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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서방,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검토
우크라이나 EMERiCs - - 2024/03/29
☐ EU,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검토...일부 회원국 반대
◦ EU, 러시아 동결 자산 활용한 우크라이나 지원 논의
- 유럽연합(EU) 이사회(정상회의)는 2024년 3월 21일 벨기에 브뤼셀(Brussels)에서 열린 정례 회의를 통해 동결한 역내 러시아 자산으로부터 나오는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하는 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사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해당 수익의 1차 분할금이 동년 7월 1일부터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범 서방 진영(미국, 캐나다, 일본, EU)이 동결한 러시아 중앙은행 및 국유 자산 총액의 70%가 넘는 약 2,500억 유로(약 364조 2,400억 원)가 EU 역내에 예치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브뤼셀에 본사를 둔 어음교환소 유로클리어(Euroclear)가 보유하고 있다. 앞서 동년 3월 12일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유로클리어가 보유한 최대 52억 유로(약 7조 5,700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 동결 자산 수익을 활용,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 일찍이 미국의 유럽 및 중동 지역 국제 방송인 자유 유럽 방송(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은 블룸버그 뉴스(Bloomberg News)를 인용, 2024년 2월 4일 EU 이사회가 서방 선진국 협력체인 G7(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과 역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담보로 별도의 기금을 조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이후 EU 이사회는 동년 2월 12일 동결 러시아 자산의 수익금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복구와 재건을 도울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Dmytro Kuleba)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EU의 이와 같은 결정을 즉각 환영하며, 침략자들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일부 EU 회원국, 러시아 동결 자산 이익금 사용 반대
- 일부 EU 회원국들은 러시아 동결 자산의 수익금을 사용하여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안에 반대하거나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2024년 3월 13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주재 27개 회원국 대사 회의에서 헝가리, 슬로바키아, 몰타, 룩셈부르크가러시아 동결 자산 수익을 이용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했다고 보도하였다. 보도는 이들 4개국이 러시아 동결 자산의 수익으로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탄약을 구매하려는 집행위원회의 제안에 반대했으며, 이들 4개국 이외에도 회원국들과 충분한 사전 조율 없는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의 급진적인 제안에 불만을 가진 국가들이 존재한다고 알렸다.
- 친러시아 성향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거의 모든 형태의 지원을 반대하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이외에, 오스트리아, 몰타,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은 EU 집행위원회의 이번 제안이 군사적 중립을 추구하는 자신들의 외교 방침을 훼손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카를 네하머(Karl Nehammer) 오스트리아 국무총리는 2024년 3월 21일의 EU 이사회 전 기자들에게 러시아 동결 자산의 이용에 합의하기 위해서는 그 수익금이 무기와 탄약의 구매에 쓰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앞서 2024년 2월 28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의회(European Parliament)에서 EU 역내의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이용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당시 러시아 동결 자산의 군사적 전용이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위한 가장 강력한 상징이자 가장 강력한 용도’임을 주장하였다.
☐ EU 일부 회원국·스위스·미국,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러시아 동결 자산 이익금 사용 검토
◦ EU 일부 회원국과 스위스, 자국 내 러시아 자산 적극 동결...일부는 우크라이나 지원 검토
- 카야 칼라스(Kaja Kallas) 에스토니아 국무총리는 2024년 2월 19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 안보 회의(München Security Conference)에 참석, 더 효율적이고 신속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파격적인 방법으로 개별 회원국의 러시아 자산 동결과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을 주장하였다. 칼라스 총리는 현재 EU 내에서 논의되는 동결 자산 수익금 지원이 아닌 원금 전체의 지원 또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후 에스토니아 의회(Riigikogu)는 우크라이나 재건과 피해 보상에 자국 내 러시아 동결 자산을 이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독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현재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재산권과 관련된 법적 문제를 일으킬 것을 우려한 극우 포퓰리즘 보수인민당(ERKE)과 중도 자유주의 중도당(EK) 등 야당의 반발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토니아는 현재 자국 내 약 3,800만 유로(약 554억 1,200만 원)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였다.
