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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베네수엘라, 여야 합의에 한시적 경제 제재 해제
베네수엘라 EMERICs - - 2023/10/27
☐ 마두로 정부, 공정 선거 약속
◦ 여야 합의 도달
- 오랜 기간 베네수엘라 정치권의 핵심 화두였던 여야의 선거 절차 합의가 이루어졌다. 현재 베네수엘라 행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Nicholas Maduro) 정권과 야권은 오랜 대립 끝에, 2024년 하반기에 대선을 치르기로 약속했다. 중립 지대인 섬나라 독립국 바베이도스(Barbados)에서 진행된 이번 협의에서, 마두로 정부는 야권 측에 민주적이고 공정한 선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번 협상 테이블에는 노르웨이가 참관국으로 자리를 함께하여 신뢰성을 높였다. 마두로 정부와 야권은 2018년 부정 선거 논란 이후 수년 동안 극한 대립을 이어왔다. 양측은 2021년과 2022년, 역시 중립 지대인 멕시코에서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의 중재로 공정 선거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바베이도스 협약은 그동안의 지지부진했던 여야의 대화 과정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성과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 야권 유력 인사 출마 허용
- 마두로 정부와 야권이 선거 절차와 방식을 두고 가장 큰 이견을 보였던 부분은 야권 인사 출마 제한이었다. 지난 2018년 대선 당시에도 재선을 노린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들에 대한 출마를 대거 금지했다. 이에 야권은 유력 후보를 제외한 사실상의 부정 선거라고 반발했다.
- 이후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총선과 지방 선거를 치렀지만, 유력 인사의 출마를 막은 마두로 정부의 방침은 여전했다. 야권은 이에 반발하여 총선은 불참을 선언했고, 지방 선거에서는 투표일에 임박하여 일부 야권 인사가 후보 등록을 했지만, 선거 전략을 한데 모으지 못하면서 여당에 참패했다.
☐ 미국, 대베네수엘라 경제 제재 해제
◦ 원유 거래 제재 한시적으로 풀어
- 마두로 정부가 이번 여야 합의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대가는 미국의 제재 정책 변화이다. 미국은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정부 시절 마두로 정권이 부정한 방법으로 대통령직을 찬탈했으며, 이에 마두로 정부를 베네수엘라의 정당한 대표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미국의 우방국은 베네수엘라와의 경제적 교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이는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경제 제재의 시작이었다.
- 베네수엘라는 지금까지 약 5년 가까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았다. 그 5년 동안, 미국은 줄곧 마두로 정부가 공정 선거를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노력을 해야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되풀이했다. 이번에 베네수엘라 여야가 선거 절차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 정부는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베네수엘라의 국제 원유 거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4년 대선을 실제로 문제없이 치를 경우, 경제 제재를 영구히 해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미국, 이민자 송환 재개...양국 관계 개선되나
- 베네수엘라가 여야 합의를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정부는 135명의 베네수엘라 국적 불법 이민자를 베네수엘라로 송환시켰다. 미국은 제재를 시작한 2019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베네수엘라 정부에 직접 이민자를 인계한 적이 없다. 이번에 이민자 송환을 재개한 것은 미 정부가 마두로 정부를 베네수엘라의 대표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 미 정부는 지난해 말 자국 기반 에너지 기업 쉐브론(Chevron)의 베네수엘라 사업 재개를 허가하는 등 베네수엘라에 대한 화해의 제스쳐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확보가 이전보다 어려워진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도 미국에 비협조적인 입장을 비치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에너지 수급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확신 일러...실제 대선을 지켜보아야 할 듯
◦ 야권 대선 후보 출마 금지 여전
- 마두로 정부의 공정 선거 약속을 받은 야권은 2024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경선을 치렀다. 현지 시각으로 10월 23일 치러진 경선에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Maria Corina Machado) 전 국회의원이 90%를 넘는 압도적인 득표로 1위에 오르며 마두로 정부에 맞설 대표 주자로 선택되었다. 마차도 전 의원은 마두로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등 각종 정책에 가장 앞장서서 반대한 인물로 마두로 대통령의 훌륭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다.
- 문제는, 마두로 정부가 마차도 의원을 선동 등 여러 혐의로 15년 동안 공직에 진출할 수 없도록 했다는 사실이다. 바베이도스 협의안에는 야권 주요 인사의 출마를 보장한다고 되어 있지만 마차도 전 의원의 출마를 약속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지금도 베네수엘라 정계에서는 마차도 전 의원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 검찰, 야권 경선 부정 선거 조사 착수...위기감 다시 고조
- 마차도 전 의원과 마두로 대통령이 대결하면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검찰은 이번 야권 경선 부정 투표 의혹을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수사는 여당의 고발로 시작되었기에, 마차도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인 수사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 만약, 마두로 정부가 어떠한 이유로든 마차도 전 의원의 출마를 막는다면, 다시금 야권 유력 인사의 출마를 금지했던 과거 부정 선거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과연 정권 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마두로 정부가 대선에서 미 정부와 국제 사회가 인정할 만한 수준의 공정 선거를 보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마두로 정부의 결정에 따라 미국과의 외교 관계는 또다시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앞으로 선거 방식과 야권 인사 출마 허용을 둘러싼 마두로 정부의 결정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P News, Venezuela and opposition reach deal on electoral conditions. They plan to sign Tuesday in Barbados, 2023.10.17.
Reuters, Exclusive: US, Venezuela in talks for fresh oil sanction exemptions –sources, 2023.10.10.
Business Recorder, US, Venezuela in talks for fresh oil sanction exemptions, 2023.10.10.
Energy Intelligence, US May Weigh Broader Venezuela Sanctions Relief, 2023.08.24.
Voice of America, Venezuela Receives First Group of Deported Migrants From US, 2023.10.19.
Upstream Online, US lifts Venezuela oil sanctions for six months, 2023.10.19.
France 24, Washington says will ease Venezuela oil, gas sanctions after election deal, 2023.10.19.
Reuters, Five prisoners released in Venezuela after opposition deal, US demand, 2023.10.20.
PBS, Former lawmaker Maria Corina Machado dominates opposition’s presidential primary in Venezuela, 2023.10.23.
Voice of America, Machado Leads in Venezuelan Presidential Primary, 2023.10.23.
The Guardian, Venezuela: Machado takes big early lead in presidential primary vote, 2023.10.23.
Reuters, Machado dominates Venezuela presidential primary, but unclear if she can run,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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