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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러시아에 실망한 아르메니아, 미국과 안보협력 확대
아르메니아 EMERICs - - 2023/09/23
☐ 아르메니아, 러시아의 소극적 대응 속 증대되는 안보 불안에 직면
◦ 2020년 이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간 무력 분쟁 격화
- 2020년 9월 27일 시작된 제2차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전쟁은 아르메니아의 일방적인 군사적 열세 끝에 11월 9일 정전협정으로 일단락되었다. 아르메니아는 전쟁의 결과 아제르바이잔이 공격 및 점령한 나고르노-카라바흐 남부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상실하고,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주둔을 허락하였다.
- 2018년 4월 시민혁명을 통해 집권한 니콜 파시니안(Nikol Pashinyan) 아르메니아 총리는 2020년 무력 분쟁의 ‘패배’로 정치적인 위기에 직면하였다. 2020년 11월의 종전 이후 아르메니아 야권과 시민사회는 지속적으로 파시니안 행정부의 퇴진을 요구해 왔다.
- 한편, 2023년 9월 19일 아제르바이잔군이 ‘반(反)테러리스트 작전’을 명분으로 스테파나케르트(Stepanakert)를 비롯한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아르메니아계 거주지를 공격, 양측 간 무력 충돌 재개로 지역 내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 러시아, 아르메니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소극적 대응
- 1997년 8월 체결된 러시아-아르메니아 상호방위조약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공격 시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 의무가 있는 아르메니아 ‘본토’로 간주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대한 직접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 러시아 주도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Collective Security Treaty Organization) 회원국으로서 아르메니아 정부는 2021년 5월과 9월 두 차례 CSTO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사태에 대한 군사적 개입과 회원국(자국) 보호를 요청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정전협정을 감시하는 사절단만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또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러시아 평화유지군 2,000여 명은 이 지역과 아르메니아 본토를 잇는 라친 회랑(Lachin Corridor)에 대한 아제르바이잔의 군사적 위협을 적극적으로 제어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 아르메니아, 러시아에 대한 실망감 속 미국과 안보협력 확대
◦ 아르메니아 정부, 러시아에 강한 실망감 표시
- 파시니안 총리는 2022년 11월 23일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Yerevan)에서 열린 CSTO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CSTO가 아르메니아에 실질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감을 표시하였다.
- 이후, 파시니안 총리는 2023년 9월 1일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와의 인터뷰에서 아르메니아가 무기 보급을 포함한 안보를 전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했던 것은 ‘전략적 실수(strategic mistake)’라고 밝혔다.
- 한편,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2023년 1월 10일 ‘안보 불안(security concerns)’을 이유로 동년 하반기 실시 예정이던 CSTO 합동훈련 개최를 취소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또한 아르메니아 정부는 동년 3월 10일 자국 몫의 CSTO 사무부총장(deputy secretary general) 직위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 아르메니아 정부,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 실시
-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2023년 9월 20일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예레반 인근에서 미군 85명과 아르메니아군 175명이 참가한 공동 군사 훈련 ‘이글 파트너 2023(Eagle Partner 2023)’이 성공적으로 종료되었음을 발표하였다.
- 이와 관련해, 유럽-아프리카 주둔 미군 사령부 대변인인 마틴 오도넬(Martin O’Donnell) 대령은 “본 훈련은 양국 군에게 전술 차원에서 새로운 관계 수립과 평화유지 작전을 위한 상호 운용성 증가를 위한 중요한 기회였다“고 논평했다.
☐ 러시아, ‘이글 파트너 2023’에 외교적 항의
- 러시아 외무부는 ‘이글 파트너 2023’ 개시를 앞둔 2023년 9월 8일 러시아 주재 아르메니아 대사를 초치, 아르메니아 정부의 ‘비우호적인 조치’들이 향후 러시아와 아르메니아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임을 경고하였다.
- 이후, 동년 9월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i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글 파트너 2023’ 개시를 결정한 아르메니아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대통령실 대변인 또한 러시아 정부가 본 훈련을 예의 주시할 것임을 밝혔다.
- 한편, 동년 9월 13일 제이훈 바이라모프(Jeyhun Bayramov)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 역시 아르메니아와 미국의 합동 군사훈련이 역내 긴장을 키우지 않기를 바란다고 논평하였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N, Azerbaijan lanuches operation against Armenian forces in Nagorno-Karabakh, 2023. 09, 20.
CNN, Is one of Russia’s oldest slipping from the Kremlin’s orbit? 2023. 09. 17.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Armenia Kicks off Joint Military Exercises with U.S. despite Russian Opposition, 2023. 09. 11.
Reuters, Armenian PM says depending solely on Russia for security was ‘strategic mistake’, 2023. 09. 03.
Reuters, Hosting Putin, Armenian leader complains of lack of help from Russian-led alliance, 2023. 11. 24.
Eurasianet, Armenia further downgrades participation in CSTO, 2023. 03. 14.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Opposition Groups Call for Armenia’s Withdrawal from CSTO on Eve of Yerevan Summit, 2022. 11. 23.
The Washington Post, The Nagorno-Karabakh conflict between Armenia and Azerbaijan, explained, 2022. 08. 04.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Armenia Turns to Russian-Led CSTO amid Border Standoff with Azerbaijan, 2021. 5. 14.
The Guardian, Armenian protesters demand prime minister quit over deal with Nagorno-Karabakh, 2020. 1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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