- 2024년 2월 23일 마리야 가브리엘(Mariya Gabriel) 불가리아 외무장관은 의회에 출석, 수도 소피아(Sofia) 내 러시아 문화정보센터 자산 동결 계획을 밝히며,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장관은 문화정보센터가 EU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정부 산하 ‘독립국가연합(CIS), 해외 러시아인 및 국제인도주의 협력 연방 위원회(Rossotrudnichestvo)’와 연계하고 있는 점을 자산 동결의 이유로 제시하며, 향후 불가리아 국내에 있는 러시아 금융 자산의 동결에 대한 특별 규제와 이를 집행할 제도의 입법 및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2023년 11월 15일 체코 공화국 정부는 자국 내 러시아 국유 자산 동결을 발표하였다. 얀 리파브스키(Jan Lipavsky) 체코 외무장관은 자국 내 러시아 기업의 운영 수입이 러시아 정부의 전쟁 자금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동결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하였다.
- 한편, EU 비회원국인 스위스도 자국 내 러시아 동결 자산을 이용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2024년 3월 7일 스위스 연방 평의회(상원)는 찬성 21표 대 반대 19표(기권 3표)로 침략국의 자국 내 자산을 침략받은 국가를 위해 전용할 수 있는 법안을 승인, 최대 80억 달러(약 10조 7,700억 원)로 추정되는 스위스 은행 내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의 우크라이나 이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그나치오 카시스(Ignazio Cassis) 스위스 외무장관은 이날 상원에 출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외교적, 인도주의적 지원에는 국제적으로 이견이 없다고 말하며 본 법안의 통과를 호소하였다. 스위스는 정치·군사적 영세중립을 표방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30억 스위스 프랑(약 4조 4,640억 원) 상당의 비군사적(재정적,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였으며 EU 주도의 대러시아 경제제재에도 참여하고 있다.
◦ 미국, 우크라이나 지원책 하원에 계류 중 러시아 동결 자산을 이용한 지원 모색
- 2024년 1월 24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민주-공화 양당 합의로 자국 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및 국유재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전용하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경제적 번영과 기회 재건법’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하였다.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 짐 리쉬(Jim Risch, 아이다호) 상원의원은 이후 러시아가 지난 2년 동안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입은 막대한 피해를 보상하고 그 재건에 책임을 질 의무가 있으며, 미국이 먼저 행동하면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뒤따를 것을 고려하였다고 본 법안 통과의 이유를 밝혔다. 백악관은 즉시 본 법안 통과를 위해 협력해 준 리쉬 의원과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 모두에게 사의를 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본 법안의 통과가 ‘테러 국가’ 러시아의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보상하는 중요한 첫 단계라면서 외교위원회 소속 양당 의원들의 협력에 감사를 표했다.
-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가 2023년 9월 제출한 600억 달러(약 80조 9,80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책이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반대로 여전히 표결 처리되지 못하는 가운데, 2024년 2월 13일 우크라이나와 더불어 이스라엘과 대만 등 분쟁에 노출된 민주주의 국가 지원 예산이 담긴 953억(약 128조 6,200억 원) 규모의 법안이 찬성 70표 대 반대 29표로 상원을 통과하였다. 이후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2024년 3월 13일 하원 내 민주-공화 양당 일부 의원들이 본 법안 통과를 지지하는 동료 의원들의 서명 모집을 통해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를 주도한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N, EU leaders endorse plan to tap frozen Russian assets to arm Ukraine, 2024. 03. 22.
The Washington Post, Lawmakers begin efforts to move around Johnson, force vote on Ukraine aid, 2024. 03. 13.
France 24, Swiss look at using Russian assets for Ukraine reparations, 2024. 03. 07.
POLITICO, Von der Leyen’s Ukraine ammo plan is facing resistance, 2024. 03. 14.
POLITICO, Von der Leyen: Use Russian asset profits to buy ammo for Ukraine, 2024. 02. 28.
Novinite, Bulgaria Considers Freezing Assets of Russian Cultural Center in Sofia, 2024. 02. 23.
ERR.ee, Russian frozen assets bill needs legal clarifications, 2024. 02. 22.
ERR.ee, Kallas: We can use not only profits but frozen assets entirely, 2024. 02. 19.
POLITICO, EU moves toward using profits from frozen Russian assets for Ukraine, 2024. 02. 13.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Report: G7, EU Consider Plan To Use Frozen Russian Assets As Collateral To Help Rebuild Ukraine, 2024. 02. 04.
Foreign Policy, The U.S. Is Considering Giving Russia’s Frozen Assets to Ukraine, 2024. 01. 30.
Foreign Relations Committee, Risch, Whitehouse Applaud Committee Passage of REPO Act, 2024. 01. 24.
Reuters, Czech government freezes Russian state's real-estate assets, 2023. 11. 16.
[관련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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