 투표가 무효화 되면 의외의 선전으로 결선 투표에 진출한 아레발로 후보의 결선행 자격도 사라지게 된다.

◦ 야권 강력 반발, “정치적인 판결 그만 두어야”
- 야권은 여권 연합의 이의 제기를 최고선거재판소가 받아들인 순간부터 해당 결정에 큰 불만을 표시했으며, 1차 투표 무효화 가능성이 커지자 최고선거재판소가 현 정부의 눈치를 보며 공정성을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동시에, 후보 등록 시점부터 석연치 않은 이유로 여러 야권 유력 후보의 등록을 거부하거나 취소했던 선거 관리 당국의 행태를 다시 한번 거론하기도 했다.
- 결선 투표 진출 자격 상실 위기에 빠진 아레발로 후보 역시 최고선거재판소의 판결에 반발했다. 1차 투표 직후, 과테말라 정치권에서는 오랜 부정부패와 현 정부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가 아레발로 후보 주위에 몰리며 정권 교체를 이룰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실제로도, 여권의 토레스 후보와 아레발로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크지 않아 결선 투표에서 충분히 역전 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 아레발로 후보는 반부패를 모토로 대선에 출마했고, 부패와 관련한 다수의 의혹을 받고 있는 현(現) 대통령과 여러 정부 인사들을 수사선상에서 제외하지 않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러한 아레발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여권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 여러 사건을 종합할 때 이번 대선은 여권에 유리한 결정이 계속되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미주기구(OAS, 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 등 다수 해외 정부와 기구도 과테말라 대선에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과테말라 정부와 선거 관리 당국이 지금의 논란과 혼란을 어떤 방식으로 매듭지어갈지 유심히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jazeera, Guatemalan presidential frontrunners set for run-off, 2023.06.26.
The Guardian, Guatemala election takes unexpected turn as centrist claims place in runoff, 2023.06.26.
Reuters, Analysis: Emergence of Guatemalan anti-graft champion shakes up election, 2023.06.27.
La Hora.gt, Pineda appeals to the Diplomatic Corps after provisional exclusion, 2023.05.19.
DW, Carlos Pineda pide a CC de Guatemala reactivar candidatura, 2023.05.21.
Voice of America, Guatemala: Court leaves out candidate for president who leads the polls, 2023.05.20.
CNN, Guatemala will vote for new president but critics say many anti-corruption candidates were weeded out, 2023.06.26.
Reuters, Guatemala court orders presidential ballot review, opposition cries foul, 2023.07.02.
DW, Guatemala election: Court orders probe after surprise result, 202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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