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에콰도르, 노보아 대통령 취임... 당선 배경과 그의 과제

에콰도르 EMERICs - - 2023/12/01

☐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 취임

◦ 사상 첫 보궐 선거·최연소 대통령
- 에콰도르가 새 대통령을 맞이했다. 에콰도르 현지 시각으로 2023년 11월 23일, 다니엘 노보아(Daniel Noboa) 신임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치고 공식적으로 에콰도르 제48대 대통령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1987년 11월 30일생으로, 취임 선서 일주일 후 갓 만 36세를 지난 노보아 대통령은 에콰도르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행정부 수반에 오른 인물로 기록되었다.
- 노보아 신임 대통령은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처음으로 보궐 선거로 대통령에 선출된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전임자인 기예르모 라소(Guillermo Lasso) 제47대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탄핵당할 위기에 처하자 자진 사임을 불사하고 국회 해산을 명령했고, 노보아 대통령은 그렇게 치러진 보궐 선거에서 승리했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임기가 4년인 전임자들과는 달리, 노보아 신임 대통령은 라소 전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이어받아 2025년 5월까지 약 18개월 동안만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 노보아 대통령, “나는 부정론자 아냐”
- 노보아 대통령은 취임 연설 자리에서 “나는 기존 것들을 마냥 반대하지 않는다(not an anti-anything)”고 하면서도, “그렇지만 과거 패러다임에만 얽매일 수도 없다. 나는 실용주의자이며, 자유로운 사상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더 나은 에콰도르의 미래만을 바라볼 것”이라며 이전 정부와는 다른 노선을 선택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 실제로, 노보아 대통령은 나이만큼 정치 경력도 일천한 젊은 정치인으로 대다수의 기성 에콰도르 정치인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정치에 몸담은 기간이 2년 정도에 불과한 노보아 대통령은 대선 1차 투표 직전까지만 해도 지지율 2%에 불과한 군소 후보였으나 최종 토론회에서 참신함을 어필하며 최종 당선에 이른 만큼 기성 정치계와 다른 성향을 지닐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성향이 취임식에서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 산적한 문제 많아... 최우선 당면 과제는 치안

◦ ‘변화’가 아닌 ‘교체’ 선택한 에콰도르 국민
- 국가민주행동(ADN, Accion Democratica Nacional) 소속의 노보아 대통령은 바나나 사업으로 거부가 된 부유한 집안에서 젊은 나이부터 기업가로서 활동했으며, 이러한 성장 배경을 반영하듯 정치적으로 우파 성향을 지니고 있다. 반면, 결선 투표에서 노보아 대통령과 맞선 루이사 곤잘레스(Luisa Gonzalez) 시민혁명운동(RC, Movimiento Revolucion Ciudadana) 대선 후보는 라파엘 코레아(Rafael Correa) 전 대통령을 정치적 멘토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만큼, 좌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 이번 대선에서 노보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해서 에콰도르 국민이 우파적 정책에 손을 들어주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전임자인 라소 전 대통령은 중도 우파에 가까운 노보아 대통령보다 한 단계 더 오른쪽에 서 있었으며, 곤잘레스 후보도 중도 성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선은 라소 전 대통령과 곤잘레스 후보라는 구세대 정치인 대신 정치 신인에 가까운 노보아 대통령을 새로 선택한 교체 작업이었지 국정 방향성의 변화를 요구한 투표라고는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 안전한 에콰도르 천명한 노보아 대통령... 취임 첫 지시는 불법 마약 단속 규제 강화
- 8월에 치러진 총선 및 1차 대선 투표와 10월에 끝난 대선 결선 투표 기간 동안, 에콰도르 국민이 가장 관심을 둔 부분은 치안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에콰도르가 중남미 마약 밀매의 핵심 허브로 떠오르면서 강력 범죄율이 치솟았고 교도소 폭동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이전 정부는 이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군소 후보에 불과했던 노보아 대통령이 막판에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었던 첫 시작이 치안 관련 공약이었다는 점을 감안 시, 에콰도르 국민은 노보아 대통령에게 치안 회복을 가장 원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유세 기간에도 치안을 가장 앞세웠던 노보아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첫 내정 지시로 10년 전에 도입한 ‘불법 약물 단속 가이드라인’을 철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코레아 전 대통령 시절에 세워진 것으로, 일정 무게 이하의 마약 소지자는 처벌이 아닌 교화의 대상으로 보고 형사 처벌을 하지 않는 법안이다. 노보아 대통령은 치안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은 마약이며, 약간의 마약을 일상에서 경험할 수도 있는 환경이 에콰도르의 마약 문제를 지금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하면서 아주 소량의 마약도 관대하게 처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 시간과 의석 부족... 정치 개혁은 쉽지 않을 듯

◦ ‘신세대’ 노보아 대통령, ‘구세대’ 정치권과 협력 필요
- 노보아 대통령과 그의 소속당인 국가민주행동이 비록 대선에서는 승리했지만, 역시 보궐 선거로 국회의원을 전면 교체한 총선에서는 곤잘레스 후보의 시민혁명운동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8월 총선에서 시민혁명운동은 국회의원 투표에서 약 40%의 득표율을 올리며 원내 제1당이 되었다. 2위는 대선 후보가 피살되었던 에콰도르 건설운동(MC25, Movimiento Construye)이었으며, 노보아 대통령의 국가민주행동은 3위였다.
- 국가민주행동이 원내 제3당에 불과한 점을 볼 때, 노보아 대통령이 국정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당 및 기성 정치인과의 협치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불법 약물 단속 가이드라인 철폐 지시만 해도 기존 정권에서도 시도한 것이지만, 구체적인 내용 합의가 쉽지 않아 중단되었을 정도로 민감한 이슈이다. 따라서, 만약 노보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려고만 한다면 가이드라인 철폐가 물거품이 되면서 노보아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정 운영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 짧은 임기, 소수 공약에 집중해야
- 한편, 소속당의 의석수 외에도 노보아 대통령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임기가 너무 짧다는 사실이다. 통상적인 임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18개월이라는 기간은 노보아 대통령이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따라서, 노보아 대통령은 재선을 고려해서라도 현재 에콰도르 국민이 가장 원하는 소수 공약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이는 다시 말하면 라소 전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탄핵 위기에 처하면서 이번 보궐 선거가 치러졌다고는 하나, 해당 사안의 시비를 가리는데 국정 동력을 소모하기에는 노보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클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보궐 선거 결과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심판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사상 최연소, 그리고 첫 보궐 선거 대통령이라는 이색적인 타이틀을 지니게 된 노보아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는 대부분 단기간에 해결이 힘든 문제이다. 대선에서 극적인 돌풍을 일으켰던 노보아 대통령이 과연 짧은 임기 동안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게 될지, 그리고 이를 통해 연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Sun, Ecuador’s youngest-ever President Daniel Noboa sworn in, 2023.11.24.
El Pais, Daniel Noboa assumes power in Quito: ‘I am not an anti-anything; I am pro Ecuador’, 2023.11.24.
Aljazeera, Business heir Daniel Noboa sworn in as Ecuador president, 2023.11.23.
Voice of America, Ecuador's New President Strengthens Rules on Illegal Drugs, 2023.11.26.
France 24, Ecuador's youngest-ever president Daniel Noboa takes office, 2023.11.23.
Reuters, New Ecuador president Noboa pledges reforms to reduce violence, create jobs, 2023.11.24.
AP News, Daniel Noboa is sworn in as Ecuador’s president, inheriting the leadership of a country on edge, 2023.11.24.

[관련 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